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주환원계획 도입
네이버가 2023년 새로운 3개년(2022~2024년)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했다.
김남선은 2023년 5월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총 환원 규모를 지난 3년 동안 30%로 특정했던 반면 앞으로 3년은 15~30% 범위를 설정했다”며 “이는 지난 몇 년간 급증한 투자와 이에 따라 늘어난 차입금을 일부 우선 상환함으로써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김남선은 “네이버는 지난 5년 동안 각세종 데이터센터 구축, 1784 신규 사업 건설 등을 포함해 인프라 장비 구매 등으로 캐펙스(CAPEX·시설투자)가 증가했고 M&A도 여러 건 발생해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며 “당분간 유의미한 M&A 등 전략적 투자는 자제할 계획인 반면 AI 등을 위한 인프라 장비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되 과거 대비 그 사용을 효율화함으로써 향후의 총 자본 투자규모를 통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이처럼 잉여현금흐름의 30%에서 15~30% 수준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조정함에 따라 주주환원을 위한 지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다.
다만 네이버는 그동안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적극 시행했던 것과 다르게 앞으로는 현금배당에 집중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현금배당을 늘리는 것에 더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3년 동안 매년 1%씩 소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네이버가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은 자사주를 활용해 추진하는 전략적 사업제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때문으로 여겨진다.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인 APG는 2023년 6월 네이버가 국내 기업 가운데 상호주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주주관여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호주는 기업 2곳이 각자 주식을 교환하거나 순환출자 과정에서 소유하게 된 주식이다.
네이버는 2017년 미래에셋증권과 5천억 원가량의 자사주 교환, 2020년 CJ그룹과 총 6천억 원어치의 자사주 교환, 2021년 신세계·이마트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 등 자사주를 활용해 사업협력을 추진했다.
자사주 맞교환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지만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PG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약 800조 원에 이른다. 네이버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이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상호주 확보를 통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선도 “네이버의 자사주 활용 방식에 대한 외부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있고, 일각에서 편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해마다 1%씩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며 “다만 임직원 주식 보상제도를 위한 재원으로 장기적으로 자사주 보유량을 총 발행주식 수의 5% 이내로 일부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포시마크 인수에 1조6천억 원 베팅의 성과
네이버는 2023년 1월 북미 중고패션플랫폼 포시마크를 13억1천만 달러(약 1조6700억 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다.
인수금액에는 포시마크 기업가치 약 12억 달러와 포시마크가 보유한 현금에 대한 대가가 포함됐다. 네이버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포시마크의 나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앞서 네이버는 2022년 10월4일 포시마크 지분 100%를 사들인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버티컬 플랫폼으로 진화가 거세지고 있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장기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최대 패션 소비자간 거래(C2C)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인수계획 발표 직후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에 네이버 주가는 8% 이상 급락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2022년 10월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상 이런 대형 M&A(인수합병)를 하면 인수하는 입장의 기업에서는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 불확실성이 있어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며 “이번 인수는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해외에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선도 같은 자리에서 “인수하는 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네이버의 포시마크와 C2C 커머스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당장 이게 어떻게 가치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어 그런 현상(주가 하락)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3년 4월로 예정됐던 포시마크 인수 완료를 4개월 앞당겨 2022년 1월5일 마무리 했다. 2023년 1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편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수발표 당시보다 낮아진 환율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포시마크는 네이버에 인수되기 전 연간 1천억 원대 적자를 냈다. 1조7천억 원가량을 쏟아 부어 인수한 곳이 적자기업인 것이 드러나자 네이버의 결정에 의문을 드러내는 시선이 생겨났다.
김남선은 2023년 2월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는 더 많은 비용효율화 노력에 따라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올 1분기에 충분히 흑자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2023년 포시마크 직원의 일부를 감축했고 네이버의 스마트렌즈 기술을 포시마크에 가장 먼저 적용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023년 5월8일 실적발표를 통해 포시마크의 에비타가 2023년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CFO 선임 후 글로벌 성장 목표 제시
김남선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에 선임된 후 2022년 4월13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밋업 행사에서 “네이버는 상당히 저평가됐고, 가치 신장 여력이 상당하다”며 “시가총액 150조 원은 네이버 목표가 아닌 달성해야 할 현실"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150조 원'은
최수연 대표가 제시한 '5년 내 매출 15조 원 달성'과 연관된 수치다.
김남선은 "네이버는 구글, 트위터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같은 영역에 들어섰다"며 "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시장이 안 좋을 때는 매출의 4~5배, 시장이 좋을 때는 10~11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최수연 대표이사는 “네이버는 이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의 시너지를 통해 '멀티플'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며 “협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팀네이버’는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10억 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남선은 2022년 3월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됐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최수연 대표와 '서울대 공대 졸업 후 하버드대에 유학한 40대 초반'이라는 공통점을 지녀 주목을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 네이버 주식 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네이버는 2022년 3월21일 김남선과
최수연 대표이사가 각각 1억800만 원을 들여 네이버 주식 314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네이버는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선과
최수연 대표는 2023년 4월에도 각각 1억 원과 2억 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네이버는 “CEO와 CFO가 취임 1주년을 맞아 회사의 성장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 ▲ 김남선 네이버 최고책임자(오른쪽)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022년 10월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라이브화면 갈무리> |
△국내외 투자 및 협력에 공격적 행보
김남선은 2020년 8월 네이버에 사업개발, 투자, 인수합병 책임리더로 영입된 뒤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교환 등 대규모 거래(빅딜)를 주도했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이마트·신세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포함한 사업제휴 합의를 맺었는데 여기에는 김남선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합의에 따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이마트 주식 82만4176주(지분 2.96%)가 맞교환됐다. 금액으로는 1500억 원 규모다.
아울러 1천억 원 규모의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도 주고받았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기업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630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이용자 9천만 명을 거느린 해당 업계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왓패드 인수는 당시 기준 네이버 역사상 최고 규모의 글로벌 투자였다. 네이버는 대형 투자은행을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네이버는 아마존,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바이트댄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왓패드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인수전에 나서 승리했다. 김남선이 이 작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와 네이버웹툰의 이북재팬 인수(2022년 3월 마무리) 등에 힘입어 웹툰 부문에서 2022년 3월 월간활성이용자(MAU) 1억8천만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김남선이 합류한 뒤 2016년 이후 중단해온 채권 발행을 재개하는 등 재무전략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거래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와 S&P로부터 각각 A3와 A-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의 신용등급이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약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2021년 5월 3억 달러어치를 증액 발행했다.
△맥쿼리에서 LGCNS와 ADT캡스 인수
김남선은 맥쿼리자산운용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맥쿼리 PE총괄전무 시절인 2020년 4월 맥쿼리가 1조 원대의 자금을 들여 LG로부터 LGCNS 지분 35%를 취득하는 거래를 주도했다.
2018년에는 맥쿼리가 재무적투자자(FI)로서 SK텔레콤과 손잡고 ADT캡스(현 SK쉴더스)를 2조9700억 원에 사들이는 거래를 이끌었다. 이는 그해 국내 기업 인수합병 거래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홍콩 금융전문지 디에셋(The Asset)은 ADT캡스 인수를 2018년 한국 최고의 인수·합병(M&A)으로 선정했다. 김남선은 홍콩 포시즌호텔에서 디에셋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았다.
김남선은 피인수 회사 이사회에 들어가 인수후통합(PMI) 작업에도 관여했다. 2018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는 ADT캡스 사외이사, 2020년 4월부터 7월까지는 LGCNS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동부씨엔아이 주주 명부에 이름 올려
김남선은 동부그룹의 옛 시스템통합(SI) 계열사 동부씨엔아이(CNI)가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기 전부터 이 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주였던 셈이다.
동부씨엔아이는 동부그룹의 전산실 역할을 하는 회사였다. 그룹 계열사들의 정보기술(IT) 부문이 통합되면서 설립됐고,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일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동부씨엔아이는 애초 동부산업의 정보통신본부로 시작됐고, 1995년 동부그룹에 편입된 한농그린피아와 사업을 합쳤다.
김남선은 동부씨엔아이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상장 추진에 나선 2000년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동부씨엔아이는
김남호 DB그룹 회장과 그의 아버지인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을 비롯해 친인척 16인이 지분 91.7%를 보유한 가족 회사였다.
김준기 전 회장의 동생인 김택기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장남인 김남선은 각각 동부씨엔아이 주식 1만 주(지분율 4.1%)를 보유하고 있었다.
동부씨엔아이가 상장하기 직전에 김남선은 다른 친인척들과 함께 김준기 전 회장에게 지분을 넘겼고, 이후 동부씨엔아이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김남선의 지분율은 1% 아래로 떨어졌다.
동부그룹은 2010년 옛 동부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동부씨엔아이를 동부정밀화학에 흡수합병했다.
김남선은 아버지와 함께 DB그룹 지주회사인 DB아이앤씨 주식을 확보했다. 2023년 3월31일 기준 김남선의 보유 지분은 0.0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