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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불닭볶음면 신화 주역, 미적 감각 활용한 섬세한 업무처리 [2023년]
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 2023-02-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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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김정수는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삼양식품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결혼한 뒤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국내 식품기업들 내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대표 ‘K-푸드’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을 발판으로 K-푸드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오너가의 횡령죄로 실추된 삼양식품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1964년 3월26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다.

삼양식품이 IMF 외환위기를 겪고 부도를 맞자 삼양식품에 입사해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을 돕기 시작했다.

영업본부장 전무이사와 영업본부장 부사장, 각자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삼양식품 오너가의 횡령죄가 확정돼 2020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법무부 특별승인으로 취업제한 조치에서 벗어나자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년9개월 만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과 해외영업본부장을 함께 맡고 있다.

삼양식품 중흥기를 연 불닭볶음면을 만든 주역이다.

예고 출신답게 미적 감각을 토대로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에서 업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Vice Chairman of Samyang Foods
Kim Jung-soo
경영활동의 공과


△내수기업 삼양식품을 수출기업으로 변모
삼양식품은 김정수의 공격적 글로벌경영 전략을 통해 매년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수는 대표이사 부회장직 외에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하며 영업과 마케팅,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삼양식품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는 명운이 달린 때 해외 사업에 힘을 쏟기 위해서다.

김정수는 삼양식품의 기존 라면시장 사업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라면시장의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해외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데 경영 역량을 집중했다.

삼양식품은 2017년 수출 1억 달러, 2018년 수출 2억 달러, 2020년 수출 3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2년 식품업계 최초로 4억 달러 수출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돼 주목된다. 통상 내수 비중이 압도적인 식품기업들 사이에서 ‘K-푸드’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김정수는 2019년 삼양식품 일본 판매법인, 2021년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아랍에미리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과 업무협약(MOU)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대응을 강화했다.

이전까지 현지 대형 유통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제품을 공급했던 데서 머물지 않고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영업망 강화와 유통과정 일원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4년 한국이슬람협회(KMF) 할랄 인증을 받았고 2017년 인도네시아 정부공인 울라마위원회(MUI) 할랄 인증을 획득해 동남아 지역 공략 여건을 마련했다.

할랄이란 이슬람 경전 코란에 따르면 ‘받아들일 수 있는·합법적’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신도들이 소비하도록 허용됐다’는 말로 쓰인다. 비이슬람권 국가에서 이슬람권 국가로 식품 등을 수출할 때 반드시 받아야하는 인증이다.

현지법인 설립 외에 국내에서는 부산항 인근 경남 밀양에 수출전진기지를 만들었다. 삼양식품 공장 신설은 원주공장 설립 이후 30여 년 만이다.

밀양 신공장은 약 2천억 원이 투입돼 2022년 5월 준공했으며 연면적 6만9801제곱미터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자동화 및 수출 전용 생산라인이 구축됐다.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2억 개에서 18억 개로 늘어나게 됐다.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삼양식품 실적.
△창사 최초 중간배당으로 주주환원 강화
김정수는 2022년 주주친화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삼양식품 창사 이래 최초로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중간배당은 결산 전에도 사업연도 기간 중에 배당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삼양식품은 2022년 8월12일 보통주 1주당 800원의 현금 중간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0.8%, 배당금 총액은 59억8100만 원 규모다.

김정수는 이번 중간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반기 실적 기준으로 연 2회 배당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더 자주 배분함으로써 안정적, 장기적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2016년 150원 △2017년 250원 △2018년 400원 △2019, 2020년 800원 △2021년 1000원으로 늘었고 전체 배당금은 2016년 11억 원에서 2021년 75억 원 수준으로 7배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당 배당금과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주주친화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겠다”고 했다.

이 밖에 김정수는 2022년 들어 최초로 7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주식가치를 제고하고 매입한 자사주를 향후 임직원 성과 보상 방안으로 활용할 계획도 세웠다.

△지주사 역할 강화해 그룹사 시너지 강화
김정수는 삼양식품 모기업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삼양내츄럴스를 투자형 지주사로 전환하고 있다.

삼양내츄럴스는 2022년 5월 농산물 공급 및 식품가공업 제조 사업을 삼양식품에 양도했다. 앞서 2022년 4월 삼양내츄럴스 사업 목적에 자금조달·투자사업, 지적재산권 관리·라이센스업, 식품·제약산업 기술 연구사업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신사업을 위한 산하 중앙연구소도 설립됐다.

김정수가 계열사의 사업들을 관리하는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삼양내츄럴스는 2022년 5월 기존 2대 주주이면서 김정수의 아들 전병우 이사가 소유하던 아이스엑스를 흡수합병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전병우 이사가 아이스엑스를 통해 삼양내츄럴스, 다시 삼양식품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12월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양식품>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라
김정수는 2021년 12월 2022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삼양식품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대표이사 자리도 맡아 앞서 진종기·정태운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정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를 두고 삼양식품이 해외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강한 오너 리더십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재성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관리부문을 맡게 됐다. 김정수가 영업·마케팅, 해외사업, 제품개발 등에 전념하고 장 부사장은 기획과 지원, 재무 등 관리 부문을 도맡는 투톱 체제가 갖춰졌다.

△외식사업 철수해 본업 경쟁력 약화 해소
김정수는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경영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결단했다.

삼양식품이 서울 광화문에 운영한 고메 호면당이 2021년 11월 폐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양식품은 이로써 외식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앞서 삼양식품은 전인장 회장 시절 외식사업에 도전했다. 2010년 호면당을 시작으로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을 인수했다. 호면당은 2014년 라면 전문 브랜드인 ‘라멘에스’를 내놓고 백화점 등에 입점시켜 사업을 확대했다.

호면당은 과거 삼양식품의 흰 국물 라면 히트상품인 ‘나가사키짬뽕’ 개발의 주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두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본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밖에 김정수는 ‘삼양우유’, ‘대관령우유’ 등을 생산하던 강원도 문막읍 유가공 공장을 폐쇄해 적자를 보인 유제품 생산을 멈추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선회하는 결단을 내렸다.

△횡령 그림자 벗기 위해 경영투명성 강화 노력
김정수는 해외사업 확대와 사업 구조조정 외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투명한 경영체제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현재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직 외에 삼양식품 ESG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1년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도록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사외이사는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삼양식품은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상법에 따른 감사위원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의무 기업이 아니었음에도 외부 감독 장치를 두겠다는 의지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김정수의 경영 투명성 강화 노력은 2020년 김정수 부부 등 오너가의 횡령죄로 처벌을 받고 삼양식품 이미지가 실추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삼양식품은 2020년 말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 상장기업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와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준법지원인이란 기업이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여부나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는지 등을 감시하는 직원을 말한다.

기업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위험을 진단하는 법률 전문가로 윤리경영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출 효자 ‘불닭볶음면’ 개발의 주역
김정수는 국내 최초 라면회사로 시작해 침체기에 빠졌던 삼양식품을 구해낸 불닭볶음면을 탄생시킨 어머니로 통한다.

그가 2011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딸과 서울 명동을 지나며 불닭 매장에 사람이 몰려있는 모습을 보고 제품 개발 방향을 결정했다고 한다.

김정수는 2017년 2월15일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사람 많은 데서 먹자'는 딸의 말에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던 매운 찜닭집에 들어갔는데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맛있게 먹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자 ‘이걸 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매움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를 살펴보면 농심 ‘신라면’이 2700SHU 수준인 것과 비교해 불닭볶음면은 4404SHU에 이른다.

김정수는 직원들과 전국을 돌며 유명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을 찾아다녔고 세계 여러 고추와 페퍼소스, 멕시칸 핫소스 등 온갖 소스를 연구한 뒤 강한 매운 맛을 라면에 적용한 불닭볶음면을 탄생시켰다. 1년 남짓 개발 과정에서 매운 소스 2톤과 닭 1200여 마리가 투입됐다.

삼양식품은 2022년 8월1일 불닭볶음면·까르보불닭볶음면·짜장불닭볶음면 등 불닭브랜드 누적 판매량이 40억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크게 공헌했다.

삼양식품 전체 라면 수출에서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00억 원이 채 안 됐던 불닭볶음면 수출은 2018년 1730억 원, 2021년 3400억 원까지 늘었고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2300억 원을 기록했다.

김정수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몰랐다”며 “하늘이 ‘너희 노력했으니까 이것 받아라’고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삼양식품의 불닭브랜드 제품들. <삼양식품>
△삼양식품이 걸어온 길
삼양식품은 1961년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식용유 제조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한국 최초 인스턴트면인 ‘삼양라면’을 내놓으며 대박을 쳤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은 1960년대 국내 식량난 해결 방안을 찾다 ‘라면’을 떠올렸고 직접 일본의 묘조식품을 찾아가 기계와 기술을 도입해 1963년 9월15일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제2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한 라면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대에 이르러 1위에 올랐고 1980년대 매출 5천억 원 규모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1989년 11월 삼양식품이 공업용 소기름으로 면을 튀겼다는 ‘우지 파동’이 터지면서 급격히 사세가 기울었다. 이 사건은 8년이 지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를 틈타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삼양식품 매출은 2010년대 농심·오뚜기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해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불닭볶음면이 나라 안팎으로 흥행하면서 2011년 매출 2900억 원 수준에서 2021년 6400억 원 규모로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22년 매출 91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돼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양식품은 현재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외에 ‘볶음짜짜로니’, ‘간짬뽕’, ‘나가사끼짬뽕’, ‘쇠고기면’, ‘맛있는라면’, ‘짱구’, ‘사또밥’, ‘별뽀빠이’ 등 면류와 스낵류, 조미소재류 및 유제품 등 다양한 식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2020년 10월19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양식품 밀양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식품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삼양식품의 외형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김정수는 2023년 1월2일 신년사에서 “그룹 전체 중기 전략 목표로 세운 식품분야 글로벌 톱100 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음식료 기업들은 수요가 내수에 한정돼 성장 한계가 명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확산 아래 불닭볶음면이 대표 ‘K-푸드’로 자리잡으면서 주요 국가로 수출 성장세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양식품 실적은 해마다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원가가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호재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뒤 급등했던 팜유와 소맥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 팜유 선물가격은 2022년 초 25미터톤 당 1300달러 수준에서 같은 해 4월 180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2023년 1월 현재 90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이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 지속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은 김정수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약 97%가 라면 등 면스낵 판매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불닭브랜드 매출 편중이 지나치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김정수는 우선 매출 효자 붉닭볶음면의 제품 라인업을 나라별 맞춤 전략을 통해 확대하고 있다. 기존 불닭볶음면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색다른 매운맛을 세계인에게 소개하는 전략이다. ‘하바네로라임 붉닭볶음면’, ‘타파티오 라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이 대표적이다.

또 건면, 소스, 냉동식품 등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밖에 김정수는 라면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도 힘을 주고 있다. 대표적 신사업으로 식물성 단백질, 마이크로바이옴, 건강기능식품 등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3세 경영을 위한 채비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그룹 지주사 삼양내츄럴스는 2022년 5월 김정수의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이사)의 개인회사이자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27%를 보유한 2대주주 아이스엑스를 합병함에 따라 전 이사 중심의 지배구조가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 평가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12월28일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열린 삼양식품그룹 경영 콘퍼런스에서 중기핵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양식품>
삼양식품 오너 2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1994년 결혼해 주부로 살다 1998년 2월 삼양식품이 IMF 외환위기를 겪고 부도를 맞자 삼양식품에 입사해 남편을 돕기 시작했다.

회사의 중책을 맡아 삼양식품 부활에 핵심적 공헌을 했다. 재벌 기업 오너가 며느리가 임원에 오르는 사례가 있지만 김정수와 같이 성과와 실력으로 자리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배경과 무관치 않게 미적 감각을 활용한 섬세한 업무 처리로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눈에 띄었다고 전해진다. 이는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에서 부각됐는데 김정수가 직접 삼양라면 패키지 디자인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갓짬뽕’, ‘맛있는라면’ 등 제품 이름도 그가 지었다.

불닭볶음면을 만든 주역이지만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

김정수는 2017년 2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친정 부모님이 이북 분들이었고 명예회장님도 철원 북쪽 출신이어서 집안 음식이 맵지 않다”며 “신라면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도 명예회장님이 ‘매운 건 안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전중윤 명예회장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성공을 보지 못하고 2014년 세상을 떠났다.

사건사고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이 회삿돈 약 50억 원을 횡령한 혐의와 관련해 2019년 1월25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회삿돈 50억 횡령해 유죄판결
대법원은 2020년 1월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김정수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배우자인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전 회장과 김정수는 회삿돈 50억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18년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삼양식품 사장이던 김정수가 오너일가 지위를 이용해 2008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계열사로부터 원료와 포장지, 상자 등을 시장가격보다 비싼 값에 받도록 한 뒤 페이퍼컴퍼니들이 납품하는 것처럼 조작해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빼돌린 돈은 김정수 부부의 주택 수리비와 신용카드 대금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수는 횡령 혐의 유죄에 따라 법무부의 ‘취업제한’ 규제로 삼양식품 각자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5억 원 이상 횡령·배임으로 유죄가 확정될 때 형 집행 기간과 형 집행 종료 뒤 5년 동안 범죄 행위와 밀접하게 연관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김정수는 2020년 10월 법무부로부터 취업승인을 받고 삼양식품 총괄사장으로 돌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상대로 일감 몰아주기 소송 승소
삼양식품은 2016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과징금을 돌려받았다.

재판부는 “삼양식품이 삼양내츄럴스로 제품을 공급한 행위는 같은 기간 같은 상품을 다른 대형할인점들에 공급한 가격과 비교할 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4년 삼양식품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두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억2400만 원을 부과했다.

삼양식품은 이마트에 라면류를 공급하면서 삼양내츄럴스(옛 내츄럴삼양)를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과정에 끼워 넣고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지주회사 신고 누락하고 계열사 주식 보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11월20일 삼양식품그룹이 내츄럴삼양(현 삼양내츄럴스)을 3년 동안 지주회사로 신고하지 않고 규제를 회피한 정황을 확인해 이러한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내츄럴삼양은 이날 기준 삼양식품 지분 33.26%를 보유한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로 그룹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은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내츄럴삼양은 2012년 1월1일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1천억 원 이상이면서 자산총액 가운데 소유한 자회사 지분 비율이 50% 이상에 해당되면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를 받아야 했다.

내츄럴삼양은 지주회사가 되면 자회사 삼양식품 주식만 보유할 수 있고 삼양식품의 자회사(손자회사) 등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직접 보유할 수 없다. 수직적 출자구조 외에 수평·방사·순환형 출자도 금지된다.

내츄럴삼양은 지주회사로 등록되지 않은 채 취득이 제한된 손자회사와 증손회사의 주식을 제한 없이 보유했다.

공정위는 이후 법 위반이 고의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유권해석을 달리할 때 오너일가에 대한 고발까지 가능한 사안이었다는 시선도 나왔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98년 2월 삼양식품에 입사했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삼양식품 영업본부장 전무이사를 맡았다.

2002년 3월 삼양식품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 삼양식품 수석부사장이 됐다.

2010년 삼양식품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내츄럴삼양 이사가 됐다.

2017년 삼양식품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삼양식품 각자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21년부터 삼양식품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과 해외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2021년 12월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 학력

1982년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7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오른쪽)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2017년 12월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자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전인장 전 회장은 2019년 1월25일 1심 법원에서 횡령죄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20년 1월21일 형을 확정지었다. 전 전 회장은 2022년 1월 만기출소했다.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이사)는 1994년 출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2019년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22년 6월 삼양식품그룹 콘텐츠커머스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올랐다.

전병우 이사는 2022년 12월30일 기준 삼양식품 주식 4만4750주(지분율 0.59%)를 보유해 김정수와 전인장 전 회장에 이어 개인으로선 3대 주주에 올랐다.

차녀 전하영씨는 2022년 12월30일 기준 삼양식품 주식 4천 주(지분율 0.05%)를 들고 있다.

◆ 상훈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 기타

김정수는 2022년 12월30일 기준으로 삼양식품 보통주 32만58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3년 1월2일 종가 기준 402억4247만 원 규모다.

2021년 12월31일 기준으로 삼양식품의 최대주주(지배기업)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42.2%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내츄럴스는 비상장사다.

김정수는 2022년 상반기 보수로 삼양식품에서 모두 5억5010만 원을 받았다. 급여 5억5천만 원, 기타근로소득 10만 원 등이다.

어록
[Who Is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 (왼쪽부터)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2021년 8월12일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청년고용 정책 협업 홍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2023년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실 있는 성장, 투명한 경영, 사회적 책임 실현을 통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삼양식품의 저력을 보여주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

“과학적 사고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반드시 이뤄야한다.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연구 활동에 적극 투자하겠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기능성 식품소재, 바이오플라스틱, 패키징 등 연구를 추진하고자한다. 이를 위해 사업협력과 확장을 위한 핵심기술 분석, 연구트렌드 기반의 연구 주제 발굴 및 기술기획 등 연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미래R&D전략센터를 설립했다. 기술 및 제품 중심으로 연구 영역을 세분화해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

“삼양식품이 글로벌 식품회사로 도약하고 있는 만큼 높아진 위상에 맞는 의무와 책임도 강화돼야한다. ESG 5대 전략 과제인 지속가능한 공급망 확보, 글로벌 규제대응, 노동 환경 변화 대응, 사회적 가치 창출, 저탄소 친환경 경영을 필히 숙지해 달라.” (2023/01/02, 2023년 신년사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수출기업으로서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 한국 라면이 세계인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겠다.” (2022/12/05,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뒤)

“많은 기업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지만 우리는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곳 밀양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0/10/19,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신공장 착공식 기념사에서)

“2016년 가을 인도네시아 출장을 갔는데 마트마다 불닭볶음면을 쌓아놓고 팔고 있었다. 이게 시아버지가 말씀하시던 ‘기업보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는 넓고 갈 곳은 많으니까 전성기 시절의 삼양을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2017/02/15,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korea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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