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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용등급 전망 하향 시작, 2023년 초 PF발 금융대란 오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12-26 10: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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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용등급 전망 하향 시작, 2023년 초 PF발 금융대란 오나
▲ 2023년 초 대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ABCP)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023년 초 대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ABCP)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에 프로젝트파이낸싱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업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2023년 2월 말까지 30조1천억 원에 달하는 PF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하락이 더욱 가팔라지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앞으로 금융안정에 가장 유의해야할 지점을 부동산 시장 경착륙으로 꼽았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22일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 차주들의 부실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건정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지난 20일 롯데건설, 태영건설, 한신공영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잡았고 내년 건설산업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롯데건설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태영건설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한신공영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이들 3곳의 건설사의 등급전망이 하향된 공통된 이유는 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 규모가 늘어 재무적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돈을 빌릴 때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차환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6일 낸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자금시장 경색 아래 프로젝트파이낸싱 유동화증권과 회사채 등의 상환·차환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건설사 위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분양경기 저하와 금융시장 경색 두 가지 요인이 더욱 악화하면서 이익규모가 줄고 이는 현금흐름 저하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결과 순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건설업계 전반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분양경기가 위축되면 건설사들은 공사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시행사에게 제공한 신용보강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위변제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 금융시장 경색이 이어지면 프로젝트파이낸싱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원가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침체에 따른 할인분양 경쟁, 분양제고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비경상 비용까지 발생해 수익성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분양률이 100%에 미치지 못해 미분양이 난다고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개별 프로젝트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초기 분양률 40~50% 수준이면 공사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고 공사 완료 때까지 분양률 70~80%를 달성하면 전반적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분양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지점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2021년 2분기 98.3%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분기 82.3%까지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7217세대로 지난해 말보다 3.35배 급증했다. 연말에 6만 세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분양업계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6만 세대를 넘어서면 시장 침체기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미분양 주택이 어느 수준을 넘게 되면 새로운 분양시장은 더 얼어붙어 시장경색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주택 구매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보유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6%로 집계됐다. 즉 소득의 60%를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주택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가계가 구매 여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건설사 신용등급 전망 하향 시작, 2023년 초 PF발 금융대란 오나
▲ PF 유동화증권 만기도래 현황. <한국은행>
여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 보고서를 통해 “2023년 기준금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0%로 수렴할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현재 기준금리(3.25%)가 3.50~3.7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컨대 2023년 초 대규모 PF 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오고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차환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자칫 금융시스템이 부실해지면서 전반적인 신용위험 확산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에도 나서고 있지만 주로 신용등급 A급 이상 우량 건설사에 한정되고 지원규모도 크지 않아 중견건설사, 비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단기 자금시장 추가 경색 가능성과 부동산 PF 불안 등 여러 가지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며 “최근 저조한 분양 성적에 대한 우려로 상환·차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시장 전반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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