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인수 효과로 깜짝 실적
한두희가 대표로 취임한 첫해에 한화자산운용은 순이익이 급증하며 자산운용 업계 2위에 올랐다.
한화자산운용의 2021년 순이익은 2372억 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3991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삼성자산운용(879억 원), KB자산운용(799억 원)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다만 이 해의 순이익 급증은 자산운용 성과보다 한화투자증권 지분 인수로 한화투자증권 영업활동 일부가 실적에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한화자산운용 자체 실적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별도기준 순이익은 1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2017년 382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110% 증가했지만 191억 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운용자산(AUM) 20조 원 이상 운용사 중 홀로 적자를 봤다.
한화자산운용은 관계기업 주식 가치 하락으로 영업외 평가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ETF(상장지수펀드) 및 리테일 역량 강화
한두희는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후 ETF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등 ETF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2년에만 ‘국내 최초’ 타이틀을 앞세워 인공지능, 희토류, 수소, 우주항공 등 10개 넘는 분야의 신규 ETF를 상장하며 ETF 상품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두희는 2022년 6월 '한화ARIRANG 생애주기펀드 액티브 ETF'를 내놓으며 “한화자산운용은 ETF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단순 인덱스(지수) 상품으론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ETF를 통해 새로운 투자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의 ETF 규모는 1조6194억원으로 업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2.17%다.
한화자산운용은 키움투자자산운용(2.54%), NH아문디자산운용(2.31%)과 업계 5위권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점유율 차이가 0.2~0.4%포인트에 불과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한두희는 2021년 9월 초 조직개편을 단행해 개인솔루션본부와 ETF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개인솔루션본부는 디지털전략본부를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만들어졌다. 디지털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최영진이 개인솔루션본부장에 올랐다.
개인솔루션본부는 디지털전략본부가 수행하던 펀드 직판앱, 리서치 관련 업무 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직접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인솔루션본부는 연금상품 등과 관련된 향후 금융서비스의 핵심 분야를 선점하고 일반투자자를 위한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기존 상품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팀 단위로 진행되던 ETF 사업 조직은 본부급으로 격상됐다.
ETF사업본부는 산하에 ETF상품팀, ETF운용팀, ETF컨설팅팀을 뒀다. ETF사업본부장은 ETF전략팀장과 경영기획팀장을 지낸 김성훈씨가 맡았다.
이 밖에 액티브주식사업본부와 글로벌에쿼티사업본부는 글로벌주식본부로, FI사업본부와 글로벌FI사업본부는 글로벌채권본부로 통합됐다.
△액티브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뛰어들어 실적 증가 꾀해
한두희는 전임자가 다져놓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반에 자산운용 역량을 쌓아올려 선발주자들을 추격하고 있다.
한두희는 2022년 6월 ‘한화ARIRANG 생애주기펀드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생애주기 액티브 ET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자산 배분형 상품이다. 생애주기펀드(TDF)와 액티브ETF의 장점을 결합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글로벌 최대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와 손잡고 이번 상품의 글라이드 패스와 기초지수를 공동 개발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두희가 대표로 취임한 뒤인 2021년 8월2일 '아리랑ESG가치주 액티브ETF'와 '아리랑ESG성장주 액티브ETF'를 출시했다. 이는 한화자산운용이 처음으로 내놓은 액티브ETF다.
한화자산운용의 액티브ETF 출시는 다소 늦은 편이다. 업계 선두권인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2021년 5월부터 액티브ETF를 운용하고 있다.
액티브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ETF와 달리 운용사가 능동적으로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정해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도모한다. 그만큼 운용사의 역량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두희는 삼성생명 해외투자팀, 삼성그룹 구조본 재무팀을 거쳐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근무해 운용업 전반에 걸쳐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두희가 처음 내놓은 액티브ETF는 ESG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용현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한화자산운용의 ESG 투자 기반을 갖추는 데 힘썼는데 이런 기조를 한두희가 이어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액티브 주식형 ETF는 최근 성장하기 시작한 신생 시장이기 때문에 ESG를 바탕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한화자산운용이 성장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한화자산운용은 2017년 업계 최초로 ESG ETF를 출시했고,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ESG 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2021년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을 내재화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액티브ETF 2종 역시 자체 개발한 ESG 평가 모형을 적용해 만들었다. ESG 가치주 액티브ETF는 지배구조(G) 점수를 우선 고려하고 ESG 성장주 액티브ETF는 환경(E) 점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MZ세대 고객 늘리기에 나서
한화자산운용은 MZ(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2년 9월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과 함께 공동 플랫폼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LIFEPLUS TRIBE)'를 출시했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는 취향과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자 하는 MZ세대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한화자산운용은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2022년 6월 상장한 ‘한화ARIRANG 생애주기펀드 액티브 ETF’에는 2060 빈티지 상품이 포함됐다. 빈티지는 투자자가 목표하는 은퇴 시점을 뜻한다.
빈티지 2060을 선보인 것은 업계에서 한화자산운용이 처음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MZ세대가 직장생활 초기부터 자산형성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한두희는 2022년 3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청년형 소장펀드)를 포함해 '한화 MZ픽' 5종 펀드를 출시했다.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급여 5천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3800만 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가입 대상으로 납입금액의 40%인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MZ세대의 투자성향과 관심사에 들어맞을 해외펀드(글로벌 기후변화, 미국 아시아배당주, K리츠 등)를 혼합해 MZ픽 5종 펀드를 구성했다.
한두희는 2021년 5월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직판앱 ‘파인(PINE)’을 펀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파인은 디지털 금융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대상으로 시작된 서비스다.
파인은 상위 10개 대형사 가운데 첫 펀드 직판앱으로 출시 9개월 만인 2022년 2월 다운로드 수 15만 건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투자증권 단독 경영권 확보
한화자산운용은 2021년 8월25일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3201억 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글로벌에셋(12.46%), 한화호텔앤드리조트(8.8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28%)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보통주 전량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한화자산운용이 지니고 있는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19.63%에서 46.08%로 증가했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고 증권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사업,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 등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른 주주사에 매수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결정으로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확장성을 활용해 저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수수료 중심 성장모델과 달리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지분법이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시장의 저금리 기조 지속, 급증한 유동성, 과거 대비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면서 한화자산운용 연결실적에 기여했다. 이에 한화자산운용은 2021년 순이익이 급증하며 자산운용 업계 2위를 기록했다.
△김용현 전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한화자산운용 맡아
한두희는 김용현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2021년 7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두희는 앞서 2021년 6월 차기 대표에 내정돼 한화자산운용의 업무총괄 자격으로 대표직 인수인계를 받았다.
한화자산운용의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한두희가 김 전 대표를 대신해 새롭게 한화자산운용을 이끌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물리학과와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6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임명돼 2021년까지 한화자산운용을 이끌었다.
김 전 대표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의 한국지사 대표이사, 한화생명 대체투자부문장을 지낸 인물로 사모펀드와 대체투자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한두희는 삼성생명 해외투자팀, 삼성그룹 구조본 재무팀을 거쳐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근무했다.
한두희는 운용업 전반에 걸쳐 경험이 많고 특히 유가증권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한두희를 두고 "금융·자산운용과 관련해 오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사 비전을 공유하고 공익성과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인력으로 리더십과 경영혁신 마인드를 두루 갖췄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한화 금융계열사로 옮긴 뒤 성과 올려
한두희는 2015년 7월 한화투자증권에 합류해 상품전략센터장, 상품전략실장, 트레이딩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화투자증권 상품전략센터장으로 부임한 뒤 주로 리테일 상품을 기획하거나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 시절에는 트레이딩본부의 순영업수익을 131%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에는 한화투자증권 시절부터 손발을 맞춘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부름을 받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적을 옮겼다.
한두희는 한화생명으로 옮긴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화자산운용이 걸어온 길
1988년 설립된 한화투자신탁운용과 1982년 설립된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합병으로 2011년 9월 한화자산운용이 출범했다.
2015년 한화자산운용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이 영업을 개시했다. 그 뒤 싱가포르 법인은 2019년 9월 싱가포르 금융통화청으로부터 리테일자산운용업과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리테일자산운용업은 싱가포르 현지 운용사가 받을 수 있는 최상위 자격이다. 주식형·채권형·대체형 등 다양한 공모펀드를 규모 제한 없이 모든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2016년에는 중국 톈진에 현지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 뒤 4년 만인 2020년 10월 중국 정부로부터 외자독자회사(WFOE) 설립 허가를 받고 사모펀드 운용사 관리인 등록을 완료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중국에서 외국계 운용사로는 31번째로 사모펀드 운용사 허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다.
2017년 10월에는 한화생명의 뉴욕 현지법인을 인수하고 미주 법인을 공식 출범시켰다. 미주 법인은 2020년 7월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 등록을 마치면서 한국에서 미국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4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증권운용사업부와 대체투자사업부를 이관받아 덩치를 키웠다.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생명은 2016년 9월 이사회를 열고 한화생명 증권운용사업부를 한화자산운용으로 이관하기로 결의했다. 한화생명 증권운용사업부는 한화생명이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의 운용을 담당했으며 자산규모가 약 58조 원에 이르렀다.
2017년에는 한화생명 대체투자사업부도 이관됐다. 한화자산운용으로 넘어간 대체투자 운용자산 규모는 10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업계 최초로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고,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ESG 평가모형을 개발했다. 2021년에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경영을 내재화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금융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2021년 8월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인수하며 단독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지배구조를 공고히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2년 4월28일 5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자기자본 1조 원을 돌파했다. 2021년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8344억 원이었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1조3344억 원으로 불어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로 자기자본 1조 원을 돌파했다.
2021년 말 한화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AUM)은 111조 원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