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2024년 1월17일 오전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심사 허가 소식을 전하고 있다. < HLB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 |
△리보세라닙 미국 상용화 준비
진양곤이 미국에서 리보세라닙 허가 작업을 직접 챙기면서 허가 이후 상용화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진양곤은 2024년 1월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전문의 미팅뿐 아니라 마케팅 전문인력 영입을 위한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고 HLB는 전했다.
앞서 HLB의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을 간암1차 치료제로 허가해 달라고 신청했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과 관련한 허가 신청의 결과는 늦어도 2024년 5월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HLB그룹은 미국 허가에 맞춰 미국 시장 내 직접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2024년 1월17일 현재 미국 40개 주에서 의약품 판매 면허를 획득해 놓고 있다. 2024년 5월까지 미국의 모둔 주에서 의약품 판매 면허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HLB는 리보세라닙과 함께 사용되는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멜리주맙의 간암부분 글로벌 판권(한국과 중국 제외)도 확보해 놓고 있다.
진양곤에게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가 무척 중요하다. 리보세라닙은 HLB바이오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리보세라닙은 간암뿐 아니라 위암과 대장암 등에서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진양곤은 그동안 바이오사업을 펼치며 10년 넘게 리보세라닙의 미국 상업화를 위해 매진해 왔다.
일찍이 진양곤은 지난 2008년 이노GDN(현 HLB)을 인수하면서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노GDN는 리보세라닙을 개발하고 있던 LSK바이오파트너스(현 엘레바테라퓨틱스)에 투자하고 있었다.
진양곤은 이후 기나긴 개발기간과 막대한 임상 비용 등을 감수하며 리보세라닙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 10년이 넘는 노력 끝에 이제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HLB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진양곤이 HLB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추진한다.
HLB는 2023년 12월21일 임시주총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전상장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HLB는 조만간 코스닥시장에 상장 폐지 신청서를 내고 유가증권시장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전상장 절차를 밟는다.
상장예비심사 절차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HLB 생태계’ 구축
진양곤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사들여 HLB그룹의 신약개발 생태계를 구축했다.
HLB그룹은 2023년 6월 유전병 치료 소재개발 및 암 진단 전문기업 파나진을 인수하면서 진단 사업을 강화했다.
2021년에는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 비임상시험수탁기업(CRO) 노터스, 미국 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베리스모테라퓨틱스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앞서 2020년에는 미국 백신기업 이뮤노믹테라퓨틱스가 HLB그룹에 합류했다.
HLB가 최대주주인 HLB생명과학도 2020년 메디포럼제약(현 HLB제약), 2022년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에임을 차례로 인수했다.
에프에이와 에임의 경우 각각 HLB와 HLB생명과학에 흡수합병돼 HLB 헬스케어사업부와 HLB생명과학 메디케어사업부로 새롭게 출범했다.
또 HLB글로벌이 주축이 된 HLB그룹 컨소시엄이 2021년 백신 유통기업 지트리비앤티(현 HLB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진양곤은 이와 같은 인수합병을 통해 HLB그룹의 신약개발 생태계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약개발 및 상용화는 통상 연구, 비임상, 임상개발, 제조, 유통 등 5단계로 이뤄진다. HLB그룹이 계열사들을 통해 이들 5단계 개발 및 상용화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HLB생명과학이 발굴한 후보물질은 노터스의 비임상시험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후 HLB의 바이오 자회사들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HLB제약이 생산을 맡으며, HLB테라퓨틱스가 유통을 맡는 방식의 사업구조가 성립된 것이다.
이 밖에 HBS와 별개로 바이오 이외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도 이뤄지고 있다.
진양곤이 최대주주로 있는 HLB글로벌은 2022년 12월 미디어커머스 기업 티아이코퍼레이션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티아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하 음료 브랜드 ‘아임얼라이브콤부차’, 화장품 브랜드 '엘리샤코이'의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HLB 실적 개선
진양곤은 HLB의 실적을 일부 개선하는 성과를 보였다.
HLB는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761억 원, 영업이익 380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HLB는 신약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면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였다.
HLB 헬스케어사업부가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면서 회사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이 HLB의 항암제 리보세라닙을 현지에서 판매함으로써 받게 된 로열티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엘레바테라퓨틱스,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이뮤노믹테라퓨틱스 등 해외 바이오 자회사들이 포함된 연결기준으로는 적자가 지속됐다.
HLB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797억 원, 영업적자 747억 원을 냈다. 전년보다 영업적자 규모는 263억 원가량 축소됐다. 해외 바이오 자회사들을 통한 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연결기준 영업적자를 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HLB그룹 신약개발 진전
HLB그룹은 항암 분야에서 다양한 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하고 있다.
HLB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2022년 9월 미국에서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SynKIR-110’의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난소암과 중피종, 담관암 등 적응증 3개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예비 효능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 ‘KIR-CAR-T’를 활용해 여러 항암 물질을 개발해 왔다. KIR-CAR-T 플랫폼은 주로 혈액암 치료에 쓰이는 기존 CAR-T 치료제와 달리 혈액암뿐 아니라 각종 고형암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LB 자회사 이뮤노믹테라퓨틱스도 교모세포종 치료제 ‘ITI-1000’의 미국 임상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22년 9월 임상 데이터 분석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뮤노믹테라퓨틱스는 2022년 2월 메르켈세포암 치료제 'ITI-3000'의 임상1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HLB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2020년 스웨덴 제약사 비베스토로부터 난소암 치료제 ‘아필리아’를 도입한 뒤 해외 판매를 추진해 왔다. 2022년 8월 유럽 판매를 담당하는 파트너사 인셉투아가 독일에서 아필리아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상업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HLB는 아필리아를 중국과 미국에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의 국내 개발을 담당하는 HLB생명과학은 동물용 항암제로 시장 진출에 나섰다. 2022년 3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반려견 유선암에 대한 임상을 승인받아 2022년 12월 첫 투약을 진행했다.
HLB생명과학은 이 밖에 HLB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항암제 ‘파이로티닙’, 국내 바이오기업 LSK NRDO의 고형암 후보물질 등을 도입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로티닙는 2020년 12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임상3상을 승인받았고, 2022년 7월에는 유방암 임상3상을 신청했다.
HLB테라퓨틱스는 미국 자회사 오블라토와 리젠트리를 통해 교모세포종 치료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블라토의 교모세포종 치료제 'OKN-007'은 2022년 10월 임상2상 환자 모집이 마무리돼 2023년 약효 및 안전성 검증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됐다. 리젠트리가 개발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는 2022년 10월 미국에서 4번째 임상3상 신청에 들어갔다.
HLB글로벌 산하 HLB사이언스의 주력 후보물질은 패혈증 치료제 ‘DD-S052P’다. HLB사이언스는 2022년 7월 프랑스에서 DD-S052P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 ▲ 진양곤 HLB 대표이사 회장이 2022년 9월10일 HLB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리보세라닙 간암 1차 치료제 임상3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HLB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 |
△신사업 발굴 전문기업 설립
진양곤은 HLB그룹의 신사업을 탐색하기 위한 전문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HLB는 2021년 5월 비상장 투자회사 HL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HLB인베스트먼트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투자, 신기술투자조합 설립 등 투자업무를 담당한다.
2022년 7월 첫 번째 투자활동으로 의료용 대마사업 투자를 위한 ‘HLBI 알밤 제1호 투자조합’을 설립했다. HLB생명과학 등이 참여해 자본을 댔다.
HLB생명과학은 2022년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자기업 네오켄바이오와 의료용 대마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투자조합 참여를 통해 신사업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양곤이 개인적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에포케 역시 HLB그룹의 신사업 발굴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포케는 2016년 3월 설립된 경영컨설팅 기업이다. HLB그룹이 HLB테라퓨틱스, 노터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조합 대표를 맡는 등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HLB그룹 정체성 강화
진양곤은 브랜드 ‘HLB’를 중심으로 그룹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HLB는 '휴먼 라이프 베터(Human Life Better)'를 뜻한다.
진양곤이 최대주주인 넥스트사이언스는 2022년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이름을 HLB글로벌로 바꿨다. HLB글로벌 산하 단비아이오사이언스, 엘리샤코이는 각각 HLB사이언스, HLB생활건강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HLB가 2021년 인수한 지트리비앤티는 HLB테라퓨틱스라는 이름을 새로 받았다.
HLB그룹은 이처럼 계열사 이름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HLB’ 브랜드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2020년 상표권을 출원해 2022년 초 등록을 마쳤다.
이후 2022년 8월 HLB와 주요 계열사들 사이 브랜드 사용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 상대와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판권 인수
HLB는 2020년 2월 리보세라닙의 원개발사인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중국 판권을 포함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판권을 4200만 달러(5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어드벤첸연구소는 2004년 리보세라닙의 중국 판권을 항서제약에 이전하며 2014년부터 매년 중국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고 있었다.
HLB는 2020년 리보세라닙 중국 로열티를 어드벤첸연구소가 수령하게 함으로써 당초 5천만 달러(약 600억 원)였던 인수금액을 4200만 달러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진양곤은 “2021년부터 리보세라닙의 로열티 수령으로 안정적 현금원을 확보했다”며 “항서제약과 긴밀한 협력관계가 기대되는 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미국 신약허가신청과 리보세라닙의 추가 적응증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엘레바테라퓨틱스를 HLB 완전 자회사로 편입
진양곤은 2019년 11월 HLB의 미국 계열사 엘레바테라퓨틱스를 HLB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HLB의 바이오사업 진출을 상징하는 회사다. 2007년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원개발사인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 대한 판권을 받아 개발하고 있었다. 당시 회사 이름은 LSK바이오파트너스였다.
HLB는 2015년 2월 LSK바이오파트너스 지분 31.21%를 취득한다고 알리며 본격적으로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분율을 차츰 확대해 2019년 3분기 기준 59.83%를 확보했다.
LSK바이오파트너스 지분 과반을 얻은 진양곤은 2019년 6월 HLB와 LSK바이오파트너스를 삼각합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100% 자회사 HLB USA를 설립하고 HLB USA를 통해 LSK바이오파트너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취했다.
진양곤은 당시 기업설명회를 통해 “HLB는 중국에 5년째 시판된 검증된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판매허가의 문턱까지 와 있는데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결국 투자한 회사가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삼각합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HLB와 LSK바이오파트너스의 삼각합병은 2019년 11월 완전히 마무리됐다.
LSK바이오파트너스를 흡수합병한 HLB USA는 2019년 12월 엘레바테라퓨틱스로 이름을 바꿨다.
△하이쎌 인수와 매각
진양곤은 전자부품회사 하이쎌을 2008년 인수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던 가운데 하이쎌의 인쇄전자사업의 향후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인수를 결정했다.
진양곤이 인수하기 전 하이쎌은 매출이 158억 원이었으나 인수 첫해인 2008년 매출 428억 원, 2009에는 매출 712억 원으로 불어났다. 하이쎌은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5년 만에 흑자전환됐다.
하지만 진양곤은 2013년 하이쎌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HLB의 인공간 임상 상용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었다. HLB는 인공심장 이식에 성공한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바이오 인공간 임상2b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양곤이 하이쎌 지분을 들고 있는 동안 하이쎌을 경영하던 윤종선 전 하이쎌 대표는 2022년 3월 HLB사이언스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진양곤은 하이쎌 외에도 여러 회사를 인수했다.
2007년 구명정 제조회사 현대라이프보트, 2018년 탄광업체 동원과 해외유전 전문개발기업 넥스트사이언스(현 HLB글로벌)를 인수했다.
△구명정 제조회사 이노GND(현 HLB) 바탕으로 바이오 진출
진양곤은 2008년 구명정을 제조하던 이노GND(현 HLB)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진양곤은 이노GND 인수를 계기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이노GND의 출자회사 가운데 하나가 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고 있던 미국 LSK바이오파트너스(현 엘레바테라퓨틱스)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노GND는 자회사인 라이프리버(현 HLB셀)가 인공간 연구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진양곤이 이노GND를 인수한 다음 해인 2009년에 LSK바이오파트너스가 이노GND에 투자를 요청해왔다.
당시 이노GND는 조선업 불황이 닥친 가운데 신규사업 운영자금을 대느라 재정이 빠듯했다. 하지만 진양곤은 미국으로 건너가 LSK바이오파트너스 경영진으로부터 표적함암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진양곤은 “전문적 식견이 없어 산업과 기술을 평가할 수는 없었고 사람에 의존해 결정했다”며 “LSK바이오파트너스 경영진의 열정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진양곤은 2013년 아예 전자부품회사 하이쎌의 경영권을 매각하고 개인적으로 HLB 지분을 직접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5년에는 LSK바이오파트너스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했다.
2017년 6월에는 HLB 대표이사에 올라 직접 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