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10-21 16:45:09
확대축소
공유하기
▲ 100년 한옥을 활용한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이 문을 연 20일 오전 7시부터 매장 앞에는 300여 명이 줄을 섰다. 스타벅스는 올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강력한 ‘팬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에 문을 연 ‘대구종로고택점’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코리아가 20일 대구 중구에 100년 한옥을 활용한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을 열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300여 명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다. 스타벅스가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판매한 스피커를 사기 위해서다.
스타벅스는 올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경험해야 했지만 강력한 ‘팬덤’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유통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스타벅스가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유지하는 데는 한정판 굿즈(기획상품)와 특화매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끊임없이 한정판 굿즈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이번에 신규 매장 앞 오픈런 현상을 만든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과 협업한 스피커도 당일 선착순 100개만 한정판매한 제품이다.
올해 1월 반려동물 특화매장으로 문을 연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은 오픈 첫날 반려동물용 가방과 밥그릇인 '패밀리 가방세트'와 '패밀리 볼세트' 한정판 굿즈가 당일 모두 동났다.
앞서 2020년 여름 프리퀀시 행사 증정 상품으로 선보인 ‘서머 레디백(보조 여행가방)’도 크게 인기를 끌며 ‘레디백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머 레디백을 비롯해 서머체어 등 여름 프리퀀시 행사 증정품들은 행사기간에만 받을 수 있었던 증정품으로 이를 받기 위해 아침부터 스타벅스에 기다란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올해 발암물질 검출로 논란이 일었던 ‘서머 캐리백’도 스타벅스가 진행하는 이벤트 기간에만 증정품으로 받거나 구매할 수 있었던 한정판 상품이었다.
스타벅스가 최근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특화매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종로고택점은 100년 이상 된 한옥을 활용한 매장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고객들이 사진 명소에 방문해 인증샷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 좋아하는 경향을 파악하고 이 매장을 선보였다.
문을 연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대구 사진맛집'이 된 대구종로고택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이 수백 장 올라왔다.
▲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에서 한정판으로 100개만 판매된 스타벅스와 뱅앤올룹슨 협업 스피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소개란에도 '솔드아웃(매진)' 스티커가 붙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 갈무리>
특히 이 매장은 대구가 '한국 고전음악감상실의 발상지'라는 점에 착안해 뱅앤올룹슨과 협업을 통해 음악 특화매장으로 꾸며졌다. 매장에는 별도의 음악감상 공간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뱅앤올룹슨 스피커가 설치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대구종로고택점은 오픈 첫 날부터 많은 고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가는 등 사진 명소로 소문이 났다”며 “스타벅스가 과거에는 제3의 공간으로서 집도 직장도 아닌 스타벅스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 만들기를 의도했다면 현재는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고객들의 취향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장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월 문을 연 스타벅스 광화문교보문고점도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매장이다.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큐레이션 공간’과 특정 작가를 선정해 작가의 감정과 생각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작가의 책상’ 등 매장 곳곳이 책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은 경기 남양주 북한강변에 위치한 매장으로 최근 늘고 있는 자전거 라이딩족과 반려동물족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매장 1층 외부에는 자전거, 오토바이 전용 주차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반려동물과 함께 놀 수 있는 ‘펫파크’ 공간도 있다.
▲ 경기 남양주 북한강변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 매장에 마련된 펫파크 공간 모습. < SCK컴퍼니>
이 밖에도 스타벅스는 지난해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 야구 특화매장을 낸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경남 창원시에 있는 창원NC파크에도 야구 특화매장을 열었다.
다만 인기가 높은 만큼 굿즈와 관련한 논란도 생겼다.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내놓은 스피커는 하루 만에 ‘되팔이(리셀)’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벅스는 이 스피커를 29만 원에 판매했지만 중고거래사이트에서는 판매가가 75만 원까지 올라갔다.
앞서 큰 인기를 끌었던 ‘서머 레디백’은 커피만 300잔 주문한 뒤 커피는 버리고 증정품만 수십 개 가져가는 고객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1인당 받을 수 있는 수량을 제한했다.
올해 6월에는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다량 검출돼 스타벅스가 굿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송호섭 대표이사는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와 관련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올해 스타벅스는 다양한 문제와 마주했다. 발암물질 검출 굿즈뿐만 아니라 종이빨대에서 기름냄새가 난다는 논란, 샌드위치와 음료 품질이 저하됐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올해 초에는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의 모회사인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정치권과 관련된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스타벅스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 경기도 남양주시에 북한강변에 위치한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 매장 전경. < SCK컴퍼니>
하지만 스타벅스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는 점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논란이 한창이던 올해 2분기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매출은 4231억 원이었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 매출은 4250억 원으로 2분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848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6866억 원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다. SCK컴퍼니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신규 매장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17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분기에만 40개 점이 늘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