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23년 8월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사업장종합관제센터를 찾아 태풍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HD현대 > |
△금탑산업훈장 수훈
권오갑은 2023년 3월15일 기업 경영자로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훈장으로 금탑산업훈장은 최고 등급에 해당한다.
권오갑은 “금탑산업훈장 수훈은 그동안 각 분야에서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함께 노력해준 HD현대 임직원 덕분”이라며 “앞으로 미래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 측은 권오갑이 44년 동안 HD현대그룹에 몸담으며 혁신에 기반한 과감한 의사 결정과 소통 경영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사장 부임 뒤 원유 정제에 머물러 있던 사업 분야를 석유화학, 윤활유 등으로 확장했다. 2010년 1300억 원에 불과했던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을 4년 만에 1조 원대로 키워내는 등 그룹 에너지 분야 성장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업이 불황을 겪던 2014년에는 현대중공업 사장에 올라 사업구조 재편, 비핵심사업 매각, 각종 인사제도 혁신 등 고강도 개혁을 단행했다.
본인 급여를 반납하는 등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도 했으며 이후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조선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키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HD현대 측은 권오갑이 2021년에는 우리나라 건설기계 산업을 세계 톱5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를 인수한 것도 경영성과로 소개했다.
2022년 말 경기 성남시 판교에 그룹 단독 사옥인 글로벌R&D센터(GRC)를 완공해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명을 현대중공업에서 HD현대로 바꾸며 제2의 도약을 선언한 것도 권오갑의 공적으로 꼽힌다.
△HD현대그룹 계열사 실적 개선세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세로 그룹 지주사 HD현대는 2021년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뒤 2022년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HD현대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매출 60조8497억 원, 영업이익 3조3870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14.6%, 영업이익은 226.7% 증가했다.
2022년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의 수익 확대가 우수한 실적을 거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기준 매출 17조3020억 원, 영업손실 3556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1.7% 늘었고 영업손실은 74.3%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2022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 1171억 원을 내며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정유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매출 34조9550억 원, 영업이익 2조789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보다 매출은 68.0%, 영업이익은 155.1% 증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 상승 및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HD현대의 호실적을 주도했다.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옛 현대제뉴인)은 매출 8조5036억 원, 영업이익 4644억 원을 냈다. HD현대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선진 및 신흥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출범 이후 최대인 매출 2조1045억 원, 영업이익 1330억 원을 거뒀다. 미국과 중동 지역의 전력변압기 수주 호조와 신재생 발전 및 전력망 구축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설비개선)과 선박 부품서비스 증가에 따라 매출 1조3388억 원, 영업이익 1419억 원을 올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사업 호조에 힘입어 매출 9848억 원, 영업이익 902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로보틱스도 매출 1807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손실 6천억 원가량을 냈지만 2021년 연결기준 매출 28조1587억 원, 영업이익 1조854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그룹의 안전경영에 힘써
권오갑은 HD현대그룹이 안전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23년 8월 태풍 ‘카눈’이 닥쳐온다는 예보가 나오자 권오갑은 휴가 중에도 같은 달 9일부터 울산 HD현대중공업 사업장에 상주하며 태풍 대비 현장을 진두 지휘했다.
권오갑은 "강력한 태풍이지만 우리의 대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경각심을 유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HD현대그룹(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 6월1일 각 계열사의 사업장의 안전시설 개선과 교육 관련 투자를 확대해 2023년까지 안전 관련 투자를 3천억 원 늘리는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그룹 조선계열사의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에서만 3년 동안 1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안전시설에서부터 작업절차, 조직, 근로자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안전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전위기관리팀도 신설해 모든 작업장에서 상시 안전점검 및 진단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최고 수준의 외부 안전 전문가를 영입하고 안전 인증기관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혁신 자문위원단을 확대 개편했다.
모든 노동자들에 안전 개선 요구권을 부여해 작업장에서 위험요소를 발견했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자들의 안전의식을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사를 포함해 2만2천 명가량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특별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HD현대중공업의 안전 강화조치를 따른다.
권오갑의 안전경영 강화 기조는 2020년 들어 발생한 산업재해가 다수의 사망사고로 연결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2020년 4월까지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모두 산업재해다.
고용노동부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특별감독했으나 특별감독이 2020년 5월20일로 끝나자 다음날 곧바로 재해 사망자가 추가로 나왔다.
권오갑은 2020년 5월27일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정기보수 현장을, 2020년 6월8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잇따라 방문해 현장안전을 점검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해서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이상균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 사장 등 자리를 함께한 경영진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권오갑은 당시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안고 안전경영에 임해야 한다”며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마련된 만큼 수시로 평가하면서 필요하다면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 이후로도 사망사고는 종종 발생했다.
2022년 4월2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폭발 사고 때문에 협력업체 노동자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당시 가스를 이용해 철판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안면부에 큰 충격을 받고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월24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크레인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다. 이 노동자는 가공소조립 현장에서 리모컨을 이용해 크레인으로 철판을 이송하는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그룹의 ‘
정기선 시대’ 길 닦아
권오갑은
정몽준 HD현대그룹 최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사장 체제의 길을 닦는 일을 본격화하고 있다.
권오갑이 마주한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는 오너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HD현대그룹(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2021년 10월12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사장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공동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와 함께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
손동연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정기선 사장이 그룹 후계자로서 경영능력을 발휘하도록 경험 많은 전문경영인 부회장 4인이 보좌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인사를 통해 권오갑은
정기선 사장과 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를 공동으로 이끌게 됐다. 한편 권오갑은 2021년 10월21일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권오갑은
정기선 시대의 길을 닦기 위해 그룹의 기초체력을 더욱 더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개선세에 임직원들이 안주하는 것을 경계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 고삐를 죌 것을 경영진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권오갑은 2023년 7월28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환율·시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얻은 이익이 우리에게 잘못된 신호(시그널)를 준다면 오히려 ‘나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경영자는 나쁜 이익에 취해 마치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는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3월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
△'HD현대'로 그룹으로 이름 바꿔
권오갑은 그룹 이름을 바꾸며 변신을 꾀했다.
HD현대는 2022년 12월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그룹의 공식 명칭을 ‘HD현대’로 선언했다.
권오갑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그룹이 HD현대라는 새 이름으로 시작하는 날”이라며 “과거 50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발표자로 나서 임직원들에게 직접 새로운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HD현대그룹은 새 그룹 이름을 밝힌 데 이어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미션을 공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3대 핵심사업의 청사진도 내놨다.
조선해양 부문은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 에너지 부문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 산업기계 부문은 ‘시공간적 한계를 추월하는 산업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HD현대그룹은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도 공개했다.
'포워드 마크(Forward Mark)'로 이름 붙여진 새 심볼은 기존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에서 출발해 화살표 형태로 완성됐다. 이는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HD현대그룹의 의지를 상징하며 녹색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뜻한다.
그룹 이름을 전면적으로 바꾸기기 앞서 그룹 지주사인 HD현대는 같은 해 3월에 이미 현대중공업지주에서 이름을 바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2년 2월24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이름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한 달 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마무리로 현대중공업그룹 3대 핵심 사업체제 갖춰
권오갑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현대중공업그룹 3대 핵심 사업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8월19일 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대금을 모두 납부하며 2020년 12월10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8개월 동안 진행된 인수전을 마쳤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체제를 갖추게 됐다.
조선사업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에너지사업은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가 주도한다.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건설기계사업을 총괄한다.
권오갑은 기존 조선, 에너지사업에 건설기계사업을 새 중심 축으로 더하는 일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오갑은 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끝난 뒤 2021년 8월20일 곧바로 옛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인 인천 공장을 방문했다.
권오갑은
손동연 사장에게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담긴 ‘현대정신(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과 현대중공업그룹 사훈 ‘근면, 검소, 친애’가 적힌 액자를 전달했다.
권오갑은 이 자리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top tier)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도 “권오갑 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끝내자마자 생산 현장을 바로 방문한 것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향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며 “건설기계 부문을 그룹의 3대 사업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상장으로 미래사업 투자 페달 밟아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 계열사 상장을 통해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기반 마련에 힘썼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핵심계열사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은 상장을 통한 투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2021년 9월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상장으로 조달한 1조800억 원 가운데 7600억 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기술 개발에 3100억 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 원, 수소 인프라분야에 13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과 불발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2년 1월13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발표함으로써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됐다.
유럽연합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결합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독점해 경쟁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8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주식 55.7%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은 뒤 인수를 추진해왔다.
이후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6개 나라(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일본, 유럽연합)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2019년 10월 카자흐스탄, 2020년 8월 싱가포르, 2020년 12월 중국에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은 기업결합심사 결과 발표를 미뤄왔고 이 가운데 유럽연합이 가장 먼저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국내 조선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다.
국내 조선업은 세계적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사 중심 체제인데 세 회사 사이 출혈 경쟁이 일어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를 구축해 경쟁을 줄이고 미래기술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마련해둔 대규모 자금을 미래 준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예상 참여 규모는 1조5천억 원이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그 뒤 한화그룹이 인수됐다. 한화그룹은 2022년 12월16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관한 본계약을 대우조선해양과 맺었다.
향후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계약된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5월 ‘한화오션’이란 이름으로 새출발을 했다.
| ▲ 권오갑 HD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2023년 3월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HD현대 > |
△현대로보틱스 출범,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 지주사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0년 5월1일을 기일로 자체사업부문인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 대표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애초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현대중공업이 존속법인 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사체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회사이름을 바꾼 것이다.
현대로보틱스가 다시 사업회사로 분할돼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6월16일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도 유치했다. KT에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매각해 500억 원을 받았다.
정기선 당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은 “앞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데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은 현대로보틱스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 전체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기 전부터 다양한 글로벌기업들과 협력해 로봇사업을 키워 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9월 중국 로봇업체 ‘하궁즈넝’과 산업용 로봇 합자회사 ‘하궁현대로봇유한회사(Haning Hagong Hyundai Robotics)’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5월부터 네이버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서비스 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과 에너지 투트랙 체제 확립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2020년 3월25일 열린 제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포함한 안건들을 모두 승인받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주총회에서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도 처리했다.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는 안건 승인도 이뤄졌다. 분할기일은 같은 해 5월1일이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2019년도 재무제표와 배당, 이사 보수한도 등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연결 기준 매출 26조6303억 원, 영업이익 6666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2.6% 줄었다.
2019년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을 현금배당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최대 34억 원을 보수로 지급한다. 2019년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모두 9억6200만 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번 주총으로 현대중공업그룹(HD현대그룹)의 조선사업과 에너지사업의 리더가 명확해졌다.
권오갑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로 ‘최첨단 조선, 에너지그룹으로 변신’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선사업을
가삼현 사장에, 에너지사업을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맡겼다.
가 사장은 하루 앞서 열린 한국조선해양의 제4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새롭게 선임된 뒤 같은 날 열린 한국조선해양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조선사업의 주요 현안은 가 사장이 맡고 정유 등 에너지사업은 강 사장이 맡는 체계가 확립됐다”며 “권오갑 회장은 양대 사업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에 올라
권오갑은 2019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의 회장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11월19일 그룹의 2019년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 임원인사를 통해 권오갑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그룹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며 “권오갑 회장은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 전원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당시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았던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올라
권오갑은 2019년 6월3일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인 권오갑이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과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 전무도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권오갑은 2019년 6월11일 담화문을 내고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의 패러다임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바꿀 것”이라며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모든 투자와 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을 존속법인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 ▲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왼쪽 열 번째),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2022년 10월12일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케미칼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공장 준공식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 상장 대신 아람코의 지분투자 유치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현 HD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잠시 미루고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1월28일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에 관해 1조8천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아람코와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율은 71%로 낮아지며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주주가 됐다.
2019년 4월15일 지분투자 계약의 세부내용이 확정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1조3749억 원에 매각한다. 나머지 2.9%는 아람코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한다.
최종 매각대금은 해외 관계당국의 기업결합 인허가가 끝나면 지급된다.
아람코는 이번 계약을 두고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율이 40.6%로 업계 최고수준”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 동안 두 차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시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 지분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의 활로를 연 대신 현대오일뱅크 '상장 3수'는 연기됐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아람코와 진행할 사업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중동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권오갑은 수년 동안 별러오던 지주사체제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018년 8월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분할 및 합병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가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였던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위치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100%일 때는 예외) 분할합병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을 매입하기로 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합병 뒤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직접 지배하며 중간 조선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사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 안정적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 구원투수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 악화로 위기에 빠진 2014년에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권오갑은 당시 인력 감축을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2014년 말 기준 2만8291명에서 2016년 9월 말 기준 2만3749명으로 4500명 이상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2월 사무직 직원 15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2016년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도 추진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 임원 260여 명에게 일괄사표 제출도 요구했다.
2015년 11월에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중공업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의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낸 직원에게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하는 등 포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권오갑은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의 승진과 함께 강환구 당시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권오갑이 사업재편과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에 집중하고 강환구 사장은 생산과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경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갑의 승진을 놓고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권오갑의 승진이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로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울산현대호랑이 축구행정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에서 축구행정을 도맡았다.
권오갑은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은 뒤 2007년에는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으며 2009년에는 프로축구 울산현대축구단,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축구단 등을 관리하는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도 맡았다.
2013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총재로 추대됐다.
권오갑은 2017년 2월에 열린 프로축구연맹 임시 총회에서 새로운 총재 후보가 나오지 않자 새 총재에 다시 선출돼 총재를 연임했다. 2021년 1월 열린 총재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유일한 후보로 등록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4년 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