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협업해 처음 AI를 목소리를 출연진으로 등장시켜 제작한 오디오드라마가 향후 KT그룹의 콘텐츠사업과 AI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KT > |
[비즈니스포스트] KT가 계열사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공동제작한 오디오드라마를 통해 콘텐츠사업 지식재산(IP)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 오디오드라마에는 고도화된 AI(인공지능)기술이 적용돼 KT의 AI사업 경쟁력에도 힘을 보태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이날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공개한 오디오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AI 목소리를 출연진으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는 6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지니뮤직 사옥에서 AI목소리를 등장시킨 오디오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지니뮤직은 KT그룹에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하는 콘텐츠사업 총괄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의 자회사다. 지니뮤직은 2021년 9월 전자책 구독플랫폼 밀리의서재 지분 38.6%를 464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AI 활용 오디오드라마는 그동안 KT가 구축해 놓은 콘텐츠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내 협업의 산물인 셈이다.
밀리의서재는 베스트셀러 지식재산(IP)을 확보했고 KT는 보유한 AI음성 합성기술을 활용해 출연진의 목소리를 만들었으며 지니뮤직은 기존에 발매됐던 음악을 AI를 활용해 편곡함으로써 색다른 음악으로 재탄생시키는 역할을 각각 맡았다.
오디오드라마는 이미 밀리의서재가 2021년 11월 ‘놈의기억’, ‘별안간아씨’ 등을 선보인 바 있고 경쟁사인 네이버의 음악플랫폼 바이브는 2021년 12월부터 ‘층’을, 카카오페이지는 20222년 1월 ‘사내맞선’을 선보이는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다.
KT그룹으로서는 기존 음원 스트리밍 및 오디오북에 한정됐던 오디오콘텐츠를 AI기술로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콘텐츠사업 확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
오디오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KT스튜디오지니가 이를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콘텐츠로도 제작하는 등 원소스멀티유스(OSMU) 방식으로 지식재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카카오페이지가 연재한 웹소설 ‘사내맞선’은 올해 2월 SBS를 통해 드라마로 방영됐는데 방영 한달 전 오디오드라마로도 제작됐던 사례가 있다.
다만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처음으로 협업한 1번째 작품이면서 동시에 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해 제작한 오디오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장과 청취자의 반응을 살펴본 뒤 사업확대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정욱 지니뮤직 뉴비즈본부장은 “KT스튜디오지니가 오디오드라마 부문의 각본을 공모하는 등 좋은 각본이 있다면 오디오드라마를 추가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1번째 시도인 만큼 성과를 본 이후 후속작품의 제작여부를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오디오콘텐츠 시장 규모를 2020년 32억6천만 달러에서 2027년 140억9900만 달러로 연평균 24.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향후 KT그룹이 AI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할 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는 이번 오디오드라마 출연진 17명 가운데 8명의 목소리 제작에 AI를 활용했다.
KT는 성우나 셀럽 등의 음성 녹음자가 5분 동안 목소리를 녹음하면 AI가 이를 활용해 즐거움, 침착함, 중립, 슬픔, 화남의 5가지 감정으로 음성 콘텐츠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 만큼 기존 오디오북에서 접해온 딱딱하고 어색한 기계음보다 훨씬 생동감있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청취자의 몰입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유진영 감독, 배우 오연서씨, 배우 이수혁씨, 드라마 OST를 부른 이소정씨가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KT > |
이날 열린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 참석한 유진영 감독과 배우 오연서씨와 이수혁씨도 "처음으로 AI목소리와 작업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며 "청취자들이 실제 사람과 AI목소리를 구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T는 현재 AI를 활용한 콜센터(AICC)를 운영하고 있고 AI스피커 기가지니를 활용한 IPTV(인터넷TV) 및 각종 B2B(기업 간 거래)솔루션사업, AI로봇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 AI개발을 위한 산학연협의체 ‘AI원팀’을 주도하며 초거대 인공지능모델의 개발 및 새로운 AI사업모델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오디오드라마는 KT가 기존에 해온 AI사업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며 “AI를 활용한 기술이 일반고객들에게 한층 익숙해진다면 AI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