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텔 등과 외부 협력 강화
경계현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힘을 합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하반기부터 포스코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수가스인 네온가스를 공급받기로 하는 협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초래된 네온가스 공급부족 사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네온가스는 공기 가운데 0.00182% 포함된 희귀가스로 세계 공급량의 75%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고 있다.
2022년 3월13일 로이터 등 해외매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네온가스 업체 2곳(잉가스, 크라이오인)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고순도 네온가스의 생산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의 네온가스 업체 잉곳과 크라이오인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네온가스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길 때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주원료다. 엑시머 레이저 가스는 네온, 불소, 아르곤 등 특수가스를 혼합해 만드는데 네온가스가 95%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네온가스 국산화에 성공한 포스코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네온가스의 일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1년에 약 2만2천Nm3의 고순도 네온가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국내에서 필요한 네온가스의 16% 수준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텔, TSMC 등과 함께 반도체 패키징 기술 표준을 논의하는 'UCIe 컨소시엄'을 2022년 3월 출범시켰다.
UCIe 컨소시엄에는 삼성전자, 인텔, TSMC, 퀄컴, AMD와 같은 반도체 기업은 물론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했다.
반도체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를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하고 반도체 회로에 있는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공정이다.
수준 높은 패키징은 반도체 보호뿐 아니라 제품 성능 개선과 원가 절감에도 기여한다. 최근에는 공정 미세화에 한계가 오면서 반도체 자체의 성능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 패키징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2021년 호황으로 반도체 실적 급증
삼성전자는 2021년 반도체 호황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모든 사업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9조6천억 원, 영업이익 51조6300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43% 늘어났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33조7300억 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에서 13조6500억 원, 가전사업이 포함된 CE부문에서 3조6500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모든 사업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고 특히 반도체사업부의 매출은 94조1600억 원으로 2020년보다 29%, 영업이익은 29조2천억 원으로 55%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2년에 글로벌 IT기기 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간가격대 5G 스마트폰, 고가 생활가전과 TV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첨단공정 도입을 확대하고 시스템반도체 라인업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 대상 판매 증가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부품 공급 차질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할 수 있다며 수익성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혁신과 소통 노력
경계현은 삼성전자에 혁신과 소통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계현은 2022년 3월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모든 일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업의 본질에 입각한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정립하겠다"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조직문화를 혁신해 좋은 인재가 많이 모여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계현은 조직문화를 DEI 기반으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을 내놨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공정(Equity), 포용(Inclusion)을 의미한다.
경계현은 열린 소통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 간의 신뢰를 쌓아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문화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직원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내부 혁신을 주도할 조직도 꾸린다.
경계현은 2022년 3월30일 삼성전자 임직원 소통 채널인 위톡을 통해 DS부문의 혁신을 주도할 내부조직 비전크루의 구성원 300명을 모집한다고 알렸다.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조직과 직급,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해 공개 모집하며 선발된 인원은 워크숍을 통해 삼성전자 DS부문의 미래 비전을 만든다.
또한 경계현은 삼성전자의 각 조직에서 그동안 필요할 때 산발적으로 진행해온 잡포스팅(일자리 공시)을 매년 4월로 정례화한다고 발표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경력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또한 직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문화·휴식·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출퇴근 편의를 위해 거점 오피스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경계현은 삼성전자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2021년 12월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간담회는 임직원의 질문을 문자메시지로 받아 답변하는 방식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경계현은 이 자리에서 임원과 상사들에게 “질책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야 한다"며 "윗분들이 먼저 퇴근을 빨리 하고 6시 이후엔 직원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당부해 직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경계현은 노조와의 갈등도 적극적으로 풀기 위한 행보도 보였다.
경계현은 삼성전자 노조가 최고경영자와의 대화를 요구함에 따라 2022년 3월18일 간담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노조와 회사측의 협상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 대표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회사측에서는 경계현과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 이규호 DX부문 인사지원그룹장(부사장), 신인철 DS부문 인사지원그룹장(상무)이 참석했다.
노조에서는 공동교섭단 간사와 각 노조(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이 함께했다.
△프리미엄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2200 공개
삼성전자는 2022년 1월18일 모바일 프로세서로는 처음으로 하드웨어 기반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프리미엄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200’을 공개했다.
레이 트레이싱은 게임 등 콘텐츠를 구동할 때 물체에 반사되거나 물체를 투과하는 광원을 현실에 더 가깝게 구현해 그래픽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200에 최초로 AMD와 함께 개발한 GPU ‘엑스클립스’를 적용해 모바일 프로세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게임 그래픽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2년 2월에는 엑시노스2200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IT 매체 기즈차이나는 “엑시노스2200은 이전 모델인 엑시노스2100보다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이 5%만 향상됐다”며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제품인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보다 떨어지며 이런 점은 삼성전자의 차기 모델인 ‘엑시노스2300(가칭)’이나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00을 기다리도록 만든다”고 평가했다.
엑시노스2200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판매되는 갤럭시22 시리즈에만 탑재되는데 이를 두고 삼성전자 안에서도 엑시노스의 입지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2021년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용 모델에 엑시노스2100이 적용됐는데 발열 등이 문제가 되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엑시노스 대신 스냅드래곤 탑재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새 화두로 고객우선, 수용의 문화, ESG 선도 제시
경계현은 2022년 1월 열린 시무식에서 새해 화두로 고객우선, 수용의 문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도를 제시했다.
경계현은 “이제는 고객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고 최고의 고객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제품이나 조직 사이 경계를 넘어 임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꿀 수 있도록 존중의 언어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회사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준법의식을 체질화해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ESG를 선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자”고 역설했다.
업무체계와 기업문화의 변화 필요성도 짚었다.
경계현은 “우리의 선두 사업은 끊임없는 추격을 받고 있고 도약해야 하는 사업은 멈칫거리고 있다”며 “과거의 사업모델과 전략, 경직된 프로세스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문화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받고 누구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민첩한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에 맞서 노력한 임직원의 공로에 감사하기도 했다.
경계현은 “2021년 전염병 장기화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20년 후 삼성전자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DS부문장 맡아
경계현은 2021년 12월7일 삼성전자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부문장을 맡게 됐다. 아울러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계열사 대표로 이동한 뒤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돌아온 사례는 경계현이 처음이다.
그동안 DS부문 대표이사를 맡은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경계현은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술력을 높여 삼성전기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경계현은 취임 직후 DS부문 사내게시판에 소통을 강조하는 글을 올린 데 이어 매주 수요일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에서 사장으로서 가진 첫 온라인 간담회에서는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줄이고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다양성을 위해서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하다”며 “야구에 비유하면 에러를 낼지라도 일단 공을 세게 던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 2021년 3월17일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 현황과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기> |
△삼성전기 실적 개선
경계현은 삼성전기 사장에 취임한 이후 삼성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6750억 원, 영업이익 1조4869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24.8%, 영업이익은 62.9% 늘어났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고성능 카메라모듈, 기판 등 고부가 부품의 판매를 늘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산업과 전장용 MLCC 판매 확대와 자동차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 고사양 프로세서용 기판과 5G통신 안테나용 기반 공급 증가가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5G통신 분야에서 쓰이는 고부가 부품 판매량 확대가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계현은 삼성전기 사장 임기 첫해인 2020년에도 실적을 개선했다.
삼성전기는 2020년 매출 8조2087억 원, 영업이익 8291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2% 증가했다.
경계현은 2020년 3월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우선 컴포넌트설비 선진화TF를 설립해 생산 효율성과 제품 품질을 높였다. 전장용 MLCC 신제품에 독자 재료와 공법을 적용해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020년 7월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MLCC의 성능 개선에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기 최고경영자 선임
경계현은 2020년 3월 삼성전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앞서 5년 동안 삼성전기를 이끈
이윤태 전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물러나며 경계현이 뒤를 이었다.
2020년 1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전기만 최고경영자 교체가 이뤄졌다.
주력사업인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둔화로 삼성전기의 실적이 다소 부진하자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변화를 준 것으로 관측됐다.
이윤태 전 사장이 1960년 태어나 우리 나이로 60세를 넘었다는 점에서 세대교체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경계현은 1963년 태어나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에서 유일한 50대 대표이사가 됐다.
삼성전기는 경계현 사장 선임을 놓고 "기술혁신을 리딩하는 회사로 새롭게 도약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설계 전문가
경계현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주력제품을 연구개발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입사 초기에는 D램개발실에서 DDR2와 DDR3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담당 임원을 맡아 세계 최초 3차원 입체 형태의 V(버티컬)낸드 개발을 주도했다.
V낸드는 이전까지 단층으로 배열하던 메모리셀을 3차원 수직구조로 쌓아올려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3차원 원통형 CTF(Charge Trap Flash) 구조에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을 적용해 용량과 속도를 높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24단 3D V낸드를 양산했고 2014년 2세대 32단, 2015년 3세대 48단, 2016년 4세대 64단, 2018년 5세대 92단, 2019년 6세대 128단까지 V낸드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