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지분율 35% 그쳐, 불안정한 지배구조
성신양회는 시멘트, 레미콘 등을 제조 판매하는 시멘트업계 중견기업으로 '천마표'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멘트 사업, 레미콘, 무역, 기타 등 4개 부문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성신양회는 2023년 12월 기준 9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9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이며 성신양회의 연결기준 종속회사이기도 하다.
9개 계열사들은 △레미콘 제조업 △운수업 △시멘트 제조 및 판매업 △무역·도매업·비즈니스 컨설팅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태현은 2023년 12월31일 기준 성신양회 주식 319만4893주(13.0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아버지 김영준 명예회장이 279만1332주(11.39%)를 보유한 2대주주다. 동생 김석현 부사장(1980년생)도 177만5853주(4.8%)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현은 특수관계인 9인과 합쳐 35.25% 지분으로 성신양회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3대주주는 6.89% 지분을 갖고 있는 유진그룹 계열사 동양이다.
동양이 3대주주가 되면서 성신양회는 적대적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유진그룹의 경영권 위협에 방어 성공
유진그룹 계열 건설·레미콘 회사인 동양이 2021년 12월 8일 '주식 5% 이상 보유 내역'을 공시하면서 성신양회 오너 일가에 대한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했다.
동양은 당시 공시에서 성신양회 주식 6.05%(148만2876주)의 보유한 목적을 두고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양이 이 회사 주식을 처음 취득한 시점은 2021년 6월 30일이었고 그 뒤 6개월 동안 105억 원을 투입하며 대량 매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유진그룹 쪽이 성신양회 경영권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성신양회 쪽도 대비책 강구에 나섰다.
김태현은 2021년 12월 처가 기업인 인성을 통해 우호지분을 늘려 특수관계인으로 편입시켰다.
인성은 여덟 차례에 걸쳐 25억 원을 들여 성신양회 지분 0.78%를 사들였다.
또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적대적 M&A로 대표이사가 임기 중 해임될 경우 200억 원, 각 이사에게 50억 원을 일주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른바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조항이다.
황금낙하산 조항은 인수대상 기업의 이사가 임기 전에 물러나게 될 경우 일반적인 퇴직금 외에 거액의 특별 퇴직금이나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주도록 해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는 조항을 일컫는다.
김태현은 2020년 이후 약 3년 만에 자사주 매입에도 나섰다.
김태현은 2023년 3월 총 6차례에 걸쳐 성신양회 주식 19만9110주를 9억4300만 원에 취득했다.
이로 인해 김태현의 지분율은 12.65%에서 13.08%로 높아졌다.
이를 통해 현재 김태현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성신양회 지분율도 34.82%에서 35.25%로 높아졌다.
2023년 12월 말 성신양회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3대주주인 유진그룹 계열사 동양이 성신양회 대신 보도채널 YTN 인수로 눈을 돌린 것이다.
2024년 2월16일 유진그룹은 YTN 지분 30.95% 인수를 완료했다.
△시멘트값 두 차례 인상 덕분에 영업이익 3899% 증가
성신양회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132억 원, 영업이익 733억 원, 순이익 669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8%, 영업이익은 3899%, 순이익 352% 증가했다. 앞서 성신양회는 지난 2022년 매출 1조 304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돼 순손실 266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 영업이익이 3899% 증가한 것은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단행한 시멘트값 인상 덕분이다. 전기료·유연탄 등 원재료비 상승분 대비 완제품 인상폭이 커 마진이 극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신양회의 2024년 실적은 시멘트값 인상효과의 지속과 부채 감축 등에 따라 향후에도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연탄값 시세가 반등세를 탄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금융비용 부담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유연탄 사용량 감축 앞장, ESG경영 강화
김태현은 2021년 7월 성신양회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왔다.
2021년 들어 대표이사 직속 ESG경영위원회 발족, 친환경 투자계획 발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발간 등 일련의 ESG활동을 펼쳤다.
특히 성신양회는 같은 해 1300억 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주요 생산시설의 친환경 신축·개조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이와 같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유연탄의 순환자원 대체 비율을 당시 20%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향상시킬 계획을 내놨다.
유연탄 사용량 감소로 인한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경영실적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현은 2023년 초 임원인사를 통해 ESG경영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한인호 대표와 하태수 공장장이 새 사내이사에 올랐는데 이들은 모두 과거 ESG경영 업무를 담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다만 ESG경영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신양회는 2023년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평가에서 B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이는 2022년 평가의 C등급보다는 한 단계 상승했지만, 2021년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기록한 B+등급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의 평가대상으로 등급을 받은 시멘트기업 6곳(삼표, 한일, 한일현대, 쌍용씨앤이, 아세아, 성신양회) 가운데 성신양회는 환경(E) 부문 B등급, 사회(S) 부문 A등급, 지배구조(G) 부문 C등급를 받았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이 C등급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행히 2022년 '취약' 수준의 C등급을 받았던 환경 부문은 B등급으로 개선됐다.
| ▲ 한인호 성신양회 대표(왼쪽)가 2023년 10월23일 압둘 카림 알누하예르 알 주프 시멘트 대표와 네옴시티 등 사우디아라비아 인프라 사업 등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성신양회> |
△800억 원 규모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성신양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국내 시멘트기업 중 처음으로 참여했다.
성신양회는 2023년 8월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회사인 삼성C&T와 800억 원 규모의 네옴시티 터널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매출 1조304억 원의 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성신양회는 삼성물산과 1310억 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다카공항 사업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의 44배 면적의 미래도시를 짓는 프로젝트다.
성신양회가 참여하는 이번 공사는 네옴시티에 필요한 터널을 뚫는 작업으로 약 30개월 동안 진행된다. 성신양회는 공사 현장에 레미콘 설비를 두고 제품을 공급하고 했다.
성신양회는 2023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법인을 세웠으며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발판삼아 중동 지역의 추가 수주도 노리고 있다.
성신양회는 2010년대 초반 건설경기 부진으로 시멘트업계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부사장으로서 성신양회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성신양회는 2010년 6월 자본금 90억 원을 투입해 베트남 하노이에 레미콘 제조업체 성신비나(VINA)를 설립했다.
2024년 5월 현재 성신비나는 성신양회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김태현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성신비나는 2011년 1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2023년말 자산총액은 127억 원에 이른다.
김태현은 성신비나를 발판 삼아 향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 쪽 레미콘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천마표 시멘트 백팩·팝콘 인기몰이
성신양회는 2021년 창립 54주년을 맞아 의류·편의점·교육업체와 손잡고 업계 최초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들을 출시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성신양회는 시멘트기업으로서 전형적인 기업사이 거래(B2B) 중심이다. 그럼에도 ‘천마표 시멘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소비자와 직접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성신양회는 2020년 7월 남성복전문 온라인 쇼핑몰 ‘4XR’을 운영하는 티그린과 협업해 한정 수량 500개의 백팩을 출시해 1주일 만에 완판했다. 함께 출시한 천마표시멘트 안전모, 슬리퍼, 티셔츠 등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조기 품절됐다.
특히 백팩은 실제 시멘트 포대와 비슷한 디자인과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페이퍼레더(한지가죽)로 제작됐다. 이색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하면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도 화제가 됐다.
성신양회는 2020년 11월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천마표시멘트 팝콘’ 과자도 출시했다. 레트로 감성을 강조한 이 과자는 36만 봉지가 팔리는 등 화제가 됐다.
2021년 4월 교육콘텐츠 기업 이감과 협업해 출간한 수능 교재 ‘천마표 간쓸개 리미티드 에디션’도 수험생 사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감은 건축물의 기초이자 단단한 물성인 시멘트에서 영감을 얻어 "수능 국어의 기초를 다진다"는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성신양회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신양회가 걸어온 길
성신양회는 1967년 3월16일 김상수 창업주가 설립한 성신화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9년 12월 천마표 상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976년 1월20일 김상수 초대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했다.
1976년 6월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77년 5월5일 성신양회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82년 7월 성신레슬링선수단을 창단했다.
1986년 2월17일 김영준 3대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해 2세 경영권 체계가 수립됐다. 김영준 사장은 1990년 3월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2010년 4월19일 베트남 성신VINA 법인을 설립했다.
2013년 12월 김태현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김영준-김영찬-김태현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됐다.
2017년 3월15일 성신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2021년 3월 김태현 3대 회장이 취임했다. 7월12일에 김영준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2023년 6월30일 제2회 시멘트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