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권 지우기
법인세 인하, 부동산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을 추진하면서 야권으로부터 부자감세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인세 인하는 이전 정부 정책과 정반대되는 행보다. 국회를 통과한 세제개편안은 과표구간별 1%포인트 인하로 결정됐지만 정부 원안은
문재인 정부가 25%로 높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이전 수준인 22%로 되돌린다는 것이었다.
법인세 인하뿐 아니라 노동시간 유연화를 뼈대로 하는 노동정책에도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
문재인케어'를 사실상 폐기하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정책 개편에 힘을 싣고 있어 전 정권 지우기가 본격화했다는 말이 나온다.
주52시간제와 함께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 정권 지우기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에너지 정책인 탈원전 정책을 철회한 데서도 엿보인다.
윤석열은 2022년 12월14일 신한울 1호기 준공식 축사에서 "정부 출범 후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며 2022년을 '원전 산업 재도약 원년'으로 규정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을 수사해 민주당으로부터 정치보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이 2020년 9월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의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뒤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윤석열 정부는 해양경찰청과 국방부가 '자진 월북 추정'이라던 종전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고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서훈 전 실장은 2020년 9월23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합참 관계자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보안유지 조치를 지시해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격 사실을 숨긴 채 해경에 이씨를 수색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만든 혐의도 받고 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서해상에서 이대준이 피격·소각됐다는 첩보가 들어온 직후인 2020년 9월23일 새벽 1시에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보안유지' 지시를 받고 국정원에서 이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탈북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당국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사건이다.
서 전 실장은 2020년 10월까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국방부와 해경, 안보실 차원에서 허위 보고서와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제20대 대통령 당선과 국정운영
윤석열은 2022년 3월9일 20대 대통령선거에서 48.57%의 득표로 2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역대 최소인 0.76%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를 보이며 당선이 결정됐다.
윤석열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48.4%의 예상 득표율을 얻으며
이재명 후보(47.8%)를 박빙으로 따돌렸다. 개표가 시작된 후 개표율이 50%가 되도록
이재명 후보에게 뒤졌으나 이후 역전해 끝까지 근소한 차이를 지켰다.
윤석열은 5월10일 취임식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비전으로 제시하고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나라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등을 6대 국정목표로 정했다.
이에 따라 23개 약속과 110대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521개 실천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은 소통하는 대통령을 약속하며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출근길 문답을 실시하기도 했다.
경제의 중심을 민간·기업·시장에 놓고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고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해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한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세재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세제개편안은 야당의 반대로 모든 과표구간에서 1%포인트씩 세율을 낮추는 것으로 여야가 수정해 합의했다. 종합부동산 기본 공제액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1세대 1주택자는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1가구 2주택 중과세율을 폐지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자력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신한울 1호기가 2010년 착공 이후 12년 만에 가동을 시작하고 한빛 4호기가 5년 만에 재가동한 데 이어 2023년부터 신고리 2호기도 발전을 시작한다. 2023년 상반기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4천억 원 규모의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한다.
해외 원전 세일즈에서는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전방위적 수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의 수요를 파악해 방산, 건설·인프라, 정보통신(IT) 등을 아우른 패키지 수출 전략을 추진한다.
외교·안보 정책은 '자유' 진영과의 '동맹'에 기반한 연대 강화에 방점을 뒀다. 윤석열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중심축에 놓고 정상외교를 벌였다.
2022년 5월 취임 열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국에서 역대 새 대통령 취임 후 최단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미국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했다.
이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9월 유엔총회, 1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및 3자 정상회담을 이어가며 북핵 문제, 역내 안보 이슈 등에 관한 협력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호응하는 성격도 있어 중국과의 관계 관리가 또 다른 시험대가 됐다.
한미 연합훈련 복원 및 강화, 미국측 전략자산 전개 활성화 등으로 한미동맹 복원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 사상 첫 북방한계선(NLL) 이남 탄도미사일 발사,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ICBM 고체연료 엔진 시험과 정찰위성 시험발사 등 핵위협을 강화했다.
그밖에 9·19 남북군사합의로 설정된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을 실시하고 5년 만에 무인기를 내려보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3월10일 새벽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전격 입당 뒤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 선거활동 본격화
윤석열은 2021년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6월29일 정치활동을 공식화한 뒤 한 달 만이었다.
윤석열은 입당 뒤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서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해 가는 것이 도리”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더 높고 보편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석열은 국민의힘 경선후보 가운데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으며 높은 지지율로 앞서갔다. 윤석열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전 의원을 물리치고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2021년 11월5일 열린 국민의힘 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은 47.85% 지지를 얻어 41.5% 지지를 얻은
홍준표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됐다.
이날 윤석열은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10대 공약으로 △코로나19 긴급 복구, 포스트 코로나19 플랜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 △주택 250만호 공급 △디지털 플랫폼 정부 개혁과 청와대 해체·이전 △과학기술 추격국가에서 원천기술 선도국가로의 전환 △출산준비부터 산후조리 및 양육까지 국가책임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사드 추가 배치 △실현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강국 건설 △새로운 대입제도 도입을 비롯한 미래인재 육성 등을 제시했다.
윤석열은 2022년 3월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다.
△대선 출마 공식화
윤석열은 2021년 6월29일 매현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만난 많은 분이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셨다”며 “그분들과 함께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처음으로 정치활동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석열은 7월12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인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예비후보 등록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며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은 트레이드마크로 ‘공정’을 내걸었다.
다만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경력 허위기재 의혹이 제기되며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했다. 윤석열의 트레이드마크 이미지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100여 일 가까이 잠행하며 국정운영에 필요한 경제, 외교, 안보, 복지 등의 분야 전문가를 만나 정치활동을 준비하고 인적 네트워크도 넓혔다.
그러다 6월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며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후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이상록 전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을 대변인으로 영입하고 대변인을 통해 본격적 정치활동을 예고했다.
△검찰총장 사퇴
윤석열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추진에 반대하며 2021년 3월4일 검찰총장을 사퇴했다.
중수청은 검찰이 담당하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 등 중대범죄에 관한 수사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관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설립을 추진했다.
청와대는 윤석열이 사의를 밝힌 지 1시간이 조금 넘어 사표를 수리했다. 애초 임기는 2021년 7월까지였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마지막 퇴근길에 “검찰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며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치에 입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 입문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이 사퇴한 당일 국회에서 열린 농어민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며 “윤 전 총장의 정치 진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앞으로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
윤석열은 검찰총장으로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 수사의 칼을 겨눈 데 이어 다음 장관인
추미애 장관과도 갈등을 이어갔다.
추 장관은 판사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5선 국회의원을 지내 정치 경험이 많고 강단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추 장관은 장관에 오른 뒤 강하게 윤석열을 압박했다.
추 장관은 2020년 신년인사를 통해 윤석열의 측근들을 솎아냈다. 고위간부뿐 아니라 중간간부도 대거 물갈이되어 윤석열의 검찰 장악력이 약해졌다.
이때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한 친여권 인사 수사 담당 검사들도 대거 교체됐다.
검찰 내에서 여권 성향으로 꼽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에서 중앙지검으로 옮긴 것도 이때였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최고 핵심요직으로 꼽힌다.
윤석열은 ‘검언유착’ 사건 수사 과정에서도 추 장관과 대립했다.
검언유착 사건은 채널A 소속이었던 이동재 전 기자가 금융사기로 복역하고 있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 사실을 밝히라고 회유한 일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의 측근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건 당시 부산고검 차장) 등이 이 전 기자와 관련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검언유착 논란이 빚어졌다.
윤석열은 검언유착 사건 수사에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도 받았다. 측근인
한동훈 검사를 보호하려고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사건 수사에 적극 나섰다. 그러자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대립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사실상 윤석열과 이성윤 지검장의 대립구도가 펼쳐졌다.
윤석열은 관련 수사를 위해 전문수사자문단을 구성하려고 했다. 여기에 이성윤 지검장이 반대하고 나섰다. 윤석열의 의도가 서울중앙지검을 수사에서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 지검장이 윤석열에게 ‘항명’을 했다는 말도 나왔다.
추 장관은 2020년 7월2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15년 만의 일로 비슷한 전례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퇴하곤 했다.
윤석열은 2020년 7월9일 추 장관의 지시를 수용했다. 이 때문에 검찰 내에서 윤석열이 체면을 구겼다는 말이 나왔다. 측근이 대폭 물갈이된 검찰 인사, 검찰 내부의 항명, 장관의 수사지휘권 수용 등으로 윤석열의 검찰 장악력은 크게 약해졌다고 평가됐다.
이런 과정에서 윤석열은 정권과 맞서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며 대선주자로서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윤석열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인물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보수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윤석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내정됐을 때부터 수사를 진행해 이후 조 전 장관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사퇴하게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9월9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고, 10월14일 퇴임했다.
이 때문에 당시 친여권 성향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이후 사실상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갈라섰다.
윤석열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조 전 장관과 그와 관련된 각종 검찰 수사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집요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윤석열이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의심했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되자 검찰은 윤석열의 지휘 아해 그와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조 전 장관의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의도적 망신주기’라는 비판도 받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고 의심했다.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조 전 장관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의 칼날은 조 전 장관뿐 아니라 그의 가족에게도 미쳤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등 자산관리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 등에 대해 다방면으로 수사가 진행됐다.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조 전 장관은 장관에 취임했지만 이후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여론도 악화됐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장관에 정식으로 임명된 지 35일 만에 물러났다. 자리를 지키면 국정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과 가족을 향한 강도 높은 수사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수사 강도를 낮추지 않았고,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한 차례 기각됐지만 다시 영장을 청구해 결국 법원의 영장을 받아냈고 정 교수는 2019년 10월 구속됐다.
정경심 교수는 2020년 12월23일 1심 재판에서 코링크PE 펀드 운용보고서 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자녀 입시비리와 차명계좌 개설 등 다른 혐의들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 등을 선고받았다.
2021년 8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2022년 1월27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검찰총장 임명
윤석열은 2019년 7월25일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해 2021년 3월4일까지 재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7월16일 윤석열의 검찰총장 임명안을 결재했다.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이뤄진 임명이라 야당의 반발이 있었다.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당시 자유한국당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오만과 고집불통 인사”라고 평가했고,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이 대놓고 국회를 무시하는 진풍경”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2019년 7월8일 열렸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자정을 넘겨 9일 새벽까지 청문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대체로 야당이 판을 뒤집을 만한 강력한 '한 방'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자유한국당이 이를 의식해 강도 높은 공격을 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청문보고서 송부기한인 2019년 7월9일까지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자 문 대통령은 7월15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국회가 그날까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윤석열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은 2019년 7월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 되자”며 “국민과 함께하는 자세로 걸어가는 여러분의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 ▲ 2019년 7월25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윤석열은 2018년 6월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됐다.
윤석열의 유임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윤석열은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장으로 활약한 데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원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등을 이끌어냈다.
윤석열과 함께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던 이들도 약진했다.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는 검사장 승진과 함께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됐다.
검찰국장은 검찰의 예산과 인사를 다루는 자리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빅2’로 불릴 정도로 검찰 내 요직으로 꼽힌다. 윤 국장은 윤석열과 수사 스타일이 비슷해 ‘소윤’으로 불리기도 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댓글공작 의혹을 조사한 조남관 국정원 감찰실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 의혹 등을 수사한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각각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기획조정부장을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 시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석열과 호흡을 맞춰온 박찬호 2차장검사와
한동훈 3차장검사를 유임하며 윤석열 지검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었다.
△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지휘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적폐청산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정원의 공작,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산비리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여러 의혹들을 총체적으로 수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그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국정원 공작사건 혐의자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법원과 유례 없는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7년 9월 입장문을 내고 “지난 2월 말 서울중앙지법에 새로운 영장전담 판사들이 배치된 뒤 주요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한 핵심 사건 수사의 영장이 거의 예외 없이 기각되고 있다”며 법원을 비판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수사의 필요성만을 앞세워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한다는 논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검찰이 불필요한 비난과 억측이 섞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는데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윤석열은 201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이런 수사는 하지 말라는 모양이다 싶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며 직접 법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7년 10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재판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영장을 청구했던 검찰 입장에서 과도하게 법원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재판 결과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게 법치주의 정신이고 영장재판도 엄연한 재판”이라고 반박했다.
2017년 11월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른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투신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은 2017년 11월6일 입장문을 내고 “재직 중 따뜻한 마음과 빈틈 없는 업무처리로 위아래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변 검사의 불행한 일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 검사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과 연수원 동기다. 변 검사는 2017년 11월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 대기하다가 투신해 숨졌다.
변 검사의 사망으로 검찰의 과잉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윤석열에게 “국정원 수사와 관련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변 검사 사망 이후 윤석열 교체론이 나왔으나 문 대통령은 유임을 선택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017년 12월 “적폐수사는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이 “시한을 정해 놓고 수사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문 총장과 윤석열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윤석열은 2017년 5월19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역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라고 생각한다”며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지방검사장이면서 그동안 고등검사장급으로 보임을 했다”며 “그 부분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지방검사장 직급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신임 검사장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조직의 ‘넘버2’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자리로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까지 윤석열을 임명했다. 윤석열은 이영렬 전 지검장보다 연수원 기수로 5기 아래인 만큼 파격적 인사로 평가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3차장은 윤석열의 연수원 선배였다.
윤석열은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수사와 재판은 디테일에서 승부가 난다”며 “거기에 집중해 몰입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들의 시스템을 잘 관리하고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검찰의 사건처리가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정의로운가’와 관련된 척도가 된다”며 “검찰을 향한 비판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체제에서 차장 숫자가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는 등 몸집을 불리며 위상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 의견 청취를 강화하는 시도도 했다. 윤석열은 1998년 검찰을 떠나 잠시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윤석열은 평소 주변에 “변호사는 검사의 고객인 만큼 검찰은 변호사의 불만사항을 듣고 그걸 고쳐 일을 더 잘할 필요가 있다”며 변호사들과의 정례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을 넓힐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박근혜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
윤석열은 2016년 12월1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별검사 수사팀의 팀장에 임명됐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수사팀을 4개로 나눴는데 윤석열은 그중 뇌물죄 관련 대기업 수사를 담당하는 4팀의 팀장을 맡아 현직 검사 20명을 지휘했다.
윤석열은 삼성그룹 수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공을 세웠다. 특검의 수사기한이 끝난 뒤에도 파견검사로 특검에 남아 양석조 부장검사와 함께 공소유지를 책임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 관련 검사장 외압 폭로
2013년 10월17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와 관련해 당시 특검 수사팀장을 맡고 있던 윤석열이 상부보고·결재 절차를 위반한 책임을 물어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수사에 일절 관여하지 말라고 특별지시했다.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압수수색 및 혐의자 체포를 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기간 중 국가정보원 심리정보국 소속 요원들이 지시에 따라 인터넷에 게시글을 남김으로써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건을 말한다.
이는 항명 논란을 빚으며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윤석열은 2013년 10월21일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그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정원 직원들을 조사하던 중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원들을 빨리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계속 있었고, 국정원 직원들을 석방하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여파로 윤석열은 여주지청장에서 대구지검 차장검사로 보내졌다. 박근혜 정권의 눈밖에 나서 받게 된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검사로서 활약
윤석열은 9수 끝에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4년 사법연수원(23기)을 수료한 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윤석열은 평검사 시절부터 굵직한 사건들을 맡으며 능력을 입증했다.
2003년에 참여정부 실세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구속수사한 일도 잘 알려져 있다.
윤석열은 2005~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면서 현대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해 2006년 대검 중수부가 현대차 비자금사건 수사에 착수하도록 했다.
윤석열은 중수부에 파견돼 이 수사에 적극 참여했다. 당시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하는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법대로 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도록 압박했다.
2008년 대검 연구관으로 근무할 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사건'을 수사한 정호영 특검에 합류했다. 이 사건은 1999년에 설립된 투자자문회사 BBK가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한 사건인데 이명박 당선인의 연루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경준 BBK 대표는 이명박 당선인이 BBK의 실제 소유주이며 자신이 주가조작의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이명박 당선인은 김경준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특검은 김경준을 기소하고 이명박 당선인은 무혐의 처분했다.
2010년에는 C&그룹 비자금 사건을 맡아 수사팀을 이끌었다.
검찰은 임병석 C&그룹 회장이 회사 자금을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했다고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 14명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10년, 2심에서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임 회장은 2011년 7월 오마이뉴스와의 옥중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가 ‘내가 윤상림을 17번(17개의 공소사실로) 기소했다. 정몽구 회장은 10명 불었고, 박연차 회장은 20명 불었다. 나는 장가도 안 가고 수사할 거다’고 나를 압박했다”며 “기업인들은 대부분 정치인들한테 돈 준 것 불고 나갔으니 나한테도 불라고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