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2024년 3월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
△본업 기반 실적 성장
이은호는 롯데손해보험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2024년 상반기에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개별기준 순이익으로 662억 원을 거둬 2023년 상반기보다 18.5% 줄었다.
보험손익은 늘었지만 투자손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보험사 실적은 크게 보험료 등의 본업인 보험손익과 받은 자금을 운용해 얻는 투자손익으로 나뉜다.
롯데손보의 2024년 상반기 보험손익은 83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상반기 678억 원과 비교해 23.4% 늘었다. 반면 투자손익은 1억 원으로 2023년 상반기 404억 원보다 99.7% 감소했다.
다만 롯데손보는 2023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뒤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손보는 2023년 개별 기준 영업이익 3962억 원, 순이익 3016억 원을 거뒀다. 2022년과 비교해 각각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롯데손보는 당시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으로 회사가 세워진 뒤 최대 연간 경영실적”이라며 “장기보장성 보험의 성장을 통한 지속적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와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 투자자산에 대한 리밸런싱 등 체질개선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 롯데손해보험 실적.(2023년 실적은 바뀐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 |
△설계사 조직 디지털전환에 가속도
이은호는 롯데손해보험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디지털전환을 통해 보험 설계사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 설계사가 보험사 영업력에 끼치는 영향력은 크다. 보험 상품은 다른 금융권 상품보다 복잡한 만큼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2024년 6월 모바일 중심 디지털전환을 위한 첫 거점으로 ‘원더 하이브 부산’을 열었다. 고객과 설계사, 전속·GA 등 영업조직과 보상인력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첫 거점 업무공간이다.
육각형 모양의 벌집(Hive)에서 이름을 따온 ‘원더 하이브’는 거점 업무공간으로 효율성과 생산성, 개방성 등에 중심을 뒀다.
원더 하이브 부산에서는 '원더'를 통해 위촉된 스마트플래너가 고객과 영업을 펼칠 수 있다. 고객은 개방형 라운지에서 설계사와 만나 보험 가입을 상담받고 계약변경과 보험금 청구 등의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원드는 휴대폰 하나로 교육과 설계, 청약, 고객관리에 이르는 영업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보험 소득 플랫폼이다.
롯데손보는 설계사 숫자만큼 필요했던 고정 사무실을 공용 업무공간으로 통합한 ‘원더 하이브’로 전속설계사가 늘어도 고정비용은 늘지 않는 사업모델의 혁신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2024년 하반기부터 서울과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에 원더 하이브를 차례대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원더 하이브 부산은 롯데손보가 2023년 말 내놓은 보험 소득 플랫폼 ‘원더’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
| ▲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2023년 3월3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
△보험 소득 플랫폼 ‘원더’ 출시
롯데손보는 2023년 12월 휴대폰 하나로 교육과 설계, 청약, 고객관리에 이르는 영업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보험 소득 플랫폼 ‘원더’를 출시했다.
원더를 통해 위촉된 설계사는 자격시험을 제외하면 오프라인 교육을 받거나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가 없다.
롯데손보는 원더 하이브를 토대로 효율성·생산성을 높여 설계사에 최고의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개방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보험 영업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은호는 '원더'를 통해 그동안 보험설계사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더는 앱 안에서 보험 설계사 자격시험을 위한 입문 강의와 모의고사, 시험 신청 등 모든 과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시험에 합격한 뒤 등록하면 즉시 롯데손해보험 설계사인 ‘스마트플래너’로 활동이 가능하다.
일반 이용자 관점에서는 보험 설계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롯데손보는 설계사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되는 것이다.
롯데손보는 2019년부터 4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원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기획 단계부터 전속조직과 법인형 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포함해 누구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뒀다.
원더는 2023년 12월 출시된 뒤 호응을 얻었고 그뒤 약 3달 동안인 2024년 3월까지 모두 1009명이 원더 앱이 제공하는 교육을 이수하고 설계사 시험에 지원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 전속설계사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24년 6월 말 기준 4412명으로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모바일 플랫폼 ‘앨리스’ 출시 통한 디지털전환
이은호는 모바일 플랫폼 ‘앨리스’를 내놓고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손보는 2023년 8월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간편히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앨리스(ALICE)’를 출시했다.
고객은 간편인증만으로 다양한 보험상품에 쉽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보험계약이나 보험금 청구도 앨리스를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창구 앨리스는 디지털 전환의 마지막 퍼즐이다”며 “하반기 영업지원을 위한 신규 플랫폼을 추가해 디지털전환을 완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은호 체제 아래 롯데손보 디지털전환의 두 축은 고객 대상 '앨리스'와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하는 '원더'로 이뤄져 있다.
원더는 2023년 말 출시돼 롯데손보의 영업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원더보다 먼저 나온 앨리스도 출시 뒤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4년 7월 기준 앨리스에서 체결된 보험상품수는 출시 이후 10만 건을 넘겼다. 누적 유입자는 317만 명, 월 평균 활성이용자수(MAU)는 26만 명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2024년 안에 군인보험 등 참신한 생활밀착형 보험상품도 내놓고 디지털 보험사의 새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가 2021년 10월 RM 계약 체결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손보 강남사업그룹> |
△장기보장성 보험 확대 속도
이은호는 장기보장성 보험 취급을 늘리며 롯데손보 체질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기보장성 보험의 사업비는 기존 회계제도에서는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돼 단기적 손익 계산에서는 보험사에 불리했다.
하지만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IFRS17 아래서는 사업비 지출이 전체 계약 기간에 나눠 반영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공을 들였고 이은호도 이런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했다.
롯데손보 장기보장성 보험 원수보험료는 2023년 2조1336억 원으로 2022년보다 13.1%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보험계약서비스마진도 2조3966억 원으로 2022년 말(1조6774억 원)보다 42.9% 늘어났다.
롯데손보는 그 결과 2023년 개별 기준 순이익 3016억 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롯데손보는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새 회계제도 IFRS17에서 이익 핵심이 되는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성장과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 자산운용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통해 창립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취임과 연임
이은호는 2024년 3월 롯데손보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손보는 2023년 3월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은호 대표이사 재선임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건을 결의했다.
이은호는 2022년 취임한 뒤 롯데손보의 안정적 성장을 이끈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은호는 2022년 10월 처음 롯데손보 대표에 취임했다.
롯데손보는 2022년 3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은호 전무(CFO·기획총괄장)를 추천했다.
롯데손보는 “이은호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국내외 금융기관에 대한 다수의 컨설팅을 진행하며 쌓아온 전문성과 그동안 롯데손해보험의 가치제고 전략을 직접 수립하고 실행해온 경험을 가진 금융·보험업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주주 변경 이후 강화된 회사의 체질을 바탕으로 내재가치 중심의 경영 강화와 디지털 전환의 완성, 영업 채널의 완비, 젊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구축 및 IFRS 17로의 성공적인 이행 등 롯데손해보험의 가치 제고 전략을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호는 2022년 취임사에서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라는 방향 아래 내재가치 증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닦겠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잠재가치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할 때 컨설팅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인수 뒤에는 기획총괄을 맡고 상무와 전무를 거쳤다.
| ▲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손해보험 본사 모습. <롯데손해보험> |
△롯데손해보험이 걸어온 길
롯데손해보험은 1945년 5월20일 설립된 대한화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산지역 재력가 7명은 1945년 손해보험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대한화재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 시장에 손해보험사는 조선화재(현 메리츠화재) 한 곳뿐이었다.
다만 하원준 초대 회장이 정치권 진출을 노리던 가운데 빚이 늘어 재정이 악화됐다.
그 결과 대한화재는 1954년 김치복 동융산업 사장과 동업자들이 사들였다. 인수자는 고향이 모두 신의주 인근이어서 ‘압록강 재벌’이란 명칭이 붙은 사람들이었다.
대한화재는 그뒤 성장을 거듭해 1963년 한국무역화재보험을 인수했고 1971년에는 손보사 가운데서는 처음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정부는 1983년 그동안 조선화재(현 메리츠화재)가 독점 운영하던 자동차보험을 자율경쟁으로 풀었고 대한화재도 이때 자동차보험 영업 인가를 얻었다.
대한화재는 다만 1998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경영난을 겪었고 2001년에는 예금보험공사에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2001년 대주그룹 계열사 대한시멘트가 대한화재를 인수했다. 그러나 2007년 아파트 미분양 대란으로 대주그룹이 경영난에 빠졌다.
대한화재는 결국 2008년 2월 롯데그룹에 매각됐다. 호텔롯데가 대주주에 올랐고 대한화재의 사명은 같은해 4월 롯데손해보험으로 바뀌었다.
롯데그룹은 다만 다시 롯데손보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17년 롯데지주를 세웠는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는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8년 롯데손보 매각이 결정됐고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2019년 6월 롯데그룹으로부터 3734억 원에 지분 53%를 인수하며 롯데손보 주인이 바뀌었다.
JKL파트너스는 그뒤 유상증자(3600억 원가량)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늘렸고 2023년말 기준 77.04%를 갖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24년 10월 기준 롯데손보 매각을 위해 힘쓰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사들이던 당시 ‘롯데’라는 이름의 브랜드 사용기한도 2024년 9월이면 끝난다.
롯데손보 총자산은 2024년 6월 말 기준 15조1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익은 2024년 상반기 개별 기준 662억5500만 원을 올렸고 전속설계사수는 4412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