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시드모터스가 2023년 회계연도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사진은 루시드 신형 전기 SUV인 '그래비티' 테스트 모델이 미국 공도에서 주행시험을 하는 모습이다. < Lucidmotors > |
[비즈니스포스트]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보이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루시드는 2023년 회계연도 1분기에 7억7950만 달러(약 1조325억 원)의 순손실을 발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손실액이 커졌다. 2022년 회계연도 1분기에 루시드는 8130만 달러(약 1077억 원)의 적자를 냈었다.
주당 순손실 또한 작년의 1주당 5센트에서 8배 이상 오른 43센트로 집계됐다.
주력 모델인 ‘루시드 에어’가 전기차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자 구매자를 대상으로 7500달러(약 994만 원)의 적립금을 제공하며 사실상 자체적으로 할인 혜택을 펼친 것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또한 시장 전망치인 2억990만 달러(약 2784억 원)를 29% 하회하는 1억4940만 달러(약 1981억 원)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동기 매출액인 5770만 달러와 비교해서는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CNBC는 루시드 차량 수요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루시드 에어의 예약물량이 2022년 회계연도 4분기 기준 2만8천 대 이상이었음에도 루시드가 밝힌 2023년 생산 목표치가 1만 대에 불과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실적발표 자리에서 현재 루시드 에어 예약대수가 얼마인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수요가 약화됐다는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다만 루시드는 2024년까지 영업을 계속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재무 안정성을 강조했다.
CNBC에 따르면 루시드는 2022년 연말 기준으로 약 44억 달러(약 5조8314억 원)의 현금을 쥐고 있으며 5억 달러 규모의 신용대출 여력이 있다.
전체 임직원의 약 18%인 1300명을 최근 감원했다는 점 또한 유동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루시드모터스 최고경영자(CEO) 피터 롤린슨은 실적발표 자리에서 “시장 수요가 뒤따른다면 2023년 생산 목표치인 1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생산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현금 보유량을 자신했다.
CNBC는 올해 연말에 공개하는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그래비티’가 얼마만큼의 주목을 끄는지가 루시드 향후 실적을 가늠할 요소라고 바라봤다.
투자자들은 루시드 향후 사업전망에 우려의 모습을 보였다. 8일 실적발표 이후 미국 나스닥 시간외 거래에서 루시드 주가는 전날보다 8.69% 급락한 7.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