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종현 DL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2년 11월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석유화학사업 투자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환담하고 있다. < DL케미칼 > |
△DL 및 DL케미칼 실적
DL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644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 순손실 509억 원을 냈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15.13% 줄고 영업이익은 92.9% 급감했다. 그리고 순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화학 계열사인 크레이튼의 영업손실이 656억 원으로 집계된 영향이 컸다. 앞서 2022년 3분기 크레이튼은 영업이익 742억 원을 기록해 높은 실적기여도를 보였다.
카리플렉스의 영업이익은 136억 원으로 2022년 3분기 173억 원보다 21.4% 감소했다.
이는 유럽 지역의 석유화학 수요 회복세가 더딘 데다 제품가격까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DL케미칼 실적 부진에 지주회사 DL의 실적 목표치가 낮아졌다. DL은 2023년 초 내놨던 경영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DL은 2023년 11월2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정공시를 기존 매출 6조3761억 원, 영업이익 4218억 원에서 매출 5조1천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으로 대폭 낮춰 잡았다.
DL은 "2023년 3분기까지 경영실적 반영에 따른 연간 실적 전망 수정"이라고 정정사유를 설명했다. 특히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라 DL케미칼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DL은 2023년 4분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DL케미칼 화학사업 확장 이끌어
김종현은 2023년 4월6일 열린 DL케미칼의 자회사 ‘디렉스폴리머(D-REX Polymer) 여수공장 준공식에서 친환경 접착제 생산 시작을 알리는 등 시장 확장에 나섰다.
디렉스폴리머는 2021년 9월 DL케미칼이 친환경 핫멜트소재 ‘무정형폴리알파올레핀(APAO)’의 생산을 위해 미국 렉스택(REXtac)과 설립한 합작법인(JV)다.
2022년 말 여수 산업단지에 연 4만 톤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 뒤 시험생산을 진행했다. 이후 2023년 4월1일부터 고객사 납품을 위한 생산을 시작했다.
APAO는 열로 녹여 붙일 수 있는 핫멜트 접착제 소재다. 자체 접착력과 열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차량용 내·외장재 등 이종 플라스틱 수지를 접합을 해야 하는 용품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밀도도 낮아 동일 무게로 더 넓은 면적에 도포할 수 있어 원료절감 효과도 높다고 DL케미칼은 설명했다.
또한 렉스택의 독자 촉매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되는 디렉스폴리머의 APAO는 다른 기업의 제품보다 휘발성 물질과 냄새가 거의 없어 기저귀, 생리대 등의 소비자 안전에 민감한 제품에 적합하다고 DL케미칼은 전했다.
김종현은 2022년 11월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사업투자에 대한 업무협약을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DL케미칼은 사우디 내 폴리부텐 공장 설립에 앞서 사업성 등을 평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는 이에 필요한 정부기관 및 기업들의 협력을 이끌어 낸다.
DL케미칼은 오픈 마켓 기준 세계 1위의 PB 생산 기업이자 C-PB(Conventional Polybutene: 범용 폴리부텐)와 특수 목적 제품인 HR-PB (Highly Reactive Polybutene: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단일 공장에서 병행 생산하는 유일한 한국기업이다.
특히 HR-PB 생산은 전세계에서 3개 회사만이 보유한 기술로 DL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미국시장에 수출한 기술이기도 하다.
DL케미칼의 자회사 카리플랙스는 2022년 7월 5천억 원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4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플랜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주롱섬 내 6만1천㎡ 부지에 세워질 공장은 세계 최대 폴리이소프렌 라텍스공장으로 탄생하게 된다.
카리플렉스의 제품은 자극성이 낮고 경쟁사보다 불순물이 적은 데다 투명도가 높아 수술용 장감, 주사액 마개 등 고부가가치 의료용품 소재로 쓰이고 있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 2019년 10월 석유화학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위해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했다.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 등을 생산한다.
DL케미칼은 인수 당시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에 5억3천만 달러(약 6200억 원)를 투자했다. 크레이튼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는 DL그룹이 창립 80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한 해외기업 경영권 인수였다.
△DL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 뒤 DL 대표이사 겸임
김종현은 2022년 3월 DL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DL케미칼은 김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맞이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종현은 미국 크레이튼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2022년 DL케미칼의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DL케미칼은 2021년 9월28일 크레이튼 지분 100%를 16억 달러(1조88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6개월여 만인 2022년 3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케미컬 기업이다.
이어 김종현은 2022년 12월 DL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DL그룹은 김종현이 지주회사인 DL와 핵심 자회사인 DL케미칼의 대표이사를 겸직함으로써 DL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 높이기 총력
김종현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시절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상장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썼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27일 상장됐다. 앞서 김종현은 2021년 말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KOSPI) 입성 날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다. 다만 시초가 59만7천 원에서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15.41% 내린 50만5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99% 수준이었다. 공모주 청약에 나섰더라면 1주당 20만 원의 수익을 봤던 셈이다.
상장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 30만 원 기준 70조2천억 원이었고 상장날 종가 기준 118조2천억 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청약 건수 442만 건, 증거금 114조 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경5000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김종현은 상장에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협력관계를 단단히 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썼다.
완성차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배터리기업들과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배터리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40GWh 규모의 1공장을 2022년 말부터 운영하고 있고 2024년 테네시에 위치한 2공장(35GWh→50GWh) 및 2025년 미시간 3공장(50GWh)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너럴모터스와 합작으로만 140GWh의 배터리 생산능력 체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2021년 3월 초에는 얼티엄셀즈와 별도로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을 70GWh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김종현이 떠난 뒤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3월 애리조나에 총 4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원통형 배터리 27GWh, LFP ESS(리튬인산철 에너지저장장치) 16GWh 등이다.
2023년 5월 현대차와 함께 합작법인을 통해 조지아에 30GWh 공장을 짓고 2025년 말 공장 가동을 목표로 플랜트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이어 2023년 6월 캐나다 온타리오에 지을 합작공장 건설을 재개했다.
| ▲ 김종현 DL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3년 8월18일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운동 '일회용품 제로(ZERO)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 DL케미칼 > |
△LG에너지솔루션 초대 대표이사 맡아
LG화학은 2020년 9월17일 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본부(배터리사업)를 물적 분할해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물적분할안건을 승인받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2020년 10월30일 열겠다고 밝혔다.
신설법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임시 이름이 붙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신설법인의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적분할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기업공개를 통해 배터리사업이 더 크게 성장하면 이는 존속법인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주주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배터리회사 LG화학의 주식을 샀는데 배터리가 독립하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성장성을 보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는데 방탄소년단이 탈퇴한 것과 마찬가지다”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물적분할을 막아달라는 글을 올려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0년 10월14일 직접 주주서한을 통해 연결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고 3년 동안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 원 이상의 현금을 배당하겠다는 공격적 배당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주주들의 찬성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이런 주주환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가 임박한 2020년 10월27일에는 지분율 10.28%의 국민연금이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기로 결정하면서 LG화학의 배터리 분할계획에 난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하지만 주주총회의 뚜껑을 열어보니 77.5%의 참석 주주 가운데 82.3%가 물적분할에 찬성했다. 전체 발행주식 수로 따지면 찬성률은 63.7%였다.
신설 배터리법인의 이름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 확정했다.
신설법인의 설립이 확정되자 배터리업계에서는 대표이사를 누가 맡을지를 놓고 여러 예측이 나왔다. 기존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신학철 부회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사장 등 여러 인물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LG화학은 2020년 11월26일 실시된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대표이사로 김종현을 내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1일을 기일로 분할돼 정식 설립됐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흑자기조 확립
김종현이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을 담당하던 시절, LG화학은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352억 원, 영업이익 5716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 늘고 영업이익은 131.5% 급증했다.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영업이익 4347억 원을 내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담당했다.
그럼에도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배터리사업)의 흑자전환을 2020년 2분기 실적의 하이라이트로 짚었다. 전지사업본부는 영업이익 1555억 원을 냈는데 2019년 2분기 영업손실 1280억 원에 견주면 상당한 진전이다.
LG화학은 “폴란드 배터리공장의 수율 안정화에 성공했고 생산원가도 절감해 사업본부 역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배터리공장은 유럽의 생산기지로 전지사업본부의 핵심공장이다. 유럽에는 LG화학이 고객사로 확보한 주요 완성차회사들이 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수율 안정화는 김종현의 최대 과제였다.
이 공장의 수율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설명에 증권사 연구원들은 일제히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의 흑자기조를 확립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김종현을 향한 관심도 늘었다.
이전부터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분사해 독립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말이 배터리업계에 파다했다. 김종현이 LG화학 배터리사업의 흑자기조를 세웠다면 그가 앞으로 탄생할 독립법인의 대표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LG화학은 2020년 2분기 배터리사업에서 거둔 성과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을 같은 해 3분기에 곧바로 입증했다.
LG화학은 2020년 3분기 연결 매출 7조5073억 원, 영업이익 9021억 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석유화학사업본부가 매출 3조5836억 원, 영업이익 7216억 원을 거둬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전지사업본부는 매출 3조1439억 원, 영업이익 1688억 원을 거둬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업본부 사상 최대치였다.
LG화학은 2020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지사업본부가 배터리 수주잔고를 150조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LG화학이 2020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0월21일은 배터리사업의 물적분할안건을 승인받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 9일 전이었다.
시장에서는 김종현이 LG화학 배터리사업의 본격 성장세를 열어젖힌 이상 배터리 신설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낙점받을 것이라는 시선이 퍼졌다.
당시 LG화학 관계자조차 “김종현 사장이 신설법인의 첫 대표이사로 유력하다고 평가받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 제패
김종현이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을 담당하던 시절, LG화학은 2019년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의 10.5%를 점유한 3위 회사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배터리시장 분석기관 SNE리서치의 자료가 이렇게 전했다.
2018년에 3위였던 중국 BYD를 4위로 밀어냈다.
1위인 중국 CATL과 2위 일본 파나소닉은 2019년 점유율이 각각 27.9%, 24.1%였다. 2019년까지만 해도 LG화학과 1, 2위 회사의 격차가 상당했다.
LG화학은 2020년 시작과 함께 질주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2020년 1월 22.9% 점유율로 2위에 올라 당시 1위 파나소닉의 27.6%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이어 3월에는 누적 기준 27.1%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2위 파나소닉이 25.7%, 3위 CATL이 17.4%로 뒤를 따랐다.
이후 LG화학은 월별 누적 점유율 1위를 경쟁사들에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분석기관 SNE리서치는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점유율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3’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을 꼽았다.
△LG화학의 배터리소재와 원재료 수급망
LG화학은 2019년 9월24일 벨기에 화학소재회사 유미코아(Umicore)와 양극재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이번 계약으로 유미코아는 LG화학에 2020년부터 양극재 12만5천 톤을 공급한다. 유미코아는 한국과 중국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LG화학의 한국과 중국 배터리공장에 직접 물량을 공급한다.
유미코아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폴란드에도 양극재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이 공장이 준공되면 2021년부터 양극재 계약물량의 절반 이상을 LG화학 폴란드 공장에서 받기로 했다.
LG화학은 원재료 확보망도 촘촘히 짰다.
LG화학은 2019년 8월 중국 리튬생산회사인 텐치리튬과 수산화리튬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텐치리튬은 중국 1위이자 세계 3위의 리튬생산회사로 자회사인 호주 텐치리튬의 퀴나나 광산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LG화학에 공급한다.
LG화학은 2018년 중국 최대의 코발트 정련회사인 화유코발트와도 현지 합작법인을 만들어 배터리 양극재와 전구체를 직접 확보했다.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더 많은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코발트 등 희소광물은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핵심소재나 원재료 광물질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직결된다.
|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앞줄 오른쪽)과 펑칭펑 중국 지리자동차 부총재(앞줄 왼쪽)가 2019년 6월12일 전기차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 LG화학 > |
△볼보와 폴크스바겐에 전기차배터리 공급
LG화학은 2019년 5월15일 볼보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쓰일 배터리팩의 공급사로 선정돼 리튬이온배터리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 공급규모나 금액은 계약조건상 밝히지 않았다.
LG화학은 볼보가 2017년 론칭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한다.
볼보는 2019년부터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나섰다. 2025년에는 전체 완성차 판매량의 50%를 순수 전기차로만 채우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LG화학은 폴크스바겐의 전기차에 쓰일 배터리를 수주했다고 함께 알렸다.
폴크스바겐은 2013년 전기차 모듈형 플랫폼(MEB)을 개발하고 전기차를 대량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당시 LG화학은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전기차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배터리도 발주됐다.
LG화학은 당시 2019년 1분기 말 기준으로 배터리 수주잔고를 110조 원어치 보유했다고도 밝혔다.
영국 브랜드컨설팅회사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순위’의 상위 20개 브랜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볼보, GM, 르노, 현대차 등을 포함한 13개 회사가 LG화학에 배터리를 주문했다.
△테슬라에 이어 루시드모터스까지 LG화학 고객사로
LG화학은 2020년 2월25일 미국 전기사회사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의 고급형 전기차인 루시드에어(Lucid Air)의 표준형 모델에 2020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원통형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루시드모터스가 출시를 준비하는 전기차 루시드에어는 1회 충전으로 643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급형 전기차 세단이다.
LG화학이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는 원통형배터리는 지름 21mm, 높이 70mm의 ‘21700’ 배터리로 원통형배터리의 기존 주류제품인 18650 배터리(지름 18mm, 높이 65mm)보다 용량이 50% 크고 출력도 향상된 제품이다.
구체적 공급규모나 금액은 계약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루시드모터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생 전기차 제조사다.
2018년 루시드모터스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10억 달러(1조1500억 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하자 배터리업계는 루시드모터스를 ‘테슬라의 대항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김종현은 테슬라에 이어 이어 테슬라의 대항마까지 LG화학의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다.
△테슬라를 LG화학 고객사로 확보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2019년 8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보유한 기가팩토리(전기차 대량생산에 특화된 테슬라의 전용 공장)에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2019년 1월 상하이에 연 5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가팩토리의 착공에 들어갔다. 2019년 말 상업가동이 목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공장 착공을 앞둔 2018년 11월 전기차배터리 확보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파나소닉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전기차배터리를 공급받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화학은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와 가까운 난징 신장에 원통형배터리를 포함한 소형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LG화학은 2019년 1월10일 난징 소형배터리 공장의 증설에 6천억 원을 투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때부터 배터리업계에서는 테슬라에 배터리 납품을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LG화학은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나 2020년 2월10일 테슬라가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상업가동을 시작하면서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3’의 중국 생산물량에 LG화학 배터리가 쓰인다.
LG화학은 2016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보조금정책 탓에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시장 중국에 진입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회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중국 배터리회사를 지원했다.
김종현은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 대신 테슬라의 등에 업혀 가는 전략으로 중국시장 진입로를 열어낸 것이다.
△LG화학의 중국 배터리공장 투자
김종현은 LG화학이 중국에서 배터리공장의 증설 및 신설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냈다.
LG화학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장벽 탓에 중국 배터리공장의 생산물량을 중국 전기차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인건비가 저렴해 중국 배터리공장은 수출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2018년 7월17일 중국 난징에 2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배터리 2공장을 짓기로 했다.
2공장의 생산능력 목표치는 2023년까지 연 32GWh로 1공장의 생산능력인 연 3GWh를 크게 웃돈다.
LG화학은 2019년 1월9일 난징에 위치한 전기차배터리 1공장과 원통형배터리를 생산하는 소형배터리공장의 증설을 위해 각각 6천억 원을 더 투입하는 증설계획도 내놨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소형배터리공장의 증설투자다.
LG화학은 이웅범 전임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시절까지만 해도 파우치형 배터리만을 전기차배터리로 공급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경전기 이동수단이나 전동공구, IT기기용으로만 공급하고 일부 전기버스에 소량으로만 납품했다.
LG화학의 소형배터리 생산공장 증설 계획과 맞물려 글로벌 1위 전기차회사인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전기차 대량생산에 특화된 테슬라의 전용 생산공장)를 짓기 시작했다.
두 공장은 거리가 매우 가깝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화학이 테슬라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소형배터리공장의 증설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이는 김종현이 원통형 배터리도 전기차배터리로 활용하는 쪽으로 전기차배터리 사업의 전략을 수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현은 중국 현지 완성차회사와 손을 잡기도 했다. LG화학은 2019년 6월12일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50대 50 지분으로 1034억 원씩을 투자해 2021년까지 중국에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짓기로 했다.
△LG화학 배터리사업의 구원투수로 등판
LG화학은 2017년 11월30일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2명, 수석연구위원(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6명, 상무 신규선임 10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2명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김종현은 이 인사를 통해 자동차전지사업부장에서 전임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의 뒤를 잇는 전지사업본부장으로 직책이 높아졌다. 직급은 부사장이 유지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제조와 연구개발의 인재를 중용하고 발탁했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는 이웅범 사장이 전지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를 실적 부진에서 찾았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2015년 영업이익 5억 원을 거둬 2014년보다 99.2% 급감했다.
2016년에는 영업손실 493억 원을 봐 적자전환했다. 2016년 1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내기도 했다.
LG화학 내부에서 ‘화학이 벌어온 돈을 언제까지 배터리에 쏟아부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퍼지고 있다는 말이 배터리업계에 퍼지기도 했다.
김종현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LG화학은 김종현이 2013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을 대거 고객사로 확보한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현이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지내던 시기 LG화학은 미국에서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유럽에서도 다임러, 르노, 아우디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2017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회사 30곳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수주했다. 생산기지도 국내 오창 공장, 미국 미시간 공장, 중국 난징 공장, 유럽 폴란드 공장 등 4개 지역에 고르게 갖췄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시장 중국에 진입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외국회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가로막아 LG화학의 중국 배터리공장은 다른 지역으로 물량을 수출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업계는 김종현이 전지사업본부장에 올라 중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돌파구롤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