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영향으로 S&P500 지수가 현재의 절반에 가깝게 떨어질 수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받아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경제 악화가 소비 둔화와 고용시장 위축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날 미국 증시가 상승하고 다음 날부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GLJ리서치는 5월 연준 정례회의 다음날 나스닥 지수가 약 5%, 6월 회의 다음날 나스닥 지수가 4% 하락했다는 점을 예시로 들며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GLJ리서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심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기준금리 인상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미국 연준이 연초부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연달아 결정하고 있지만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1%에 이르는 등 가파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GLJ리서치는 현재 2.5%의 미국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이끌기는 충분하지 않다며 연준이 극단적 금리 인상을 선택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연간 인플레이션 안정화 목표를 2% 수준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은 목표 달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미국 장기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완화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제시됐다.
GLJ리서치는 “채권 금리 하락은 미국 연준이 2023년 초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바라봤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이어가는 일은 자연히 미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현재 GLJ리서치는 미국 증시 전체 종목 가운데 약 85%에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당분간 증시 상황이 나쁘게 흘러갈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GLJ리서치는 결국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미국 소비심리 악화와 고용시장 타격까지 이어져 경제 악화와 증시 하락에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소비심리와 고용시장이 경제 성장 둔화에 방어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대형 IT기업들의 고용 축소 등으로 부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GLJ리서치는 “IT기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업종 기업에서 인원 감축이 확산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증시 악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GLJ리서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때 S&P500 지수가 2020년 3월 기록했던 2200포인트 안팎의 저점까지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직전 거래일인 7월29일 S&P500 지수는 4130포인트로 마감했는데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경제 악화 영향으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시 악화의 원인이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라는 근본적 원인에 따라 발생한 만큼 거의 모든 업종 기업이 실적과 주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GLJ리서치는 “증시 상황은 주식을 사야 할 때와 팔아야 할 때로 구분된다”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시도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