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에 정박한 글로벌 해운대기업 머스크사 소유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을 줄이는 국제기관 규제가 글로벌 기온 상승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CNBC는 메릴랜드 대학과 워싱턴 대학 연구진 등이 합작해 내놓은 논문을 인용해 국제해사기구(IMO)의 이산화황 배출 규제가 글로벌 기온상승을 악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 커뮤니케이션과 환경'에 등재됐다.
이산화황은 대기오염 물질로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기체다. 황 성분이 포함된 연료가 연소되면서 산소와 결합되면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에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까지로 낮췄다.
티안레 유안 메릴랜드 대학 기후학자는 CNBC를 통해 "국제해사기구가 내린 조치는 예상치 못한 지구과학적 변동 현상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황은 환경오염 물질이지만 빛을 반사하는 성질도 가진다. 이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황 함량이 높아지면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해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2023년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데에는 이산화황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추론을 내놨다.
이번 연구 결과를 접한 학계에서는 대기중 화학물질 함량이 기온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확인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짐 헤이우드 엑서터 대학 대기과학 교수는 CNBC를 통해 "대기 안에 연무질(빛을 반사하는 입자군)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되기 쉽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도 있다"며 "현재 기후학계에서 운용하는 구름 모델들은 이번 연구 결과와 다른 값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국제해사기구 규제가 기온상승에 미쳤을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