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취임 뒤 첫 분기 실적 방어
이정애는 사장 취임 뒤 첫 분기 실적을 내놨는데 대체적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1분기 매출은 1조6450억 원을 올렸다. 2022년 같은 기간에 견줘 2.4%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 1756억 원을 기록해 2022년에 비해 16.9% 줄었다.
특히 2023년 1분기 음료 사업부문 매출이 7% 늘며 전사 매출을 견인했다. 이정애가 대표이사 취임 직전까지 음료사업부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이정애의 공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앞서 이정애는 LG생활건강의 3개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생활용품사업부장,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으면서 좋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2023년 1분기 화장품(6996억 원)·생활용품(5526억 원)·음료(3927억 원) 매출은 모두 늘었다. 다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1분기에 비해 화장품(-11.3%)과 생활용품(-40.7%) 쪽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음료는 1.3%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화장품 690억 원, 생활용품 552억 원, 음료 514억 원이다.
3대 사업 부문을 모두 경험하며 차석용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끈 LG생활건강의 실적 신화에 기여해 왔다. 무엇보다 이정애는 생활용품·럭셔리·음료사업부장을 맡아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면서 성과로 말했다.
△중국 시장 막히며 주가 반토막
이정애는 LG생활건강의 주가 방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주식 시장에서는 소위 '황제주'로 통했다. 2015년 11월23일 처음으로 주가 100만 원을 넘어서며 황제주 자리에 등극했다.
하지만 2022년 2월22일 100만 원선이 깨지면서 황제주 자리를 내줬고, 한때 49만9500원까지 반토막 넘게 빠지기도 했다. 5월24일 종가 기준 56만2천 원을 기록했다.
이 처럼 황제주 자리를 내준 것은 부진한 실적과 어두운 실적 전망 탓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LG생활건강을 비롯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2023년 들어 잠시 중국 방역 정책 완화 등으로 주가가 다시 뛰었다. 당시 장중 77만2천 원까지 올라서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
LG생활건강은 2021년 11월24일 이사회를 열어 이정애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8년 만에 대표이사가 차석용 부회장에서 이정애로 바뀐 것이다.
중국 봉쇄 정책에 실적이 꺾이며 '차석용 매직'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되자 차석용 부회장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경영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준다는 뜻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애는 2015년 LG그룹 공채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이 된 데 이어 당시 LG그룹의 첫 여성 사장 자리에도 올랐다.
이정애는 LG그룹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전형적인 LG맨이다. LG생활건강에서 잔뼈가 굵어 충성도도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 LG생활건강의 3가지 주요 사업 영역에 모두 정통해 무난히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이정애가 LG생활건강 대표이사에 취임한 2022년에는 안정은 11번가 최고운영책임(COO)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같은 해 말에는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이 글로벌마케팅센터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2022년 재계에서 여성 대표이사가 유난히 많이 배출된 한 해가 됐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이사회 내 성 다양성을 투자 대상 기업의 평가 기준으로 삼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LG그룹은 전반적으로 여성 임원 수가 증가해왔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실력 있는 인재를 강조하며 여성 임원 수가 크게 늘었다. 2022년 그룹 전체의 여성 임원 수는 64명에 이르러 2018년 29명에 비해 2배 이상 확대됐다.
이정애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소통'을 통한 조직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정애는 임원, 부문장, 팀장 등 중간 간부들에게 "책임에 무게 중심을 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며 "구성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얘기를 귀담아 듣는 것부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음료 사업 이끌어
이정애는 2019년 음료(리프레시먼트)사업부장 겸 코카콜라음료(LG생활건강의 자회사)의 대표이사으로서 이 부문 사업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이정애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야외활동이 극도로 제한됐지만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온라인 구매 확대 등 빠른 소비 패턴 변화를 포착했다. 이렇게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코카콜라와 몬스터 에너지,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 음료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정애는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로서 친환경, 제로 칼로리 등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했다.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 음료사업부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부 매출은 2022년 1조5719억 원을 기록해 2021년 1조4228억 원에서 10.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5% 늘었다.
△고급 화장품 브랜드 성공 기여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 대표 럭셔리 브랜드 '후'는 'K 뷰티' 바람을 타고 중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이정애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왕후의 궁중 문화'라는 이미지로 럭셔리 마케팅을 적극 펼쳐 2016년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2018년엔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정애는 2015년 12월 부사장에 오른 뒤 럭셔리 화장품사업부장을 맡아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주력했다.
앞서 이정애는 생활용품 사업 쪽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이 치약부터 샴푸, 주방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정애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애는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에 올라 차별화 마케팅으로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제품 프리미엄화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