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브로드컴과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해 TSMC 파운드리에 맡길 계획을 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틱톡 플랫폼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동영상 플랫폼 ‘틱톡’ 운영사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브로드컴과 협력해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기술 규제로 중국 기업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우회로를 찾은 것이다.
로이터는 24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고성능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직접 개발하고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이 바이트댄스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협력하고 대만 TSMC는 5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해 이를 생산하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첨단 반도체 규제를 실시한 뒤 중국과 미국 기업이 5나노 이하 반도체 개발에 협력한 사례가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가 브로드컴과 힘을 합친다면 미국의 제재를 피해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다. 로이터는 해당 제품이 미국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중국 기업은 TSMC의 첨단 파운드리도 규제 대상에 놓여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인데 바이트댄스가 브로드컴을 통해 위탁생산을 맡긴다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
로이터는 TSMC가 관련 반도체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생산 체계를 구축하지는 않은 단계라고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이용자의 기호에 따라 맞춤형 영상을 추천하거나 광고를 보여주는 등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엔비디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미국의 규제로 수입이 불가능해졌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제품은 사양이 떨어진다.
따라서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상위 기업인 브로드컴과 협력으로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일은 바이트댄스에 기술 발전과 비용 절감 등 상당한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로이터를 통해 이러한 협력 사실이 알려진 만큼 미국 정치권에서 제동을 걸고 브로드컴이 바이트댄스와 공동으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에 시행하던 대중국 반도체 기술 제재에 허점이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