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2024년 9월 벨기에의 길리안 생산 공장을 방문해 관계자 의견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
△고강도 쇄신인사 단행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28일 롯데지주 포함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했다.
강도와 규모 측면에서 모두 역대 최대 수준 인사다.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2023년 말보다 13% 줄었고, 최고경영자(CEO)는 전체의 36%인 21명을 교체했다.
롯데지주 쪽은 이번 임원인사 방향을 두고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 창출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경영 효율성 강화 등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에서는 노준형 경영혁신실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혁신실은 사업지원실과 통합해 그룹 계열사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한다.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를 총괄하는 화학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는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이훈기 현 롯데그룹 화학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훈기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인수합병과 투자,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정호석 부사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해온 경영 전문가다. 호텔의 글로벌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탁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롯데호텔뿐 아니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호텔롯데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법인 이사회 의장도 맡아 사업부 사이의 통합 시너지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화학 계열사에는 사실상 실적 부진에 대한 경질성 인사가 시행됐다.
롯데 화학군 소속 계열사 최고경영자 13명 가운데 2023년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을 교체했다.
황민재 롯데그룹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정승원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쪽은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해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 화학군 임원 역시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했다.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 역시 법인 내 3개 주요 사업부인 호텔사업부와 면세점사업부, 월드사업부 대표이사가 모두 물러났다.
롯데면세점은 김동하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새 대표이사로,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부회장단은 모두 유임됐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부회장,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이 밖에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도 모두 유임됐다.
롯데그룹은 임원 규모 대폭 축소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체질 개선과 쇄신을 위해 임원 22%가 퇴임했다. 그 결과 임원 규모는 2023년 말보다 13% 축소됐다. 코로나19에 따른 펜데믹 시기인 2021년 임원인사보다 더욱 큰 폭이다.
롯데그룹은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젊은 인재들을 중용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1970년대생 최고경영자를 대거 내정했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 박경선 롯데엠시시 대표이사 등 1970~1974년생 12명이 새 최고경영자로 전진배치됐다.
60대 이상 임원들도 대거 퇴진했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35%)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교체됐다.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 영입 기조는 2024년에도 유지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12월11일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인 제임스박 전 지씨셀 대표이사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7월 인천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으며 202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임스박 대표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의약품 수주 확대를 주도해 롯데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정기 임원인사 체제를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쪽은 이를 두고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며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룹 차원의 실적 악화 흐름 이어져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4년 매출 67조6509억 원, 영업이익 2조192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5.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2.1% 증가하는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1조1756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3년 매출 71조8092억 원, 영업이익 1조7960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3% 줄었다.
2023년 당기순손실은 155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 1조5149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아들 신유열의 후계자 수업
신동빈은 장남인 신유열(본명 시게미츠 사토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의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부사장은 2024년 11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신 부사장의 승진은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전략 총괄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 핵심 역할을 맡은 것임과 동시에 세대교체를 본격화한 신호탄으로도 여겨진다.
앞서 신 부사장은 2024년 10월24일
김상현 롯데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사장 등과 함께 경기 수원시 타임빌라스수원을 방문했다. 같은 해 10월16일에는 일본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리뉴얼 오픈 현장을 찾아 커팅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은 2024년 9월 신동빈이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과 함께 벨기에, 폴란드 식품 생산거점을 점검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024년 6월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신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신 사장은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지주회사에서 동시에 중요 역할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 쪽은 “신유열 사내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하다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한 뒤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사내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롯데홀딩스 쪽은 신 부사장이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했다고 판단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사장은 2024년 6월13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L7 시카고 바이 롯데’ 공식 리브랜딩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L7 시카고는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시애틀, 롯데호텔괌에 이어 롯데호텔앤리조트가 미국에 네 번째로 선보이는 호텔이다. 북미 최초로 선보이는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L7 호텔이기도 하다.
신 부사장은 2024년 3월5일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들이 2023년 말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빈 자리를 신 부사장이 채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3년 12월6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당시 신유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2022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이다.
신유열 부사장은 2023년 2분기에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수장을 맡았다는 것은 롯데그룹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와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2년 5월 롯데케미칼의 일본 동경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상무보로 승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동빈은 2022년 8월 광복절에 특별사면 및 복권을 받은 뒤로 신유열 부사장을 적극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2022년 9월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올랐을 때 신 부사장을 여러 공식석상에 데리고 다녔다.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게 하며 여러 협력 파트너들과 서로 얼굴을 익히게 했다.
신 부사장은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신동빈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은 신동빈이 롯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때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신동빈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노무라증권 런던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호남석유화학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신유열 부사장 역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이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2020년 일본 롯데에 합류한 뒤 한국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계열사로 호남석유화학에 뿌리를 둔 롯데케미칼을 선택했다.
|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왼쪽)이 2024년 10월16일 일본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에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와 함께 리뉴얼 개장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롯데면세점> |
△롯데그룹 디자인전략회의 첫 개최
신동빈이 롯데그룹의 디자인 방향성과 관련한 최고경영진급 회의를 처음 열었다.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1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디자인전략회의 2024’를 개최했다.
디자인전략회의는 롯데그룹 디자인의 현재를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룹 차원에서 디자인 전략 회의를 진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동빈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각 실장, 각 사업군 총괄대표 및 계열사 대표 등 40여 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사장이 그룹 디자인 철학과 디자인 원칙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공개한 롯데그룹의 디자인 철학은 ‘일상에서 일생으로의 공감’이다. 고객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는 그룹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고객과 공감대를 일상 경험에서 시작해 일생까지 확장하겠다는 의미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롯데는 이번 디자인전략회의를 시작으로 모든 직원에게 롯데의 디자인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년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 정립한 디자인 철학은 2025년 상반기까지 전 계열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시켜 나간다.
△초콜릿 원재료 수급 문제 해결 위해 가나 방문
신동빈이 초콜릿의 원재료로 쓰이는 카카오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 가나를 찾았다.
신동빈을 비롯한 한일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 경영진은 2024년 10월8일 가나 수훔 지역에 있는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을 기증했다.
이 방문과 묘목 기증은 한일 롯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됐다.
이 프로젝트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조달을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일 롯데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카카오 공급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진 농법과 카카오 묘목, 비료를 지원한다.
롯데그룹이 대표 상품인 가나초콜릿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대표 상품인 가나초콜릿은 2024년 국내에서 출시 50주년을 맞이했다. 일본에서는 출시 60년이 지났다.
가나는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이지만 최근 폭염과 병해로 작황이 부진하다. 카카오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병해를 입은 카카오 나무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새 묘목을 심고 있지만 새로 심은 나무에서 원두를 수확하기까지 최대 5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카카오 수급 및 가격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롯데는 현재 가나의 방역 시스템, 경제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단시간 내에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직접 나서기로 결정했다.
신동빈은 이번 출장 기간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2021년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의 참여국 인구는 14억 명에 이르며 국내총생산(GDP)은 3조4천억 달러(약 4666조5천억 원)이다.
신동빈은 카카오 농장을 시찰하고 묘목 기증식에 참석해 “지난 50여 년 동안 가나초콜릿이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카카오를 생산해 준 가나 카카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한일 롯데가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카카오 원두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 번째)과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이 2024년 10월8일 아프리카 가나 수훔(Suhum)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 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아프리카 가나의 카카오 공급망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기증했다. <롯데지주> |
△빼빼로 ‘글로벌 톱10 브랜드’ 육성 계획 내놔
신동빈이 한국·일본 롯데가 힘을 합쳐 ‘빼빼로’를 글로벌 톱10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동빈은 2024년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2035년까지 빼빼로를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한일 롯데가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돼 달라”며 “해외 매출 1조 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목표 달성 방안으로는 베트남·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 시장 확대와 잠재력 높은 새 진출 국가 개척, 공동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이 검토됐다.
이 밖에도 한일 롯데는 빼빼로를 포함한 대표 브랜드 상품을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공동 마케팅과 유통망 효율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일본 상품이 아닌 ‘롯데 상품’이란 브랜드 중심으로 고객에 다가서기로 협의했다.
신동빈은 2024년 9월 초 출국해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과 벨기에, 폴란드 식품 생산거점을 점검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방안을 논의했다.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와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등 한일 롯데 지주 및 식품사 경영진이 이번 출장에 동행했다.
신동빈은 벨기에 길리안 초콜릿 공장을, 폴란드 제과회사 베델 공장 등을 방문해 현장에서의 시너지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길리안은 2008년 롯데웰푸드가, 베델은 일본 롯데가 2010년 인수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적 건축가·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을 만나 디자인 전략 관련 의견을 나눴다.
△사장단 회의(VCM)에서 변화와 실행력 강조
신동빈은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롯데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적극적 경영을 거듭 주문했다. VCM은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 이름이다.
신동빈이 강조하는 적극적 경영의 키워드는 변화, 쇄신, 실행력이다.
신동빈은 2024년 7월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VCM’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의 저서 ‘혁신자의 딜레마’를 인용해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기존 사업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은 “CEO(최고경영자)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과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역사와 열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지속성장하는 그룹을 만드는 데 앞장서달라”고 덧붙였다.
신동빈은 2024년 1월1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VCM’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빈은 2023년 7월1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2년 하반기 VCM’을 열고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꿔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2022년 7월14일 부산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VCM’에서 “금리인상, 스태그플래이션 등으로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은 2021년 7월1일 비대면으로 열린 하반기 VCM에서도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며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주문했다.
신동빈은 당시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1월13일 열린 ‘2021년 상반기 VCM’도 혁신과 쇄신에 대한 주문으로 가득 찼다.
신동빈은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도 주문했다.
신동빈은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 문화가 존재한다”며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신동빈은 2022년 1월20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2 상반기 VCM’에서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과 헬스케어 사업을 점찍고 이 사업의 육성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7월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신동빈은 착공식에 참석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여정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천 송도의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대한민국이 세계 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22년 6월 바이오 사업을 전담할 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웠다.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투자했고 나머지 20%는 일본 롯데 측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롯데지주 신성장2팀을 이끌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준비해온 이원직 상무를 발탁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뉴욕 시러큐스시 생산공장을 인수해 바이오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송도 등에 공장 설립을 시작했고,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2년 4월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법인 롯데헬스케어도 만들었다. 롯데지주가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 지분 100%를 보유했다.
롯데헬스케어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부사장이 발탁됐다. 헬스케어 사업 발굴을 주도한 ESG경영혁신실 산하 신성장3팀장 출신 우웅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와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배합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음식 섭취 방식과 맞춤형 식단, 운동 등에 관한 건강관리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동빈은 2022년 12월15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훈기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롯데헬스케어에 힘을 실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9월18일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24년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 명을 유치해 ‘전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롯데헬스케어는 2024년 12월 법인 청산을 결의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지 2년8개월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우즈베키스탄 총리와 경제 협력 방안 논의
신동빈은 2024년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가스화학과 관광, 식품 및 녹색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놓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공동 프로젝트를 강화하기 위한 얘기를 나눴다.
롯데그룹은 우즈베키스탄 관광 및 가스화학 사업에 진출해 있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건설사업인 ‘수르길 프로젝트’에 참여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건설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추진
롯데그룹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제도를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및 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제도를 계열사 2곳에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대표하는 핵심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진행을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하거나 감독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상장사 10곳에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한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 현안보고를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금융권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비상장사에도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최고경영진 110명과 함께 인공지능 전략 논의
신동빈이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인공지능 전략을 논의했다.
신동빈은 2024년 3월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AI(인공지능)+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열린 ‘2024 롯데 CEO AI컨퍼런스’에 참석했다.
AI+X는 커머스와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컨퍼런스에는 신동빈을 비롯해 롯데그룹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지주 실장,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약 110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의 활용범위를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혁신의 관점에서 각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동빈은 2024년 신년사에서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 왔으며 이미 확보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며 “‘인공지능 전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헬스케어 법인 설립
일본 롯데홀딩스는 2024년 2월1일 헬스케어 관련 법인인 ‘롯데메디팔레트’를 설립했다.
본사는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뒀으며 사업소는 도쿄 치요다구에 만들었다.
이 법인은 ‘종합헬스케어 미디어’를 주된 사업 내용으로 한다.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소식을 소비자들에게 글이나 영상, 사진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동빈은 2024년 1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실적이 부진하거나 성장성이 낮은 회사를 일부 매각하고 이 자리를 다른 새 성장동력으로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을 놓고는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바이오기술이나 메타버스, 수소 에너지, 2차전지 등 장래 성장할 것 같은 4개의 신성장 영역의 사업으로 교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맨 왼쪽)가 2024년 6월13일 미국 시카고 현지에서 열린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새 호텔 'L7 시카고 바이 롯데' 공식 리브랜딩 개관 행사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 알렉시 지아눌리아스 일리노이주 총무장관, 이강훈 KIND사장,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김태홍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도 함께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
△장남 신유열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성장실 조직 정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이 조직을 정비했다. 미래성장실은 신동빈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4년 들어 미래성장실 안에 글로벌팀과 신성장팀을 꾸렸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2023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신사업 관리뿐 아니라 다른 성장엔진 발굴의 임무를 맡고 있다. 미래성장실이 세부 조직을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팀은 김수년 상무보가 이끈다. 김 상무보는 2023년 한국과 일본 롯데에 쌍둥이 조직으로 만들어졌던 미래성장 태스크포스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김 상무보는 1980년생으로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202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4에서 신 부사장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팀은 1977년생인 서승욱 상무가 맡는다. 서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출신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있던 신성장팀에서 인수합병 분야를 담당해왔다.
미래성장실은 앞으로 조직 정비를 거쳐 그룹의 미래 전략 발굴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사장은 2023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이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는 등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2024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베트남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개장
롯데그룹은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했다. 2016년부터 부지개발에 착수한 뒤 모두 6억43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축구장 50개 규모나 되는 이 상업단지에는 쇼핑몰과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아쿠아리움과 오피스, 서비스레지던스 등이 갖춰져 있다.
신동빈은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신동빈은 롯데그룹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에 얼마나 많은 역량을 쏟아 부었는지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는 “저희 롯데그룹은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백화점, 마트뿐 아니라 호텔, 시네마 등 모두 19개 계열사가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베트남과 롯데그룹 간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발전에 롯데가 항상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대형 롯데아울렛보다도 훨씬 큰 규모인 데다 신동빈 말대로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사업임에도 신동빈은 기념행사 내내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참석자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진행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그랜드오픈 기념테이프을 자를 때 공식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잠깐 웃었던 게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동빈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도 이날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 ▲ 베트남 하노이에 자리잡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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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
신동빈은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 공기업 4개 등 모두 122개 기업·기관이 포함돼 역대 최대규모로 꾸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경제사절단 규모는 23명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등 5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6대 경제단체장이 모두 출동했다. 5대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모두 참석한 것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제과 56년 만에 ‘롯데웰푸드’로 이름 바꿔
롯데제과는 2023년 3월 회사 이름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했다.
제과라는 이름이 사업 확장성을 제한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제과가 이름에서 ‘제과’라는 글자를 뺀 것은 회사가 설립된 1967년 이후 56년 만이다.
기존 이름이 가정간편식과 대체단백질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사명 변경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웰푸드는 롯데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계열사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던
신격호 창업주가 국내에 진출하며 가장 먼저 세웠던 회사로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로 여겨진다.
△롯데그룹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 잰걸음
신동빈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이 2022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뒤 처음으로 출장길에 오른 지역도 바로 동남아시아였다.
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와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두루 만나며 네트워크를 다졌다. 해당 지역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으면서 말뿐인 사업협력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신동빈은 2022년 9월2일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 짓는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선두로 내세워 대규모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 모두 39억 달러를 투자해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그룹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선봉에 서 있다.
롯데마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리아 등 다른 유통 계열사도 모두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이 이처럼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잠재력 때문이다. 이 지역 국가들은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그룹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20년 전부터 관계를 다져와 어느 정도 안정적 기반도 잡혀 있는 편이라 롯데그룹으로서는 투자계획의 우선순위에 동남아시아를 둘 수밖에 없다.
과거 해외사업의 중심에 놓였던 중국에서 롯데그룹이 사실상 쫓겨났다는 점도 신동빈이 동남아시아에 집중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100개가 넘는 롯데마트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그룹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터라 직간접적으로 수십조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신동빈은 중국 사태를 계기로 ‘신북방·남방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롯데그룹이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뿐 아니라 베트남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은 이런 비전에 따라 추진되는 전략으로 읽힌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7월14일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2022 하반기 VCM(사장단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지주> |
△인수합병 전략 재가동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0년대 수십 차례 진행된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서열 5위에 올랐다. 신동빈 시대의 롯데그룹의 역사는 곧 인수합병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동빈은 2022년 10월 롯데케미칼의 미국 계열사를 통해 동박 제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약 2조7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연간 생산능력 기준으로 2022년 국내 동박 생산 1위 기업이다. 동박은 두께 10㎛ 안팎의 얇은 구리로 음극재의 지지체와 집전체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전기차 소재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으로 나온 인수합병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앞서 2022년 5월에는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생산공장을 2천억 원에 인수했다.
바이오 사업은 롯데그룹이 여태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이다. 위험부담을 크게 안기보다는 잘하는 회사를 인수해 키운다는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이 재확인된 셈이다.
롯데지주는 2022년 1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본격화한 2021년 말만 해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롯데그룹이 막판에 참여해 한국미니스톱을 품에 안았다.
롯데그룹은 2021년 하반기부터 인수합병 전략을 다시 활발히 꺼내들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9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으로 국내 홈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인 한샘을 인수했다. 롯데쇼핑이 이 사모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약 3천억 원이다.
롯데쇼핑의 한샘 인수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오랜만에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2021년 상반기에 펼쳐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할 유력 후보로 꼽혔다. 인수금액이 최소 5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대형 매물이었다.
이커머스 전환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그룹으로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었다. 롯데그룹 스스로도 이베이코리아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너지를 낼 영역이 많지 않은데 무리하게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롯데그룹 쪽은 설명했다.
이에 신동빈이 인수합병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이베이코리아 측이 원한 가격은 5조 원가량인데 신동빈이 상한선을 3조 원으로 정해 놨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왔다.
신동빈이 이커머스 분야 기업 인수합병에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은 2021년 3월 300억 원을 투자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를 유진자산운용 등과 공동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롯데그룹이 과거에 보였던 인수합병의 민첩함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이를테면 신동빈은 2015년 10월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 등을 모두 2조8천억 원에 사들였다. 이들 기업은 2023년 현재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게 적극적이던 신동빈의 인수합병 전략이 약화한 원인으로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른바 ‘왕자의 난’이 지목돼왔다. 이후 경영비리 재판, 일본 기업 관련 불매운동 등도 인수합병 동력을 약화시킨 이유로 꼽혔다.
△37조 원 규모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
롯데그룹은 2022년 5월24일 새로운 성장 테마인 헬스앤웰니스(Health&Wellness)와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련 부문을 포함해 화학과 식품, 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37조 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우선 헬스앤웰니스 부문에서 국내 공장 신설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부문은 2023년 실증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도심항공교통 사업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화학군은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롯데케미칼은 2027년까지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원 선순환이 강조되는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플라스틱 분야에도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
화학군은 7조8천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특화) 사업과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와 생산 확대에도 나선다.
유통군에는 8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지점들을 차례로 재단장한다. 롯데마트는 1조 원을 투자해 제타플렉스, 맥스(창고형 할인매장), 보틀벙커(와인 전문매장) 등 특화매장을 확대한다.
호텔군은 관광 인프라의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에 2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
식품군은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모두 2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에도 나선다.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벤처스 엘캠프(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프로그램)뿐 아니라 푸드테크(미래식단), 헬스케어 등 국민건강과 관련된 분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힌다.
이번 투자계획은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새 성장동력을 육성해 미래로 나아간다는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등을 합친 분야에 전체 투자금액 37조 원의 41%를 쓰기로 했다. 전통적 사업군의 경쟁력 강화에 들이는 투자금과 비교해 보면 롯데그룹이 얼마나 미래동력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가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가운데)가 함께 자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주요 사업군 헤드쿼터(HQ) 체제 만들고 총괄대표에게 힘 실어
신동빈은 2021년 11월25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조직도 개편했다.
5년 가까이 유지해온 BU(비즈니스유닛) 체제를 접고 HQ(헤드쿼터) 체제를 도입한 점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우선 출자구조와 사업분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계열사들을 모두 6개 사업군(식품·유통·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나눠 묶었다. 이 가운데 주요 사업군인 식품, 유통, 호텔, 화학 쪽은 HQ 체제를 갖추고 1인 총괄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롯데지주의 설명에 따르면 HQ는 기존 BU와 비교해 실행력을 강화한 조직이다.
HQ는 사업군과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할 뿐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갖춰 사업군의 통합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구매와 정보기술(IT), 법무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기능도 사업군 HQ에 통합했다.
주요 사업군의 HQ 체제 전환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 본연의 임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신동빈이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테니 의사결정에 더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기존 BU 체제를 운영하면서 BU 안에 여러 계열사를 묶었지만 인사와 재무, 기획, 전략 등 경영의 주요 기능은 각 계열사에 남겼다.
각 BU장으로서는 핵심 기능들이 계열사에 흩어진 탓에 충분한 권한을 확보하지 못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확보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계열사별로 전략을 짜더라도 상위조직인 BU에 이를 보고해야 하는 일종의 ‘옥상옥’ 구조라는 점도 BU 체제의 비효율적 요소로 끊임없이 지적됐다.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권 ‘원톱’ 지위 다져
신동빈은 2020년 3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데 이어 같은 해 7월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2018년 2월 법정구속으로 수감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물러났으나 2019년 2월 대표이사에 다시 오른 뒤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자리는 2017년
신격호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뒤 비어 있었다. 신동빈의 회장 승진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일본 주주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뒤늦게 발견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에도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신 회장이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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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유산 상속
신동빈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은 2020년 상반기에 부친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롯데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았다.
신동빈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의 지분을 상속받았다.
상속 이전에 신동빈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들의 지분율은 미미했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도 많지 않았던 터라 상속 후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었다.
신동빈을 포함해
신격호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납부할 상속세는 국내에서만 최소 45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알려진 재산 가치만 9천억 원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상속액이 30억 원 이상이면 상속세율이 50%이고 최대주주 지분 상속에 대해서는 상속세가 20% 할증된다.
△계열사 등기임원 과다겸직 논란 해소
신동빈은 2019년 말까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에프알엘코리아,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롯데건설 등 모두 9곳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신동빈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과다겸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도 겸직 논란을 해소하라고 신동빈을 압박했다.
신동빈은 2019년 12월31일 계열사 4곳에 사임계를 제출하며 논란 해소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등의 등기임원을 사임하면서 책임경영 의지가 더 깊어졌다”며 “앞으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부 계열사에만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동빈은 2025년 1월 현재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4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23년 9월21일 오후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쩐르우꽝 부총리와 만나 기념액자 선물을 받고 있다. <베트남정부공보(VGP)> |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아직은 ‘미완’
신동빈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시작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였다.
신동빈은 2015년 8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순환출자 문제를 두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당시 276개였는데 2개월 만인 2015년 10월에는 67개로 줄었다.
2017년 10월에는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중심으로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상장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3개까지 줄었다.
이어 2017년 11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지분을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가 11개만 남았다.
그 뒤 2018년 2월 롯데지주와 롯데GRS,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0개라고 공식으로 인정했다.
금산분리 과제도 해결했다.
롯데그룹은 2019년 9월 금융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외부로 분리했다. 롯데지주와 롯데건설 등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신동빈의 숙제로 남아있다.
신동빈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한국 증시에 상장해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하고 장기적으로 롯데지주에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2025년 1월5일 기준으로 한국 쪽의 호텔롯데 지분은 롯데지주 11.06%, 롯데쇼핑 8.86%, 롯데렌탈 37.80%, 롯데물산 32.83% 등에 이른다.
△그룹 ‘컨트롤타워’ 정책본부장 맡아 경영 경험 쌓아
신동빈은 1988년 4월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해 롯데그룹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자리를 옮겨 공식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그룹 부회장에 승진한 뒤 1999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2000년 롯데닷컴 대표이사, 2004년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및 롯데쇼핑 정책본부장 등을 겸임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었다. 2017년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지주에 편입됐고, 이후로는 그 기능을 경영전략실과 재무혁신실 등 6개 실이 나눠 맡고 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 시절 신동빈 곁에서 일한 황각규 당시 국제실장, 채정병 당시 지원실장, 이재혁 당시 운영실장 등은 그 뒤로 꾸준히 신동빈에 의해 중용됐다.
신동빈은 2003년부터 현대석유화학, KP케미칼,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등을 인수합병했다. 화학, 유통, 식품 등 지금의 그룹 주축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한 셈이다.
또 ‘글로벌 롯데’라는 비전을 세우고 해외투자 규모를 매년 늘려갔다.
신동빈이 2011년 2월 롯데그룹 회장에 오름으로써 롯데는 196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설립 이후 40여 년 만에 본격적으로 ‘2세경영 체제’에 접어들었다.
신동빈은 2001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되고 2010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대표 간담회에
신격호 당시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는 등 2세경영 시대를 준비해왔다.
△롯데그룹의 역사
롯데그룹은 신동빈의 아버지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설립한 껌 제조기업 롯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간 국교가 정상화되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3년 호텔롯데 설립, 1974년 칠성한미음료 인수, 1976년 우진건설 인수, 1977년 삼강산업 인수, 1978년 롯데유업 설립, 1979년 호남석유화학 인수와 롯데리아 개장, 1982년 롯데자이언츠 창단, 1989년 롯데월드 개장, 1993년 롯데마트 개장, 1999년 롯데시네마 개장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무차입 경영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에 롯데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