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연임 성공
정영채는 2022년 3월 2년 임기의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NH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다. 위로 NH농협금융지주, 농협중앙회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지배구조에 오너가 존재하지 않아 농협 회장이 바뀔 때마다 계열사 대표이사들도 물갈이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농협 계열회사에서 장수 CEO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하지만 정영채는 2018년 처음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20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년 임기로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정영채는 대표이사에 오른 2018년부터 매년 NH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점을 인정받아 재연임까지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까지 무사히 임기를 마치게 되면 NH투자증권에서 가장 오랜 기간 대표이사를 지낸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만큼 정영채가 NH농협그룹 안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 이끌어내 자기자본 7조 시대 열어
NH투자증권은 2022년 3월 최대주주인 NH농협경제지주로부터 자금을 받아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7조 원대로 늘어나 업계 2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정영채의 연임 결정과 맞물려 정영채를 향한 두터운 신뢰의 상징으로 풀이됐다.
NH투자증권은 6개월 동안 최대주주로부터 6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게 된 셈이다.
NH투자증권은 앞서 2021년 9월에도 농협금융지주의 자금 수혈을 통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2015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통합해 NH투자증권으로 출범한 이후 첫 유상증자였다.
농협금융지주가 이전에 마지막으로 NH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자금을 댄 것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전인 NH농협증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NH농협증권 시절인 2013년 6월 실시한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그것이다.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정영채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매년 NH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2939억 원, 순이익 9315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64.4%, 순이익은 61.5%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5401억 원, 2019년 5754억 원, 2020년 78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정영채가 대표이사를 맡은 뒤로 연달아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투자금융(IB)의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탁사업, 지수사업으로 수익 다각화
정영채는 NH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 수탁사업, 지수(인덱스)사업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프라임브로커리지본부 안에 수탁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주로 은행들이 전담했던 수탁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PBS펀드운용감시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를 통해 수탁사의 운용 감시 책임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 대차거래와 신용공여, 담보관리, 자문, 리서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영채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새로운 지수를 개발하는 지수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10월 인덱스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발빠르게 지수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2019년 11월 iSelect K-리츠 PR 지수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2020년 iSelect K-리츠 TR 지수, iSelect K-강소기업 지수, iSelect QV 글로벌 EMP TR 지수 등을 내놨다.
2020년 4월에는 지속가능발전소, 탱커펀드와 ‘iSelect(아이셀렉트) 지수(인덱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ESG 지수, 강남아파트 지수 등 혁신적 지수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가 지수사업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 공략을 위해 차별화된 지수를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20년 6월에는 인덱스 사업 태스크포스가 정식 팀으로 승격하면서 지수 개발 사업에 더욱 힘이 실렸다.
△외부위탁운용(OCIO) 사업 확대
정영채는 NH투자증권의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OCIO사업부 산하에 전담 기획부서 및 운용부서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전문적 역량 강화에 나섰다. 기존의 기관영업본부를 OCIO솔루션본부로 전환하고 솔루션 기능의 전문화를 추진했다.
이전까지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은 자산운용사가 주도해왔고 증권사는 여기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기금 방식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첫해인 2018년에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던 18조 원 규모의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외부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공적 자금을 위탁운용하면서 외부위탁운용 분야의 강자로 평가받고 있었는데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제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정영채는 2018년 말 기관영업본부 산하에 ‘OCIO솔루션센터’를 설치하고 교육프로그램 ‘OCIO스쿨'을 통해 외부위탁운용 전문인력 육성에 나섰다. 2020년에는 랩운용부 안에 외부위탁운용 자금을 운용하는 ‘OCIO운용팀’을 신설했다.
운용 노하우를 쌓기 위해 외부위탁운용사 선정에 적극 참여하면서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강원랜드 등의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내기도 했다.
2020년 10월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내일채움공제사업 성과보상기금' 운용사로 단독 선정됐다.
이 기금은 위탁운용 규모가 1조3천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업계가 주목했는데 NH투자증권이 운용사 자리를 따낸 것이다.
증권사가 주요 기금의 외부위탁운용사로 단독 선정된 것은 7조 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을 운용하는 한국투자증권 말고는 NH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자산관리(WM)부문에서 ‘과정 가치’ 내세워
정영채는 고객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세우고 고객 만족을 위해 과정이 지니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과정 가치는 영업 직원이 고객을 만나기 위한 준비부터 고객 요구 파악, 최적 솔루션 제공, 사후관리 서비스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가치로 본 개념이다. 단순히 실적만 중시하기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정영채는 2018년 대표이사 취임 직후부터 금융투자업의 본질은 돈이 아닌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며 수익 창출보다 고객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2019년 초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관리(WM)부문에서 영업직원을 평가할 때 수수료 수익 등 실적 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없애고 고객과 소통하는 횟수,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 등 고객만족지표로만 평가하는 과정 가치 평가를 도입했다.
2020년 4월에는 영업점 및 영업직원 평가에 들어가는 고객만족도 조사 비중을 30%에서 40%로 확대했다. 과정 가치 고도화를 위해 5주에 걸쳐 고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새로운 성과관리 체계인 OKR(목표와 핵심 결과 지표)도 도입했다. OKR은 목표 업무를 설정하고 핵심결과 지표를 세운 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관리하는 것으로 고객만족에 초점을 두는 과정 가치 평가의 일환이다.
고객가치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영채는 2019년 말 업계 최초로 CCO(금융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를 선임했다. CCO를 의장으로 하는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를 월 1회 이상 개최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5월11~15일을 ‘금융소비자 보호의 날’로 지정해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중시하는 문화 확립에 힘쓰고 있다. 상품판매 단계에서는 자체적 미스터리 쇼핑도 강화했다.
다만 2020년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NH투자증권의 펀드판매 평가등급이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초까지만 해도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의 펀드판매사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등급(A+)을 받았으나 옵티머스 사태의 영향으로 2021년 초 B등급으로 하락했다. 2022년 초 A등급을 회복했으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019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브랜드 비전 선포 행사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기업공개(IPO) 강자
NH투자증권은 기업공개 시장에서 꾸준히 상장주관 실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1위에 올랐고 2020년과 2021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을 보면 NH투자증권은 2019년에 모두 16건의 기업공개 주관을 맡아 1조1112억 원 규모의 상장주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시스템(4026억 원), SNK(1697억 원), 지누스(1692억 원), 현대오토에버(1685억 원) 등 비교적 큰 규모로 꼽힌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0년에는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기업을 비롯해 모두 13건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아 9089억 원의 상장주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상장주관 실적 순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에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에 17건의 기업공개를 주관하면서 1조1086억 원의 상장주관 실적을 보였다.
2021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등의 기업공개에 주관사로 합류했고 모두 16건의 기업공개를 주관했다. 2조9808억 원의 주관 실적을 쌓아 2위에 올랐다.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21건의 기업공개를 맡아 6조6805억 원의 상장주관 실적을 냈다.
△NH헤지자산운용 설립
정영채는 2019년 12월 헤지펀드본부를 떼어내 독립법인으로 만들었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분사해 독립법인화한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헤지펀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지펀드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해외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영채는 NH헤지자산운용을 글로벌 헤지펀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헤지펀드본부를 설립한 뒤 해외자금 유치에 힘썼지만 헤지펀드본부가 증권사 안에 있는 부서라는 점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전문성과 독립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헤지펀드본부가 증권사 소속일 때는 차이니스월(부서 사이 정보교류 제한) 때문에 기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분사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NH헤지자산운용은 2021년에 매출 483억 원, 영업이익 312억 원, 순이익 231억 원을 올렸다. 분사 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운용 펀드 규모는 출범 당시와 비교해 3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NH헤지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설정액 기준으로 9549억 원가량이다.
해외 연기금은 보통 1천억 원 단위로 자금을 위탁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려면 전체 운용자금이 1조 원은 돼야 한다. 정영채는 자산운용 규모를 1조 원으로 늘려 글로벌 헤지펀드 기준을 먼저 충족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직개편 통한 투자금융 역량 확대
정영채는 2018년 5월 투자금융사업부를 두 개로 나누는 NH투자증권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이 조직개편은 투자금융사업부를 1사업부와 2사업부 두 개로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중점으로 삼았다.
1사업부는 인더스트리본부, 투자금융본부, ECM본부를 총괄하고 2사업부는 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를 총괄한다.
뉴욕 법인에 ‘IB데스크’를 설치해 미국 현지 네트워크도 확대하기로 했다.
자산관리부문에는 소매금융(리테일) 사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관리 전략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고객자산운용본부 및 전략투자본부를 수익부서로 바꾸고 성과 창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2020년 12월에는 B1사업부 산하 투자금융본부에 신기술금융투자부를 새로 조직해 모험자본 공급 및 투자를 동반한 기업금융서비스 확대를 추진했다.
IB2사업부에는 대체자산투자본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에 IB크레딧지원부와 대체자산투자부를 편제해 대체자산투자 전문성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2021년 12월에도 IB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M&A(인수합병) 자문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IB1사업부에 Advisory본부를 신설했다. IB2사업부의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는 부동산금융4부를 새로 만들었다.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정영채는 NH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IB)사업부 대표로 활동하며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주관 등의 업무를 이끌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는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투자금융을 강화하는 데 정영채가 꼭 필요한 인재라고 보고 대표이사에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영채는 20년 가까이 투자금융업무를 다뤄온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김광훈 전 NH투자증권 경영총괄지원 부사장도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유력했는데 일각에서는 정영채와 김 전 부사장이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가 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018년 3월6일 정영채를 새 대표이사 사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2018년 3월23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 성과 돋보여
정영채는 2002년 대우증권에서 투자금융(IB)담당 부장으로 근무하며 NHN을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NHN은 한국거래소로부터 2차례나 재심의를 요구받을 정도로 기업공개(IPO) 작업이 어려웠다.
정영채는 "당시 NHN 대표들을 직접 만나 보니 이 회사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NHN의 성장성을 입증하고 설득하기 위해 밤샘작업을 밥 먹듯 했다"고 말했다.
정영채는 2005년 8월 우리투자증권에 영입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정영채는 우리투자증권을 국내 대표 투자금융(IB) 하우스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영채가 영입된 첫해에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IB)본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과 채권인수 부문에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정영채는 2005년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에게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발을 넓히라고 당부했다.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은 1등 회사가 아니어서인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우리투자증권을 살펴보니 다양한 사업 콘텐츠를 갖춘 것을 발견했다면서 직원들에게 당장 회사 밖으로 나가 무조건 손님을 많이 만나라고 했다. 사업 콘텐츠의 장점이 있으니 걱정 말고 나가서 뛰라고 했다.
우리투자증권 시절 웅진그룹 구조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인수할 때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등 증권사의 역할을 기존 은행의 영역까지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