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대표이사 연임까지
여승주는 2023년 3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다시 한 번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여승주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한화생명은 2023년 3월23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여승주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화생명은 여승주를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하면서 “대표이사로서 공정한 이사회 운영에 기여하고 있으며 금융사 전문경영인으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여승주는 2019년 3월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올라 2년 임기를 채운 뒤 연임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3월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여승주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여승주는 2019년 처음으로 한화생명 대표에 오른 뒤 한동안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었다. 그러다가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9년 11월30일 퇴임하면서 단독대표가 됐다.
한화생명은 이전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통해 선임 대표이사와 후임 대표이사가 함께 경영하다가 선임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방식으로 최고경영자를 교체해왔다.
여승주의 전임자인
차남규 전 부회장은 사장 시절 2011년 2월부터 2013년 5월까지는 신은철 전 부회장과,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는 김연배 전 부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맡았다.
신 전 부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는 뜻을 보이며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차남규 부회장이 3년7개월 동안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다가 여승주가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되면서 한화생명은 각자대표 체제로 재전환됐다.
△한화생명 순이익 감소
여승주는 2019년 한화생명 사장에 오른 이후 2021년 순이익을 처음으로 1조2491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전반적 업황 악화로 인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화생명은 2022년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3543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해 13.69% 감소했다.
2022년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6.94% 증가한 21조1800억 원, 영업이익은 86.89% 감소한 319억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지표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36.2% 증가한 2조1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이익률은 전년 대비 0.30%포인트 하락한 3.25%로 나타났다.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62.2%로 전년과 비교해 22.4%포인트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2022년 급격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보험본연이익과 더불어 변액보증손익 등에 힘입어 순이익 3543억 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이어 “2023년도 신제도 도입의 원년으로 영업, 투자, 관리 등 경영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통해 신계약서비스마진 1조8천억 원 확보, 신지급여력제도(K-ICS) 18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
여승주는 국내 보험시장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포화 상태에 이르자 새로운 돌파구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보험시장을 주목하고 이 지역에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형 보험사인 리포손해보험은 2023년 3월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한화생명의 리포손해보험 지분 인수 안건을 처리했다.
한화생명은 리포손해보험가 이렇게 의결함에 따라 향후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리포손해보험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앞서 한화생명은 2022년 11월16일 리포그룹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리포그룹은 리포손해보험을 포함해 부동산과 은행,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계열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재계순위 6위의 대기업 집단이다.
한화생명과 리포그룹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한화생명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 및 디지털금융 기술과 리포그룹의 선진 노하우를 각각 교류할 계획을 세웠다.
한화생명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2022년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434억 원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2022년 수입보험료도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피플라이프 인수
여승주는 보험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GA(법인보험대리점)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의 판매전문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3년 1월2일 국내 GA업계 6위권에 자리하는 피플라이프의 인수를 마쳤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수에 따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GA 3곳을 보유하게 됐다.
GA는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회사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을 말한다.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 인수를 통해 2만5천 명까지 확대된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공급해 GA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화생명의 GA 규모는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설계사 규모인 2만5천여 명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보험업의 특성상 영업조직인 GA의 규모는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GA 규모의 확대는 한화생명 보험상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보장성보험 중심 체질개선
여승주는 당장의 수익성을 넘어 중장기 수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보장성 상품 판매에 힘쓰는 등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크게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으로 나뉘는데 보장성 보험이 수익성이 더 좋다. 암보험, 화재보험 등이 보장성 보험상품에 해당하고 저축성 보험으로는 연금상품 등이 있다.
한화생명의 2022년 전체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수입보험료 가운데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일반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2021년 7조1180억 원에서 2022년 7조2451억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저축성 보험은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18%에서 2022년 14%로 4%포인트가량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2023년 2월22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을 선제적으로 이끌어 나갈 고수익성 보장성 보험상품을 출시해 보장성 신계약APE(연납화보험료)를 1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보험영업의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1조8천억 원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신지급여력제도(K-ICS) 아래에서 CSM이 중요한데 CSM 증가에는 보장성보험이 유리하다"며 "저축성이나 연금보험은 신지급여력제도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보장성보험을 늘릴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여승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ESG경영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탄소중립, ESG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와 대응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인 E-순환거버넌스와 2023년 3월21일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한화생명은 오랫동안 사용해 폐기해야 하는 사무용 전자제품을 E-순환거버넌스로 인계하여 회수 및 재활용한다.
한화생명 임직원들은 2023년 3월부터 매달 200여 명씩, 연간 약 2천여 명이 봉사활동에 나선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직접 만나는 봉사를 재개하면서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ESG경영을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2022년 7월 ESG 경영실천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친사회적 투자 비중 2배 이상 확대 △탄소배출량 40% 이상 감축 △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지수 개선을 약속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통합 A등급을 받았다. ESG 평가 3개 부문 가운데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는 A+ 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다소 낮은 B+ 등급을 받았다.
한화생명은 친환경 실천을 위해 2021년 1월 ‘탈석탄금융’을 선언하고 같은 해 4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에도 가입했다. 2021년 3월 그린오피스를 구축한 뒤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 각종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토탈, 한화건설,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그룹의 5곳 계열사와 함께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의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한 구호성금 10억 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한화생명은 이와 별개로 산불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료 납입과 원리금 및 이자 상환을 6개월 동안 유예해주는 등의 조치를 했다.
한화생명은 지배구조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마련했다.
여승주는 2022년 2월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과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며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 기업과 사회가 함께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여승주는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뒤로 소비자 보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1년 3월과 2022년 1월, 2023년 1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금융소비자보호헌장 선포 및 서약식’을 진행했다.
금융소비자보호헌장에는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 △완전판매 △고객서비스 △고객불만 방지 △고객정보 관리 △고객자산보호 등에 관한 행동강령이 담겼다.
여승주는 2022년 1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원년인 2021년에는 회사도 그에 발맞춰 여러 가지 제도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면 새해에는 금융소비자 권리 보호와 권익 증진을 위한 안전장치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회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2년 1월에는 모바일앱에 악성 앱을 감지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한화생명은 앞서 2020년에는 고객민원을 줄이기 위해 전국 지역본부 7곳에 ‘소비자보호센터’를 열었다.
이는 각 영업본부에서 민원처리 담당제로 운영하던 조직을 소비자보호센터로 전환한 것으로 부서장급이 센터장을 맡는다.
한화생명은 고객민원을 줄이려면 영업현장에서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소비자보호센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MZ세대 고객 유치에 힘 쏟아
여승주는 미래에 주요 고객이 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1년 8월 라이프플러스(LIFEPLUS) 구독보험을 출시했다.
생명보험사의 주력 상품은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 미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20~30대인 MZ세대는 이전 세대들과 다르게 현재를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 이러한 상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구독보험은 곧바로 생활 속 편의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MZ세대가 관심을 보일 만한 요소가 많다.
여승주는 구독보험 출시에 적잖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2021년 4월 출시하려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같은 해 8월로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이 2022년 4월 출시한 ‘시그니처 암보험’도 MZ세대 공략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한 상품이다.
한화생명은 MZ세대의 소비 흐름을 반영해 필요한 보장에만 원하는 만큼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갱신형과 비갱신형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보장이 없는 면책기간에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구조도 보험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한화생명은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메타버스, e스포츠 등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메타버스 기반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마케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과 2022년 2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생명은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e스포츠팀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ROX 타이거즈를 인수해 한화생명e스포츠를 창단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베트남 등에서 e스포츠팀을 앞세운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한화생명은 2021년 11월 MZ세대를 겨냥해 서바이벌 건강관리 챌린지 ‘라이프게임’을 진행했다. 한화생명은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 관련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MZ세대에게 친숙한 회사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022년 9월에 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 등과 한화 금융사의 공동 브랜드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 앱을 출시했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 앱의 가장 큰 특징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취향 공동체로 묶는 것이다. 취향을 좇고, 관심사를 매개로 모임을 갖고자 하는 MZ세대의 욕구를 반영했다.
△한화생명 자본확충 서둘러
여승주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비교해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낮은데 2023년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
한화생명의 2021년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84.6%로 생명보험업계에서 ‘빅3’로 함께 꼽히는 삼성생명(304.6%), 교보생명(266.6%)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한화생명은 2022년 1월 7억5천만 달러(9142억5천만 원) 규모의 ESG 해외 후순위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2022년 3월에는 3천억~5천억 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주주들의 불만에도 2021년과 2022년 결산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 또한 자본확충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2010년 상장 뒤 처음이다.
한화생명이 인력감축에 나선 것도 비용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2022년 3월 7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5년 이상 일한 직원 150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화생명은 ‘상시전직지원’이라는 조기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보상조건을 강화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근무기간 15년 이상 20년 미만 직원에게는 24개월치, 20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36개월치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한 조직개편 실시
여승주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금융환경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몇 차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2019년 조직개편에서는 ‘인공지능(AI)플러스 태스크포스(TF)’, ‘디지털 신사업 TF’, ‘헬스케어 TF’ 등을 마련하며 특히 디지털 부문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여승주는 이때
김동원 상무에게 한화생명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겼다.
김동원 상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앞으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5부문 체제를 구축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1월 신사업부문과 전략부문을 신설함으로써 보험, 신사업, 전략의 3부문 체제를 꾸렸다. 이어 2021년 12월 조직개편을 재차 실시하고 경영혁신과 투자 등 2개 부문을 추가로 마련했다.
사실상 보험부문을 빼고는 모두 기존에 하던 업무와 다른 일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보험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서겠다는 한화생명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생명은 2021년 12월에 부문장과 경영전략실장을 임명하면서 조직개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2021년 9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경영전략실을 신설하고도 경영전략실장 자리를 빈 상태로 두고 있다가 2021년 12월 금융컨설팅 전문가인 하상우 전 AT커니코리아 대표이사를 경영전략실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화생명은 2023년 2월6일 기존 '5부문 8본부' 편제를 '3부문 13본부'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위를 신설했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최고디지털책임자로 일해오던
김동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첫 최고글로벌책임자에 임명했다.
△제판분리 추진과 노사갈등 봉합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판매전문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에는 구도교 한화생명 영업총괄 전무가 선임됐다. 구도교 대표는 2021년 10월 실시된 2022년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정기 임원 승진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2020년 12월 판매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결정했다.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속설계사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진통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승주는 노조 측과 대화를 꾸준히 시도했고, 2021년 4월 한화금융서비스가 출범하기 전 노조와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출범 초기에는 판매전문 자회사로서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으나 2022년 들어 제휴사를 한화생명을 포함해 10곳으로 확대하면서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로 사업비 절감 등의 효과를 봤다. 2021년 한화생명의 사업비율은 14.3%로 2020년과 비교해 0.6%포인트 낮아졌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 대비 사업비 비율로 사업비율이 낮아지면 보험상품의 판매 및 관리에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었음을 뜻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4월 출범한 뒤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리노보험대리점을 인수하고 판매 제휴처를 확대하며 흑자 전환에 힘을 쏟아 왔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에 169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2년에는 482억 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폭을 줄였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통합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라이프에셋(현 한화라이프랩)과 한화금융에셋을 2020년 12월15일 합병했다. 한화라이프에셋이 남고 한화금융에셋은 소멸됐다.
한화생명이 두 자회사를 통합한 것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전까지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은 순손실을 내며 한화생명에 부담을 줬다.
한화금융에셋은 2018년 순손실 4억9천만 원, 2019년 순손실 20억9900만 원을 냈다.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순손실 19억5200만 원을 냈다. 한화라이프에셋의 순손실은 2019년 9억8600만 원, 2020년 상반기 53억6500만 원이었다.
한화라이프에셋은 2021년 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출범할 때 한화라이프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한화라이프랩을 각각 전속과 비전속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정비
한화자산운용이 2021년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 보유 한화투자증권 보통주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그룹 주력 금융계열사의 수직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한화자산운용이 2019년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수직계열화가 이뤄졌으나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사이에 지분 관계가 얽혀 있어 한화생명의 지배력을 더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은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사업부문을 나눠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제조업 전반을 맡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유통분야를 맡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자산운용의 2021년 한화투자증권 지분 확대로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사이 지분고리가 대부분 해소되어
김동원 부사장의 금융계열사 승계가 한층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한화생명을 제외한 그룹 금융계열사 9곳 가운데 7곳은 한화생명이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지배하고 있으나 한화저축은행과 에이치글로벌파트너스 2곳은 아직 한화생명 지배에서 벗어나 있다.
여승주는 2017년 7월 한화생명으로 이동한 뒤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로 파견됐다. 한화에서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을 맡아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전반의 관리를 맡았다.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임원 등을 받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실을 운영했다. 2018년 5월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이후 여승주는 한화생명으로 복귀했다.
정부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식으로 규제 방향을 정하면서 한화그룹도 금융계열사 전반을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화투자증권 흑자 전환
여승주는 2016년 2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큰 손실을 보며 적자에 허덕이던 한화투자증권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화투자증권의 손실을 만회하고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금융사업 확대 △트레이딩사업 업그레이드 △자산관리(WM) 및 홀세일(Wholesale) 부문 수익 극대화 △그룹 시너지 극대화 등의 방침을 정했다.
2016년 6월에는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여승주의 경영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순이익 175억 원, 183억 원을 거뒀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년도인 2016년에는 순손실 1615억 원을 냈다.
여승주는 2017년 7월
권희백 대표가 취임하기 전까지 한화투자증권을 이끌었다.
△한화투자증권 조직 분위기 수습
한화투자증권은 여승주가 취임하기 전 당시 주진형 대표이사 사장의 파격적 행보로 심각한 내부갈등을 겪었다.
주 사장은 서비스 선택제 도입, 연공서열제 폐지, 과당매매 제한 등 연이은 파격적 조치로 회사 안팎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집단항명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직원이 한화투자증권을 떠났다.
여승주는 2016년 2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전국 50개 지점을 차례로 방문하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는 등 ‘스킨십 경영’을 강화했다. 스킨십 경영은 기업의 최고경영자 등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심리적 거리를 줄여나가는 경영 방식을 말한다.
평일 저녁에는 본사 팀장급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2016년 5월에는 매주 주말마다 ‘불꽃 더하기 행진’이라는 트레킹 캠페인을 벌였다.
여승주는 인력이 반토막난 리서치센터와 영업부 등을 중심으로 인력을 확충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위축됐던 사내 분위기가 여 대표 취임 이후 많이 바뀌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다시 한번 해보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대표 취임 이전
여승주는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2003년까지 한화에너지 구조조정본부 및 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대한생명보험(현 한화생명보험) 재정팀을 거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경영전략팀장(부사장)에 올랐다.
30년 넘게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재정 및 금융 관련 업무를 전담했기 때문에 한화그룹의 금융 전문가로 불린다.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부문 계열사 4개를 인수하는 대형 거래를 맡아 인수합병(M&A)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한생명보험에서 일할 때에는 보험업계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