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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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미국 뉴욕증시 훈풍에 힘입어 국내 주식을 크게 순매수했다.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담았고 대표 기술주인 카카오 주식을 가장 많이 던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큰 국내 전기차배터리주도 많이 담았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3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509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9월 들어 처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흐름,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라 9월1일부터 직전 거래일인 9월8일까지 6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추석 연휴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해외 증시가 반등한 점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반도체주를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상승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는 추석 연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결정, 러시아군의 하르키우지역 철수 소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이후에도 안정성을 유지한 채권 금리 등에 힘입어 좋은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75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3580억 원어치를 사고 2823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투자자는 9월 들어 직전 거래일까지 6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9월2일부터 8일까지는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던졌는데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50%(2500원) 오른 5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 4% 이상 오른 것은 7월15일 4.35% 상승 이후 약 2달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8일 만해도 5만5600원에 장을 마치며 7월4일 이후 약 2달 만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는데 이날은 단숨에 5만8천 원 위로 뛰어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8천 원선을 회복한 것은 9월2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를 대표하는 또 다른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 주식도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1369억 원어치 사고 859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510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4.87%(4400원) 오른 9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는 6일 이후 3거래일 만에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을 향한 기대감이 있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도 많이 담았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각각 591억 원과 58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삼성SDI 주가는 5.43%(3만1천 원) 오른 60만2천 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2.16%(1만500원) 상승한 49만7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이노텍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에 올랐다.
애플의 아이폰14 출시에 따라 수혜 기대감이 외국인의 투자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LG이노텍 주식을 944억 원어치 사고 398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546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이노텍 주가는 7.85%(2만6500원) 오른 36만4천 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카카오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카카오 주식을 46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379억 원어치를 사고 846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투자자는 1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카카오 주식을 순매도했다. 최근 20거래일 수급을 봐도 8월22일과 23일, 8월31일 등 3일을 빼고 17거래일 동안 카카오 주식을 순매도했다.
미국 연준이 9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주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시기 안정적 종목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에서 소외되는 경향을 보인다.
카카오 주가는 2.94%(2천 원) 오른 7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한국항공우주(-23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210억 원), KT(-136억 원), 한미약품(-133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