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과 과제
| ▲ 윤희근 경찰청장(오른쪽)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2년 8월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
윤희근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격랑 속에서 경찰청장으로 임명돼 경찰의 수사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조직 내부 혼란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가 무겁다.
경찰국 사태로 경찰 조직 전체가 휘청거렸던 만큼 우선 본연의 임무인 수사에서 경찰의 능력을 입증하는 게 첫 번째다.
윤희근은 먼저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7대 악성 사기를 2022년 말까지 단속해 우선적으로 척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 강남권 일대 클럽을 대상으로 마약류 집중단속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세사기와 마약사범 특별단속은 윤희근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으로서 이미 시작한 일이기도 한 만큼 역점 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은 2022년 9월19일 정례 간담회에서 8월1일부터 40일간 마약사범 집중단속으로 223명을 구속했고, 7월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 설치 이후 전세사기범 2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정치인 수사에서도 편향되지 않은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을 놓고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 수사 가운데 백현동 땅 용도변경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 비선캠프 운영 의혹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의혹 사건 처리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허위경력 의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사건 등이 있다.
이 밖에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 지난 정부와 관련된 사건 수사의 공정성 확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검경 책임수사 시스템 정비, 집회 및 시위 대응 방침 설정 등도 과제로 빼놓을 수 없다.
경찰 조직 내부 분위기 수습과 경찰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윤희근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노출된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경찰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가 경찰의 중립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찰을 이끌어야 한다. 행안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갈지도 관건이다.
경찰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공안직 수준으로의 기본급 상향, 일반(순경)직 출신의 승진 소요기간 단축, 복수직급제 도입 등 여러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언급한 경찰대학 개혁 방안과 순경 출신 고위직 기용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윤희근 본인이 경찰대 출신이면서 경찰대 개혁을 맡게 되어 반발하는 경찰대 출신들을 다독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안았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따른 경찰의 수사 역량 향상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윤희근은 검찰권 확대에 무게를 두는 여당의 논리에 맞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
여당과 법무부는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에 반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검찰은 2020년 수사권 조정부터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 때문에 윤희근이 경찰청장으로서 여당과 법무부의 논리를 반박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평가
| ▲ 2016년 5월 윤희근 서울경찰청 정보과장이 중국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윤희근 페이스북> |
윤희근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경찰청장에 비경찰대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뒤엎고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에 낙점됐다.
경찰대 출신 간부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주도한 점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신임 경찰청장에 비경찰대 출신이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등으로 경찰 내부 반발과 혼란이 심한 상황에서 세련된 매너와 정무 감각,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경찰대 출신 윤희근이 발탁됐다.
윤희근은 서울경찰청 정보1과 정보2·3계장, 정보1·2과장, 정보관리부장 등 정보 분야 보직을 두루 거쳐 경찰 내 대표적 ‘정보 전문가’로 꼽힌다.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윤희근은 2021년 12월 치안감을 달고 반년도 되지 않아 2022년 6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경찰청 차장으로 보임된 뒤에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에 내정됐고, 8월 경찰청장에 취임하면서 약 8개월 만에 세 계급을 뛰어올랐다.
경찰에서 정보·기획·경비 등을 맡으면서 치안정책 수립과 사회질서 유지 업무의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기획 능력뿐 아니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현장 지휘·관리 능력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유연함으로 조직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말도 듣는다.
중국 인민공안대와 사회과학원에 교육파견된 경력이 있고 법학 석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실 경무담당관과 기획조정관실 자치경찰협력정책관으로 근무하며 경찰 개혁 작업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 신자다.
취미는 운동이며 등산과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좌우명은 중용과 겸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파평 윤씨 종친이다. 윤희근은 2015년 파평윤씨 제천시종친회에서 제1회 자랑스러운 종친상을 수상했다.
제천경찰서장 시절 제천경찰서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내외빈을 먼저 소개하고 가장 마지막에 경찰서장을 소개하도록 순서를 조정해 지역 기관단체장 사이의 껄끄러운 의전 문제를 슬기롭게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개그맨 초청 특강을 열고 가족사랑 영화관을 운영하는 등 조직 화합과 소통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기도 했다.
수서경찰서장 시절에는 치안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롯데백화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속 경찰관들로 하여금 롯데백화점 고객만족 교육 전문강사로부터 고객만족 서비스 교육을 받도록 했다.
천안서북경찰서장을 지낸 임종하 총경과 청주 운호고 동문이다. 2011년 나란히 총경으로 승진해 주목받기도 했다.
총경에 오른 2011년 무렵 SNS 활동을 시작했다. SNS를 통해 일상 사진 등을 공유하다가 2016년에 SNS 활동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