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형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4년 11월 독일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캐피탈뱅크유럽 링크드인 갈무리> |
△현대자동차그룹 발맞춰 해외 사업 확장
정형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발맞춰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9월 현대차그룹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한 뒤 현대차와 기아의 전속금융사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로 발을 넓히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의 지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평가되는 정형진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먼저 정형진은 현대캐피탈이 새롭게 진출하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법인의 안착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11월 호주법인 현대캐피탈호주(HCAU)가 현대차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경쟁력 있는 금리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 역량을 중심으로 현지 공략에 나선다.
인도네시아 법인 현대캐피탈인도네시아(HCID)는 2025년 5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2023년 10월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파라미트라 멀티파이낸스를 인수했다. 2024년 7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
유럽지역 법인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하반기 독일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HCBE)에 2315억 원, 프랑스법인 현대캐피탈프랑스(HCF)에 147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형진은 2024년 11월 직접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방문해 글로벌 법인과 소통 행보에도 나섰다. 로스 윌리엄스 현대캐피탈 부사장, 이형석 현대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 권기둥 현대캐피탈 미래전략실장이 동행했다.
정형진은 현대캐피탈뱅크유럽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글로벌사업 계획과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12월 현재 현대캐피탈은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브라질 등 전 세계 14개국에 총 17개의 법인·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형진은 안정적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경영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가운데 모두 6개의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획득했다.
부패방지와 규범준수, 정보보안, 개인정보보호 등 부문에 대한 인증으로 현대캐피탈이 글로벌 눈높이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캐피탈 실적 안정적 확대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판매 지원 역할을 강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늘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연결기준으로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수익 3조6638억 원, 순이익 3805억 원을 거뒀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10.8%, 순이익은 20.5%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고가 차량 사업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현대캐피탈도 고수익 차종을 오토리스 중심으로 취급하면서 이익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중고차 금융에서 그룹 연계성이 커진 점도 실적 확대 요인으로 꼽혔다.
2024년 9월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자산은 28조307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보다 346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신차자산 규모가 6429억 원 축소된 반면 리스자산 규모는 2571억 원, 중고차자산 규모는 3512억 원 늘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 받아
현대캐피탈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피치·S&P)로부터 A등급을 획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2024년 8월 현대캐피탈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높였다.
앞서 같은 해 3월에는 피치(Fitch)가 현대캐피탈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2월에는 무디스(Moody's)가 ‘Baa1(긍정적)’에서 ‘A3(안정적)’로 상향했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오른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 내 핵심 자회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현대차·기아는 2024년 8월 S&P 신용등급이 ‘A-’로 상향됐다. 2024년 2월에는 무디스로부터 ‘A3’, 피치로부터 ‘A-’ 등급을 각각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이를 두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그룹의 자동차판매를 지원하는 전속금융사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얻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높은 자산건전성과 재무안정성 등도 현대캐피탈 신용등급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2023년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로부터도 한 단계 상향된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2023년 들어 현대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인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씩 상향조정했다.
△새로운 모바일앱 선보여
정형진은 자동차와 금융서비스의 연결성에 중점을 두고 모바일앱을 새롭게 개편했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9월12일 모바일앱 ‘현대캐피탈 카앤에셋’을 선보였다.
현대캐피탈 카앤에셋이라는 이름에는 자동차(카, Car)와 금융(에셋, Assat)을 연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현대캐피탈은 새로운 앱의 첫 화면도 자동차 탐색에서 금융으로 이어지는 차량 구매 과정을 고려해 구성했다.
첫 화면 상단에는 ‘홈’ 탭을 기준으로 ‘쇼룸’, ‘자동차’, ‘대출’ 탭이 순서대로 배치됐다.
홈 탭에서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고객별 맞춤 콘텐츠가 노출된다. 맞춤 차량을 추천받은 고객은 쇼룸 탭에서 구매를 원하는 차량의 정보를 확인한 뒤 견적을 낼 수 있다.
이후 자동차 탭에서 신차, 중고차, 할부, 리스·렌트 등 상황에 맞는 자동차금융 상품을 알아보고 계약까지 완료할 수 있다.
대출 탭에서는 자동차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자동차금융 이외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차량 구매의 모든 여정마다 필요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자 현대캐피탈 카앤에셋을 출시하게 됐다”며 “현대캐피탈은 고객들에게 실체적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현대캐피탈만의 철학과 색깔을 담은 디지털 혁신 전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형진이 디지털 전략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 전속금융사 역할을 중심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형진은 2024년 12월 현대캐피탈 홈페이지 최고경영자(CEO) 인사말에서 “현대캐피탈은 디지털 금융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며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을 담은 공식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현대캐피탈의 모든 고객 접점에 AI를 필두로 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고객 편익을 증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맡아
정형진은 2024년 3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 내정된 뒤 2024년 6월 임기를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2024년 3월12일 현대캐피탈 신임 대표이사로 정형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정형진은 현대캐피탈의 금융 전문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완성차 판매와 금융 사이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신규 대표이사 영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완성차 판매 확대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며 “정형진의 전문성이 자금 유동성 확보 등 대내외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신규 사업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2024년 5월3일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 공시에서 “글로벌 금융 분석, 투자 전략, 자본시장 및 리스크 관리 영역에서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의 해외 판매를 연계한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금융시장 개발과 확장, 현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형진의 임기는 2024년 6월1일부터 2027년 5월31일까지 3년이다.
정형진은 1999년 글로벌 금융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뒤 홍콩사무소,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부장 등을 거쳐 서울지점 한국 대표를 역임한 글로벌 금융 전문가다.
정형진은 골드만삭스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문 활동을 하면서 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현대캐피탈이 걸어온 길
현대캐피탈은 1993년 12월 현대그룹이 자동차할부금융을 위해 현대오토파이낸스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회사명은 1995년 4월 현대할부금융으로 변경됐다가 1999년 1월 현대캐피탈로 바뀐 뒤 2024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0년 9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현대그룹에서 10개 계열사를 이끌고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독립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캐피탈도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하게 됐다.
2001년 4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돼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 공식 출범했다.
현대캐피탈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해 2023년 9월30일 기준 99.7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자동차가 59.68%, 기아가 40.1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9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내려오며 현대카드와 분리를 시작했다.
2022년 9월 서울역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현대카드와 물리적 분리를 마쳤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직접적 영향 아래 놓이게 됐다.
△골드만삭스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인연 맺어
정형진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면서 수 년 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문을 담당했다.
2011년 현대건설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2010년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인수전이 열렸다.
당시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그룹 정통성을 상징하는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5조5100억 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현대그룹으로 세가 기운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현대그룹의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적시하면서 거래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품에 안겼다.
최종적으로는 실패로 끝났으나 2018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으로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정형진이 자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에 올라
정형진은 2014년 7월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 공동대표로 임명됐다.
함께 승진한 최동석 공동대표와 같이 회사를 이끌었다. 최 대표는 정형진이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10여 년 동안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최동석 대표가 인수합병 등 기업금융 자문을 담당하고 정형진은 금융·자본시장 부문 업무를 맡았다.
2017년 최 대표가 퇴사하면서 정형진이 단독으로 한국 대표가 됐다.
정형진은 골드만삭스에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을 포함해 굵직한 거래들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일례로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맡으면서 2015년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딜을 자문해 약 400억 원 수준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이는 단일거래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로 평가된다.
이때 정형진이 쿠팡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중국 기업 알리바바의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앤트그룹)이 한국 카카오페이에 2억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도 정형진이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앤트파이낸셜 한국대표가 동생인 정형권 현 지마켓 대표라는 점에서 형제가 각 기업의 가교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졌다.
정형진은 KB금융그룹의 보험계열사로 들어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의 매각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