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글로벌3.0 효과 나타나
네이버의 2023년 1분기 해외매출은 34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연간 해외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본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은 네이버 매출의 35%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컸지만 소프트뱅크와 경영통합을 단행하면서 2021년부터 네이버의 연결실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의 해외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2022년 인수를 결정하고 2023년 1월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미국 중고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연결편입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시마크는 2023년 1분기에만 매출 1197억 원을 올렸다.
포시마크의 성장은 네이버의 비전인 ‘글로벌 3.0’의 실현에 하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네이버는 2022년 4월13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에서
최수연 대표이사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한 가운데 네이버의 방향을 제시하는 '네이버 밋업'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네이버는 그룹 내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뤄내겠다며 '글로벌 3.0' 단계 진입을 선언했다.
2026년까지로 설정한 글로벌 3.0 단계 기간에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세계 10억 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의 포시마크 인수는 글로벌 3.0을 선언한 지 6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에 1조6천억 원을 쏟아 부었다.
네이버는 유럽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했다. 네이버는 2021년 약 1550억 원을 투자해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지분 10%가량을 확보했는데 2023년 초 1천억 원을 추가로 들여 왈라팝 지분율을 30.5%까지 끌어올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보다 앞선 2020년 11월에는 싱가포르 중고거래 플랫폼 스타트업 캐서렐에 748억6300만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일본 e커머스 시장 진출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2022년 4월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 전체가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커머스 사업은 일본 현지에 라인과 야후라는 좋은 파트너가 있는 만큼 올해는 일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야후재팬과 라인이 Z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아래 100% 자회사가 됐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50 대 50으로 A홀딩스의 지분을 나눠 들고 있고, A홀딩스는 Z홀딩스의 지분 65.3%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A홀딩스를 통해 Z홀딩스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시장은 e커머스의 침투율이 낮다는 점이 네이버에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의 e커머스 침투율(전체 소매 시장 대비 e커머스 시장 비율)은 약 8.7%다. 한국의 22.2%와 비교하면 2/5 수준에 불과하다.
스마트스토어는 국내에서 중소상공인 45만여 명이 입점하는 등 몸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네이버의 2021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25조 원 안팎에 이르렀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가 국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성과를 거두면 대만과 태국 등의 e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웹툰·웹소설사업 확장
이해진은 북미에 더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콘텐츠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22년 3월31일 일본 웹툰 서비스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계열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웹툰은 모바일 앱(app) 중심 라인망가와 웹(web) 중심 이북재팬 사이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2021년 통합 거래액은 약 8천억 원, 통합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는 2천만 명 이상이다.
이해진은 일본 웹툰시장에서 네이버가 선두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300만 명을 넘었다. 2022년 2월 1주차(1월 31일~2월 6일)에 태국과 인도네시아, 대만 등 3개 지역에서 한국 작품과 현지 작품이 시너지를 내며 주간거래액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2년 5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억8천만 명 이상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1년 5월11일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네이버는 약 6600억 원에 왓패드 지분 100%를 인수했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를 통해 양질의 오리지널 원천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웹툰의 지식재산(IP)사업 노하우와 수익화 모델 등도 왓패드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해진은 해외사업을 위해 네이버 웹툰 사업의 중심도 미국으로 옮겼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12월 한국에 있던 본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옮겼다. 네이버웹툰이 향후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0년에는 웹툰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대거 개편했다.
기존에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이 한국 사업을 맡았고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사업을 진행했다. 이 구조를 '네이버→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으로 바꿨다.
일본에서 웹툰 사업을 진행하던 라인디지털프론티어와 중국의 와통엔터테인먼트 등 해외법인도 웹툰엔터테인먼트 아래 자회사로 만들었다.
△제2사옥 1784 구축 완료, 기술개발 전초기지로 활용
네이버는 제2사옥 1784를 완공하고 기술개발의 전초기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1784는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178-4 번지에 지하 8층~지상 28층(제1사옥 그린팩토리의 1.6배), 연면적 16만5천 ㎡ 규모로 지어졌다. 2022년 4월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1784는 네이버의 업무 공간인 동시에 로봇·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네이버가 연구·축적한 모든 선행 기술의 융합을 실험하는 기술 테스트 베드(시험장)다.
네이버는 "실험과 도전의 가치라는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건축 초기 정자동 178-4 번지라는 주소에서 착안했던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건물명으로 삼았다"며 "역사적으로 1784년은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한 만큼 ‘혁신이 현실화된 공간’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콘셉트로 해서 건축된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공간 안에서 융합돼 임직원의 업무를 돕는다.
1784는 공간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술 플랫폼’이자 네이버랩스가 구축하고자 하는 디지털트윈 기술 기반의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ARCVERSE)’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1784에는 네이버 임직원뿐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네이버(NAVER) 하이퍼크리에이티브 인공지능(AI)센터 연구원들과 D2SF 투자 스타트업 직원들도 입주했다.
4층에는 약 1160㎡(350평) 규모의 '카이스트-네이버 초창의적 인공지능(AI) 연구센터(KAIST-NAVER Hypercreative AI Center)'의 전용 공간이 구축됐다.
연구센터에서는 초대규모 AI를 활용해 누구나 고품질의 창의적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 '초창의적 AI' 기술 연구가 이뤄진다. 3년 동안 진행하는 연구에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기반으로 카이스트 교수진 10여 명과 네이버 및 카이스트 AI 연구원 100여 명이 참여한다.
140석 규모의 기술 스타트업 전용 공간 ‘네이버 D2SF @분당’도 마련됐다.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새로운 자극을 주고받으며 접점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여러 시너지 프로그램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 1784는 해외 정부와 기업들도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2년 11월 1784를 방문한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에게 건물에 적용된 여러 기술을 시연하고 다양한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2023년 3월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 등과 디지털전환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년 5월에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6월에는 아랍에미리트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에미리트의 왕실 고위 대표단이 1784를 찾아 네이버의 로봇·자율주행·클라우드·디지털트윈·5G 등 첨단 기술을 체험했다.
| ▲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022년 10월24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최수연 대표 선임
네이버는 2021년 11월
최수연 네이버 책임리더(당시 41세)와
김남선 책임리더(당시 44세)를 각각 차기 대표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했다.
네이버는 2022년 3월14일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어진 이사회를 통해
최수연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최수연 대표는 1981년 11월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네이버 홍보와 마케팅 부문에서 일했다. 2009년 네이버를 퇴사한 뒤 변호사가 돼 기업 인수합병과 회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최 대표는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한 뒤 글로벌사업지원부를 맡아 이해진과 손발을 맞췄다.
이해진은 최 대표에게 '소통을 통한 신뢰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취임 직후 임직원에게 팬레터라는 이름의 메일을 보내 '귀찮아할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대표는 메일에서 "가파른 성장 과정에서 구성원이 경험하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제도와 프로세스 미비 등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소통해 주도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관련해 직원들 달래기 주력
이해진은 네이버에서 일어난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스톡옵션 등으로 직원들을 달랬다.
네이버는 2021년 4월19일 이사회에서 임원급을 제외한 네이버 본사와 계열사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보상 프로그램 스톡그랜트 제도의 도입을 결정했다. 해마다 1월과 7월에 재직기간에 따라 직원 1인당 연간 1천만 원 규모의 자사주를 3년 동안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스톡그랜트 제도 도입은 네이버 직원들 사이에 일어난 성과급 논란 대응책이다.
네이버는 2020년에 연간 기준으로 매출 5조3041억 원, 영업이익 1조2153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직원들에게 이미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전 연도와 비슷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자 직원들이 반발했다. 2021년 들어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행렬, 네이버 임원에 대한 스톡옵션 80만6천 주 부여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반발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은 2021년 2월25일 컴패니언데이 행사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함께 참석해 스톡옵션을 통한 보상의 원칙과 방향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앞서 2019년부터 모든 직원에게 1인당 평균 1천만 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날 컴패니언데이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자 노조를 중심으로 네이버 직원들의 반발이 지속됐다.
이해진은 2021년 3월12일 네이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사회에서 글로벌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관해 이해를 구하고 그에 따른 보상 문제를 상의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 뒤 기존 스톡옵션 제도와 별개로 운영되는 스톡그랜트 제도가 도입되자 네이버 직원들이 불만을 가라앉히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2021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991억 원, 영업이익 2888억 원을 거뒀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8%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 줄었다.
스톡그랜트 제도 도입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네이버와 다른 기업들의 합종연횡
네이버가 CJ그룹,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협업 대상을 넓혔다.
네이버는 하이브와 2021년 1월 협약을 맺고 네이버의 스트리밍서비스 브이라이브를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에 양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5월13일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통합을 위한 네이버와 위버스컴퍼니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2022년 3월2일 위버스컴퍼니로 영업양도됐다.
위버스컴퍼니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35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에 납입한 3500억 원 가운데 2천억 원은 영업양수 대가로 돌려받았다.
네이버는 유상증자를 통해 위버스컴퍼니의 지분 49%를 확보했다. 위버스컴퍼니가 2022년 8월 실시한 유상증자에는 하이브만 참여하며 네이버의 지분율은 44.55%로 낮아졌다.
브이라이브는 출시 7년 만인 2022년 12월31일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에서는 브이라이브의 위버스 통합으로 월간활성이용자(MAU) 3천만 명의 위버스 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해진은 2021년 3월 네이버 임직원을 상대로 글로벌 도전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하이브와 협업하는 팬덤 플랫폼을 더하면 미국 시장에서 성공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2020년 10월 CJ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 CJ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전체 6천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3대주주(7.85%), CJENM의 2대주주(5.00%),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주주(6.25%)가 됐다. 반대로 CJ대한통운은 0.64%, CJENM은 0.32%, 스튜디오드래곤은 0.32%에 해당하는 네이버 주식을 쥐게 됐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혜택으로 CJ그룹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구독할 수 있는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내놓았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 매달 4900원을 내면 티빙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커머스사업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수요예측과 물류자동화를 아우른 정교한 디지털 물류시스템을 만들어 스마트물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2021년 경기 용인과 군포에서 스마트물류 시스템 가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군포 물류센터에서는 2021년 6월부터 연면적 3만3천㎡의 상온상품 전용 풀필먼트센터가 가동에 들어갔다. 용인에서는 2021년 8월부터 1만9140㎡의 신선식품 전용 저온 풀필먼트센터가 가동에 들어갔다.
두 물류센터는 인공지능 수요예측, 물류 로봇, 친환경 패키징 등 스마트물류를 실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
네이버는 2022년 12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는 네이버가 배송지 정보 등의 물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자에게 도착 보장일을 알려주고 CJ대한통운이 첨단 물류기술과 전국 인프라를 활용해 날짜에 맞춰 배송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힘을 합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른 배송’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쿠팡에 맞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과 CJENM·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웹툰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드라마 제작을 위해 일본에 조인트벤처 스튜디오드래곤재팬을 설립하기도 했다.
| ▲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2021년 10월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
이해진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네이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4월 인도네시아의 대표 미디어기업 엠텍에 17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엠텍 지분 1~2%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텍은 인도네시아의 대표 방송·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운영사로 플랫폼 ‘비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동남아시아 지역 기업 투자에 5억 달러를 투입했다.
엠텍 외에도 2018년 말레이시아 모빌리티 회사 그랩(1억5천만 달러), 2019년 베트남 팜스월드와이드(3천만 달러)와 인도네시아 해피프레시(2천만 달러)·부칼라팍(5천만 달러), 2020년 싱가포르 캐러셀(8천만 달러) 등에 투자했다.
이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동남아시아에 뿌리를 내린 점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라인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용자 83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라인웹툰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만화앱 매출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제작해 동남아시아에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 제작사를 통해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3년 3월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인 텔콤의 자회사 텔콤데이터에코시스템 및 시스코와 클라우드 구축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싱가포르 통신기업인 스타허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기업에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연합
이해진은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과 손잡고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구글과 화웨이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들의 틈새에서 생존전략을 펴고 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최대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중심으로 인터넷 업계가 재편되고 있어 야후재팬과 연대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Z홀딩스가 경영을 통합하면서 2021년 3월1일 Z홀딩스그룹이 출범하게 됐다.
Z홀딩스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A홀딩스→중간지주회사 격인 Z홀딩스→라인·야후재팬'으로 이어진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A홀딩스가 Z홀딩스 지분 65%를 쥐며,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이로써 라인은 네이버의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됐고 네이버의 연결실적에도 포함되지 않게 됐다.
이해진은 A홀딩스 공동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는 A홀딩스 공동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Z홀딩스그룹은 2023년에 매출 2조 엔(21조2천억 원), 영업이익 2250억 엔(2조4천억 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일본에 선보이기로 했다. 더불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한 e커머스, 식당·숙박 예약과 배달 서비스, 라인페이와 페이페이를 앞세운 핀테크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네이버는 2019년 11월18일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을 통합하기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뒤 라인 주식 공개매수 등을 진행한 끝에 경영 통합을 이뤘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라인과 Z홀딩스는 시너지를 창출해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ICT 공룡’에 맞서기 위해 모바일과 포털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해진에게 먼저 경영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진도 줄곧 세계 인터넷 업계에서 생존해야 함을 강조해왔다.
이해진은 2015년 기자간담회에서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에 둔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2023년 안에 Z홀딩스와 야후재팬, 라인 세 개 법인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메신저 앱 라인의 성장세가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및 미래에셋대우와 ‘금융동맹’
네이버는 2019년 11월1일 간편결제사업부문인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로 출범시켰다. 2019년 9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네이버페이 분할 계획을 원안대로 승인받았다.
네이버파이낸셜 초대 대표는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라인과 협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간편결제 ‘라인페이’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는 네이버파이낸셜에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파이낸셜에 투자하기로 한 데는 이해진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인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과 박 회장은 자수성가형 창업주라는 점 외에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관심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체제 운영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여러 차례 협력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2016년 신성장펀드를 함께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17년 7월 상호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우호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8년 8월에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스펀드를 조성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2020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 네이버통장을 선보였다. 네이버통장 예금잔액은 2022년 4월 말 기준 1조1698억8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 ▲ 이해진 라인 회장(오른쪽)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16년 9월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렐리아캐피탈'(Korelya Capital, 한국 기업의 프랑스 투자를 돕기 위해 설립한 투자회사)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동행
이해진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해진은 2018년 10월14일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관람하는 등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프랑스 일정에 동참했다.
2018년 10월15일에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 국빈만찬에도 참석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정부가 이해진의 적극적 투자를 반기고 있으며 네이버가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삼성과 네이버가 기술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프랑스 파리에 네이버의 두 번째 유럽 법인인 네이버 프랑스를 설립했고, 기존 네이버랩스인유럽은 그르노블에 터를 잡았다.
△유럽 진출 이끌어
이해진은 네이버의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해외투자와 사업에 매진했다.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놓은 데 이어 2018년 3월 임기가 끝난 등기이사도 연임하지 않고 글로벌투자책임자 직책만 유지하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한성숙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유럽사업개발대표를 맡으면서 이해진의 뒤를 따라 유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해진은 2019년 6월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강연회에 대담자로 나와 “네이버가 구글 등의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에 반대하는 정서가 다른 지역보다 큰 데서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016년 9월 프랑스에서 유망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계 프랑스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의 ‘K-펀드1’에 1억 유로를 출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2015년 11월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해진 등 네이버 경영진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2017년 6월에는 미국 기업 제록스로부터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인공지능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를 인수해 ‘네이버랩스유럽’으로 이름을 바꾸고 파리에 유럽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공간인 ‘스페이스 그린’을 세웠다.
네이버는 2018년 8월 유럽 법인 ‘네이버프랑스SAS’ 유상증자에 참여해 2589억 원을 출자했다. 네이버프랑스SAS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로서 투자와 정보 서비스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2017년 6월19일 설립됐다.
2021년 2월에는 스페인 최대 중고 상거래 기업 왈라팝에 1억1500만 유로(1550억 원)를 투자했다. 이 외에도 럭셔리 패션 재판매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음향기술 전문기업 ‘드비알레’, 구인구직 플랫폼 ‘잡티저’, 모빌리티 기업 ‘볼트’ 등 유럽 지역의 17개 기업에 투자했다.
국내외 회사들과 함께 펀드 투자에도 참여했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과 한글과컴퓨터는 2020년 6월8일 '아시아커넥트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클라우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펀드는 한컴그룹과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이 출자한 초기 자금을 바탕으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와 다토즈가 공동운용한다.
네이버는 프랑스에 유럽법인을 두고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21년 4월 독일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9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3번째로 유럽 국가 언어를 지원하게 됐다.
△가상화폐 사업 확대
네이버는 관계사 라인을 통해 해외에서 가상화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라인테크플러스는 2022년 3월30일에 2022년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라인테크플러스는 △라인 블록체인의 오픈 네트워크화 △링크의 거래소 추가 상장 △결제 사업자와 제휴 △NFT 사업 본격화 △게임파이 사업 개시 △엔터테인먼트 NFT 사업 개시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라인은 디앱(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면서 자체 가상화폐 ‘링크’와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를 넓히는 중이다.
라인은 2018년 8월 일본에서 자체개발 가상화폐 '링크'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링크체인’을 공개했다.
링크는 기존 가상화폐와 다르게 자금조달 목적의 가상화폐공개(ICO)를 진행하지 않고 라인 생태계 안의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획득하게 하는 ‘이용자 보상’ 개념을 적용했다.
링크와 연계된 디앱 서비스에 가입해 활동하는 고객에게 링크의 보상정책에 따라 가상화폐를 주는 방식이다.
라인테크플러스는 2023년 2월23일 링크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원화마켓에 상장했다. 이보다 앞선 2021년 8월 빗썸 비트코인마켓에 상장된 링크는 원화마켓에도 상장됨에 따라 원화로 링크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라인은 2018년 7월16일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트박스는 라인과 라인의 자회사인 라인테크플러스가 함께 운영한다.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모두 15종, 지원하는 가상화폐 종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20여 종이다.
비트박스는 다중서명기술을 적용한 비트고월렛을 지원한다. 이 서비스는 3개의 암호가 적용돼 복수의 동의가 있어야만 거래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콜드서버(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서버)에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기능을 지원해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다.
라인은 2020년 2월 미국에서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프론트를 론칭했다. 비트프론트에서는 라인의 자체 암호화폐인 링크를 포함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주요 5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라인은 2021년 5월 비트맥스와 비트프론트 외에 다른 거래소에도 링크를 상장해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라인 블록체인에서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확대하기로 했다.
| ▲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 두 번째)가 2019년 2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네이버에 첫 노동조합 설립
네이버에 창사 19년 만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18년 4월2일 노조 출범을 알리고 성명서를 냈다. 네이버 직원들은 2014년에도 노조를 설립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대한민국의 IT 산업을 이끌고 국내 최고 서비스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회사를 사랑했고 네이버를 사용하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열정을 다해왔지만 우리의 자부심은 실망으로 변했다”며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 설립 배경에는 성과급 체계와 기업문화가 있다.
노조는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의 수평적 조직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고 IT 산업의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회사의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뒷걸음질 쳤고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는 소통이 필요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투명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네이버는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첫째로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둘째로 투명한 의사결정 및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셋째로 열정페이라는 이름 아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2019년 2월20일 첫 공식 쟁의를 진행했다. 한국 IT 업계에서 노조가 쟁의행위를 벌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노조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로비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에 노조와의 교섭을 성실하게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이해진이 응답하라’, ‘네이버는 총수가 왕’, ‘투명하게 소통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었다.
노조는 이해진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원과 소통하지 않고 경영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와 교섭을 15차례 진행했으나 결렬되고 네이버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2019년 4월 근무시간 영화관람 등으로 쟁의 수위를 높였다.
다만 네이버 계열사 컴파트너스는 탄력근로제를 적용하고 있지 않아 노조 조합원 가운데 컴파트너스 근로자들은 부분파업 형태로 단체행동에 참여했다.
이해진은 노조의 부름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해진은 2019년 6월 노조에 생중계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사내게시판에 “네이버답게 건강하고 투명하게 생중계로 해보자”고 적었다.
이해진은 “노사문제에 내 개인적 의견을 이야기하는 건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갑자기 푯말에 ‘이해진이 응답하라’는 걸 봤을 때는 당혹스러웠다”며 “그런데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니 기쁘게 용기를 내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직원 편이기도 하고 주주 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네이버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편’”이라며 “사용자들이 아니었다면 나나 여러분, 네이버의 지난 20년은 있을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 직후 네이버 노사는 2019년 6월13일 단체협약 잠정안에 합의했다.
△네이버 총수로 지정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9월3일 네이버를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하면서 이해진을 네이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이해진이 기업집단의 ‘총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해진은 공정위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봤다.
그는 2019년 6월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강연회에 참석해 “네이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내 회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동일인 지정이 부당하다는 뜻을 내보였다.
이해진은 “지분율 3%대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해진은 2018년 2월27일 네이버 지분 19만5천 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지분율이 4.31%에서 3.72%로 낮아졌다.
이해진은 2017년 8월 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네이버 지분을 4% 정도 보유하는 데 그치고 네이버 대표뿐 아니라 이사회 의장 자리도 물러난 만큼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라는 뜻을 건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해진의 지분이 4.31%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네이버 안에서 설립자로서 입지도 분명하다고 봤다.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 교환 방식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한 점, 이사회의 유일한 대주주 이사로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공정위는 “경영참여 목적이 없다고 공시한 국민연금과 지분 20%를 들고 있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제외하면 이해진이 최다 출자자에 해당한다”며 “네이버는 1% 미만 주주 지분이 약 50%에 이르는 등 지분 분산율이 높아 사실상 이해진의 보유지분이 지배력 행사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라인의 미국·일본 증시 상장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2016년 7월15일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일 네이버 주가는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육박했다.
이해진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2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네이버가 더 성장해 글로벌 메신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라인은 2015년 이미 월 실질이용자 2억1천만 명을 넘어섰고 일본과 대만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신저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성공했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해외에서 사업 저변을 넓혀갔으나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을 위해 2020년 12월29일 일본과 미국 증권시장에서 라인을 자진 상장폐지했다.
△네이버와 라인 설립
이해진은 삼성SDS에서 퇴사한 뒤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설립해 인터넷 포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해진은 1999년 삼성SDS에서 나와 네이버를 만들었다. 네이버(NAVER)는 이해진이 1997년 삼성SDS에서 근무할 때 만든 사내벤처 이름이다.
네이버는 ‘항해하다’라는 뜻의 navigate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을 붙인 말로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해진은 2001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병해 회사이름을 NHN으로 바꿨다. 서비스 이름은 네이버를 유지했다. NHN에서 공동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02년 네이버에 ‘지식iN' 서비스를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두고 그 해 NHN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 뒤로도 검색광고 도입, 온라인게임 유료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네이버는 2004년 포털사이트 1위로 떠올랐다.
2004년부터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2008년 NHN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2012년에는 2000년 한게임재팬으로 설립된 뒤 이름이 바뀐 NHN재팬 회장을 맡았다.
2013년 NHN에서 게임사업이 분리돼 NHN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되자 회사이름을 다시 네이버로 바꿨다. NHN재팬은 라인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2016년에는 라인을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이해진은 라인 상장으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진출이라는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네이버에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했다.
이해진은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고 2018년 3월에는 네이버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해외사업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