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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지분 꾸준히 사들인 2세 구성모, 비상장 고려디앤엘 우회 지배로 경영권 승계 완성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9-01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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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지분 꾸준히 사들인 2세 구성모, 비상장 고려디앤엘 우회 지배로 경영권 승계 완성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에 대한 승계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인턴·MBA·현장 경험을 거치며 전형적인 ‘후계자 코스’를 밟고 있다. 경영 수업과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며 경영 일선에 나설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승계 구도의 핵심은 비상장사 고려디앤엘이다. 구성모씨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서 부친 뒤를 잇는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려디앤엘을 통한 구성모씨의 ‘우회 지배력 확대’가 본격화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일 LF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2세 승계 작업을 차질 없이 이어가고 있다. 

구성모씨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LF 금융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 산하 코람코자산운용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9월에는 LF 신규사업팀 매니저로 공식 입사했고, 이듬해 MBA 과정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등 전형적인 ‘후계자 커리큘럼’을 차례로 밟아왔다.

지분구조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구성모씨는 LF의 2대주주인 고려디앤엘의 실질적 주인이다. 현재 고려디앤엘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7월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되어 출범했다. 설립 당시 법인명은 고려조경이었으나 같은 해 10월 고려디앤엘로 간판을 바꿨다. 주력 사업은 조경공사, 조경관리, 원예 판매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본업이 아닌 다른 곳에 쏠려 있다.

업계에서는 고려디앤엘을 LF 승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평가한다. 승계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고려디앤엘은 LF네트웍스가 보유하던 LF 지분 6.18%를 그대로 넘겨받으며 단숨에 무게감을 더했다. 인적분할을 출발점으로 설립, 지분 이전, 공격적 장내 매수까지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이 빠르게 전개됐다.

비상장 가족회사를 활용해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은 재계 전반에서 널리 쓰이는 승계 전략이다. 주식을 직접 증여해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는 것보다 비상장사 지분을 확대해 지배구조를 다지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분 확대에 대한 행보도 공격적이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7월 설립 이후 2024년 5월까지 LF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1월 초까지 LF 주식 5만1128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6.93%로 끌어올렸다. 2023년 3월과 4월에도 21만 주 넘게 사들이며 LF 지분 7.65%를 확보했다.
 
LF 지분 꾸준히 사들인 2세 구성모, 비상장 고려디앤엘 우회 지배로 경영권 승계 완성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고려디앤엘이 LF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승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해 5월부터 6월까지는 51만7천여 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9.42%로 확대했다. 8월과 9월에도 27만여 주를 추가해 지분율은 10.33%에 이르렀다. 10월과 11월 두 차례 매입으로 11.13%까지 올렸고, 2024년 5월에는 24만여 주를 더해 11.9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수세는 멈추지 않았다. 

1월에 7만4천여 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12.17%로 끌어올렸고, 2월에는 21만8천여 주를 추가해 현재 12.92%를 확보했다. 여기에 구성모씨 개인 지분 1.8%를 더하면 LF에 대한 지분은 약 15%에 이른다. 사실상 LF의 2대 주주인 셈이다.

실제 고려디앤엘은 LF 지분 확보를 위해 상당한 채무를 감수하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2023년 대규모 장내 매수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440%까지 치솟았다. 당시 차입금 대부분은 만기가 1년 이내에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이었다. 2023년 말 기준 고려디앤엘의 단기차입금은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253억 원과 구본걸 회장에게 빌린 153억 원을 합쳐 406억 원에 이른다. 

같은 해 보유 중인 LF 지분 장부가치는 432억 원으로 공시됐다. 2022년 말보다 116억 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당 부분이 LF 지분 매입에 투입된 셈이다.

2024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4년 말 기준 고려디앤엘의 부채비율은 29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차입금 규모도 만만치 않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253억 원, NH투자증권에서 조달한 15억 원, 구본걸 회장에게 빌린 171억 원을 합쳐 총 439억 원에 이른다.

같은 시점 고려디앤엘이 보유한 LF 지분 장부가치는 54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4억 원 증가했다. 설립 이후 이어진 공격적인 매입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수치다.

다만 LF의 승계작업이 단기간에 완료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1957년생으로 아직 만 68세다. 아직 승계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LF 관계자는 “현재 구성모씨는 LF에 근무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근무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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