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강서구 화곡동은 서울에서 다세대, 빌라가 많은 대표적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금도 1억 원 미만, 심지어 1천만 원대 소액 갭투자가 가능한 지역이기도 하다.
화곡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뉴타운 공약으로 재개발 열기가 달아올랐다가 뉴타운 지정이 무산되면서 이후 내내 소외됐다.
2010년 이후 신축빌라가 대폭 증가했고 재개발구역 지정을 위한 노후도 충족이 어려워진 곳이 많다.
뉴타운 바람이 불 때 빌라를 매수했다가 발목 잡힌 사람들이 많아 부동산업계와 주민들 사이에서 일종의 피해의식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도 공공재개발 등을 추진한다며 동의서를 받는다고 요란하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게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까치산역에 이르는 강서로, 화곡역~강서구청 입구 교차로까지 화곡로 주변이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한 중심 도로다.
마곡지구, 여의도, 상암지구와 접근성이 좋아 향후 광역도시철도(대장홍대선) 개통 등 교통여건이 개선되면 직장인 주거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곡동에서 자력으로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구역 지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대세다.
재개발 관련한 주민 온라인소통이 활발하다는 것도 화곡동의 특징이다. 재개발 추진을 위해 설정된 구역들 대부분이 자체 온라인 토론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재개발 열망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겠으나 고령의 서민층도 많아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작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재개발을 기대한 소액투자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몇몇 부동산중개업소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추진 중인 화곡본동, 화곡2동, 화곡4동 등의 소액 빌라 투자는 권리산정기준일에 걸리므로 아예 권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일명 모아타운) 후보지로 화곡동 1087, 354, 359, 424번지 등 4곳을 지정한 뒤 화곡역 인근 화곡3동은 민간재개발 움직임이 막 시작된 만큼 눈여겨 볼만한 곳들이 있다.
◆ 화곡동 관련 향후 호재
화곡동 관련 호재로 먼저 국회대로 선형공원 조성을 꼽을 수 있다.
국회대로 선형공원은 신월여의지하도로의 지상 부분이다. 2025년까지 광화문광장 5배인 약 11만㎡의 대규모 친환경 선형공원 및 생활도로(1~2차로)를 조성한다.
신월여의지하도로(2021년 4월 개통)는 신월IC~여의도, 올림픽대로 사이 7.53km, 유료도로로 개통 뒤 출퇴근시간대 통행시간이 32분에서 8분으로 단축된다.
이 구간은 지하2층 구조로 신월여의지하도로 위로는 국회대로 지하차도(2024년 개통 예정)가 건설 중이다. 이 도로는 신월나들목~목동종합운동장 사이 4.1km 구간이다.
다시 말해 지하의 2개 도로 위 지상공간에 대규모 공원이 조성되는 셈이다.
국회대로에 접해 화곡8동, 화곡2동, 화곡4동까지 이어지는 19만7천㎡ 부지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공원을 바라보는 4천 세대 이상의 대규모 단지가 조성된다.
대장홍대선도 화곡동과 관련된 주요 호재 가운데 하나다.
대장홍대선은 서부광역철도 민자사업으로 부천 대장지구(대장신도시)에서 부천 원종, 화곡역을 경유해 홍대입구까지 잇는18.365km 구간의 복선전철이다.
2016년 제3차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됐다가 3기 신도시로 부천 대장지구가 포함되면서 제4차국가철도망계획에서 대장-홍대구간으로 확정됐다.
향후 환경영향평가,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2024년 착공해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 화곡1동,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모아타운) 대상지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화곡동 1087번지(6만4천㎡), 354번지(9만3천㎡), 359번지(6만4천㎡), 424번지(5만9천㎡) 등 4개 구역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치는 5호선 까치산역에서 서쪽으로 도보 약 10분 거리다.
과거 재개발 움직임이 미미했던 지역인데 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2월10일~3월20일 사이 서울지역 자치구 공모를 진행해 4월 중 25개 지역 안팎의 대상지를 최종 선정한다. 그러나 화곡동 4개 구역은 이미 후보지로 선정된 상태이므로 이 공모와는 무관하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향후 강서구청이 관리계획을 수립해 서울시 승인을 받으면 정비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8월 주민설명회, 12월 용역발주가 예정돼 있다. 아직 주민 홍보가 덜 돼 있어 동의서 징구는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설립 전까지 매수하면 입주권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모아타운이라고도 불리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은 신축-노후주택이 혼재돼 광역 개발이 곤란한 저층 주거지를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정비하기 위해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모아타운 계획)을 수립하고 소규모주택 정비사업과 기반시설 설치를 병행하는 지이다. 정비사업 때 건축규제 완화, 기반시설 국비지원 등 특례를 받는다.
향후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기반시설 조성에 필요한 비용을 국비와 시비로 최대 375억 원 지원해 도로, 주차장, 공원 등을 조성한다.
공모 참여 대상지는 10만㎡ 미만의 노후·불량 건축물이 50% 이상인 지역이다. 재개발 추진 또는 예정 지역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 가운데 모아타운의 세부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소유자들은 서울시 발표 이후 매물을 대거 거둬들였다.
424번지 일대는 지역주택조합이 최대 변수다. 동일 지역에서 모아타운과 지역주택조합이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소유자들도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은 적극 매수를 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359번지 일대는 가장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매물이 거의 소진됐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동안 신축빌라 분양 5건 계약서를 썼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하는 신축빌라 매매가가 4억1900만 원(2룸), 2억7900만 원(1.5룸) 물건이 남아 있다. 전세는 맞춰져 있고 분양가와 전세보증금이 같아서 취득세만 내면 된다. 프리미엄이 안 붙어 있는 물건이다”고 말했다.
354번지 일대 역시 소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라고 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갭투자 2천만~3천만 원짜리 물건만 보려고 한다. 얼마 전까지 1억 원 정도 들고 와서 4~5채 한꺼번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 갭투자액이 작은 물건은 거의 팔렸다”고 전했다.
1087번지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지역주민이나 투자자 모두 모아타운에 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매매가 상승폭이 아직 크지 않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 화곡6동
화곡6동 등서초등학교 주변(7만2천㎡)도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선도사업 2차 발표에서 소규모주택정비관리계획 수립 후보지로 선정됐다.
강서구청 뒤편, 강서구청입구 교차로에 인접한 지역으로 향후 대장홍대선 강서구청역이 들어서는 등 입지가 좋은 곳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현재 등서초교 주변과 화곡1동 모아타운 상황이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는 놀랄만큼 잠잠한 편이다. 심지어 한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이 곳에서 현재 재개발 관련 진행 상황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 저소득 주민이 많아 협조가 잘 안 되는 편”이라며 “총선 뒤까지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호재에 다른 빌라, 다세대 매매가 변동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https://cafe.naver.com/goodrichmen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