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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간편식 시장 소비자 불신 커져, 닭가공품 영양성분 표시 논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6-07 12: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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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간편식 시장 소비자 불신 커져, 닭가공품 영양성분 표시 논란
▲ 다이어트 간편식 영양성분 표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 랭킹닭컴 ‘잇메이트 소시지’, 윙잇 ‘랠리 닭가슴살 볼’, 닭형 ‘통다리살’.
[비즈니스포스트] 다이어트 간편식 영양성분 표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닭형을 시작으로 랭킹닭컴, 윙잇까지 실제와 다른 영양성분 표시로 다이어트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7일 식품의약안전처 관계자는 “닭가공품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민원들이 많이 제기돼 식약처에서도 민원 발생 제품들에 대해 영양성분 검사를 실시했다”며 “영양성분 검사 결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정처분이나 행정지도가 내려진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가 아닌 민원이 제기된 개별 제품에 대한 검사에 나섰다.

닭형 ‘통다리살’과 랭킹닭컴 ‘잇메이트 소시지’, 윙잇 ‘랠리 닭가슴살 볼’에 대한 민원도 제기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가 자체적으로 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가 첨부된 민원에 대해서는 영양성분 검사를 통해 민원처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제품에 대한 민원들 가운데는 검사 결과가 첨부된 민원도 있었다.

다이어트 간편식에 대한 영양성분 표시 논란은 올해 1월 랭킹닭컴에서 판매하는 ‘잇메이트 소시지’로 인해 크게 불거졌다.

잇메이트 소시지는 지난해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1700만 개를 기록한 푸드나무 자체브랜드(PB) 상품이다. 랭킹닭컴은 푸드나무가 운영하고 있다.

한 유튜버가 자체 의뢰해서 검사한 잇메이트 소시지 영양성분은 9가지 표시항목 가운데 5가지를 위반했다.

116㎉로 표시된 열량은 실제 측정 결과 165.27㎉를 기록했고 23g으로 표시된 단백질은 13.46g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0g 들어있다던 당류는 2.18g, 2g이 들어있다던 지방은 실제로 9.07g이 들어있었다.

제품에 표시된 값과 실제 측정값의 차이가 20% 이상 차이가 나면 안 되는 표시기준에 따르면 기준 위반으로 보일 수 있는 결과다.

탄수화물, 단백질 등 권장 영양성분은 표시된 것보다 80% 이상 들어있어야 하고, 열량, 당류, 지방, 나트륨 등 유해할 수 있는 성분은 표시된 것과 비교해 120% 미만으로 들어있어야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에 표시된 함량으로 제품과 같은 맛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고 검사 결과 실제 표기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다이어트 간편식은 영양성분 표기가 다른 제품들보다 중요하다. 주소비층이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식단 관리를 위해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 당류, 열량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기 때문에 1~2g 차이라도 그것이 쌓이다 보면 차이가 크다.

논란이 된 제품들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다. 운동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서는 논란이 된 제품들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민원제기 후 진행된 식약처 검사에서 잇메이트 소시지는 영양성분표시가 오차 범위 안으로 들어와 적합판정을 받았다.

푸드나무 관계자는 “영양성분 검사는 검사기관과 시기에 따라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며 “논란이 생긴 이후로는 여러 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단백질 함량은 가장 낮게 나온 값을, 탄수화물, 지방, 열량 등은 가장 높게 나온 값을 성분표에 기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브랜드 상품인 ‘랠리 닭가슴살 볼’을 판매하고 있는 윙잇도 논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윙잇은 랭킹닭컴과 상황이 다르다.

랭킹닭컴은 논란이 생긴 이후 영양성분표를 바꿨지만 윙잇은 영양성분표를 바꾼 이후 논란이 됐다.

윙잇은 올해 4월 랠리 닭가슴살 볼 영양성분 표시를 바꿨다. 영양성분 표시가 바뀐 것을 알아차린 소비자들은 이전 표시와 성분 차이가 크고 그럼에도 제대로 된 공지가 없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랠리 닭가슴살 볼 깻잎맛 열량은 기존 120㎉에서 180㎉로, 탄수화물은 0g에서 10g으로, 지방은 1.6g에서 8g으로 늘었다.

반면 단백질 표시는 27g에서 17g으로 줄었다.

원재료명 및 함량은 기존 제품과 영양표시가 바뀐 제품이 동일하다. 제품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영양성분표시만 달라졌다는 얘기다.

깻잎맛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맛도 비슷한 수준으로 영양성분 표시가 달라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영양성분표시가 달라졌다는 공지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윙잇에서 판매하는 랠리 닭가슴살 볼은 포장 변경 후에 기존 제품과 성분표시 차이가 크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하지만 포장변경 전 제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검사가 불가했다.

닭형에서 판매하는 통다리살은 민원 발생 제품이 재고 소진 됨에 따라 검사가 불가했다.

윙잇과 닭형에 대해서도 식약처가 조사를 나섰지만 민원 발생 제품에 대한 검사가 불가함에 따라 행정지도가 내려졌다.

지방자치단체는 두 업체에 대해 주기적 영양성분 검사 실시 및 원재료 배합비율 관리 등 공정관리 행정지도를 내렸다.

윙잇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영양성분 검사 과정에서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는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영양성분표시를 실제와 맞추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오히려 더 잘하려다보니 논란이 생겼다”고 말했다.

푸드나무와 윙잇 모두 영양성분 검사 과정에서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오차가 검사에 따라서는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인 20%를 넘을 뿐만 아니라 논란이 된 제품들 모두 단백질은 영양성분표시보다 낮고, 탄수화물, 지방, 열량 등은 영양성분표시보다 높았다.

업계에서는 영양성분표시 논란을 스타트업의 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이어트 시장이 커지면서 다이어트 간편식을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다이어트 간편식 특성상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깐깐한 검증을 통과해야 하지만 스타업이 가진 현실적 문제들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닭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 CJ제일제당과 하림 등은 자체 영양성분 검사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국가에서 공인한 70여 개 기관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업계관계자는 “대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국가에서 공인된 자체 검사 기관을 통해 성분 등을 분석한다”며 “제품을 출시할 때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개 이상 외부 기관에 의뢰를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품 개발 단계에서 측정된 영양성분값과 외부 기관에 의뢰해서 받는 값에 큰 차이는 없다”며 “스타트업들은 검사 의뢰비 등 부담되는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관리에 있어서도 대기업과 스타업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대기업은 스타트업과 비교해 보다 균일한 함량을 가진 원재료를 공급받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에서도 올해 1월 간담회 등을 통해 업체들에게 영양성분표시에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며 “업계가 스스로 깨끗해지려는 노력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드나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172억 원,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했다. 윙잇은 지난해 매출 400억 원을 넘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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