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종복 SC제일은행장(둘째 줄 가운데)이 2024년 5월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은행 총재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은행연합회> |
△SC제일은행 실적 순항
SC제일은행은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2040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2.5% 감소했다.
2024년 초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영향이 컸다.
판매 당시만 하더라도 손실 위험이 극히 낮은 것으로 점쳐진 H지수 기반 ELS는 H지수가 2024년 초 판매시점 대비 반토막나며 대규모 손실을 냈다.
SC제일은행도 해당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한 만큼 고객 손실이 이어졌다. 손실 규모가 큰 만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자율배상을 권고했고 은행은 저마다 자율배상비용을 실적에 반영했다.
SC제일은행은 그 결과 2024년 상반기 ELS사태 배상추정액 969억 원을 일회성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했다.
SC제일은행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3471억 원으로 2023년 상반기보다 24.8% 늘었지만, 이 때문에 순이익은 결국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로 2023년 같은시기보다 0.06%포인트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65%로 0.28%포인트 감소했다.
부실채권 비중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4년 6월 말 기준 0.43%로 전년도 6월 말보다 0.12%포인트 높아졌다.
자본여력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보통주 자본비율은 17.69%로 1년 전보다 1.65%포인트 상승했다.
△자산관리(WM) 강화 노력
박종복은 SC제일은행의 자산관리부문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SC제일은행은 해마다 1월과 7월에 자산관리(WM) 고객을 위한 ‘웰스케어 세미나’를 연다. 매년 말에는 자산관리 고객을 위한 투자지침을 담은 투자전략 보고서를 내고 있다.
또한 모기업 SC그룹과 연계해 중요 영업기반인 WM비즈니스를 선진화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SC제일은행이 자산관리 부문에 힘을 쏟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등장으로 은행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산관리 부문이 은행권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과 외국계 은행으로서 일반 소매금융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꼽힌다.
SC제일은행은 자산관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SC증권과 복합점포를 열기도 했다. 이는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 증권사가 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디지털전환에 따라 기존 점포는 줄이되, 증권사 업무도 처리할 수 있는 복합점포로 탈바꿈하면서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SC제일은행 쪽은 복합점포 개설을 두고 “단순 업무를 하던 점포를 줄이고 더 집중된 개인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복합점포를 개설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또한 2022년 1월에는 유명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 신뢰받는 금융문화 확산을 위한 자산관리(WM) 분야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다.
모기업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출연하는 글로벌 마켓 분석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를 삼프로TV와 공동으로 개발하며 삼프로TV 방송을 통해 SC제일은행의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로 했다.
박종복은 2022년 신년 타운홀 행사에서 "소매금융은 자산관리 부문의 차별성과 강점을 부각하고 새로운 인재를 적극 영입하는 등 시장환경 변화의 기회를 살려 안정적 성장과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 박종복 SC제일은행장(가운데)이 2023년 7월 서울 종로 본점에서 임직원과 에너지 절약을 위함 '쿨코리아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 SC제일은행 > |
△SC제일은행장 3연임 성공
박종복은 세 번 연임하며 SC제일은행을 10년째 이끌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23년 10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박종복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박종복은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 식견, 역량, 뛰어난 소통 능력과 탁월한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SC제일은행이 큰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높게 평가돼 4명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종복 임기는 1년으로 2025년 1월7일까지다.
이전까지는 연임시 임기 3년을 받았지만 SC제일은행은 SC그룹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통일성 확보를 위해 차기 행장 임기를 2024년 1월8일 개시 뒤 1년으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박종복은 이로써 10년 동안 SC제일은행 수장을 맡게 됐다.
2015년 처음 행장을 맡은 뒤 2017년에는 연임에 성공해 2018년부터 3년 임기를, 2020년에는 재연임에 성공하며 2021년 1월부터 3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SC제일은행은 박종복 재연임을 결정한 2020년에는 차기 행장 조기 선임을 통해 선제적 조직안정 및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당시 임추위는 박종복이 임기를 4개월 가량 남겨둔 8월에 일찌감치 박종복 재연임을 결정했다.
또한 2018년에 연임한 뒤 스탠다드차타드와 제일은행이라는 두 브랜드를 조화롭게 활용해 전략적 비즈니스 제휴, 디지털 역량 강화, 자산관리 비즈니스 성장 등을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처음 연임이 결정된 2017년에는 “박종복이 2015년 취임한 뒤 은행이 안정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검증된 경험과 리더십, 업무 전문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 ▲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2021년 1월 신년 타운홀 행사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SC제일은행 > |
△핀테크 회사 협력과 애플리케이션 개편으로 디지털 전환 속도
SC제일은행이 핀테크 회사와 협력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20년 12월10일 핀테크 기업 토스와 함께 카카오페이 인증을 모바일뱅킹 인증 수단에 추가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최초다.
2020년 9월24일에는 토스와 협업해 소액 단기 신용상품인 'SC제일토스 소액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지정대리인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된 위탁심사상품이다.
박종복은 핀테크 회사와 진행하는 협력이 SC제일은행의 디지털 역량과 영업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회사의 주요 고객층이 20~30대인 만큼 핀테크 회사와 협력하면 그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기회를 얻고 핀테크 회사의 앞선 디지털 기술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복은 2019년 6월14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은행의 주고객층은 40~50대”라며 “밀레니얼 세대가 미래의 주고객층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은행도 거기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복은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다듬는 데도 공을 들였다.
SC제일은행은 2021년 12월8일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는 가상 데이터 공간을 사용해 속도가 빠른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앞서 2019년 6월26일 ‘SC제일은행 모바일뱅킹’과 ‘셀프뱅크’를 통합해 모바일뱅킹 앱을 개편했고 2019년 12월17일에는 오픈뱅킹 도입에 따라 앱을 다시 개편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에 그동안 다양한 기술들을 적용해왔다.
2018년 1월에는 스마트폰 키보드의 지정된 버튼만 누르면 송금과 계좌조회가 가능한 ‘키보드뱅킹’ 서비스를 내놨다. 2017년 7월 내놓은 셀프뱅크에는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기능이 담겼다.
△토스뱅크 참여
SC제일은행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주주로 참여했다.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10월15일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새로 구성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2019년 12월1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았다.
당시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비바리퍼블리카(지분율 34%), KEB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중소기업중앙회(10%), 이랜드월드(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으로 구성됐다.
SC제일은행은 그동안 핀테크 회사와 협력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토스와 뱅크샐러드, 페이코 등과 업무협약을 맺거나 금융상품을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컨소시엄 참여로 지분 상 이득을 넘어 젊은 고객층 확보와 인터넷은행 노하우 획득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에 참여한 것은 한국시장에 대한 SC그룹 본사의 긍정적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전략적 파트너로서 토스와 사업을 확장해 젊은 고객 유입과 해외진출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했다. SC제일은행은 2024년 6월 말 기준 토스뱅크 지분 7.75%를 갖고 있다.
△현대카드와 협업 이어가
박종복은 현대카드와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23년 5월 현대카드와 손잡고 모바일우대적금 가입고객에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SC제일은행 1년 만기 모바일우대적금에 가입한 뒤 이벤트에 응모하고 조건을 충족하면 특별금리 7%포인트를 얹어줘 최대 10.75%의 금리를 적용하는 이벤트다.
SC제일은행은 “현대카드와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협업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서비스를 공동개발하고 있다”며 “두 기업의 전략 분야인 프리미엄 부문에서 서로 강점과 노하우를 결합해 특별한 혜택과 서비스를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와 SC제일은행 사이 협업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C제일은행은 2022년 10월 현대카드와 제휴한 카드 상품인 ‘SC제일은행-현대카드’를 내놨다.
당시 SC제일은행-현대카드는 모두 20종으로 개인카드 15종과 법인카드 5종으로 이뤄졌다.
이와 같은 협력관계는 SC제일은행이 2022년 4월 현대카드와 금융상품·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따른 것이다.
두 기업은 당시 △제휴 상품 및 금융 서비스 공동개발 △프리미엄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 등을 주축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2022년 7월 자체 카드사업에서 철수해 제휴사와 협업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 ▲ 박종복 SC제일은행장(왼쪽 네 번째)이 2022년 12월 서울 종로 본점에서 열린 지배구조 명예기업 현판 제막식에서 SC제일은행 전현직 이사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SC제일은행 > |
△SC제일은행 ’지배구조 명예기업’ 선정
박종복은 SC제일은행 지배구조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SC제일은행은 2023년과 2022년 연속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명예기업’에 선정됐다. 금융사 가운데 지배구조 명예기업에 선정된 곳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하다.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명예기업은 4년 이내에 지배구조 명예기업 대상을 2번 이상 받은 기업 가운데 선정된다.
SC제일은행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지배구조 A+ 등급을 받았고, 2020년과 2021년에는 지배구조 부문 대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ESG기준원은 해마다 기업 1천여 곳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데 SC제일은행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은 “SC제일은행은 독립성, 전문성, 역동성이 높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안정적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체계를 구축했다”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구체적 근거로는 △이사회 ESG 전문성 △위험관리위원회 차원의 ESG 위험 관리 등 이사회 중심의 ESG경영체계 구축 △여성 이사회 의장 선임과 이사회 내 높은 여성 비율을 바탕으로 이사회 다양성의 중장기적 토대 마련 △이사회 내 토론문화 활성화 △최고경영자의 지속가능 경영 유인 체계 정착 등을 꼽았다.
SC제일은행은 2022년 12월5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사 정문에서 한국ESG기준원(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명예기업’ 선정 기념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박종복은 제막식에서 “지배구조 명예기업에 선정돼 영광이고 건전한 지배구조와 문화 확립은 고객에 깊은 신뢰를 심어주고 은행의 지속가능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근간이 되기 때문에 고객의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은행에게는 다른 어떤 상보다 값지다”며 “지배구조 명예기업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바람직한 지배구조 문화 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적자 SC제일은행 반등 이끌어
박종복은 취임 뒤 SC제일은행의 흑자 반등을 이끌었다.
SC제일은행은 박종복이 첫 임기를 시작한 직전 해(2014년)만 하더라도 순손실 645억8300만 원을 냈다. 경영효율성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여겨졌다.
박종복이 처음 행장에 오른 2015년에도 SC제일은행은 순손실 2857억5100만 원으로 역대 최대폭의 적자를 봤다.
박종복이 취임 직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5천억 원 가량의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다행히 SC제일은행은 2016년부터 꾸준히 순이익을 내며 실적을 개선했다.
박종복은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지난 2년 동안 과감한 효율성 제고와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 등 임직원 노력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안정적 성장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년 순이익 2244억 원을 거둬 반등에 성공한 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1278억)을 제외하면 꾸준히 순이익 2천억 원 가량을 거두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규모 희망퇴직 후 신규채용 진행
박종복은 취임 첫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박종복은 영국 SC그룹 본사가 2018년까지 1만5천 명을 감축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놔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현 SC제일은행)은 2015년 11월20일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에 더해 근무기간에 따라 32~60개월치 특별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 희망퇴직으로 961명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떠났다. 당시 임직원 5300여 명의 약 18% 수준이다.
박종복은 “이번 희망퇴직은 노사합의 아래 진행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 영업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16년 3월 300여 명 규모로 신입사원을 뽑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신입사원을 뽑은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이었다.
| ▲ 박종복 SC제일은행장(왼쪽)이 2020년 9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금융위원회>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행명 변경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이 SC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박종복은 2016년 4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라는 이름 대신 이전 제일은행에서 가져온 ‘제일’을 넣어 ‘SC제일은행’으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2012년 은행이름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바꾼 지 4년 만에 다시 ‘SC제일은행’으로 돌아간 것이다.
영국 SC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2012년 글로벌 브랜드 통일성을 위해 ‘제일’을 회사이름에서 뺐다.
박종복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첫 내국인 출신 은행장으로서 "토종 브랜드인 ‘제일’을 사용하게 해주면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그룹 이사회에 약속하고 은행이름을 바꿀 것을 설득했다고 한다.
박종복은 과거 국내 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제일’이란 브랜드 없이는 은행 주요 업무인 소매금융을 살리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SC그룹 계열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아닌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이 2017년 5월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름을 SC제일은행으로 바꾼 뒤 브랜드 인지도 및 은행 이용률이 각각 2.7%포인트, 4.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현 SC제일은행) 첫 한국인 은행장 선임
박종복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현 SC제일은행)의 첫 한국인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14년 12월23일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고 박종복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부행장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종복의 은행장 임기는 2015년 1월8일부터다.
전임자인 아제이 칸왈 은행장은 8개월 만에 물러나 SC그룹 동북아시아 지역대표만 맡기로 했다.
SC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존 필 메리디스, 데이비드 에드워즈, 리처드 힐, 아제이 칸왈 등 외국인만 은행장에 선임해왔다.
박종복은 2015년 1월8일 취임식에서 “5년 안에 국내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부행장 시절 새로운 은행 서비스 도입
박종복은 부행장 시절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 등을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박종복은 2014년 7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현 SC제일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을 도입했다.
모빌리티 플랫폼은 은행 직원이 고객을 찾아가 태블릿PC로 업무를 수행하는 은행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박종복은 신세계그룹과 협약을 맺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안에 ‘뱅크숍’과 ‘뱅크데스크’라는 이름의 영업공간을 만들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뱅크숍과 뱅크데스크 등은 은행 영업점보다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백화점이나 마트와 같은 영업시간에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서비스는 한때 70곳 넘게 운영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속도를 붙인 디지털전환 여파 속에 2020년 12월 경기도 의왕 현대의왕연구소점이 '안양지점 현대의왕'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을 끝으로 모두 사라졌다.
△SC제일은행이 걸어온 길
SC제일은행은 과거 국내 주요은행으로 꼽힌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가운데 하나인 제일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제일은행은 1929년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에서 시작됐다.
조선저축은행은 1945년 시중은행 업무를 시작했고 1958년 제일은행으로 명칭을 바꿨다.
제일은행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전까지 국내 주요 시중은행으로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다만 IMF 위기 때 도산한 주요 기업에 대출을 내준 여파로 막대한 손실을 안게 됐다.
정부는 제일은행이 지니는 시장 영향력이 컸던 만큼 당시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최대 규모인 10조 원가량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제일은행은 그 뒤 2000년 1월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에 인수됐다. 매각가는 5천억 원가량이었다.
미국계 사모펀드가 주인이 된 만큼 이후 외국인이 행장으로 취임했고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당시 ‘관치금융’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브리지캐피탈은 2005년 4월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 1조6500억 원가량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 차익에 따른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SC그룹은 전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금융사다. SC그룹 아래서 제일은행은 2005년 SC제일은행으로 은행명을 바꿨다.
2008년 증권사 설립 인가를 받아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증권이 설립됐고 2009년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세워졌다. 이에 따라 2012년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바뀌었다.
다만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2015년 은행에 합병됐고 2016년 다시 은행명은 SC제일은행으로 바뀌었다.
SC제일은행은 아래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을 두고 있다. 2024년 6월 말 기준 연결 총자산 86조3955억 원을 지녔고 상반기 순이익으로는 연결기준 2040억 원을 올렸다.
SC제일은행 이사회에는 2024년 기준 SC그룹 소속 비상임이사(아시아 지역 위험 관리본부장)가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지만, 위험관리위원회에는 SC그룹 소속 비상임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