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회사들이 판촉 경쟁을 뜨겁게 벌이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2달도 남지 않은 데다 최근 연이은 신차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판촉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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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임스 한국GM 사장이 4월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형 말리부 신차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한달 동안 제네시스, 쏘나타, 그랜저 등 주요차종에 대해 3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대상으로 구형 그랜저를 구매하면 1년 뒤 신형 그랜저를 갈아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차는 4월부터 경차 모닝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100만 원 할인, 저금리 할부와 70만 원 추가할인, 최신형 에어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금 할인혜택은 기아차가 모닝을 출시한 뒤 가장 큰 액수이고 선택사항으로 제공하는 에어컨의 가격은 200만 원에 이른다.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자동차회사들이 막바지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경쟁적으로 판촉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같은 차급에서 여러 신차가 동시에 나오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비슷한 크기와 제원을 갖춘 차들이 속속 나오면서 결국 판촉 등 마케팅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중형세단시장은 다양한 신차가 등장하면서 호황을 맞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각각 중형세단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규모 시승차 투입, 36개월 무이자할부 등을 내걸었다.
쏘나타와 K5, SM6, 신형 말리부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보니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파상공세에 나선 것이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 시승차를 500여 대 확보해 5월 중순부터 운영한다. 르노삼성차가 SM6 시승차를 230대 운영하고 있는 데 비해 2배가 넘는 규모다.
현대차도 9월까지 4500명에게 쏘나타를 4박5일 동안 빌려주는 대규모 시승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결국 할인경쟁이 난무하는 수입차시장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나 성능을 인정받기 때문에 판촉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좌우된다.
국내에서도 아반떼나 쏘나타, 그랜저처럼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은 차종이나 말리부, SM6 등 해외에서 먼저 나온 차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국산차 가운데 선택지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성능이나 브랜드로 승부를 봤다면 최근 다양한 차종이 나오고 비슷한 차도 많아지면서 마케팅이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