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프라임 배송용 트레일러를 실은 트럭이 2021년 12월2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을 향해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제품 검색에 접목해 미국에서부터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검색광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오던 구글이 최근 점유율 하락에 반독점 소송 리스크까지 안으면서 전자상거래와 검색광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아마존에 사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검색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반면 아마존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글보다 아마존과 틱톡과 같이 각각 전자상거래나 동영상에 집중한 전문화된 검색 플랫폼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검색광고 매출 점유율에서 구글은 50.5%에 머물며 3년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50%를 처음으로 밑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아마존은 올해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22.3% 점유율이 예상된다.
나아가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글 대신 아예 아마존에서 검색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앞으로도 아마존이 가파른 검색 증가세로 빠르게 구글을 추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마케팅 전문매체 넷인플루언서의 니 아헤네 발행인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구글을 대체할 수 있는 (검색)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검색광고에 도입해 이를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으며 인공지능 기술과 검색광고, e커머스 사업 사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광고 전문매체 애드위크에 따르면 아마존은 인공지능 챗봇 루퍼스에 광고를 연동하기 시작했다. 루퍼스는 아마존이 올해 7월 미국에서 출시한 챗봇으로 대화 형식을 통해 사용자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지원한다.
아마존이 현재 개발에 공들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검색광고와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점도 사업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사용자의 검색 내용이나 기존 구매 내역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광고주 상품을 추천하거나 노출하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구글 법률 대리인들이 9월9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법원에서 열린 광고 반독점 첫 소송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구글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대결에서 실제 수익화에 고민을 안고 있는데 아마존은 자체 확보한 소비자 구매 정보에 기반해 확실한 경로가 확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CNBC는 “(아마존과 같은) 상거래 업체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는 광고주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은 TV를 비롯한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며 당분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광고대행사 덴츠에 따르면 검색광고를 비롯한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이 올해 4493억 달러(약 606조 원) 규모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6% 넘게 성장해 5천억 달러(약 674조 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새 성장동력으로 눈독 들일 만큼의 시장 규모와 성장세라 할 수 있다. 더구나 구글이 미국 반독점 재판 결과에 따라 검색광고 사업부를 분사할 가능성까지 떠오르는 점도 아마존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광고 판매 플랫폼인 애드워즈를 강제로 매각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디지털 광고 판매 플랫폼을 한꺼번에 보유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혐의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으며 올해 9월9일 첫 재판이 열렸다.
구글 사업부가 쪼개지는 극단적인 결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 독점을 바라지 않는 광고주 사이에서 아마존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구도가 형성돼 광고 단가 하락을 바라는 광고주가 이를 위해 아마존에 검색 광고를 늘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많다.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한 아마존이 구글 부진을 계기로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광고주들이 자사 홈페이지가 아닌 아마존에 광고 노출 주도권을 내준다는 점은 물론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이 가져올 소비자 사용경험에 아직 의문을 보인다는 점은 아마존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공지능 기술에 힘입은 새 검색이 구글 아성을 위협하고 시장 판도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