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이사 회장이 2022년 7월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노스페이스 국내 론칭 25주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
△창립 50년 만에 첫 대기업집단 지정
영원무역그룹은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내부거래, 경영 관련 주요사항, 기업집단 현황 등을 추가로 공시해야 하며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받게 된다.
영원무역그룹은 영원무역을 주축으로 2023년 자산총액 6조90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4조8300억 원에서 1년 만에 1조26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영원무역의 견조한 실적과 성기학의 친족회사가 늘어난 점 등이 영원무역그룹 대기업집단 편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스캇 사업부 부진으로로 2023년 실적 악화
영원무역는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097억 원, 영업이익 710억 원, 순이익 792억 원을 냈다.
2023년 같은 기간 매출 8406억 원, 영업이익 1672억 원, 순이익 1417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해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57.5% 감소했다. 순이익은 43.4% 줄었다.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던 자전거 사업부 스캇의 실적이 악화되며 영원무역 전체적 실적도 함께 악화됐다.
앞서 영원무역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3조6044억 원, 영업이익 6371억 원, 당기순이익 5331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 3조9110억 원, 영업이익 8230억 원, 당기순이익 7432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22.6%, 당기순이익은 28.3% 줄었다.
2023년에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이 지속되었고 코로나19가 종료됨에 따라 글로벌 자전거시장 수요가 둔화되어 판매감소 및 재고과다로 자전거 사업부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노스페이스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 매출 1조 달성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하며 아웃도어 업계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로 2023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1997년 국내 론칭 이후 ‘눕시’, ‘드롭’, ‘로체’ 등 다양한 히트 제품을 꾸준히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뿐 아니라 무신사와 같은 인지도 높은 온라인 채널까지 판매를 확장한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노스페이스는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24 대한민국 브랜드스타’에서 11년 연속 아웃도어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은 “노스페이스가 아웃도어 부문에서 11년 연속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준 소비자에게 감사한다”며 “노스페이스는 앞으로도 우수한 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분들의 사랑과 신뢰에 보답하고 업계 리딩 브랜드로서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생산역량 제고
영원무역은 해외 생산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2023년 여섯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영원무역은 인도 텔랑가나주 와랑길에 있는 카카티야 메가 텍스타일 파크(KMTP)에 총 12개 생산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영원무역은 2019년 12월 인도 텔랑가나 정부와 9억 루피(약 142억 원) 규모의 투자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0년 인도 현지 법인 에버탑 텍스타일&어패럴을 세워 현지 생산 역량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영원무역은 2023년 9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포럼에 참여하며 우즈베키스탄 공장 설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니트웨어 제품 생산 프로젝트에 5천만 달러(약 665억 원) 투자, 사마르칸드 원단 염색 공장 가동, 폴리에스테르·스판덱스와 같은 화학섬유 보관 창고 설립 등을 둘러싸고 구체적 내용이 논의됐다.
앞서 영원무역은 2014년 우즈베키스탄에 의류 공장을 짓고 생산 기반을 다진 바 있다.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룰루레몬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 ▲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이사 회장(왼쪽)가 2019년 7월14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시의 영원무역 다카공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불황에도 안정적 성장
영원무역은 패션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기학의 스포츠웨어 집중전략 덕분에 안정적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영원무역은 스포츠웨어의 일종인 애슬레저(운동+여가)웨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수혜를 봤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애슬러제웨어시장의 규모는 2009년 약 5천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1조5천억 원 규모로 세 배나 늘었다.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에 3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3년 3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해외시장에서도 애슬레저웨어를 포함한 스포츠웨어의 성장세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컨설팅 업체 린치핀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 애슬레저 시장은 5800억 달러(약 64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원무역의 제조 OEM 사업부문의 연결조정 전 매출은 2020년 2조3794억 원에서 2023년 4조167억 원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68.8%가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원무역의 전체 매출 성장률은 18.6%에 불과했다.
영원무역의 제조 OEM 사업부문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약 40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 바이어들로부터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신발, Backpack 등의 제품을 수주 받아 제품을 생산 및 수출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로 '대박'
영원무역이 단순한 의류 OEM회사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아웃도어 회사로 부상한 배경에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있다.
성기학은 영원무역의 자회사 골드윈코리아(영원아웃도어)를 통해 1997년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소개하면서 판권도 확보해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노스페이스가 국내에 도입된 1990년대 후반에는 아웃도어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노스페이스는 선풍적 인기를 끌며 국내 아웃도어시장을 장악했다. 당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옷을 입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성기학은 아웃도어 제품을 일상복패션의 영역까지 넓히며 성장을 이끌었다. 용도, 연령, 성별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고 전문화해 시장 자체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개발에도 공을 들인 덕분에 영원무역의 전문 기능성소재 기술, 무봉제 생산기술 등은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 ▲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이사 회장(오른쪽)이 2012년 10월19일 현삼식 경기 양주시장과 함께 양주시 광적면에 신소재 개발 중심의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양주시> |
△인수합병으로 사업 다각화, 스캇으로 고전
성기학은 2015년 초 글로벌 자전거업체 스캇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당시 노스페이스 등이 아웃도어시장 침체로 성장둔화를 겪자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로 확장에 나선 것이다.
영원무역의 인수 당시 스캇 실적은 부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자전거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비대면 활동증가로 자전거가 유럽에서 주요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스캇 실적이 급등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글로벌 자전거 시장이 위축되고 수요가 둔화되며 스캇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스캇은 2023년 매출 1조2424억 원, 영업이익 587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66.7% 줄었다.
스캇은 영원무역 매출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스캇의 부진으로 영원무역 실적도 함께 악화됐다. 영원무역의 2022년 매출은 3조6043억 원, 영업이익은 6371억 원으로 2022년보다 각각 8%, 22% 감소했다.
이와 별도로 영원무역은 2013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프아블랑(POIVRE BLANC)’도 인수했고, 2014년 4월 미국 아웃도어 업체인 아웃도어 리서치도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진출에 속도를 냈다.
△영원무역 창업
성기학은 1974년 지인 2명과 함께 영원무역을 설립했다. 회사이름 영원은 팝 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히트곡 ‘더 영 원스(The Young Ones)’에서 따왔다. 졸업 후 서울통상에 다니던 중 외국인 바이어 권유로 창업했다.
영원무역은 미국에 스키복 납품으로 시작했다. 성기학은 서울대 무역학과에 다닐 당시 산악부원으로 활동했는데 그때부터 산악용품에 관심이 많았다.
사업영역을 확장해 1990년대 들어 노스페이스 등 다양한 해외 유명 스포츠브랜드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중국, 엘살바도르 등 세계 4개국에 생산거점을 뒀고 거느린 현지 직원만 8만 명에 가깝다.
영원무역은 창업 이래 48년 동안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영원무역의 지배구조
영원무역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위에 비상장사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옥상옥’ 구조다.
영원무역의 지주사는 영원무역홀딩스다. 영원무역홀딩스가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영원무역의 최대주주는 영원무역홀딩스로 지분율이 50.52%에 이른다. 자기주식 비율이 1.01%이며 기타 48.47%를 기록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오너의 소유사인 와이엠에스에이(YMSA)다.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율은 YMSA 29.09%, 성기학 16.77%, 영원무역홀딩스 14.89%(자기주식), 기타 39.25% 순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실질적 지주사인 YMSA 지분은 성기학과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각각 40.9%, 50.1%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성기학은 차녀 성래은에게 YMSA 지분 50.01%를 증여했다.
영원무역 이사회는 대표이사 의장 1명,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이사 의장은 성기학이며, 사내이사는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민석 영원무역 사장, 사외이사는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arteTV 대표이사, 박경우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교수, 전규안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가 맡고 있다.
영원무역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69개다.
영원무역과 종속회사의 사업은 제조 OEM 사업부문, 스캇 사업부문, 기타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제조 OEM 사업부문에서는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신발, 백팩 제품과 특수기능 원당 등을 생산 수출한다.
스캇 사업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자전거 및 스포츠 용품 유통업을 영위한다.
기타 사업부문에서는 그 외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유통업을 진행한다.
매출 비중은 2024년 1분기를 기준으로 제조 OEM 사업이 66%, 스캇 사업이 28%, 기타 사업이 6%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