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월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중국, 일본이 약 4년 반만에 정상회의를 재개한 일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에 치우친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에 균형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7일 논평을 내고 “중국과 일본, 한국의 정상회의가 다시 시작되면서 세 국가 사이 협력관계가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서울에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제8차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이를 계기로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윈-윈(win-win)’을 추진해 나가 지정학적 안정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들 국가가 힘을 합쳐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평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중국과 경쟁구도 형성을 유도하는 등 동북아 정세에 개입해 ‘신냉전’ 수준의 갈등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세 국가 사이 관계에 불확실성을 낮추고 군 위안부 문제, 사드보복 사태 등으로 구체화된 이해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협력에 지나치게 치우치면서 악화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사이 관계에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특성상 이러한 해석은 중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 바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 정부의 정책에 맞춰 중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반도체와 전기차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 중국과 협력하며 경제 성장에 힘을 실어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이해관계 및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이 중국의 의도와 같이 미국과 외교 관계를 약화시키는 분명한 계기가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일본, 한국의 과거 역사는 바꾸기 어렵지만 미래는 함께 만들어질 수 있다”며 협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