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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왼쪽)와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 |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는 OB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국내 맥주시장은 3조 원 규모로 커지고 있지만 수입맥주가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국산맥주는 제자리걸음이다.
◆ 수입맥주 전성시대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17만919톤, 수입액은 1억4186만 달러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2014년보다 수입량은 43%, 수입액은 27%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량 기준으로 국내에 들어온 맥주 가운데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일본산이 4만6244톤으로 전체의 가장 많았다. 다음은 독일 2만4천847톤, 중국 1만9605톤, 네덜란드1만9452톤, 벨기에 1만3529톤 순이었다.
수입맥주 수요가 늘면서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 점유율은 40% 안팎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여행 등으로 해외 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수입맥주의 시장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국산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맛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산맥주는 탄산감이 강한 라거맥주 위주다. 하지만 수입맥주는 라거뿐 아니라 에일, 포터 등 종류가 다양하다.
수입맥주가 국산맥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은 고시를 통해 국산맥주가 출고가격 이하로 할인돼 판매되는 것을 막고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출고가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는 할인판매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를 팩으로 묶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가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 OB맥주 하이트진로 대응전략은?
OB맥주는 2~3년에 한번씩 출시하던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겨 제품 다양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OB맥주는 2014년 11월 ‘더 프리미어 오비 필스너’를 시작으로 2015년 6월 ‘바이젠’, 2015년 7월 ‘카스 비츠’를 출시하고 10월에는 둔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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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맥주의 '프리미어 OB'(왼쪽)와 하이트진로의 '망고링고'. |
오비맥주는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이천공장에 위치한 양조기술연구소의 공간을 2배로 넓히고 주요 장비와 시설도 업그레이드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양조기술연구소는 오비맥주의 이름으로 선보인 모든 맥주제품의 산실”이라며 “이번 연구소 증설을 통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OB맥주는 경영실적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해외맥주도 수입하고 있다. OB맥주는 지난해에 하얼빈, 프란치스카너, 호가든 로제 등 10여종의 맥주를 새로 수입했다. 기존에 수입해 판매하던 호가든, 버드와이저, 산토리 등을 감안하면 오비맥주가 취급하는 수입맥주 종류는 20여종이 넘는다.
OB맥주가 수입하는 해외맥주는 대체로 모회사인 AB인베브가 소유한 회사들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하이트진로도 제품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지난해 실적 반등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던 여세를 몰아 올해 맥주시장 1위 탈환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하이트' 리뉴얼 등 단계적으로 1위 탈환을 위한 전략을 펼쳐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 30% 후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4월에 원료비중, 공법, 상표 등 전 부문에 걸쳐 제품속성을 바꾼 3세대 '하이트'인 '올뉴하이트'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6월23일에는 신제품 과일맥주 ‘하이트 망고링고’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망고링고’ 출시를 통해 다양한 맛의 주류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층을 위한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제품 모델로 인기 연예인 송중기씨를 내세우는 등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기린이치방, 크로넨버그(프랑스), 싱하(태국) 등의 인터내셔날맥주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