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 업체들이 플래그십 대형 전기SUV에 기술 자존심을 걸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각사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든지 약 3년이 지난 가운데 각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플래그십 대형 SUV 전기차 상품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상위급 플래그십 전기차가 각사의 현재 기술력과 미래 브랜드 가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곧 아이오닉9,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 등를 출시할 예정인데,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차 브랜드들의 대형 SUV와 직접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축적한 모든 전기차 기술력을 담아낸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 모델들의 성능과 판매가격을 직접 분석했다.
▲ 벤츠의 대형 SUV 전기차 'EQS 580 4매틱'.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1월 말 브랜드 최초 대형 전기 SUV인 'EQS SUV'를 국내 출시했다. 이 차는 벤츠가 2021년 내놓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Electric Vehicl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국내에는 스탠다드 모델로 EQS 450 4매틱과 EQS 580 4매틱 등 2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107.1 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국내 인증 기준 최대 459km(유럽 WLTP 기준 660km)를 주행할 수 있다.
앞바퀴와 뒷바퀴에 달린 2개의 모터는 상위 모델 기준 최고출력 400kW(킬로와트, 536마력), 최대토크 858Nm(뉴턴미터, 87.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라인업인 메르세데스-AMG 모델을 제외하고 벤츠의 전기차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EQS 580 4매틱은 공차중량이 무려 3톤에 육박하지만, 정지상태에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에 불과하다.
판매가격은 EQS 450 4매틱 SUV 1억5500만 원, EQS 580 4매틱 SUV 1억8650만 원이다.
스웨덴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올 하반기 국내에 대형 SUV '폴스타3'를 내놓는다.
▲ 스웨덴 폴스타의 대형 전기 SUV '폴스타3'. <폴스타 홈페이지> |
폴스타는 지난 2월 말 중국 청두 공장에서 폴스타3의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곧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폴스타3는 듀얼모터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380kW(517마력), 최대토크 910Nm(92.7kg.m)의 성능을 갖췄다.
111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유럽 기준으로 최대 610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4.7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미국 판매가격은 7만3400달러(약 1억170만 원)이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의 고급브랜드 아우디는 올 하반기 기존 전기SUV e-트론의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을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 Q8 e-트론을 국내 출시한다.
아우디는 Q8 e-트론을 최초 공개할 당시 "새 모델을 Q8이라고 이름 지으며 Q8 e-트론이 아우디 최고의 전기 SUV 모델임을 명백히했다"고 밝혔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Q8 e-트론 50 콰트로의 배터리 용량은 95kWh, Q8 e-트론 55 콰트로는 114kWh로 늘었다. 이에 다라 국내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각각 298km, 368km로 기존보다 50km 이상 증가했다.
Q8 e-트론 50 콰트로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67.7kgm, 55 콰트로는 합산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7kgm의 힘을 낸다. 3개의 모터를 단 고성능 모델 SQ8 e-트론 스포트백의 최고출력은 503마력, 최대토크는 99.2kgm다. 고성능 모델의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5다.
기아는 지난해 6월 최초의 국산 대형 전기 SUV 'EV9'을 출시했다.
현재 국내에서 최고출력 150kW(201마력), 최대토크 350Nm(35.7kg.m)의 2륜구동(2WD) 모델과 최고출력 283kW(379마력), 최대토크 700Nm(71.4kg.m)의 4륜구동(AWD)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99.8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2륜구동 모델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501km를 갈 수 있다.
국내 판매 시작가격은 2WD 모델 7337만 원, AWD 모델 7685만 원이다.
▲ 기아의 대형 SUV 전기차 'EV9'. <기아> |
올 하반기엔 현대차가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9'을 출시한다. EV9과 같은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년가량 늦게 출시되는 만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리는 등 성능을 한층 개선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도 플래그십 SUV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건설중인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내년 말부터 제네시스 첫 대형 전기 SUV 양산을 시작한다.
이 차는 기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가 아닌 차세대 eM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돼 성능과 디자인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제네시스 초대형 전기 SUV '네오룬' 콘셉트. <현대차> |
현대차그룹은 이 차와 관련해 E-GMP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 50% 이상 개선, 운전대에서 손과 발을 완전히 뗄 수 있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B필러(차지붕과 차체를 연결하는 2번째 기둥)를 없앤 양문형 도어 적용, 내장형 공기청정 시스템 탑재 등의 특징을 내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 모델의 콘셉트카 '네오룬'을 공개했다.
네오룬은 차량 앞뒷 문(도어) 사이를 연결하는 B필러가 없고,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보며 열리는 'B필러리스 코치도어'가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롤스로이스 차량에 적용된 B필러리스 코치도어는 전통적 차량 구조와 비교해 한층 개방적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대형 전기 SUV로 내연기관차 시대엔 완전히 도달하지 못했던 최고급 럭셔리카 영역 진입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