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원TF에 인수합병 바이오 전문가 수혈
정현호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 인수합병 전문가와 바이오 전문가를 수혈하면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2021년 연말에 삼성증권 1본부장이었던 임병일 부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본부 김용국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사업지원 역량을 높였다.
이로써 2022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임원은 14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2017년 10월 사업지원TF 출범 당시보다 4명이 늘어났다.
임 부사장과 김 부사장은 사업지원TF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팀으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임 부사장은 리먼브라더스, 크레디트스위스, UBS증권에서 한국사업 총괄을 맡은 바 있다. 2019년 KCC·원익·SJL 파트너스 컨소시엄의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인수를 돕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잡코리아 인수 관련 자문을 맡은 경력이 있어 인수합병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부사장은 2021년 6월 삼성증권에 합류한 뒤 6개월 만에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김용국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바이오 관련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 이 분야 전문가다.
전자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전문가 수혈을 놓고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로봇,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부산엑스포 지원 태스크포스(TF) 가동
삼성전자는 2022년 5월부터 정현호를 중심으로 30~40명 규모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면서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최대한 많은 표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7월5일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부회장은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등은 카르멘 모레노 토스카노 멕시코 외교부 차관 등을 만났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7월6일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을 만나 삼성전자를 소개한 뒤 정부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7월11일부터 14일까지 피지 수바에서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수바의 시내와 주요 공항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도 2022년 7월25일 헝가리를 방문해 페테르 씨야르토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부탁했다.
| ▲ 정현호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2015년 12월2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 임원들에게 자사주 매입 독려
정현호는 2022년 초 부사장 직위 이상 임원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고 심지어 대출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3월 한종희 부회장이 1만 주, 노태문 사장이 8천 주, 박학규 사장이 6천 주를 사들인 데 이어 4월 경계현 사장이 8천 주, 이정배 사장이 5천 주를 사들이는 등 임원들의 삼성전자 주식 매입이 이어졌다. 이인용 사장도 8월 삼성전자 주식 950주를 샀다.
일반적으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성장 및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행동이자 책임경영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2022년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주가 부양책으로 자사주 매입 처방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월3일 7만8600원에서 같은 해 6월17일 5만9800원으로 떨어져 6만 원 선이 붕괴됐다. 그 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됐고, 2022년 8월4일 6만1500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저하된 주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주가치 창출을 목적에 두고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활용하면서 가시적인 성장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
삼성전자가 2021년 12월7일 발표한 ‘2022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정현호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현호의 부회장 승진은 2015년 말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6년 만이고, 1983년 입사한 지 38년 만이다.
애초에는 2021년 말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큰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년 11월 미국 출장 후 돌아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위기론을 내비친 뒤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했고,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재용과 한종희, 정현호의 3인 부회장 체체를 갖추게 됐다.
정현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2022년 1월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수원사업장에서 서초사옥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과거 미래전략실이 사용하던 서초사옥 40~41층에 입주해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두 달 만인 2022년 3월 사업지원TF가 다시 수원사업장으로 돌아갔다. 이는 보안 및 소통의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 계열사 시너지 주도
정현호는 사업지원TF를 통해 삼성 미래전략실의 갑작스런 해체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를 다잡는 데 집중했다.
삼성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는 2017년 2월 박근혜 게이트의 여파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됨과 동시에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전자 계열사의 인사와 사업전략 수립, 투자 등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대체할 조직이 없어 급하게 독자적 경영체제를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11월 신설된 사업지원TF는 이런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으로 전자 계열사의 시너지 추진을 주요 역할로 부여받았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다른 전자 계열사가 모두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면서 서로 사업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현호는 삼성 미래전략실의 일부 기능을 물려받은 사업지원TF의 수장을 맡아 전자 계열사의 사업에 가급적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힘썼다. 인사안이나 조직문화 개선방안 등도 사업지원TF에서 방침이 정해진 뒤 삼성전자와 계열사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실용주의’ 일등공신
정현호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히던 2014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에 올랐다.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의 인사를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큰 책임을 안게 된 것이다.
삼성그룹이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정현호가 이를 주도하고 조율하는 실무를 대부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삼성그룹은 방산과 화학사업 등을 매각하고 계열사들로 하여금 비주력사업 매각에 나서도록 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런 기조는 2016년까지 이어졌다.
삼성그룹의 이런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뒤 실시된 만큼 ‘실용주의’ 기조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이재용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후계자로 인정받기 위한 발판을 구축하는 데 정현호가 일등공신 역할을 한 셈이다.
정현호는 삼성그룹의 인사와 조직 등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며 ‘시스템의 삼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룹 감사업무 맡아
정현호는 2011년 6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임명돼 그룹 감사업무를 맡았다. 이후 삼성생명, 삼성화재, 제일모직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현호의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임명은 연말 정기인사 때가 아닌 시기에 이뤄진 데다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도 함께 바뀌어 주목을 받았다.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의 핵심인 경영진단(감사) 책임자와 인사 책임자를 동시에 교체한 것이 이례적 사례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때 인사지원팀장에는 정금용 삼성전자 전무가 임명됐다.
이는 같은 달 불거진 삼성테크윈(현재 한화테크윈) 내부 비리에 대해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강도 높게 질책한 뒤 첫 번째 쇄신책이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 팀장이 기자들에게 삼성테크윈의 비리 내용에 대해 브리핑했으나 감사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4년에는 삼성그룹 인사를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다. 인사 경험이 없는 정현호가 인사총괄에 기용되자 또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전자 ‘디지털카메라 일류화’ 수포로 돌아가
정현호는 2010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카메라의 ‘일류화’를 주문하며 특별히 육성에 신경을 쏟은 디지털이미지사업부 수장에 올라 카메라와 캠코더 사업을 총괄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계열사였던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합병해 사업부로 편입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만큼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정현호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후임으로 디지털이미지사업부장에 올랐는데, 당시 이건희 회장이 특별히 신임하는 핵심 경영자들을 잇달아 앉히며 특별히 카메라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사업전망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던 카메라 사업을 두고 ‘다른 회사는 포기해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며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정현호 체제에서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미러리스카메라 NX시리즈 등 신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소니 등 선두업체를 넘기 위해 물량공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삼성전자의 디지털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 등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고, 실적에 의미 있게 기여하지 못하다가 점차 축소됐다. 2014년 조직개편에서 무선사업부 안에 축소 편입되는 구조조정을 한 차례 겪은 뒤 2016년부터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