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이노베이션이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호조를 보인 석유 사업과 역대 최소 영업손실을 기록한 배터리 사업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증했다.
SK이노베이션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8891억 원, 영업이익 1조563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이 2배 급증했다. |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12.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2.0% 증가한 것이다.
직전 분기인 2023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2%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사업별 3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석유 사업은 1조1125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5% 늘었고 2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모임(OPEC+) 감산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석유 사업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화학 사업은 영업이익 2370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18.1%, 직전 분기보다 39.2% 증가했다.
제품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는 하락했지만 납사 가격 상승에 따라 재고관련이익이 증가했다.
윤활유 사업은 영업이익 2617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22.1% 줄지만 2분기보다는 0.7% 늘었다.
기유 판매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가 반영됐다.
석유개발 사업은 영업이익 79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5% 감소한 것이다. 2분기와 비교하면 16.4% 증가했다.
생산물량 감소가 변동비를 줄이는 효과를 냈다.
배터리 사업은 영업손실 86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직전 분기보다 각각 35%가량씩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며 이 사업 역대 분기 기준 최소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공장 생산 증대 본격화 및 판매 증대를 통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확대 영향으로 최근 2개 분기 연속 손실 규모를 줄였다.
미국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배터리 사업의 3분기 AMPC 금액은 2099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 합계인 167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 35억 원을 올렸다.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 3분기, 올해 2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주요 고객사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효과를 봤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석유와 석유개발 사업의 시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화학과 윤활유, 배터리, 소재 사업은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석유 사업을 놓고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 지속 및 수요 위축 우려에도 낮은 재고 상황이 유지되는 가운데 동절기 비출 수요 증가와 중국 수요 회복에 따라 강세 시황이 유지될 것으로 바라봤다.
석유개발 사업에서는 중국 17/03 광구의 본격적 원유 생산에 따른 외형 및 이익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광구에서는 일일 생산량 최대 2만9500배럴, 연간 매출 5천억 원, 영업이익 2500억 원이 창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화학 사업에서는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는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요인이 있으나 연말 수요 증대 영향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윤활유 사업에서는 계절 수요 감소 등으로 스프레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경유 강세에 따른 미전환잔사유(정제 뒤 남은 기름) 공급물량 축소로 수익성 감소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단기적 둔화 및 금속(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 AMPC 수혜 증가는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소재 사업은 주요 고객사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소폭의 이익 개선이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카본투그린(Carbon to Green)’ 전략 실행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와 분리막, 플라스틱 재활용과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하고 수소,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그린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