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4년 3월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 롯데 CEO AI컨퍼런스’에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지주> |
△아들 신유열의 후계자 수업
신동빈은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의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024년 6월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신 전무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지주회사에서 동시에 중요 역할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는 “신유열 사내이사는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재직하다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한 뒤 롯데에 입사했다”며 “신 사내이사는 롯데파이낸셜 대표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롯데홀딩스 경영전략실을 담당하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롯데홀딩스는 신 전문가 한국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발휘했다고 판단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신 전무는 2024년 6월13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L7 시카고 바이 롯데’ 공식 리브랜딩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L7 시카고는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시애틀, 롯데호텔괌에 이어 롯데호텔앤리조트가 미국에 네 번째로 선보이는 호텔이다. 북미 최초로 선보이는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L7 호텔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신 전무는 2024년 3월5일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신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들이 2023년 말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빈 자리를 신 전무가 채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2023년 12월6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유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2022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에 오른지 1년 만이다.
롯데지주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서기로 했는데 초대 미래성장실장에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선임됐다.
신유열 전무는 2023년 2분기에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파이낸셜의 수장을 맡았다는 것은 롯데그룹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신 전무는 신동빈의 후계자로서 조만간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신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와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일본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2년 5월 롯데케미칼의 일본 동경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상무보로 승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동빈은 2022년 8월 광복절에 특별사면 및 복권을 받은 뒤로 신유열 전무를 적극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2022년 9월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올랐을 때 신 전무를 여러 공식석상에 데리고 다녔다.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게 하며 여러 협력 파트너들과 서로 얼굴을 익히게 했다.
신 전무가 자신의 공식적이며 유일한 후계자라는 점을 모든 비즈니스 파트너와 정·재계 관계자에게 밝힌 것으로 여겨졌다.
신 전무는 같은 해 10월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소속 여러 대표들과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을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신 전무는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신동빈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신 전무는 신동빈이 롯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때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신동빈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노무라증권 런던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호남석유화학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신유열 전무 역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이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2020년 일본 롯데에 합류한 뒤 한국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계열사로 호남석유화학에 뿌리를 둔 롯데케미칼을 선택했다.
| ▲ 2024년 6월13일 미국 시카고 현지에서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새 호텔 'L7 시카고 바이 롯데' 공식 리브랜딩 오픈 기념 개관 행사가 열렸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맨 왼쪽부터),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 알렉시 지아눌리아스 일리노이주 총무장관, 이강훈 KIND사장,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김태홍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 <롯데호텔앤리조트> |
△이사회 독립성 강화
롯데그룹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제도를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및 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제도를 계열사 2곳에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대표하는 핵심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진행을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하거나 감독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상장사 10곳에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한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 현안보고를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금융권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하기로 했으며 향후 비상장사에도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최고경영진 110명과 함께 인공지능 전략 논의
신동빈이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인공지능 전략을 논의했다.
신동빈은 2024년 3월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AI(인공지능)+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열린 ‘2024 롯데 CEO AI컨퍼런스’에 참석했다.
AI+X는 커머스와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컨퍼런스에는 신동빈을 비롯해 롯데그룹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지주 실장,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약 110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의 활용범위를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혁신의 관점에서 각 핵심사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동빈은 2024년 신년사에서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 왔으며 이미 확보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며 “‘인공지능 전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헬스케어 법인 설립
일본 롯데홀딩스는 2024년 2월1일 헬스케어 관련 법인인 ‘롯데메디팔레트’를 설립했다.
본사는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뒀으며 사업소는 도쿄 치요다구에 만들었다.
이 법인은 ‘종합헬스케어 미디어’를 주된 사업 내용으로 한다.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소식을 소비자들에게 글이나 영상, 사진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동빈은 2024년 1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실적이 부진하거나 성장성이 낮은 회사를 일부 매각하고 이 자리를 다른 새 성장동력으로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을 놓고는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바이오기술이나 메타버스, 수소 에너지, 2차전지 등 장래 성장할 것 같은 4개의 신성장 영역의 사업으로 교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가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가운데)가 함께 자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장남 신유열 전무가 이끄는 미래성장실 조직 정비
신동빈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가 이끄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이 조직을 정비했다.
롯데지주는 2024년 들어 미래성장실 조직으로 글로벌팀과 신성장팀을 구성했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2023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신사업 관리뿐 아니라 다른 성장엔진 발굴의 임무를 맡고 있다. 미래성장실이 세부 조직을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팀은 김수년 상무보가 이끈다. 김 상무보는 2023년 한국과 일본 롯데에 쌍둥이 조직으로 만들어졌던 미래성장 태스크포스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김 상무보는 1980년생으로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202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4에서 신 전무를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팀은 1977년생인 서승욱 상무가 맡는다. 서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출신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있던 신성장팀에서 인수합병 분야를 담당해왔다.
미래성장실은 앞으로 조직 정비를 거쳐 그룹의 미래 전략 발굴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전무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는 등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위기에 인적쇄신 거듭
신동빈은 ‘순혈주의’라는 지적을 받았던 롯데그룹의 인사 기조를 깼다.
신동빈은 2023년 12월6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 14명을 교체했다. 세대 교체를 통한 리더십 교체가 두드러졌다. 나이가 60대인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했다.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 동안 이끌었던 롯데그룹 화학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에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사장이 부임했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이끌며 안정적 흑자 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부사장 등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롯데그룹이 최근 3년 동안 실시한 사장 승진 인사 가운데 가장 컸다.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나이는 2022년보다 5살 젊어졌다.
신동빈은 외부 인재 영입 기조도 이어갔다. 롯데그룹은 2023년 모두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에서 충원했다.
| ▲ 베트남 하노이에 자리잡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
△베트남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개장
롯데그룹은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초대형 복합 상업단지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했다. 2016년부터 부지개발에 착수한 뒤 모두 6억43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축구장 50개 규모나 되는 이 상업단지에는 쇼핑몰과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아쿠아리움과 오피스, 서비스레지던스 등이 갖춰져 있다.
신동빈은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신동빈은 롯데그룹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에 얼마나 많은 역량을 쏟아 부었는지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는 “저희 롯데그룹은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백화점, 마트뿐 아니라 호텔, 시네마 등 모두 19개 계열사가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베트남과 롯데그룹 간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발전에 롯데가 항상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은 기념행사 내내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한국에 있는 대형 롯데아울렛보다도 훨씬 큰 규모인 데다 신동빈 말대로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사업임에도 활짝 웃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참석자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진행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그랜드오픈 기념테이프을 자를 때 공식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잠깐 웃었던 게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동빈은 기념행사가 끝난 뒤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지하 1층부터 시작해 지상 4층까지 매장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신동빈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전무도 이날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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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
신동빈은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참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 공기업 4개 등 모두 122개 기업·기관이 포함돼 역대 최대규모로 꾸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경제사절단 규모는 23명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등 5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6대 경제단체장이 모두 출동했다. 5대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모두 참석한 것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제과 56년 만에 ‘롯데웰푸드’로 이름 바꿔
롯데제과는 2023년 3월 회사 이름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했다.
제과라는 이름이 사업 확장성을 제한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제과가 이름에서 ‘제과’라는 글자를 뺀 것은 회사가 설립된 1967년 이후 56년 만이다.
기존 이름이 가정간편식과 대체단백질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사명 변경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웰푸드는 롯데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계열사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던
신격호 창업주가 국내에 진출하며 가장 먼저 세웠던 회사로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로 여겨진다.
△2022년 임원 인사, 연쇄 이동에 초점
롯데그룹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는 계열사 대표의 ‘연쇄 이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동빈은 2022년 12월15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를 대거 이동시켰다.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계열사별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자 예상보다 인사 폭을 키웠다.
우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던 이완신 사장이 호텔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에 호텔군을 이끌어왔던 안세진 사장은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동했다.
이완신 사장의 이동에 따라 롯데홈쇼핑도 새 대표이사를 발탁했다. 기존에 TV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재겸 전무가 롯데홈쇼핑의 새 수장을 맡았다.
남창희 롯데쇼핑 슈퍼사업부장(롯데슈퍼 대표)은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남 대표가 빠진 자리에는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을 투입했다. 롯데마트 대표가 롯데슈퍼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를 오래 이끌어온 이갑 대표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이동해 롯데그룹의 대내외 소통을 담당했다.
이갑 실장이 맡고 있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자리는 내부 승진 인사로 채워졌다. 기존에 한국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주남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도드라졌던 외부 인재 영입이 2022년에도 이어졌다.
LG생활건강 출신 이창엽 부사장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로 영입했으며 롯데멤버스 대표이사에는 신한금융지주 출신 김혜주 상무를 전무 직급으로 발탁했다.
2021년 정기 임원인사는 외부 인재 영입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동빈은 2021년 11월25일 연말 정기인사에서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상현 DFI리테일그룹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호텔군HQ 총괄대표에는 ‘신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앉혔다.
롯데그룹에 몸담은 적이 없는 이들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힌 것은 그만큼 롯데그룹의 위기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기 돌파를 위해 외부의 시선으로 롯데그룹을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미래를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쇼핑의 상징인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라이벌 신세계백화점 출신의
정준호 부사장을 앉혔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대표에도 CJCGV 출신의 최병환 대표가 선임됐다.
신동빈은 2020년 11월27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는 등 인적쇄신에 나섰다.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에 임명된
강성현 전무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으로 50살의 나이에 대표가 됐다. 강 전무가 롯데마트 대표가 된 것은 신동빈의 쇄신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혔다.
깜짝 인사를 통해 친정 체제를 강화해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지주 설립 이래 대표이사를 함께 맡았던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2020년 8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배치하기 위해 임원 직급을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연한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연한이 폐지돼 1년 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됐다. 그동안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13년이 걸렸지만 직제개편을 통해 사장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2019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대규모 인적쇄신이 있었다. 당시 신동빈은 롯데그룹 전체 임원의 3분의 1가량인 180여 명을 물갈이했다. 실적이 부진한 유통부문 계열사들에서는 대표이사급 임원 22명이 교체됐다.
2018년 임원인사에서는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신동빈은 2018년 12월19~21일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허수영 화학BU장 부회장과 이재혁 식품BU장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사장이 물러났다.
특히 소진세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신동빈이 그를 퇴진시켜
신격호 시대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롯데그룹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 잰걸음
신동빈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이 2022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뒤 처음으로 출장길에 오른 지역도 바로 동남아시아였다.
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와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두루 만나며 네트워크를 다졌다. 해당 지역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으면서 말뿐인 사업협력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신동빈은 2022년 9월2일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 짓는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선두로 내세워 대규모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 모두 39억 달러를 투자해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그룹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선봉에 서 있다.
롯데마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리아 등 다른 유통 계열사도 모두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이 이처럼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잠재력 때문이다. 이 지역 국가들은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그룹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20년 전부터 관계를 다져와 어느 정도 안정적 기반도 잡혀 있는 편이라 롯데그룹으로서는 투자계획의 우선순위에 동남아시아를 둘 수밖에 없다.
과거 해외사업의 중심에 놓였던 중국에서 롯데그룹이 사실상 쫓겨났다는 점도 신동빈이 동남아시아에 집중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100개가 넘는 롯데마트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그룹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터라 직간접적으로 수십조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신동빈은 중국 사태를 계기로 ‘신북방·남방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롯데그룹이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뿐 아니라 베트남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은 이런 비전에 따라 추진되는 전략으로 읽힌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7월14일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2022 하반기 VCM'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지주> |
△인수합병 전략 재가동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0년대 수십 차례 진행된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서열 5위에 올랐다. 신동빈 시대의 롯데그룹의 역사는 곧 인수합병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동빈은 2022년 10월 롯데케미칼의 미국 계열사를 통해 동박 제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약 2조7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연간 생산능력 기준으로 2022년 국내 동박 생산 1위 기업이다. 동박은 두께 10㎛ 안팎의 얇은 구리로 음극재의 지지체와 집전체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전기차 소재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으로 나온 인수합병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앞서 2022년 5월에는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생산공장을 2천억 원에 인수했다.
바이오 사업은 롯데그룹이 여태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이다. 위험부담을 크게 안기보다는 잘하는 회사를 인수해 키운다는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이 재확인된 셈이다.
롯데지주는 2022년 1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본격화한 2021년 말만 해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롯데그룹이 막판에 참여해 한국미니스톱을 품에 안았다.
롯데그룹은 2021년 하반기부터 인수합병 전략을 다시 활발히 꺼내들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9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으로 국내 홈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인 한샘을 인수했다. 롯데쇼핑이 이 사모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약 3천억 원이다.
롯데쇼핑의 한샘 인수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오랜만에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2021년 상반기에 펼쳐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할 유력 후보로 꼽혔다. 인수금액이 최소 5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대형 매물이었다.
이커머스 전환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그룹으로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었다. 롯데그룹 스스로도 이베이코리아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너지를 낼 영역이 많지 않은데 무리하게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롯데그룹 쪽은 설명했다.
이에 신동빈이 인수합병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이베이코리아 측이 원한 가격은 5조 원가량인데 신동빈이 상한선을 3조 원으로 정해 놨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왔다.
신동빈이 이커머스 분야 기업 인수합병에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은 2021년 3월 300억 원을 투자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를 유진자산운용 등과 공동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롯데그룹이 과거에 보였던 인수합병의 민첩함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이를테면 신동빈은 2015년 10월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 등을 모두 2조8천억 원에 사들였다. 이들 기업은 2023년 현재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게 적극적이던 신동빈의 인수합병 전략이 약화한 원인으로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른바 ‘왕자의 난’이 지목돼왔다. 이후 경영비리 재판, 일본 기업 관련 불매운동 등도 인수합병 동력을 약화시킨 이유로 꼽혔다.
△VCM 회의에서 변화와 실행력 강조
신동빈은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롯데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적극적 경영을 거듭 주문했다. VCM은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 이름이다.
신동빈이 강조하는 적극적 경영의 키워드는 변화, 쇄신, 실행력이다.
신동빈은 2024년 1월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VCM’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빈은 2023년 7월1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2년 하반기 VCM’을 열고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꿔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2022년 7월14일 부산 시그니엘부산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VCM’에서 “금리인상, 스태그플래이션 등으로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은 2021년 7월1일 비대면으로 열린 하반기 VCM에서도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며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주문했다.
신동빈은 당시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1월13일 열린 ‘2021년 상반기 VCM’도 혁신과 쇄신에 대한 주문으로 가득 찼다.
신동빈은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도 주문했다.
신동빈은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 문화가 존재한다”며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신동빈은 2022년 1월20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2 상반기 VCM’에서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바꾸겠다고도 했다.
신동빈은 “성과의 개념도 바꾸겠다”며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과 헬스케어 사업을 점찍고 이 사업의 육성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2022년 6월 바이오 사업을 전담할 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세웠다.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투자했고 나머지 20%는 일본 롯데 측이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롯데지주 신성장2팀을 이끌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준비해온 이원직 상무를 발탁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뉴욕 시러큐스시 생산공장을 인수해 바이오 사업을 펼친다. 국내 송도 등에 공장을 건설하고 활발히 인수합병에 나서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적극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2022년 4월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법인 롯데헬스케어도 만들었다. 롯데지주가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 지분 100%를 보유했다.
롯데헬스케어 초대 대표이사에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부사장이 발탁됐다. 헬스케어 사업 발굴을 주도한 ESG경영혁신실 산하 신성장3팀장 출신 우웅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와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배합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음식 섭취 방식과 맞춤형 식단, 운동 등에 관한 건강관리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동빈은 2022년 12월15일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훈기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롯데헬스케어에 힘을 실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9월18일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24년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만 명을 유치해 ‘전국민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2022년 12월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위해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37조 원 규모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
롯데그룹은 2022년 5월24일 새로운 성장 테마인 헬스앤웰니스(Health&Wellness)와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련 부문을 포함해 화학과 식품, 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37조 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우선 헬스앤웰니스 부문에서 국내 공장 신설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부문은 2023년 실증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한다. 도심항공교통 사업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화학군은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롯데케미칼은 2027년까지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원 선순환이 강조되는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플라스틱 분야에도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
화학군은 7조8천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 스페셜티(특화) 사업과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투자와 생산 확대에도 나선다.
유통군에는 8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지점들을 차례로 재단장한다. 롯데마트는 1조 원을 투자해 제타플렉스, 맥스(창고형 할인매장), 보틀벙커(와인 전문매장) 등 특화매장을 확대한다.
호텔군은 관광 인프라의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에 2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
식품군은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모두 2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과 투자에도 나선다.
롯데벤처스는 2026년까지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36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롯데벤처스 엘캠프(스타트업 육성 및 투자 프로그램)뿐 아니라 푸드테크(미래식단), 헬스케어 등 국민건강과 관련된 분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힌다.
이번 투자계획은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새 성장동력을 육성해 미래로 나아간다는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등을 합친 분야에 전체 투자금액 37조 원의 41%를 쓰기로 했다. 전통적 사업군의 경쟁력 강화에 들이는 투자금과 비교해 보면 롯데그룹이 얼마나 미래동력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주요 사업군 헤드쿼터(HQ) 체제 만들고 총괄대표에게 힘 실어
신동빈은 2021년 11월25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조직도 개편했다.
5년 가까이 유지해온 BU(비즈니스유닛) 체제를 접고 HQ(헤드쿼터) 체제를 도입한 점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우선 출자구조와 사업분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계열사들을 모두 6개 사업군(식품·유통·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나눠 묶었다. 이 가운데 주요 사업군인 식품, 유통, 호텔, 화학 쪽은 HQ 체제를 갖추고 1인 총괄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롯데지주의 설명에 따르면 HQ는 기존 BU와 비교해 실행력을 강화한 조직이다.
HQ는 사업군과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할 뿐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갖춰 사업군의 통합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 구매와 정보기술(IT), 법무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기능도 사업군 HQ에 통합했다.
주요 사업군의 HQ 체제 전환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 본연의 임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신동빈이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테니 의사결정에 더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셈이다.
롯데그룹은 기존 BU 체제를 운영하면서 BU 안에 여러 계열사를 묶었지만 인사와 재무, 기획, 전략 등 경영의 주요 기능은 각 계열사에 남겼다.
각 BU장으로서는 핵심 기능들이 계열사에 흩어진 탓에 충분한 권한을 확보하지 못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확보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계열사별로 전략을 짜더라도 상위조직인 BU에 이를 보고해야 하는 일종의 ‘옥상옥’ 구조라는 점도 BU 체제의 비효율적 요소로 끊임없이 지적됐다.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권 ‘원톱’ 지위 다져
신동빈은 2020년 3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데 이어 같은 해 7월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2018년 2월 법정구속으로 수감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물러났으나 2019년 2월 대표이사에 다시 오른 뒤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자리는 2017년
신격호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뒤 비어 있었다. 신동빈의 회장 승진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일본 주주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뒤늦게 발견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에도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신 회장이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유산 상속
신동빈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은 2020년 상반기에 부친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롯데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았다.
신동빈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의 지분을 상속받았다.
상속 이전에 신동빈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들의 지분율은 미미했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도 많지 않았던 터라 상속 후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었다.
신동빈을 포함해
신격호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납부할 상속세는 국내에서만 최소 45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알려진 재산 가치만 9천억 원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상속액이 30억 원 이상이면 상속세율이 50%이고 최대주주 지분 상속에 대해서는 상속세가 20% 할증된다.
△계열사 등기임원 과다겸직 논란 해소
신동빈은 2019년 말까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에프알엘코리아,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롯데건설 등 모두 9곳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신동빈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과다겸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도 겸직 논란을 해소하라고 신동빈을 압박했다.
신동빈은 2019년 12월31일 계열사 4곳에 사임계를 제출하며 논란 해소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등의 등기임원을 사임하면서 책임경영 의지가 더 깊어졌다”며 “앞으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부 계열사에만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동빈은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4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23년 9월21일 오후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쩐르우꽝 부총리와 만나 기념액자 선물을 받고 있다. <베트남정부공보(VGP)> |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아직은 ‘미완’
신동빈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시작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였다.
신동빈은 2015년 8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순환출자 문제를 두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당시 276개였는데 2개월 만인 2015년 10월에는 67개로 줄었다.
2017년 10월에는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중심으로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상장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13개까지 줄었다.
이어 2017년 11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지분을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가 11개만 남았다.
그 뒤 2018년 2월 롯데지주와 롯데GRS,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0개라고 공식으로 인정했다.
금산분리 과제도 해결했다.
롯데그룹은 2019년 9월 금융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외부로 분리했다. 롯데지주와 롯데건설 등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신동빈의 숙제로 남아있다.
신동빈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한국 증시에 상장해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하고 장기적으로 롯데지주에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한국 쪽의 호텔롯데 지분은 롯데지주 11.06%, 롯데쇼핑 8.86%, 롯데렌탈 37.80%, 롯데물산 32.83% 등에 이른다.
△그룹 ‘컨트롤타워’ 정책본부장 맡아 경영 경험 쌓아
신동빈은 1988년 4월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해 롯데그룹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자리를 옮겨 공식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그룹 부회장에 승진한 뒤 1999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2000년 롯데닷컴 대표이사, 2004년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및 롯데쇼핑 정책본부장 등을 겸임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었다. 2017년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지주에 편입됐고, 이후로는 그 기능을 경영전략실과 재무혁신실 등 6개 실이 나눠 맡고 있다.
롯데쇼핑 정책본부 시절 신동빈 곁에서 일한 황각규 당시 국제실장, 채정병 당시 지원실장, 이재혁 당시 운영실장 등은 그 뒤로 꾸준히 신동빈에 의해 중용됐다.
신동빈은 2003년부터 현대석유화학, KP케미칼,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등을 인수합병했다. 화학, 유통, 식품 등 지금의 그룹 주축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한 셈이다.
또 ‘글로벌 롯데’라는 비전을 세우고 해외투자 규모를 매년 늘려갔다.
신동빈이 2011년 2월 롯데그룹 회장에 오름으로써 롯데는 196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설립 이후 40여 년 만에 본격적으로 ‘2세경영 체제’에 접어들었다.
신동빈은 2001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되고 2010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대표 간담회에
신격호 당시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는 등 2세경영 시대를 준비해왔다.
△롯데그룹의 역사
롯데그룹은 신동빈의 아버지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설립한 껌 제조기업 롯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간 국교가 정상화되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3년 호텔롯데 설립, 1974년 칠성한미음료 인수, 1976년 우진건설 인수, 1977년 삼강산업 인수, 1978년 롯데유업 설립, 1979년 호남석유화학 인수와 롯데리아 개장, 1982년 롯데자이언츠 창단, 1989년 롯데월드 개장, 1993년 롯데마트 개장, 1999년 롯데시네마 개장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무차입 경영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에 롯데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