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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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크게 던졌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상황에서 곧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심리 등이 반영돼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와 대한항공 주식은 크게 담았다.
현대차는 전날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마련과 국내 전기차공장 건설 소식, 대한항공은 전날 유가 하락과 미국 항공주 주가 상승 마감 등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260억 원어치 사고 2470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12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는 6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17%(100원) 내린 5만8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39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847억 원어치를 사고 1243억 원어치를 팔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0.75%(700원) 오른 9만4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증시 흐름이 좋지 않은 점에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는 곧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2%), 나스닥지수(-0.95%) 등 3대 지수가 모두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상승 마감했지만 상승폭은 0.18%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306.90원에 장을 마감했다. 7월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지만 4거래일 연속 1300원대에 머물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시장에서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은 9%대로 나온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7월 말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릴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유출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 밖에 신한지주(-136억 원), 삼성전자우선주(-131억 원), 삼성SDI(-126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98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차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현대차 주식을 18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542억 원어치를 사고 361억 원어치를 팔았다.
현대차 주가는 2.51%(4500원) 오른 18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여가는 가운데 전날 노사가 2022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 그만큼 생산성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높아질 수 있다.
현대차가 국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짓기로 한 점도 향후 전기차시장 경쟁력 확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대한항공 주식을 239억 원어치 사고 82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157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주가는 4.65%(1100원) 상승한 2만4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항공주가 강세를 보인 점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보잉은 2분기 항공기 인도 실적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7.4% 상승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스(9.98%), 델타에어라인스(6.15%) 등 주요 항공주 주가도 크게 올랐다.
유가 하락 역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22년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7.92%(8.25달러) 하락한 배럴당 95.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 밖에 SK텔레콤(152억 원), DB하이텍(140억 원), 에코프로비엠(118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