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8948억 원을 봤다.
2022년에 7626억 원, 2023년에 3477억 원 등 영업손실을 본 것까지 고려하면 최근 3년 누적 영업손실은 2조 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올해 44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태 연구원은 “여전히 기초 유분인 에틸렌 증설이 역내에서 진행 중이지만 수요는 뚜렷한 개선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중국 양회 이후 구체화 될 부양책 집행이 단기적 기대 요인이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의 지속된 부진은 롯데 그룹 전반의 위기로도 번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롯데케미칼의 2조 원 규모 회사채를 놓고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롯데그룹은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놓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으로 채권금융기관이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권리가 생기며 재무 위기가 불거졌던 것이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캐미칼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훈기 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을 취임 1년 만에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업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이었던 이영준 사장으로 교체했다.
롯데그룹이 2000년 이후 화학군 총괄대표 역할을 맡는 최고경영자에는 적어도 4년 이상 경영을 맡겨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인사로 볼 수 있다. 그밖에 화학군 자회사 13명의 최고경영자 가운데 10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자회사 한덕화학을 통한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시설 착공, 내년 중 미국에서 양극박 상업생산 개시 등을 통해 2030년까지 고부가가치 소재의 매출 비중을 60%까지 높인다는 체질 개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준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능별 혁신 활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전환과 실효성 있고 검증된 사업 변환을 신속히 병행하면서 가시적인 사업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