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2024년 7월2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4조 원 투자해 대규모 생산시설 지어
이원직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에 들어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7월 인천 송도에서 1공장 착공식을 열고 국내 생산시설 확보를 본격화했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10위 목표를 위해 모두 4조6천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 대형 바이오의약품 공장 3곳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 쪽은 공장 1곳당 항체의약품 12만 리터를 생산할 능력을 갖춰 전체 생산 능력을 36만 리터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2034년에 공장 3곳을 모두 완전 가동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첫 번째 공장을 2025년 하반기 준공해 2027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뿐 아니라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설비를 구축해 2025년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원직은 시큐러스와 송도캠퍼스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1공장을 빠르게 안착시키려 하고 있다.
전문 인력은 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조기 안착을 위해 기존 공장과 인력교류도 추진한다.
사업장인 ‘롯데 바이오 캠퍼스(LOTTE BIO CAMPUS)’는 의약품 생산뿐 아니라 신약개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을 지을 장소로 인천 송도를 낙점됐다. 송도에는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밀집해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공장 건설에 필요한 토지매매계약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23년 6월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4자간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진출 모색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의 성장동력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2023년 4월 ADC 개발기업 피노바이오에 지분투자를 하고 플랫폼기술 개발, 생산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다른 국내 바이오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ADC 관련 종합 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체적으로 ADC 생산 역량도 마련하고 있다.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2024년 현재 ADC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ADC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을 실어 약물이 작용하는 범위를 한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부작용이 큰 기존 화학항암제와 비교해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여러 제약바이오기업이 ADC를 개발하면서 관련 CDMO사업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 ▲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2024년 3월25일(현지시각)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켄트 시버루드 총장(가운데)과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
△롯데바이오로직스 실적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 2285억 원, 영업이익 266억 원을 거뒀다.
회사가 설립된 2022년에는 매출이 없었고 영업손실 222억 원을 봤는데 2023년 들어 재무적 성과를 낸 것이다.
시큐러스 공장을 통해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의약품을 생산하면서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공장 건설 등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상당한 기간은 다시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톡옵션 제도 도입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3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향후 5년 동안 해마다 자체 평가로 전 직원 가운데 약 80%를 선정해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우수 직원에 대해 적정한 보상을 주고 애사심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에서 계열사가 상장하기 전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CDMO사업을 육성하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원직도 2022년 말 다른 임직원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스톡옵션을 받았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시작할 기반으로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롯데지주는 2022년 5월 시러큐스 공장을 1억6천만 달러(약 202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러큐스 공장은
4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러큐스 공장 인수 작업은 2022년 7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이 담당해 2022년 말 마무리지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시장 진입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통상 신규 공장을 지어 CDMO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시러큐스 공장의 신규 수주와 공정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 투자를 추진한다. 기존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에 더해 완제의약품(DP)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시러큐스 공장 투자를 포함해 10년 동안 위탁개발생산 분야에 약 4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연매출 1조5천억 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원직은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 및 상업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산업에서 롯데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이라며 “롯데는 사업 초기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에 집중해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하며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에 선임
이원직은 롯데그룹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롯데그룹은 2022년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이원직을 필두로 사내이사인 하종수 최고재무책임자(CFO), 기타비상무이사인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헬스케어 대표, 기타비상무이사인 마코토 미야시타 일본롯데 기획부장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이사회가 꾸려졌다. 이사회 의장은
이훈기 부사장이 맡았다. 이 부사장은 2022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원직은 앞서 2021년 8월 롯데지주에 영입됐다. 이후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장을 지내며 신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롯데그룹은 이원직이 글로벌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업체 중 하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에 기여한 경력을 높이 사 신사업 추진 멤버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원직 대표는 2021년 롯데그룹에 입사하기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창립 멤버로 입사했다”며 “이후 완제의약품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재무, 사업개발, 인사, 공정개발, 허가, 설비 증설 및 공급망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회사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탄생에 기여
이원직은 삼성그룹이 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삼성그룹은 2007년 신사업추진팀을 구성한 뒤 2009년 신사업추진단으로 확대 개편하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추진했다.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 끝에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개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등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이원직은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하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에서 일하다가 2010년 삼성의 신사업추진단에 합류했다. 이후 바이오 신사업 관련 전략기획을 담당하며 삼성의 위탁개발생산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11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투자로 위탁개발생산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로 설립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잇따라 건설하며 빠르게 사업 규모를 키워나갔다.
이원직은 신사업추진단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자리를 옮겨 DS/DP품질팀장, DP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고품질 의약품이 원활하게 생산되도록 관리했다.
이원직을 비롯한 여러 인재가 힘을 합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2021년에는 매출 1조5680억 원, 영업이익 5373억 원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