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4년 3월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내놓고 있다. <농협중앙회> |
△취임 일성으로 '지역농협 중심 혁신' 내걸어
강호동은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협 전반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강호동은 2024년 3월28일 세종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의 본분은 농업인의 경제·사회·문화적 지위향상과 실익증진에 있다”며 “이 역할을 가장 최일선에서 수행하는 것은 바로 지역 농축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협중앙회 중심의 경영과 정체되고 있는 사업 경쟁력과 운영상 비효율을 혁신하겠다”며 “농협중앙회와 계열사가 지역 농축협 지원조직으로서 확실히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은 냉해와 폭염 등 기상이변과 높은 기준금리와 유가 영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호동은 이를 겨냥해 지역 농축협 중심으로 농협을 개혁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다.
강호동은 취임식에서 농협중앙회의 핵심 역할을 두고 △농·축협 위상제고·사업 활성화 위한 역량 집중 △생산·유통 혁신을 통한 미래농산업 선도·농업소득 향상 △금융부문 혁신과 디지털 경쟁력 증진으로 농·축협 성장 지원 △미래경영· 조직문화 혁신으로 새 농협 구현 △도농교류 확대·농촌경제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강호동은 앞서 치러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통합 △무이자 자금 20조로 증가 △상호금융사업 제1금융권 수준으로 높이기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농협중앙회에서 경제사업을 담당하는 농협경제지주가 분리된 뒤 지역농축협과 겹치는 사업이 있어 이를 해결하고 지역농축협 지원자금을 늘리는 한편 지역농축협의 상호금융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2024년 3월27일 동서울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농협중앙회> |
△현장경영 행보 이어가
강호동은 취임 직후 농촌 현장 등을 직접 찾으며 현장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강호동은 2024년 4월4일 대구 깻잎 농가를 찾아 농민 피해복구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민들은 일조시간이 줄어들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총 일조시간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평균적 해의 8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농협중앙회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멜론과 딸기, 수박 등 과채류를 중심으로 생육부진 현상이 발생해 재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호동은 대구 깻잎농가를 찾아 “작물이 크게 성장해야 할 시기에 일조량 부족 피해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피해 농업인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하루 빨리 재기할 수 있도록 농협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대구 달성군 소재 딸기 스마트팜도 찾아 청년농업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농협은 피해 농민을 대상으로 △피해복구를 위한 무이자 재해자금 2천억 원 지원 △저품위과 상품화 및 판매촉진을 위한 자금 지원 △과채류 하나로마트 특별판매 예산 지원 △영양제 할인공급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강호동은 2024년 3월11일 취임식 이후 농가와 하나로마트 등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같은 해 3월27일에는 동서울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 물가안정에 힘을 실었다. 3월15일에는 경북 성주군 참외농가를, 3월13일에는 전남 나주 멜론농가를 방문했다.
강호동은 취임식 하루 뒤인 3월12일에는 현장경영 첫 일정으로 경기 포천 지역농협(일동·포천·소흘)을 시작으로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하나로마트 고양점과 강서공판장을 방문했다.
그는 “농업인의 풍요로운 삶을 구현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축협 중심의 사업 활성화와 생산 유통 혁신을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 농협 상호금융 실적. <금융감독원 자료 갈무리> |
△농협상호금융 호실적
농협의 상호금융 부문이 2023년 호실적을 거뒀다.
지역농축협 1111곳은 2023년 순이익 2조35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3%(2602억 원) 줄었다.
신용사업에서는 5조5849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반면 경제사업에서는 3조5492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과 수협 등의 사업은 크게 은행예적금과 보험과 같은 공제사업 등을 담당하는 '신용사업'과 농식품 판매 등에 해당하는 '경제사업'으로 나뉜다.
경제사업에는 농민을 지원하는 지도사업비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농협과 수협은 경제사업에서는 적자가 발생하지만 신용사업을 통해 이를 메운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농협의 신용사업 실적은 양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농협의 2023년 신용사업 순이익 5조5849억 원은 2022년보다 8.3%(4292억 원) 늘어난 것이다. 나머지 상호금융권인 새마을금고와 신협, 수협, 산림조합읜 신용사업이 2023년 크게 후퇴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제2금융권이 2023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농협 상호금융 부문 실적은 호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2022년 말부터 지속된 높은 기준금리 여파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직격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은 이에 따라 대부분 모두 높은 연체율을 방어하기 위해 충당금을 많이 쌓고 대출 규모를 줄이는 등 실적 후퇴를 감당해야만 했다.
농협도 신용사업의 2023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다. 각각 2.65%와 3.01%로 1년 전보다 올랐다.
다만 새마을금고(5.07%)나 신협(3.63%), 수협(4.14%), 산림조합(3.41%)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중앙회는 2024년 3월21일 신임 상호금융 대표이사에 여영현 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상무를 선임했다.
여영현 신임 상호금융대표이사는 1962년 태어나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투자금융부장과 상호금융자산전략본부장, 농협네트웍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 제25대 회장 당선인(오른쪽)이 2024년 1월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열린 선거 뒤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농협중앙회> |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
강호동은 두 번의 도전 끝에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농협은 2024년 1월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치러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강호동 경남 합천율곡농협 조합장이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강호동은 이날 선거에서 결선투표에서 조덕현 조합장을 제쳤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두 명만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른다.
강호동은 결선투표에서 1247표 가운데 781표를 얻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는 607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이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농협중앙회는 20년 만에 경남 출신 조합장을 수장으로 맞았다. 제18~20대 중앙회장을 지낸 정대근 전 회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농협중앙회는 “강호동 당선인은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며 “현재는 율곡농협 조합장과 한국 딸기 생산자 대표조직 회장으로 활동하며 농협의 건전한 발전과 혁신을 이끌어 왔다”고 설명했다.
강호동은 당선 소감으로 “조합장과 소통하며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농협중앙회를 만들겠다”며 “제게 보내주신 압도적 지지는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키고 조합장과 농어민을 위하는 농협중앙회로 혁신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졌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90년 민선 방식이 도입돼 직선제로 치러지다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농협법이 2021년 개정돼 다시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돌아왔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진 만큼 단위 조합장의 민심을 겨냥한 공약이 쏟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합장 연임 제한을 폐지하자는 공약이 줄을 이었고 강호동도 ‘상임조합장 3선제한 폐지와 비상임조합장 3선제한 농협법 통과 저지’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거대 농축협이 1표를 더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의결권 제도도 처음 도입됐다.
부가의결권은 조합원이 3천 명 이상인 조합장은 1표를 더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직선제를 도입하며 조합원이 많은 곳의 조합장에게 표를 더주는 제도를 둔 것인데 이들 조합은 전체의 10%가 넘는 141곳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낙선
강호동은 2020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농협중앙회는 2020년 1월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치러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이성희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이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93표 가운데 177표를 얻어 116표를 받은 유남영 전라북도 전북농협 조합장을 꺾었다.
강호동은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56표를 얻고 3위에 그쳐 결선투표까지 가지 못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명만을 상대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강호동은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1963년생으로 출마 후보 가운데 가장 어렸다. 당시 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젊은 리더십으로 중앙회 혁신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왼쪽)이 2024년 3월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흙의 날 기념식'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경남 합천 율곡농협 성장 이끌어
강호동은 경남 합천 율곡농협을 크게 성장시켰다.
경남 합천 율곡농협 자산은 2023년 말 기준 1893억3100만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순이익은 8억 원을 냈다. 강호동이 당선된 2006년 율곡농협 자산은 200억 원 규모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율곡농협은 강호동과 함께 강소농협으로 성장했다.
강호동은 국산 딸기 품종 설향을 브랜드화한 ‘첫눈에 반한 딸기’를 홍콩과 대만 등으로 내보내는 수출길을 텄다. 당시 수출용 아이스딸기 수출은 전국 최초 시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율곡농협은 또한 2000년대 중반 전국 농협 가운데 처음 생장물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생장물 사업은 농협이 농사와 판매, 유통까지 책임지는 사업이다.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당시에는 파격적 시도로 평가됐다.
율곡농협은 그 결과 강호동 재임기간에 농협중앙회가 실시하는 여러 경영평가에서 전국최우수 3회(2009·2013·2015년), 우수 3회를 수상했다.
또한 출자증대최우수 2회와 농산물유통개혁대상 2회, 농산물품질경영대상 1회, 상호금융대상, 보험연도대상, 클린뱅크(금상) 4회 연속 수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강호동 개인은 농협중앙회가 주는 우수조합장상을 2번 받았다.
△농협중앙회가 걸어온 길
농협은 농업의 발전과 지원을 위한 협동조합과 금융기관의 역할을 맡는다.
지금의 농협은 1961년 8월15일 따로 운영되던 농업은행이 통합되며 발족했다. 1969년에는 상호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1988년 조합장과 중앙회장 직선제를 뼈대로 농협법이 개정되며 1990년 초대 직선제 선거가 치러졌다.
이전까지는 정부가 중앙회장을 임명했다. 1990년 선거에서는 마지막으로 임명됐던 한호선 회장이 1990년 치러진 초대 민선 회장에 당선됐다.
2000년에는 축협과 인삼협중앙회와 통합돼 통합농협이 발족했다.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고 2011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신경분리가 결정됐다.
그 결과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가 세워졌다.
농협금융지주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상호금융 부문을 제외한 계열사를 운영한다. 농협경제지주는 농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 판매에 필요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지분을 100% 들고 있다. '1중앙회 2지주'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농협에는 2024년 2월29일 기준 농축협 1111곳, 조합원 206만 명이 있다.
농협이 하는 일은 교육지원과 경제, 금융의 세 부문으로 분류된다.
교육지원 부문은 농축협 육성지도와 농민 지원 등의 교육지원사업을 말한다. 경제 부문에는 농업경제사업과 축산경제사업이 포함돼 있다. 금융 부문에는 상호금융사업과 농협금융지주가 맡은 사업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