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수장으로 10년 만에 돌아와 교육개혁 천명
이주호는 2022년 11월7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취임했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뒤 10년 만에 교육정책 수장으로 복귀했다.
이주호는 취임식에서 "교육부의 대전환을 통한 교육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교육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주호는 "미국과 중국 등은 첨단 과학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패권경쟁의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며 "우리 교육 현장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은 물론이고 이념갈등의 증폭으로 전혀 의미 있는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현장을 지원해야 하는 교육 당국의 관료주의와 행정 편의주의도 교육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교육부를 개혁할 뜻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2022년 9월29일 이주호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10월28일 인사청문회가 열렸으나 인사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11월7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2일 국회에 4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송부해줄 것을 다시 요청했지만 국회로부터 송부받지 못했다.
이주호는 교육부 장관 취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일반고등학교 살리기' 대책의 일환으로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자사고 폐지 등의 정책으로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격차를 IB 교육 등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IB 교육이 현행 대입제도와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교육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과정(PYP), 중학교 과정(MYP), 고등학교 과정(DP)으로 나뉘며 국내에선 제주와 대구시교육청이 2019년 7월 공교육에 처음 도입했다.
연말까지 고등교육정책실을 폐지하는 등 조직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022년 11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
△교육부 장관 퇴임 이후 교육계에서 활동 지속
이주호는 교육부 장관 퇴임 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돌아가 교육계에서 활동했다.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등을 맡으며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를 강조했고,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HTHT)를 주장했다.
하이터치 하이테크는 교사가 학생과 소통하며 학생의 창의성과 인성 등을 개발하고(하이터치) 인공지능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높인다(하이테크)는 교육 개념이다.
보수 교육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지속적으로 교육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바른사회운동연합 교육개혁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2017년 교육부 폐지론을 담은 '대선 주자들에 제안하는 7대 교육개혁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케이(K)정책플랫폼 이사장을 지내면서 '대학정책 기능은 총리실로 이관해야 한다'며 사실상 교육부 해체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중도 사퇴했다. 이주호의 출마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사분오열된 보수 교육감 후보들 사이에서 단일화를 끌어내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출마에 앞서 보수 후보 간 단일화 기구인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협의회'에 관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설계
이주호는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간사를 맡아 이명박 정부의 교육 공약 수립을 주도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초대 교육사회문화수석에 임명됐다.
이어 2009년 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제1차관, 2010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인수위 시절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통해 대학이 학과 특성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성적 반영 비율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확대하고 마이스터고를 신설하는 등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기초학력을 평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교원평가제를 실시했으며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개혁 성과가 낮은 대학들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하고 정부 재정지원을 끊는 정책을 추진했다.
교육계 인사비리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교장공모제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 '무자격 교장제'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와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했고,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 국가장학금을 지원하지 않는 정책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대학 등록금은 2022년 현재까지 11년째 동결됐다.
대학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통해 구조조정 하위권 대학 43개교를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했다. 국립대 법인화와 총장 직선제 폐지를 추진해 교수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주5일제 수업도 이주호의 임기 중인 2012년부터 시작됐다. 2011년에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만 5세 아동의 유치원비와 어린이집 보육비를 국가 재정에서 지원하는 '공통과정' 도입을 발표했다. 현재의 '누리과정'이다.
△경제학자에서 교육분야 전문가로 변신
이주호는 전형적인 경제학자 코스를 밟다가 교육 전문가로 변신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직업교육, 고용정책을 다루며 교육 전문가로 거듭났다. 1996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자격으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에 참여해 대학설립 인가요건을 완화하는 '대학설립 준칙주의' 제정에 기여했다.
이주호는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발탁돼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에서 줄곧 교육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한나라당에서 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제5정책조정위원장을 2005년에 맡은 뒤 3년에 걸쳐 3번 유임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여의도연구원 이사로도 활동했다.
대학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不) 정책'과 고교평준화와 같은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친이계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