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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사모펀드 투자회수로 부채비율 늘어, 이동형 대주주 이익과 재무건전성 사이 '딜레마'

이승열 기자 wanggo@businesspost.co.kr 2025-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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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사모펀드 투자회수로 부채비율 늘어, 이동형 대주주 이익과 재무건전성 사이 '딜레마'
▲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이사 <비케이알>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에서 버거킹을 운영하는 기업 비케이알의 대주주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다. 

어피너티는 2016년 보고펀드(VOGO-BKR Investment Holdings)로부터 한국 버거킹 총괄법인인 비케이알 지분 100%를 2100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어피너티는 투자목적법인(SPC)인 클래러티 인베스트먼트(Clarity Investment)를 통해 비케이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어피너티는 비케이알 매각을 통한 엑시트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때 활용하는 펀드의 만기는 10년이다. 

그런 어피너티가 지금 비케이알의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2023~2024년 2년 동안 어피너티가 유상감자로 가져간 돈은 679억 원에 달한다. 

비케이알은 2023년 자본금을 5억 원 줄이면서 유상감자로 279억 원의 현금을 유출하고 273억 원의 감자차손을 인식했다. 이어 2024년에도 자본금을 8억 원 줄이면서 유상감자로 401억 원의 현금을 유출한 뒤 감자차손 393억 원을 인식했다. 총 667억 원의 감자차손은 2024년 말 기준 재무상태표에 자본조정으로 반영됐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줄이고 그 대가로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감자차손은 주식의 최초 발행가액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할증 유상감자’를 실시할 때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비케이알 매각에 어려움을 겪은 어피너티가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때문에 비케이알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비케이알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비케이알의 자본금이 2022년 25억6500만 원에서 2023년 20억4500만원, 2024년 12억9천만 원으로 줄어드는 사이,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22.22%에서 263.41%를 거쳐 410.30%까지 올랐다. 

나빠진 부채비율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하락시키고 신규 차입 때 금융비용을 늘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유상감자로 악화된 부채비율이 기존 대출계약의 재무약정을 위반할 경우 채권단이 대출금의 상환을 요구해 비케이알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비케이알의 감사보고서에는 “차입금과 관련해 차입계약상 재무비율 등의 유지 조항이 존재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기한의 이익이 상실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감자차손에 따른 자본총계의 감소는 향후 배당과 투자여력을 줄이고 자본잠식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유상감자로 인해 비케이알의 차입금 부담도 늘어났다. 실제로 비케이알은 2024년 유상감자(401억 원)와 기존 차입금 상환(750억 원) 등에 쓰기 위해 1150억 원의 장기차입금을 들여왔다. 금융비용 역시 2023년 171억 원에서 2024년 208억 원으로 증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케이알의 재무구조가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는 비케이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가운데 유상감자가 실시되면서, 실적은 향상되는데 재무구조는 나빠지는 모순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비케이알의 매출은 2022년 7574억 원에서 2023년 7453억 원을 거쳐 2024년 7927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9억 원에서 239억 원을 거쳐 384억 원으로 증가했다. 

◆ 이동형, 대주주 이익 실현과 회사 지속가능성 사이 균형 찾을 수 있나

이동형 대표는 이익 극대화라는 사모펀드의 단기적 목표와 회사의 중장기적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케이알의 유상감자를 두고 대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유상감자는 최종 엑시트가 이루어지기 전 펀드 운용 기간 내에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 대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은 뾰족한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해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끌어올려 어피너티 쪽에 더 나은 투자 회수방안(매각 또는 IPO)을 제시해 주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 

또한 이 대표는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내 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기존 채무를 더 나은 조건으로 다시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회사 자산 매각으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투자자를 영입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 이동형은 누구?

이동형 대표는 1974년생으로,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 케이피엠지(KPMG)를 거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오비맥주에서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2016년 어피너티가 비케이알을 인수할 때 영입돼 비케이알 CFO에 올랐고 2023년 2월 비케이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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