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각자대표 사임, 윤재훈 단독체제 전환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보면 2023년 12월31일 이현정 대표가 대표이사직, 사내이사직 등 알피바이오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것으로 확인된다. 알피바이오 대표이사에 오른 지 10개월 만이다.
알피바이오 쪽은 이현정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가톨릭대학교 식품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프로비라이프코리아, 지씨바이오 등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21년 알피바이오에 입사해 2023년 2월 알피바이오 각자대표에 올랐다.
당시 알피바이오 쪽은 이 전 대표 선임 배경을 두고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통한 경영효율화’라고 설명했다.
| ▲ 알피바이오 연질캡슐 제조기술 네오솔 및 네오젤에 대한 설명. <알피바이오 누리집> |
△연질캡슐 국내 1위 제약회사
알피바이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제약회사다.
특히 연질캡슐 제형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의약품 연질캡슐 시장점유율 1위(2020년 기준 51.5%)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연질캡슐은 표면이 말랑한 캡슐로 내부에 액상원료가 들어간 것을 말한다. 액상원료를 편리하게 섭취하도록 돕는다.
알피바이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질캡슐 제조 핵심 원천기술 및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네오젤, 네오솔 등 연질캡슐 제조 기술을 앞세워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일동제약, 중외제약, 보령제약을 비롯한 국내 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LG생활건강, KGC인삼공사,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등 주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까지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알피바이오가 보유한 고객사 수는 약 2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피바이오는 고객사로부터 제조를 수주받아 연질캡슐 제형의 의약품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네오젤(Neogel)은 내용물을 젤라틴 껍질로 감싸는 기술이다. 누액 및 변형을 줄여 캡슐 표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해 준다.
이에 알피바이오의 연질캡슐은 유통기한이 36개월 수준으로 타사 제품보다 길다는 특징이 있다.
네오솔(Neosol)은 원료를 녹이는 기술이다.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 산성 약물은 흡수속도와 생체이용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 네오솔은 이를 액상으로 만들어 약물 효과를 높여준다.
생체이용률은 투여한 약물이 생체에 이용되는 비율을 말한다. 즉 얼마나 잘 흡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밖에도 알피바이오는 식물성(카라기난) 연질캡슐, 장용성 연질캡슐, 츄어블 연질캡슐(물없이 섭취가능한) 등의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흑삼 건강기능식품 출시 앞둬, 자체 건기식으로는 처음
업계에 따르면 알피바이오는 2024년 1월 현재 흑삼 추출물 건강기능식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알피바이오의 첫 자체 건기식으로 알려졌다.
흑삼은 찌고 건조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진한 흑갈색을 띄게 된 삼을 말한다. 제조 과정에서 사포닌이 홍삼 대비 많게는 30배 가까이 증가해 항산화,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피바이오는 앞서 2021년 농촌진흥청,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흑삼 추출물 제조법에 관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흑삼 추출물을 건기식 원료로 개발해냈다.
이후 2022년에는 흑삼 추출물이 기관지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SCIE 저널 안티옥시던트(Antioxidants)에 게재했다.
업계에서는 알피바이오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뒤 2024년 상반기부터 흑삼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흑삼은 홍삼을 대체할 식품으로 포지셔닝 했다”며 “알피바이오 실적 성장은 흑삼 추출물의 홍삼 시장 침투율에 따라 영향받을 전망”이라 내다봤다.
△2023년 3분기 실적
알피바이오는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 1154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 순이익 59억 원을 거뒀다. 전년도 동기 대비 매출은 10.6% 늘고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21.6%, 23.4%씩 줄었다.
구체적 매출 현황을 보면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연질캡슐 제품으로 매출 329억 원(28.5%), 정제나 분말 등 기타 제형 제품으로 매출 312억 원(27.1%)을 올렸다.
또 의약품 부문은 연질캡슐 제품으로 483억 원(41.9%), 기타 제형 제품(정제, 분말 등)으로 26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영입이익·순이익 감소는 2023년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둔 영향으로 분석된다.
알피바이오는 2023년 1분기 정제어유, 젤라틴 등 주요 원재료 단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은 355억 원으로 2022년 1분기 대비 9.5% 늘었지만 매출 원가가 20.1% 증가하면서 매출총이익이 반토막났다. 이에 영업이익 5억 원, 순이익 5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23년 3분기만 놓고 보면 알피바이오 영업이익·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00%씩 성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투자증권 쪽은 이를 두고 “2022년 증설한 마도공장의 의약품 생산라인 가동 안정화 덕분”이라 설명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피바이오가 2023년 4분기 의약품 매출 증가로 탑라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가동률 90%로 운영 중인 경기 화성 마도공장 의약품 생산라인 덕분에 2023년 말까지 납품해야 하는 수주잔고 45%도 생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피스페이스와 매입거래 증대, 장녀 윤수정씨 사업에 힘 싣기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2023년 3분기 알피바이오가 알피스페이스와 거래를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알피스페이스 대상 거래에서 매출액은 2023년 3분기 3억3515만 원으로 2022년 3분기 대비 약 34% 줄었지만 매입액은 7억9161만 원으로 약 178% 늘었다.
알피스페이스는 문화·예술, 잡화 등 종합 소매업을 영위하는 알피바이오의 특수관계자다. 지난 2016년 알피코프가 문화·예술 사업부문,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부문을 각각 알피스페이스, 알피바이오로 인적분할하면서 신설됐다.
알피스페이스는 알피바이오와 지분관계로 얽혀 있지 않다. 계열사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윤재훈의 장녀 윤수정씨가 알피스페이스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어 알피바이오의 특수관계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 ▲ 알피바이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과정. <알피바이오 누리집> |
△코스닥 상장
알피바이오가 2022년 9월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알피바이오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상장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알피바이오는 앞서 2022년 9월18~19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56대 1을 보이며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격(1만 원~1만3천 원) 최상단인 1만3천 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 1518.2대 1을 보이며 증거금 2조9605억 원을 모았다.
상장 당일인 2022년 2월29일 알피바이오 주가는 공모가 1만3천 원보다 48.46%(6300원) 높은 1만93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초가보다 7.25%(1400원) 오른 2만700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이후 매도세가 나오며 하락 전환한 뒤 하락폭을 키우며 1만8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 김남기 알피바이오 각자대표(맨 오른쪽)가 2021년 8월17일 전북 완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흑삼 호흡기건강 소재 제조방법 기술이전에 관한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알피바이오> |
△알피코프, 알피스페이스로 사명 변경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보면 2021년 알피(RP)그룹의 지주회사 알피코프가 문화예술 사업 부문 알피스페이스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알피스페이스로 변경했다. 지주체제를 해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5년 말 윤재훈은 대웅그룹 지주회사 대웅으로부터 연질캡슐 전문 제조사 알피코프 지분 전량(36만2468주, 64.75%)을 인수했다. 기존에 들고 있던 지분 29.75%와 합치면 총 보유 지분은 94.55%에 달했다.
대웅 쪽은 알피코프 지분 매각 당시 “책임경영을 위한 계열 분리의 일환”이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윤재훈이 알피코프를 완전히 인수해 대웅그룹으로부터 독립한 것이다.
이후 윤재훈은 2016년 7월11일 알피코프를 지주회사로 삼고 기존 사업 부문을 알피바이오, 알피스페이스로 분리했다. 알피바이오가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알피스페이스가 문화예술 사업 부문을 맡았다.
당시 손재호 알피코프 전무이사는 “2016년 목표인 매출 900억 원을 시작으로 2017년 1400억 원, 2018년 2300억 원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이번 알피그룹 출범을 통해 기업을 한단계 성장시켜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 지분 전량 처분
윤재훈이 2017년 보유하고 있던 대웅그룹 지주사 대웅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계열 분리를 끝낸 셈이다.
2017년 10월19일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보면 윤재훈은 2017년 10월13일, 16일 두 차례에 걸쳐 남은 대웅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처분 주식 수는 총 55만3847주(0.95%)다. 윤재훈은 이를 장내매도로 모두 팔았다.
앞서 윤재훈은 2015년부터 들고 있던 대웅 주식 112만7373주(9.7%)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윤재훈은 장내매도, 시간외매매 등 방식으로 100여 차례에 걸쳐 대웅 주식을 팔았다. 그 액수는 약 7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웅그룹 후계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알피바이오-대웅그룹의 사업적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2023년 3분기 알피바이오는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등과 ‘특수관계자’ 거래로 약 8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알피바이오가 걸어온 길
알피바이오는 1983년 대웅제약과 미국 연질캡슐 전문제조업체 알피쉐러(RP Scherer Corp)가 설립한 합작법인(50:50) '한국 알피쉐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 알피쉐러는 글로벌 연질캡슐 1위 기업으로 알려졌다.
1984년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취득하고 경기 화성 향남에 GMP 공장을 준공했다.
1986년 연질캡슐 제형 의약품 KGMP 적격업소 승인을 받았다.
1996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 허가도 취득했다.
1999년 대웅제약이 미국 알피쉐러가 보유한 한국 알피쉐러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2002년 '알앤피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2년 알앤피코리아가 대웅상사를 흡수 합병하면서 '알피코프'로 사명을 변경했다.
같은 해 2012년 윤재훈이 알피코프 대표이사가 됐다.
2015년 윤재훈이 대웅으로부터 알피코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2016년 알피코프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알피바이오, 알피스페이스를 신설했다. 알피바이오는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맡고 알피스페이스는 문화·예술 사업을 맡았다.
2019년 경기도 화성에 신공장(마도공장)을 준공 및 가동했다. 마도공장은 건강기능식품 전용공간으로 세워졌다.
202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