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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스타트업] 반프 대표 유성한 "망치로 두드리던 트럭 타이어, 디지털로 바꾼다"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07-18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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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격차’를 꿈꾸는 강소 스타트업이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반도체, AI, 로봇까지 시대와 미래를 바꿀 혁신을 재정의하며, 누구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딥테크’ 혁신을 만든다. 창간 12년, 기업의 전략과 CEO의 의사결정을 심층 취재해 온 비즈니스포스트가 서울 성수동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미래를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 30곳을 발굴했다. 연중 기획으로 초격차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적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반프 대표 유성한 "망치로 두드리던 트럭 타이어, 디지털로 바꾼다"
▲ 유성한 반프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아직도 망치로 타이어를 두드리고 출발합니다. 감으로요. 말이 되나요?”

유성한 반프 대표는 매일 새벽 고속도로로 나서는 트럭 기사들의 ‘시작 동작’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의아함을 가졌다.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이 여전히 ‘청진기 없이 진료하는 의사’처럼 감에 의존하고 있었다. 공업사도, 센서도 없이 망치 소리로 고장 여부를 가늠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질문 한 가지. 

“왜 아직도 이 문제를 기술로 풀지 못할까?”

유성한 대표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 

반프는 타이어의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스타트업이다. 수십 년간 변하지 않던 운송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기술로 메우는 데 도전장을 던졌다. 

센서부터 무선 전력 전송, AI 분석 기술까지. 반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품은 이례적 수직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금은 미국 자율주행 트럭 시장에서 ‘타이어의 마지막 블랙박스를 만드는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출신인 유 대표는 창업 전부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고등학생 땐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공대에 진학했어요. 대학에선 벤처 동아리 활동을 했고, 이후 병역특례로 입사한 회사에서 시장과 기술을 직접 경험했죠.”

창업의 실마리는 재무제표에서 발견했다. 

“어느 날 타이어 산업의 영업이익률이 15~19%라는 걸 보고 눈이 확 뜨였어요. 제조업치곤 놀라운 수치였는데 의의로 기술 혁신이 더딘 산업군이었습니다. 이건 기회다 싶었죠.”

그러나 현장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센서를 타이어에 붙이면 균형이 깨진다”, “센서 필요 없다”는 말이 돌아왔고, 기술적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초격차 스타트업] 반프 대표 유성한 "망치로 두드리던 트럭 타이어, 디지털로 바꾼다"
▲ 유성한 반프 대표. <반프>
유 대표는 시장 논리보다 ‘안전’이라는 본질적 문제에 주목했다. 

“트럭 타이어 사고는 전체 사고의 30%에 달하지만, 정작 기사님들은 망치로 타이어를 두드리며 출발해요. 고질적인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반프가 개발한 시스템은 타이어 내부 센서를 통해 공기압, 온도, 무게, 마모도, 휠 휨 정도, 타이어 이탈 가능성까지 측정한다. 기존 기업들이 배터리 문제로 상용화에 실패한 영역이지만, 반프는 ‘무선 에너지 전송’ 기술로 돌파구를 찾았다. 

“센서가 필요할 때 차량이 에너지를 무선으로 보내주는 구조입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합니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 자율주행 트럭 기업들에서 실사용 중이다. 실제 미국 육상 물류 시장은 약 1500조 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은 장거리 운송이 많고 철도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타이어 사고도 잦고요. 무엇보다 기술 수용 속도가 빠릅니다.” 

유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의 ‘블랙박스’가 타이어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이어 이탈 사고는 많지만 원인을 규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보험도 어렵고 책임도 모호하죠. 미국에서는 저희 기술을 보고 ‘타이어 블랙박스’라고 부르더군요.”

반프의 강점은 풀스택 기술 내재화다. 스타트업으로선 드물게 하드웨어부터 AI 분석까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보통 스타트업은 빠르게 소프트웨어만 만드는데, 진짜 문제는 하드웨어에 있었어요. 우리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격차 스타트업] 반프 대표 유성한 "망치로 두드리던 트럭 타이어, 디지털로 바꾼다"
▲ 유성한 반프 대표. <반프>
창업 이후에도 길은 험난했다. 

“처음엔 타이어 전문가들이 저희를 비웃었어요.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그런데 최근엔 ‘센서 안 달면 안 된다’는 반응으로 바뀌었죠.”

조직문화에서도 그는 ‘긍정적 시각’을 강조한다. 

“현실이 어렵기 때문에,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진짜 안 돼요. 입사하는 모든 분께 긍정적으로 보자는 말을 꼭 합니다.”

그는 반프의 목표를 ‘자율주행 기술에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회사’라고 정의한다. 

“자율주행 트럭은 모든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타이어만은 데이터가 없습니다. 저희가 그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반프는 타이어 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블랙박스 시스템’ 고도화와 보험·법률 데이터 서비스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실제 미국 일부 보험사와의 협업 논의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이 문제가 쉬웠다면 이미 누군가 해결했겠죠. 어려우니까 풀어야 할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타이어의 디지털 전환, 반드시 완성하겠습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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