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라인업 재정비
이준서는 부문장 취임 이후 부진한 브랜드 사업을 정리한 뒤 신규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9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를 출범시켰다. 샌드사운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해외여행에 제한을 받게 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여행 콘셉트의 브랜드다.
2022년 8월에는 27년 만의 신규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G’를 내놓았다. 타깃은 사진사, 건축디자이너, IT업계 개발자 등 전문직 MZ세대로 설정됐다.
사업성이 없는 브랜드는 과감하게 정리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렉스트라’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발렉스트라와 판권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발렉스트라는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브랜드다. 철수 결정 당시 발렉스트라는 국내 매장 2곳을 운영했다.
앞서 2021년 5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SG세계물산에 넘겼다. 콜롬보는 연 매출 100억 원대 브랜드였다.
이준서는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출범시킨 브랜드에도 손을 댔다.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을 새로 짰다. 이준서는 2015년부터 에잇세컨즈사업부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던 2012년에 론칭한 브랜드로 처음에는 패션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에잇세컨즈는 몇 년째 이어진 영업손실로 누적 적자가 1천 억 원을 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준서가 부문장으로 취임하기 1개월 전인 2020년 11월 에잇세컨즈 강남점을 폐점하는 등 에잇세컨즈 매장 정리를 진행했다.
이준서는 부문장에 취임한 뒤인 2021년 3월 에잇세컨즈 명동본점을 폐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서 임대료가 높은 명동 상권에서 발을 뺀 것이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는 이준서가 에잇세컨즈 재육성에 들어갔다. 단독매장 대신 아울렛·쇼핑몰 중심으로 신규출점을 이어나가며 온라인 채널 강화에 힘썼다.
에잇세컨즈 강남점은 2022년 10월 자리를 옮겨 개장했다. 에잇세컨즈 매장 수는 2019년 말 48곳에서 2020년 말 56곳, 2021년 57곳, 2022년 말 69곳으로 점차 늘어났다.
△떠오르는 소비계층 MZ세대 공략
이준서는 패션시장의 떠오르는 소비계층인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이준서는 새로운 오프라인 편집숍 'ZIP739'의 출점에 심혈을 기울였다. ZIP739는 2022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여성복사업부, 리움미술관 아트숍, 제일기획 출신의 컨설턴트와 마케터들을 모아 ZIP739를 기획했다.
ZIP739는 '영앤리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성복 편집숍으로 국내 브랜드 위주로 구성됐다. ZIP739 매장 2층은 가나아트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미술품 전시장이며 여기에서 매달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이 소개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MZ세대에게 인증샷 장소가 될 수 있는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자주 마련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에만 시프트G, 크리스탈헤이즈, 란스미어 골프웨어, 코델로, 자크뮈스, 피네이더, 하티스트, 오라리를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 명소이자 MZ세대 방문이 많은 백화점 '더현대서울'에 아미, 구호플러스 등의 단독매장을 냈다.
콘텐츠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재미와 내용을 갖춘 양질의 콘텐츠로 MZ세대를 상대로 한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했다. MZ세대는 소비 과정에서도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7월 유튜브에 공식채널 ‘세상이 사랑한 패션 TV’(세사패)를 개설하고 ‘배달의 프로들’, ‘화보 맛집’, ‘백투더 의상실’, ‘패션 공론화’ 등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흥미를 유발했다.
세사패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구독자 수 15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 ‘SSF샵’ 강화
이준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몰 ‘SSF샵’에 힘을 주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비대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이 패션 기업의 주요 유통채널로 급부상했다. 패션 기업들은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온라인 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준서는 SSF샵의 매출 비중 확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SF샵을 통해 2~3년 내로 온라인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SSF샵 강화는 김동운 온라인영업 사업부장 상무와 이귀석 영업전략담당 상무가 맡아 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10월 SSF샵 메인 화면과 상품 페이지의 인터페이스 개선을 완료했다. 고객이 의류 매장을 직접 돌아다니는 듯한 동선으로 메인 화면을 구성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상품 추천 기능의 효율을 끌어올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9월 SSF샵 모델로 발탁한 배우 손석구를 내세운 브랜드 캠페인을 펼쳐 효과를 봤다. 유튜브에 올린 캠페인 영상은 2022년 12월에 조회수 510만 회를 기록했다.
앞서 2022년 2월에는 SSF샵에 스타일 커뮤니티 서비스 ‘세사패 다이버’를 구축했다. 이용자는 세사패 다이버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링 콘텐츠를 올리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세사패 다이버는 이용자들이 올린 스타일링 콘텐츠를 분석해 ‘오늘의 추천 다이버’, ‘이번 주 가장 주목받은 스타일’ 등을 매일 제공한다.
2022년 들어 10월까지 SSF샵의 누적 매출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늘었다. 회원 수는 2021년 말보다 60% 이상 늘었다.
SSF샵에 골프 전문관도 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7월8일 SSF샵에 '우먼셀렉트', '멘 큐레이션관', '골프 전문관'을 각각 개설했다.
△직물 사업 중단
이준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직물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2년 11월 말 삼성물산 구미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1956년 시작한 직물 사업이 66년 만에 종료된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11월부터 용지 확보 및 분사 등 사업 지속 방안을 검토한 끝에 2022년 3월10일 직물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직물 사업의 경쟁우위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사업 종료 발표 당시 직물 사업부에 9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직물 사업을 담당해온 인력에 대해선 내부 전환배치 등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직물 사업에서 손을 뗌으로써 국내에서 원단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그동안 구미사업장에서 공급받은 원단을 정장 브랜드 갤럭시와 로가디스 등의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했다.
직물 사업은 2018년부터 적자를 냈다. 인건비 상승으로 수입 원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골프웨어 브랜드 론칭
이준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MZ세대의 유입이 늘어난 골프 시장을 노리고 골프웨어 라인을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브랜드 란스미어의 골프캡슐 컬렉션과 구호골프 라인을 2022년 8월 말 출시했다. 란스미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즐겨 입어 이른바 ‘이건희 양복’으로 알려진 브랜드다.
2022년 7월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구호’의 골프웨어 라인 ‘구호골프’를 정식으로 내놓았다.
이준서는 2021년 가을과 2022년 봄에 구호의 골프웨어 컬렉션을 먼저 선보이며 시장의 반응을 살폈는데 반응이 좋은 것으로 확인되자 구호골프를 정식 라인으로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대표 브랜드 빈폴의 골프웨어 브랜드 빈폴골프에도 변화를 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10월24일 빈폴골프의 새로운 상징도안(심볼)을 공개했다. 자전거바퀴와 홀컵 안의 골프공을 각각 의미하는 2개의 원과 알파벳 B를 조합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빈폴골프는 2021년에 매출 400억 원으로 골프웨어 브랜드 매출 순위 15위 안팎에 그쳤다. 빈폴골프의 실적 부진은 타깃 연령대를 확대하면서 브랜드 색채를 잃은 탓이라는 분석이 패션업계에서 나왔다.
빈폴골프는 2022년에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인 젊은 여성 골퍼를 섭외해 마케팅 활동을 늘리며 반전을 꾀했다.
그 결과 2022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성장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2022년 12월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장길에 오르기 위해 자택에서 나올 때 빈폴골프의 패딩조끼 제품을 착용해 주목받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웨어 시장 규모가 2022년에 6조33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21년 5조6580억 원에 비해 1년 만에 11.9% 커진다는 것이다.
△새 명품 전략으로 실적 반등 이끌어
이준서는 새 명품(신명품,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힘을 주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새 명품이란 기존 명품보다 가격과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는 제품을 말한다.
이준서는 새 명품 브랜드를 향한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파악하고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톰브라운 등 새 명품 브랜드 사업에 힘을 줬다.
이준서는 삼성물산의 편집숍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등을 통해 해외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리면서 좋은 반응을 얻은 브랜드 위주로 새 명품 단독매장을 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준서가 힘을 준 새 명품 브랜드별 2021년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아미는 200%, 르메르는 130%, 메종키츠네는 70%, 톰브라운은 20%였다.
새 명품 강화 전략의 효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체 실적이 반등했다. 2021년 매출은 1조7700억 원, 영업이익은 1천억 원에 이르렀다. 매출이 전년보다 14.4% 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 상반기에 모든 직원이 100% 상여금을 받았는데 이는 패션부문 설립 이후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2년 초에도 성과급이 추가로 지급됐다.
이준서가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창사 이래 첫 여성 부사장을 2명 배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12월12일 발표한 2023년도 임원 승진인사에서 여성인 고희진 에잇세컨즈 사업부장 상무와 박남영 해외상품2사업부장 상무가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바탕으로 탁월한 전문성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를 차세대 리더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에 올라
이준서는 2021년도 삼성물산 정기 임원인사에서 패션부문 부문장에 선임되면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9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전략기획담당 상무, 액세서리사업부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지원담당 전무, 에잇세컨즈사업부장을 거쳐 상해법인장을 지냈다.
삼성물산은 임원인사와 함께 시장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했고, 채널별 영업전략을 통합 주도할 영업전략담당을 신설하고 이귀석 상무를 그 자리에 앉혔다.
이준서가 부문장으로 선임될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위기에 빠져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45억 원, 영업손실 360억 원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이 10.7% 줄고 영업손실이 나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향후 내년 사업방향을 정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걸어온 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그룹의 패션 계열사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됐다. 제일모직은 1954년 삼성그룹이 설립한 섬유회사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꼼데가르송, 갤럭시, 란스미어, 메종키츠네, 아미, 발망, 구호, 비이커, 톰브라운, 에잇세컨즈 등의 패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17.97%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고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6.19%,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6.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33.47%에 이른다. 이 외에 KCC가 9.10%, 국민연금공단이 7.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에 매출 1조7669억 원, 영업이익 1003억 원을 냈다. 매출이 전년보다 14.3% 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