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6월11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
△북미 글로벌 빅테크와 AI 협력 강화
이재용이 북미 주요 글로벌 거대 기술 기업의 대표와 회동하며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재용은 2024년 6월10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날인 6월11일에는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긴밀한 협의 시간을 가졌다.
이재용과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AI,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은 지난 2011년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이번까지 8번의 만남을 가질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쌓아오고 있다.
이재용은 이어 6월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다.
이재용과 앤디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 2024년 1분기 실적 개선, 반도체 업황 반등 영향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현재 사업부문인 DX부문과 DS부문 2곳과 사업지원TF라는 지원부서 등 3개 부문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사업부문에서 DS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DX부문은 IT와 모바일 및 소비자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메모리 업황 개선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1조9200억 원, 영업이익 6조6100억 원을 냈다고 2024년 5월3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932.8% 증가했다.
정보기술(IT) 부문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2024년 1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도 판매 호조를 보여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사업부별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매출 23조1400억 원, 영업이익 1조9100억 원을 거뒀다. DS부문은 2023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계속 분기 적자를 이어가다가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글로벌 수요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58조9400억 원, 영업이익 6조5700억 원을 거뒀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4.33%, 영업이익은 84.86%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 시황 악화가 실적을 큰폭으로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은 2023년 매분기 적자를 이어가 2023년 연간으로 14조8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장 전격 교체
이재용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수장을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5월21일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한다고 밝혔다.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회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전자는 이번 비정기 인사를 놓고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임 DS부문장에 위촉된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업과 삼성SDI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과거 권오현, 김기남 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들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든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문 최고경영자 인사를 전격 단행한 것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력 D램 사업에서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초격차를 내세워온 회사의 기술 리더십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는 회사 안팎의 평가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 관련 사업 육성
이재용은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특히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6월17일 서울 관악구 소재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서울대학교와 ‘AI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서울대 공과대학 대학원 협동과정 인공지능전공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AI 공동연구센터에서 앞으로 3년 동안 AI 최신 기술 분야에 대한 산학협력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 사업에도 힘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들어 ‘AI 가전= 삼성’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인공지능이 접목된 AI 가전 시장에서 선두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4년 4월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2024년 안에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정수기, 오븐, 큐커, 인덕션,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시스템에어컨,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스틱청소기 등 모두 15종의 AI 가전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각 AI 가전은 특정 상황에 필요한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주거나 소비자 맞춤 기능 등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적용된다.
AI 가전은 삼성전자의 AI 음성인식비서 빅스비와 접목돼 사용 편의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4년 4월1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가구 디자인 박람회 '유로쿠치나 2024'에서 “올해 7월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한 빅스비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빅스비는 단순한 명령만 수행했지만 LLM이 적용되면 복잡한 명령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1월31일 AI 기능을 앞세운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AI를 활용한 ‘실시간 통역’, ‘문서 요약’ 등의 기능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월 유럽에서 ‘AI스마트폰’ 및 ‘AI폰’ 상표권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IT전문지 갤럭시클럽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에 각각 두 건의 상표권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클럽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를 휩쓴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며 “상표권을 등록하려 시도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월8일 ‘삼성 AI 포럼 2023’ 행사를 열고 자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 IT제품에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도 적극적으로 알렸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인공지능 서버에 개인정보를 전송할 필요 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러한 생성형 AI 모델들을 다양한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대현 삼성리서치 글로벌AI센터 부센터장 부사장은 이 행사의 환영사를 통해 "생성형 AI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업계와 학계 리더들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것뿐 아니라 반도체 사업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속도를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반도체에 구동을 돕는 D램인 고대역폭 메모리 5세대 제품(HBM3E)를 양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큰폭으로 향상시킨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다.
HBM은 세대별로 HBM(1세대), HBM2(2세대), HBM2E(3세대), HBM3(4세대)로 나뉘는데 세대가 높아질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2024년 인공지능 서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 12월3일 HBM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천안 사업장 내 부지를 약 105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 HBM생산능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차원에서 공급능력을 2023년보다 2.5배 이상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024년 5월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사업 역점
이재용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힘쓰고 있다.
이재용은 2024년 4월26일(현지시각)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최고경영자(CEO)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반도체 장비, 의료기기, 연구장비 등의 사업을 펼치는 광학기업이다.
자이스는 파운드리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한다. EUV 장비는 7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와 진행하는 협력이 차세대 반도체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UV 기술력을 기반으로 파운드리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2024년 안으로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는 파운드리 선두 기업인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11.0%에 이르러 전 분기(11.3%)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1위 기업인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1.7%로 전 분기(61.2%)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전 분기 49.9%포인트에서 1분기 50.7%포인트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상용화하고 처음으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신기술을 적용했지만 고객사 확보에서는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
게이트올어라운드는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통제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3나노 공정에 처음 적용된 기술인 만큼 GAA 기술은 아직까지 충분히 성숙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수율과 안정성에서 기존 기술에 밀린다는 것이다.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는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에 GAA 신기술이 적용된 것을 큰 리스크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TSMC 역시 GAA 기술을 2나노 공정에 처음 도입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을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이 2나노 공정에서 ‘공급망 다변화(멀티 벤더) 전략’을 계획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용은 앞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사업분야를 삼성전자의 새 비전으로 제시하고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재용은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연구개발 73조 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 60조 원 등 모두 13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시스템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1만5천 명을 채용하겠다고도 했다. 단일 사업 투자로는 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2021년 하반기에 평택 2공장 내 극자외선(EUV)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의 가동을 본격화했다. 평택 3공장 파운드리 장비 발주는 2022년 6~7월에 시작됐으며 2022년 하반기에는 평택 3공장 라인이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에도 파운드리 공장을 새로 짓는다. 삼성전자의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은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자해 약 500만㎡(150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2024년 완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창 중국 총리가 2024년 5월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
△네덜란드 ASML과 한국 연구개발 센터 구축 합의
이재용은 2023년 12월12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함께 하면서 ASML과 함께 1조 원을 투입해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네덜란드 ASML은 인공지능,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번 삼성전자와 ASML의 연구개발센터 관련 업무협약은 네덜란드와 한국 정상 및 반도체 기업 대표들이 함께 참석한 간담회 직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ASML과 함께 1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 기반으로 초미세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연구개발 센터’를 한국에 설립한다.
장비기업인 ASML이 반도체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반도체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초미세 반도체공정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ASML과 공동연구시설 설립을 두고 “경기도 동탄에 공동연구소를 짓고 하이 NA EUV 노광장비를 들여와 AMSL 엔지니어와 삼성전자의 엔지니어가 같이 기술 개발을 하게 된다”며 “삼성전자가 하이 NA EUV에 대한 우선권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래 신사업 발굴 위한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이재용은 2023년 삼성전자 연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한 조직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월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모두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을 위한 부회장급 전담조직을 구축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며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후 2024년 5월21일 DS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회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이동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4월26일(현지시각)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
△경기 불확실성 고조에 인수합병 속도 조절
이재용은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대규모 인수합병에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2024년 7월 현재까지 7년째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없다.
대신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중형 인수합병에 치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하만)이 오디오 플랫폼 ‘룬’을 인수한 것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 관련 디스플레이 기업 ‘이매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만은 2023년 11월 음악 애호가를 위한 음악관리 및 검색, 스트리밍 오디오 플랫폼 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룬은 음악재생 플랫폼으로 원하는 음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풍부한 인터페이스, 다양한 오디오 기기와 호환성, 최상의 사운드를 재공하도록 설계된 재생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은 카오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파티·공연용 스피커 등 다양한 오디오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다. 이번 룬 인수를 계기로 홈오디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5월 미국 마이크로 올레드 기업 이매진을 약 2억1800만 달러(약 2900억 원)에 최종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매진은 마이크로 올레드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이매진이 보유한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은 기존 백색 올레드 디스플레이보다 낮은 전력에 더 밝은 휘도를 제공해 IT기기의 부피는 줄이고 배터리 수명은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확장현실(XR), 가상현실(VR)을 구현하는 기기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2024년 1분기 현금보유 규모가 97조3900억 원에 육박하는 만큼, 조만간 새로운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는 로이터는 2024년 3월24일 삼성전자가 60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다국적기업 존슨콘트롤즈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 모색
이재용은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전문경영인들에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2나노 전장솔루션 양산 준비를 2026년 마무리 짓고 차세대 내장형 M램(eMRAM)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eMRAM은 빠른 읽기와 쓰기 속도를 기반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한 메모리반도체이다. 자동차 전장분야 시스템반도체에서 쓰임새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업계 최초로 28나노 eMRAM을 양산한 바 있다.
여기에 2024년 5월 자동차부품협회의 신뢰성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핀펫(FinFET)공정에 기반한 14나노 eMRAM을 개발을 완료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023년 10월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최적화된 공정을 적기에 개발해 자율주행 단계별 인공지능 반도체부터 전력반도체, MCU(마이크로 컨틀롤러 유닛) 등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양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은 자율주행 관련 이슈에서 비전 제시뿐 아니라 잠재적 고객사를 직접 만나면서 전문경영인들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재용은 2023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직접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은 머스크와 만나는 자리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과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도 배석하도록 했다.
그는 2016년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 인수를 시작으로 전장사업에 삼성그룹의 역량을 모으고 있는데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까지 키운다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과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가 2023년 12월12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연구개발 센터 설립 양해각서를 맺고 있다. 이날 체결식에는 네덜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 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써
이재용은 2023년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크게 힘을 썼다.
프랑스 파리, 멕시코와 파나마, 남태평양 쿡제도 등 전 세계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지지 확보에 힘썼다.
이재용은 2023년 11월27일 오후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을 비롯한 일주일가량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경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재용은 당시 감기에 걸렸음에도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재용을 비롯한 국내 대표 대기업 총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30년 세계 박람회 개최지 선정투표 결과 개최지의 영광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돌아갔다. 대한민국 부산은 29표를 얻는 데 거쳐 여론의 거센 역풍이 불었다.
이재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2월6일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실망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산 국제시장을 방문할 때 동행해 시민들과 아쉬움을 달랬다. 당시 부산 국제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여러 뒷말이 나왔다.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글로벌 톱5 지켜
삼성전자는 2023년 이재용 체제에서 브랜드 가치 글로벌 톱5를 지켜냈다.
2023년 11월21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914억 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TV, 가전, 네트워크, 반도체 등 모든 사업 부문의 브랜드가치가 골고루 상승했다.
이번 평가에서 1위는 애플,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 3위는 아마존, 4위는 구글이 차지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오른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 3곳뿐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1년 17위에서 2012년 9위로 도약하며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뒤 2017년 6위, 2020년 5위 등 브랜드가치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2022년 조사에서는 877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12년 연속 글로벌 10대 브랜드에 포함됐으며 미국 이외 기업으로 유일하게 2020년부터 글로벌 5대 브랜드 업체로 자리잡았다.
인터브랜드는 △기업의 재무성과 △고객의 제품 구매에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 △브랜드 경쟁력(전략, 공감력, 차별성, 고객참여, 일관성, 신뢰 등) 등을 종합 분석해 매년 브랜드가치를 평가한다.
인터브랜드는 전 세계 브랜드가치 평가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길고 평가방법에서도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를 두고 △전사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원 삼성' 기반 고객경험 강화 전략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차별화된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과 게이밍 경험 제공 등을 높이 평가했다.
또 6G 차세대 통신, AI(인공지능), 전장,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등 미래 혁신 기술 선도 역량, 모든 제품군에 걸친 친환경 활동을 통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더십 강화 등이 이번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
△반도체 사업 육성 위해 유동성 확보 힘써
이재용은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힘썼다.
삼성전자는 2023년 2분기와 3분기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분기 삼성전자는 ASML 주식 116만9665주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약 1조3천억 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2023년 2분기에도 ASML 지분매각을 통해 3조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지분매각이 반도체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36조6997억 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시설투자비 가운데 91%에 해당하는 33조4408억 원이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신·증설 및 보완투자에 쓰였다. 연구개발비로도 20조7997억 원을 들였다.
△꾸준한 기술 경영 행보
이재용은 2022년 10월 취임 이후 줄곧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며 기술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기술 인재 사기 진작에 힘을 쏟았다.
이재용은 2024년 5월31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해 선대 회장의 인재 중시 경영 철학을 이었다. 지난 2022년 시상식에 6년 만에 참석한 데 이어 2024년까지 3년째 시상식장을 방문한 것이다.
삼성호암상은 이병철 창업 회장의 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1990년 제정된 상으로,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 분야에서 업적을 이룬 국내외 한국계 인사를 선정해 시상한다.
앞서 이재용은 같은 해 1월15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24 삼성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가지고 “후배들을 잘 키워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삼성명장은 2019년부터 선정되는 삼성 그룹의 최고 기술자들이다. 2024년에는 삼성전자 10명, 삼성디스플레이 2명, 삼성전기 2명, 삼성SDI 1명 등이 삼성명장으로 선정됐다.
이재용은 2023년 10월19일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재용은 이 자리에서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모든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은 2023년 3월 반도체연구소 신입 박사 연구원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연구개발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2월에는 천안·온양 캠퍼스를 방문해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023년 12월12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크라스나폴스키 호텔에서 열린 한국·네덜란드 비즈니스포럼에서 피터베닝크 ASML 회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라믹 특수유리 기업 코닝과 협력 관계 고도화에 힘써
이재용은 2023년 9월1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코닝정밀소재 2단지에서 열린 ‘코닝, 한국투자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을 만나 세상에 없는 기술을 함께 개발하자는 뜻을 모았다.
코닝은 세라믹, 특수유리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1973년 삼성전자와 합작사 '삼성코닝'을 설립한 뒤 50년 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TV브라운관의 핵심 소재인 벌브 유리 생산을 위해 코닝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그 뒤에도 코닝과 함께 디스플레이 및 커버 글라스 기술력을 높였으며 이를 통해 액정표시장치(LCD), 올레드(OLED) TV,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코닝은 2024년 삼성전자 갤럭시Z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접히는 유리' 벤더블 글라스 등 프리미엄 모바일 유리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닝 지분 9.45%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재용은 이날 행사에서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며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그리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 달러 달성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가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 달러를 넘겼다.
첨단반도체 위탁생산 수율도 눈에 띄게 개선하면서 본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2022년 매출이 208억 달러에 이르러 2017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2023년 5월 전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4나노 첨단공정 수율도 경쟁사인 대만 TSMC를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4나노 2세대와 3세대의 안정적 수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듬해인 2023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업황 둔화를 이기지 못하고 133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용인 파운드리에 300조 원 투자 계획 밝혀
삼성전자가 2023년 3월15일 국내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국가 첨단산업 육성전략에 발맞춰 용인 파운드리에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계획한 300조 원이 투자되면 약 160만 명의 고용창출효과와 함께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위주로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기도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테일러에 건설 중인 공장에 이어 새 생산시설을 추가한다.
정부는 2023년 3월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기도 용인에 71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단일 단지군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한국을 찾은 유럽, 베트남 등의 주요 정부인사들로부터 반도체 공장을 유치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의 대규모 클러스터 조성 발표로 해외 대신 국내 투자를 확정지었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돼 삼성전자가 투자를 집행하게 되면 경기 기흥, 화성, 평택에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지가 확대되게 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같은 날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새롭게 만들어질 용인 클러스터 신규 단지를 기존 생산거점들과 통합적으로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투자를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회사 TSMC를 따라잡기 위한 대책이자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부지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에서 TSMC의 4분의 1, 설비투자 규모에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용인 투자는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묘책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입지를 통해 기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1월27일 유럽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 원 차입
삼성전자는 2023년 2월14일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 원을 차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당시 현금성 자산으로 128조 원을 쥐고 있음에도 새로 차입에 나선 것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자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대규모 차입을 두고 ①대만 TSMC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경쟁 본격화 ②인수합병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 등을 이유로 꼽는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운드리 세계 최강자 TSMC를 추격해 따돌리는 일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만 TSMC는 2023년 330억 달러 규모의 공격적 시설투자를 집행해 세계 파운드리 1위 입지를 공고히 다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3년 260억 달러 규모를 반도체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투자금액과 구체적 용도를 밝히지는 않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파운드리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에도 설비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투자가 분산되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차입을 한 이유가 인수합병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3년 1월 세계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사업 발전을 위해 인수합병에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며 “조만간 좋은 (인수합병)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24년 7월 현재까지도 삼성전자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고 있다.
△2022년,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재용은 2022년 10월27일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에 따라 회장에 취임했다.
이재용의 회장 승진 안건은 삼성전자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의결로 확정됐다.
회장은 법률(상법)상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회장을 선임하는 데 이사회 의결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내부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를 공식으로 밟은 것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재용의 회장 승진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재용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미 총수로서 삼성그룹을 이끌어왔지만 공식으로 ‘삼성 회장’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며, 본인이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이재용는 회장 직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2022년 9월 영국 출장 후 귀국길에 회장 승진 여부를 두고 "회사가 잘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오너십이 필요하다는 그룹 안팎의 목소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재용은 회장 취임과 함께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삼성그룹 앞에 놓인 현실은 매우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인재와 기술을 통해 도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장 취임 뒤 첫 행보로 2022년 10월28일 협력회사 디케이(DK)를 방문해 상생 의지를 다졌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을 함께해온 협력회사다. 1993년 광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디케이는 1994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한 뒤 생활가전사업부에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철판 가공품을 공급해왔다.
이재용은 디케이의 생산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돼야 우리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문제
이재용은 삼성전자 회장에 올랐지만 2024년 7월 현재까지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재용은 2019년 10월 말 사내이사 임기를 마친 뒤 재선임을 받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으나 2024년 7월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이며 보수도 받지 않고 있다.
이재용의 등기이사 복귀는 삼성물산 합병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주가 조작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기소된 뒤 2024년 2월5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며칠 뒤인 2월8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이재용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배구조와 경영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주도했다. 이전부터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세계 선진기업과 같은 문화를 도입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2020년 3월에는 처음으로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장관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25조 원을 현금배당하는 등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2018년 보통주 4851만 주, 우선주 896만 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2021년부터는 더욱 강화된 내용의 3개년 주주환원 정책 시행에 나섰다.
이에 따라 2021~23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고 정규 배당을 연간 9조8천억 원 규모로 실시하기로 했다. 잔여 재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추가 환원도 하기로 했다.
앞서 2018~20년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고 정규 배당을 연간 9조6천억 원 수준으로 실시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부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023년 12월12일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내외 네덜란드 국빈 방문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광복절 특사로 복권
이재용은 2022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법무부는 2022년 8월12일 이재용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을 8월15일자 특별사면 및 복권 조치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경제 활성화와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들었다.
이재용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2022년 7월 형기가 종료됐으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됐다.
이 때문에 경영활동이 제약돼 재계와 정치권 등에서 이재용의 복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재용은 복권이 발표된 뒤 입장문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저의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복권 이후 이재용은 삼성전자 기흥R&D센터 착공식에 참석하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특사로 멕시코·파나마 대통령을 만나는 등 안팎으로 활동 폭을 넓혔다.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ARM 인수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 원 투자계획
삼성그룹은 2022년 5월24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라는 제목으로 450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450조 원 가운데 80%가량을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중심으로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5년 동안 8만 명을 새롭게 채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지 3일 만에 이뤄졌다.
삼성그룹이 지난 5년간 330조 원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450조 원 투자계획은 연평균 투자 규모를 30%가량 늘린 것이다.
삼성그룹은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 신소재와 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첨단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해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고성능·저전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G·6G 등 초고속 통신 반도체 등에 필요한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차세대 생산기술을 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에 양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및 바이오 시밀러(복제약)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 '초격차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IT에 대한 집중 투자는 삼성이 한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하면서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고 밝혔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3년 3월24일 삼성전기 중국 텐진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
△'새로운 삼성'을 향한 의지와 미국 출장
이재용은 2021년 10월25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인재개발원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1주기를 맞아 열린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재용은 이 자리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새로운 삼성’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단순한 수사로 보기에는 삼성이 마주한 사업 현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파운드리 사업 분야에서 대만 TSMC와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천명한 미국 인텔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설상가상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인수합병도 쉽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탓에 세계 각국이 인수합병과 관련해 장벽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 거래들이 각 나라 경쟁당국의 심사를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삼성SDI는 2021년 10월22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워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로 확정했다. 그러나 GM과 손잡은 LG에너지솔루션, 포드와 손잡은 SK온(옛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문) 등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미국 진출이다.
이재용은 2021년 11월14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 편으로 캐나다와 미국을 돌아보는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사업 파트너들을 만날 것”이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출국했다.
미국 출장에서 이재용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IT기업뿐 아니라 통신기업 버라이즌, 제약기업 모더나 등 다양한 기업의 CEO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정치권 인사들과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 등 반도체 관련 현안들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의 연구기관인 DS부문 미주총괄과 삼성리서치 아메리카를 방문해 연구개발 현황도 점검했다.
이재용은 2021년 11월24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가 귀국하기 하루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공장 투자처를 텍사스주 테일러로 확정하고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에 양산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재용은 귀국 뒤 미국 투자와 관련해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과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듣고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대답했다.
새로운 삼성을 향한 절박한 의지는 2021년 12월 삼성전자 연말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겸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고 CE부문과 IM부문을 통합해 3부문 체제에서 2부문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승진해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장 대표이사를 맡았고,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있던
경계현 사장이 DS부문장 대표이사를 맡았다.
△2021년 가석방 뒤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아
이재용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돼 있다가 2021년 8월13일 가석방으로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그는 기자들에게 “저를 향한 걱정과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서울구치소를 떠났다.
가석방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자택이 아닌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이었다.
이재용이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그가 서초사옥에서 삼성의 경영 현황을 보고받고 사업전략을 가다듬는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에는 오너 이재용의 결단을 기다리는 현안들이 쌓여 있었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가 대표적이었다.
앞서 2021년 5월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비공식 경제인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미국에 170억 달러(20조 원가량)를 들여 새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워낙 큰 규모의 투자인 만큼 오너의 결정 없이 전문경영인이 투자를 확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투자 계획은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2021년 11월에야 확정됐다.
삼성SDI가 LG이노베이션이나 SK온 등 경쟁사와 비교해 투자에 소극적인 것도 이재용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SDI는 오래전부터 미국에 배터리 생산설비를 짓고 현지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전문경영인의 결단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 설비투자 및 미국 모더나와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협력도 마찬가지였다.
이재용은 사면이 아닌 가석방으로 풀려난 만큼 이전 직종으로의 재취업이 5년 동안 불가능하고 거주지 이전 때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운신에 제약을 받았다.
다만 2주 이내의 해외출장은 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신고만 하면 가능한 만큼 국내에서 일정 조율 등 사전 준비를 치밀하게 한다면 미국에 가서 삼성의 다양한 현안들을 매듭짓고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도 나왔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2월15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의 등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2021년 상속과 경영권 승계
2021년 4월30일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보유 주식을 포함한 재산 상속안이 확정 발표됐다. 상속세만 12조 원 이상으로 추정돼 ‘세기의 상속’으로 불렸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20년 10월25일 세상을 떠났다. 이후 재계는 이재용이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의 주식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느냐를 상속의 핵심으로 봤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4.18%, 삼성생명 지분 20.76%, 삼성물산 지분 2.88%, 삼성SDS 지분 0.01%, 삼성전자 우선주 0.08%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법정 상속비율에 따른다면 이건희 선대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인 이재용,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3 대 2 대 2 대 2로 이 전 회장의 재산을 나눠 상속받아야 한다.
하지만 삼성 오너가족은 법정 상속비율에 따르기보다 이재용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은 법정비율대로 상속됐지만 삼성생명 지분은 홍라희 전 관장이 상속을 포기해 이재용이 절반을 상속했다.
상속 결과 이재용의 삼성생명 지분율이 0.06%에서 10.44%로 크게 높아졌다.
상속 후 삼성그룹 지분구조를 보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보통주 기준) 5.01%,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각각 들고 있다.
이재용은 삼성물산의 지분 18.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지분 19.3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재용도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들고 있다.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도 1.63% 소유하고 있다.
이번 상속으로 이재용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도가 강화됐다.
주식재산 상속안이 발표되자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에 시선이 쏠렸다. 삼성 오너들은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했으며 2021년 4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첫 납부분 2조 원을 냈다. 나머지 10조 원가량은 연이율 1.2%에 해당하는 이자를 더해 2026년까지 나눠 내게 된다.
이재용은 상속세 연부연납을 담보하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삼성전자 주식 4202만 주(0.7%), 삼성SDS 주식 711만655주(9.2%), 삼성물산 주식 3267만4500주(17.49%)를 각각 공탁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은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 되므로 이재용이 이를 매각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삼성SDS의 1, 2대 주주가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에 이르러 삼성SDS 경영권이 든든한 만큼 이재용을 포함한 삼성그룹 오너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부터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 대국민 사과와 무노조경영 포기 선언
이재용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오너로서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재용은 2020년 5월6일 대국민 사과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총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시 이재용은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경영권 승계 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또한 무노조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이재용이 이렇게 삼성그룹의 무노조경영 방침을 철회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에 노조가 잇따라 설립되고 해고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중단되는 등 삼성그룹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재용이 삼성의 변화를 이끌면서 그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앞서 이재용을 상대로 사회적 압력이 계속 높아졌다.
이재용 관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2019년 10월 첫 공판에서 “심리기간 중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로서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며 “이재용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2019년 5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이라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년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는 이에 대한 호응으로 여겨졌다.
이와 별도로 이재용은 삼성그룹 총수로서 정부와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대외행사 보폭도 넓혔다.
이재용은 2018년 9월 제3차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평양에 가서 남북 경제협력 추진 가능성을 북측과 논의했다.
2018년 8월 삼성그룹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정부 정책에 맞춰 3년 동안 180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데에도 이재용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그룹 총수로서 행보를 이어갔다.
2022년 5월에는 삼성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민간 경제외교관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군사시설이 아닌 삼성전자를 찾은 것은 의미가 컸다.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인 만큼 삼성전자는 앞선 반도체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023년 12월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게 빈대떡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의 외교관' 역할
이재용은 글로벌 기업 CEO와 정치인 등 세계 유명인사와 폭넓게 교류하면서 삼성전자 및 다른 계열사의 외부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삼성의 외교관' 역할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용은 2024년 5월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재용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여했다.
UAE 측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과 기업의 성장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들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 직면한 주요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같은해 5월26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났다. 한·일·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리창 총리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별도 면담을 가졌다.
이재용은 리창 총리에게 “코로나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재용은 2022년 11월18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 왕세자를 만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5천억 달러(약 660조 원)를 투입해 미래도시 네옴시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SK그룹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2022년 10월4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한 가운데 손정의(마사요시 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면담했다.
이재용과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전자와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초 일각에서 기대했던 ARM 지분 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5월30일에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시스템반도체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과 겔싱어 CEO가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반도체설계), 파운드리,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재용은 2022년 6월7일부터 18일까지 12일 동안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로 출장을 다녀왔다. 반도체 핵심장비 제조사인 ASML과 유럽 최대 종합 반도체연구소 imec 경영진을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020년에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위축됐지만 이재용은 같은 해 5월 국내 글로벌 경영인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안 반도체공장이 위치한 산시성에서 후허핑 당서기를 만나는 등 대외 현장활동을 펼쳤다.
같은 해 10월에는 네덜란드를 방문해 반도체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생산하는 ASML 최고경영진을 만났다. 이어 베트남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했다.
2019년 하반기에는 달마다 외부 인사와 만날 정도로 이재용의 발걸음이 빨랐다.
2019년 12월에는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과 만났고, 11월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찾았다. 10월에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을, 9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투자와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시작하자 이재용은 곧바로 일본을 방문해 현지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용은 일본 방문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평소 친분이 두터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일본 정부의 제재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따로 만나 무역분쟁 등으로 불안한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2월 열린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딸의 결혼식에 퀄컴과 노키아,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해외 주요 기업 CEO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도 이 행사에 초청받아 결혼식 사전행사에 참석하면서 삼성과 릴라이언스그룹 사이 협력관계를 재확인하고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이재용은 다양한 글로벌 인맥을 갖추고 있어 삼성의 외교관 역할을 도맡아 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2020년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2021년 대국민 사과
이재용은 삼성그룹에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하는 데 힘썼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2021년 12월23일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2기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지형 1기 위원장은 2022년 2월 퇴임했다.
이재용은 2022년 초 이찬희 위원장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집무실에서 만나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만남을 정례화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은 2020년 5월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 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법을 어기거나 편법에 기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무노조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다짐했다.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이 독립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을 약속한 준법감시위원회는 2019년 10월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제안에 따라 설치됐다. 재판부는 총수도 따를 수 있는 실효적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할 것을 이재용에게 요구했다.
삼성그룹은 이전부터 인연이 깊은 김지형 전 대법관을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재용이 김 전 대법관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관은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조정위원회와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그 전에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판결에서 무죄 의견을 내기도 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김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2020년 2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와 준법감시 협약을 맺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 행위와 관련된 신고와 제보를 받아 처리해왔다.
7개 계열사는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20년 6월 노사관계 자문그룹 설치 등 구체적 준법경영 이행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기도 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월1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콘래드 아부다비 예티하드타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경제인과 만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만 인수합병으로 전장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확보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 업체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6년 매출 약 9조2386억 원, 영업이익 6800억 원을 올렸으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회복하기 시작해 2022년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8800억 원을 거뒀다. 이는 하만이 삼성전자로 인수되기 전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다음해인 2023년 하만은 매출 14조3900억 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고객사 수주를 확대하며 성장기반을 꾸준히 다졌다. 주력 제품인 디지털콕핏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만은 2020년 12월 자동차부품 업체 로버트보쉬 오토모티브스티어링의 크리스천 소보트카 최고경영자 겸 최고기술책임자를 전장부문장으로 영입하는 등 전장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 바 있다.
하만은 2022년 독일 자동차기술 스타트업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
아포스테라는 자동차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MR)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2017년 설립됐다. 아포스테라는 자동차 앞 유리에 위치정보와 각종 신호, 교차로 등 교통정보를 표시해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에 하만 인수 합의를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에 하만 주주들의 동의와 각국 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금액은 80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사상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재용은 미국에서 하만 경영진과 직접 만나 인수 협상을 담판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경영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임한 기간 전략적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하는 등 경영역량을 발휘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사업팀을 새로 출범시키며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는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전장사업은 특성상 완성차 고객사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삼성전자가 관련 사업 경험이 거의 없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낼수 있을지와 관련해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재용의 주도 아래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둔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하만은 전장사업뿐 아니라 음향기술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뒤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부품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 CES에서 하만과 함께 만든 첫 작품인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차량 디지털 계기판에 적용한 제품이다.
2018년 8월에는 첫 공동 브랜드로 삼성전자-하만카돈 사운드바를 출시했다. 2019년 10월에는 프리미엄 오디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을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2015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구도 확립
이재용은 2015년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구도를 거의 완성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지분 지배력을 갖췄고 이건희 전 회장 대신 전면에 나서 경영을 이끌었다.
2014년 말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달아 상장됐다. 2015년 9월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이재용은 이 과정에서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 19.4%, 삼성전자 4.1%의 지분을 통한 간접 지배력을 갖췄다.
이재용은 이건희 전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그룹의 경영을 총괄해왔다.
이재용이 경영을 총괄한 뒤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가 달라졌다.
과거 삼성그룹은 상사, 제당, 모직의 3대 축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이재용은 IT, 금융, 바이오 등 새로운 3대 축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적극적 사업재편과 인수합병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4년 방산사업과 화학사업 일부를 한화그룹에, 2015년 남은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한 ‘빅딜’이 대표적이다.
이재용은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석유화학 및 방산 부분을 팔았다. 2015년 하반기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이후 이재용은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프린팅 사업과 해외업체 지분 등을 모두 매각하고 각 계열사의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는 강도 높은 사업재편을 이어갔다. 2016년 말 삼성그룹의 전체 직원 수는 2015년 말보다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전에도 꾸준히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미국 신생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를 출시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와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의 지분 등을 사들였다.
인공지능 업체 ‘비브’와 클라우드 기업 ‘조이언트’, 메시지 서비스 기업 ‘뉴넷캐나다’ 등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인수합병도 계속 이어갔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 사자’와 ‘삼성 팔자’로 나눠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활발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비주력 사업을 매각한 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 등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되면 이재용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삼성 실패
삼성그룹이 200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e삼성’은 사실상 이재용의 경영활동 데뷔 무대였다.
e삼성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로 이재용이 500억 원 정도 사재를 출연해 최대주주로서 설립한 기업이다.
e삼성의 성공은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e삼성은 대규모 적자를 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정리해 실패의 역사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