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 강자로 도약한 동부건설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2023년 1월 새해 들어 처음 실시한 기술형 입찰에서 부천대장 공공주택 조성 1공구(공사비 1236억 원) 사업을 마수걸이로 수주하며 공공공사 강자 위치를 증명했다.
동부건설은 금호건설과 지분 70%와 30%를 나눠 가지기로 하고 이 사업에 참여했다. 동부건설은 특히 기술적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2022년 조달청이 발주한 공공공사 수주 순위에서 대우건설(1조3650억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수주금액은 6970억 원으로 2021년 3479억 원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났다.
동부건설은 2018년과 2019년 조달청이 발주한 공공공사 수주 순위에서도 각각 2위에 오르며 공공부문 공사 수주의 강자임을 과시했다.
다만 2020년에는 공공공사 수주에서 7262억 원을 수주하면서 금호산업(8260억 원), 태영건설(7600억 원),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7362억 원)에 이어 4위로 밀렸다. 2021년에는 5564억 원을 수주하며 7위로 순위가 더 떨어졌다.
동부건설의 2022년 기준 수주잔고 약 8조 원 가운데 36.7%에 이르는 2조9300억 원이 공공공사일 정도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공공사 입찰 가운데 기술형 입찰에서 80% 이상의 승률을 보였다.
기술형 입찰은 공공공사 입찰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직접 설계 또는 계획을 제안해 평가받는다. '턴키', '기본설계 기술제안', '실시설계 기술제안' 등이 기술형 입찰 방식이다.
허상희는 윤진오 신임 사장에게 기술형 입찰 수주 확대 임무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윤진오 사장은 2023년 1월6일 건축사업본부장을 지내며 낸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건축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2022년 확보한 공공공사 수주금액(6970억 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551억 원을 기술형 입찰로 수주해 동부건설이 기술력을 인정받도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평택~오송 2복선화 제4공구, 새만금신항 접안시설(1단계) 축조공사 등을 수주했다. 국내 최초 소방관 전문 의료기관으로 충북 음성군에 건설될 국립소방병원 공사를 2022년 11월 수주하기도 했다.
공공공사 수주에서 HJ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공공공사에서 동부건설과 HJ중공업은 강점을 지닌 분야가 다르다.
동부건설은 철도와 도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HJ중공업은 공항공사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동부건설은 철도, 도로, 항만 분야 기술형 입찰을 중심으로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 2021~2022년 중대재해 제로(0) 달성
허상희는 안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안전한 현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2022년 중대재해 제로를 달성했다.
2020년에는 동부건설에서 사망자 3명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12월29일 발표한 중대재해 등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명단에 동부건설이 포함됐다.
이에 동부건설은 2021년 안전보건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오수찬 상무를 앉혔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앞장서서 안전부문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동부건설은 2022년 6월 5대 안전보건 강조사항을 공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떠한 작업도 하지 말 것 △본업이 안전관리, 부업은 시공관리라는 마인드로 업무에 임할 것 △안전에 투입하는 예산은 초과하더라도 적극 집행할 것 △7대 안전보건 골든룰(S&H Golden Rules)을 회사 문화로 정착할 것 △현장 정리정돈 및 청소 청결은 안전의 지름길임을 명심할 것 등이다.
허상희는 이를 발표한 뒤 각 현장에 직접 찾아가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동부건설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품질 점검의 날’로 정하고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회생채무 변제 절차 순조롭게 진행
동부건설은 회생채무 변제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회생채무는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 발생한 채무를 뜻한다.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 3200억 원 규모였던 회생채무는 2022년 3분기 말 286억4700만 원으로 줄었다.
동부건설은 2022년 1월3일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회생채권자인 GS건설과 롯데건설에 액면가 5천 원으로 각각 7만8672주와 5만2447주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25번째로 자본증가 효과는 적지만 회생절차의 흔적을 씻어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동부건설은 채권 권리가 명확한 회생채무에 대해서는 변제를 마쳤지만 매출·매입, 하자보수와 관련해 권리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채무에 대해서는 법원 등과 협의 후 변제를 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동부건설은 2015년 7월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들어간 후 회생채권을 새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통해 회생채무를 갚아왔다.
△법정관리 이후 동부건설 위상 회복
허상희는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동부건설 총괄부사장에 올랐다.
동부건설은 동부그룹이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2015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그룹 계열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 2년가량의 법정관리를 거쳐 2016년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됐고, 같은 해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매출 5855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거뒀으며 이후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는 매출 7015억 원, 영업이익 256억 원을 거뒀다. 2018년에는 매출 8982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으로 실적이 증가했다.
2019년에는 증가폭이 더욱 커져 매출 1조1154억 원, 영업이익 555억 원을 올렸다. 2019년보다 매출은 28.6%, 영업이익은 74.5%이나 늘어난 실적이다.
동부건설은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에 올랐다.
2019년 36위에서 15단계나 뛰어오른 것인데, 2020년 시공능력평가 50위 이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2020년에는 매출 1조2146억 원, 영업이익 521억 원을 거뒀다. 2021년에는 매출이 1조1145억 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2억 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2021년에 시공능력평가 21위에 머물러 순위 상승을 이루지는 못했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9172억 원으로 2019년 1조1168억 원보다 71.7%나 증가했다.
증가 요인으로는 공공공사 수주실적, 재무능력 개선 등이 꼽혔다.
동부건설은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조달청 발주 공공공사 수주실적 2위에 올랐다.
다만 2022년에는 주춤했다. 동부건설의 2022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전년보다 2계단 떨어진 23위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액도 1조7976억 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6.24% 줄었다.
동부건설은 2022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34억 원과 순손실 18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자재값, 노무비, 외주비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신용등급평가 등급 전망도 주춤했다.
동부건설은 2020년 초 한국기업평가의 기업 신용등급 평가에서 2014년 6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투자적격 등급인 ‘BBB(안정적)’를 받았다. 이후 신용등급 전망이 2021년 3월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랐다가 2022년 5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 ▲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2023년 1월9일 '2023년 목표 달성 및 안전 기원제'에 참여해 임직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동부건설> |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인수
동부건설은 2021년 9월3일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지분 67%를 인수했다.
동부건설은 이에 앞서 2021년 8월 100% 자회사인 환경관리 대행업체 동부엔텍을 454억 원에 엠케이전자에 매각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등 한진중공업 인수에 역량을 집중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2020년 12월22일 KDB산업은행과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에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PE, 오퍼스PE 등으로 구성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보다는 건설부문의 매출이 더 높고 관련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주택부문에서는 부산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수도권 중심의 동부건설과 시너지 효과도 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고 한진중공업은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해모로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경쟁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작고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뿐 아니라 토목 부문에서도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 사이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공항 관련 건설 공사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활주로 공사는 특수업종으로 진입장벽이 높은데 한진중공업은 이 분야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은 항만이나 철도 분야에 강점이 있어 서로 겹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부터 건설부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2022년 3분기 누적 실적을 봐도 매출 비중이 건설부문 84.4%, 조선부문 14.4%다. 2021년 실적에서도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69.13%로 조선부문 매출 비중 29.89%를 크게 웃돌았다.
허상희는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는데 한진중공업이 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다각화 전략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2009년 필리크 수비크만에 위치한 수비크 조선소를 완공해 해양플랜트 사업 진출을 시작했다. 2013년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 설비와 드릴십 등의 선종 개발도 시작했다.
△40년 만의 해외진출
허상희는 국내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1980년대 중반 이후 40년 가까이 해외공사를 하지 않았다.
동부건설은 2021년 6월 캄보디아 홍수피해 저감 사업을 수주하고 같은 해 9월10일 라오스 메콩강변 종합관리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두 사업에 걸쳐 11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쌓았다.
동부건설은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워질 것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항만, 터널 등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는 만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투입되는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조성공사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 및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한국과 이들 국가 사이 경제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설치한 한국수출입은행의 정책기금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프로젝트는 해외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2021년을 해외사업 기반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제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
동부건설은 2021년 1월12일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4776억 원)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중견건설사로서 서울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2020년 12월에는 1100억 원 규모의 전라북도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형건설사 대림산업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인 동부건설이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 것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중견건설사가 대형건설사를 이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20년과 2021년에 전국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들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지방 도시정비사업에까지 활발히 진출하며 중견건설사와 대결하는 일이 잦았는데 거의 대부분 대형건설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동부건설도 2020년 들어 4월 대전시 수성구 대흥동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7월 서울시 송파구 가락현대5차 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포스코건설과, 11월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대결했다.
동부건설은 앞선 3곳의 도시정비사업장에서 대형건설사의 힘에 밀려 시공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전주 종광대2구역에서 대형건설사를 제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허상희는 취임 이후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의 인지도와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와 정면대결하기를 피하지 않았다.
동부건설은 대형건설사와 대결한 수주전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토지신탁과 시너지
동부건설은 2016년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됐다. 한국토지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주요 투자자로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이 2016년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성공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데는 주택사업에서 한국토지신탁과 협업한 것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부건설은 부산 감만1구역, 당진 수청1지구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사업에 참여해 한국토지신탁과 주택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허상희가 한국토지신탁의 모회사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의 계열사 엠케이전자의 대표이사 출신인 점도 한국토지신탁과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요소로 꼽힌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의 시너지는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2020년 2월 폐기물 소각운영사업부를 분할하고 신설회사 동부이엔앰을 통해 폐기물 처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으며, 한국토지신탁도 비슷한 시기에 사업부를 개편하고 폐기물 처리를 포함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0년 12월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동부건설은 2020년 11월 한국토지신탁이 인수해 사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로 사옥을 이전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과 관련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기업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부건설 이전 경력
허상희는 2014년 엠케이전자 대표이사를 맡아 반도체소재인 솔더볼 사업을 키우고 신규 사업으로 2차전지 사업을 추진했다 . 솔더볼은 반도체 패키징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로 전기적 신호를 연결시키는 소재다.
다만 솔더볼 관련 매출은 정체를 보였다. 엠케이전자는 2014년 기준으로 솔더볼 매출 133억 원을 올렸다. 그 뒤로 2015년 125억, 2016년 135억 원, 2017년 124억 원, 2018년 145억 원, 2019년 171억 원, 2020년 1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기판 업체들의 증설에 힘입어 솔더블 시장 성장이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2차전지용 음극소재 개발에서 특허를 취득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2010년 국책과제 참여기업으로 선정돼 고에너지 2차전지용 전극 음극소재 개발을 진행했고, 2020년 6월 미국에서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허상희는 2008년 니트젠앤컴퍼니(현 인테그레이티드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니트젠앤컴퍼니는 지문인식 솔루션 전문기업이었다.
니트젠앤컴퍼니는 2008년 적자를 냈다가 2009년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2008년 11월 니트젠을 흡수합병하며 브라질,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정부기관에 지문인식기기를 납품했다.
2010년 7월에는 코카콜라 멕시코 공장에 지문인식시스템을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