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3년 9월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가치(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SK > |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이 2023년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의 실적 악화 영향으로, 창출한 사회적가치가 다소 줄어들었다.
SK그룹은 지난해 약 16조8천억 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2022년 대비로는 15% 감소했으며, 첫 측정을 시작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누적액은 약 93조 원이다.
사회적가치란 이해 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 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더블 보텀라인’ 경영을 추구하고 있는 SK그룹은 과거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되던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매년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 6년째를 맞은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환경성과(친환경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중 환경영향) △사회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간접 기여성과 16조6천억 원, 환경성과 –2조7천억 원, 사회성과 2조9천억 원 등이다.
SK그룹은 2023년 창출한 사회적가치 총액이 전년 대비 약 15% 줄었지만, 세부 항목 중 사회성과 수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전년 대비 약 17%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주력 사업 업황 악화로 관계사들의 배당과 납세액이 줄어든 결과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사업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그룹 전체 경제간접 기여성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SK 측은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외부환경 변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영역이지만, 사업 본연의 성과 강화를 통해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성과 분야는 전년(-2조8천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SK는 비즈니스 확대로 인한 공장 증설 등에도 환경 공정에서 마이너스 성과가 늘지 않도록 탄소 감축을 위한 솔루션을 지속 찾아 나선다.
SK는 관계사별로 수소·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전력 활용,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고도화 등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 제품·서비스를 통한 성과도 가시화 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회성과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사회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서는 2018년(1700억) 대비 지난해 약 9배 늘어난 약 1조5천억 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도 약 47%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서비스는 범죄번호 수발신 차단 등을 통해 지난해 약 3575억 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로 환자와 보호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며 약 3051억 원의 사회적가치를 만들었다.
SK는 오는 2030년까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성과를 지금보다 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공시 의무 확산으로 앞으로 사회적가치의 화폐 단위 측정이 기업 경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국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3월 ESG 공시를 의무화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올해 4월 기후공시 의무화를 확정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4월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SK그룹은 다국적 기업·기관과 함께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측정 기준을 만들고 있다.
SK는 국제 기업연합체인 밸류 밸런싱 얼라이언스(VBA)에 부회장사로 참여해 글로벌 기업, 회계법인들과 함께 사회적가치 국제 측정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일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정교화한다.
그룹은 사회적가치 측정 결과와 함께 세부 내용을 6월 SK그룹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